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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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그림책은 지금은 여섯 살이 된 한슬이가 14개월 때부터 좋아했던 아기 그림책이다.

 한슬이가 14개월 때는 "엄마" "아빠" "빠이빠이" "어부바" "물" 등의 말을 구사할 수 있었고, 크림통 뚜껑을 돌려서 열 수 있으며, 뜨거운 그릇이나 위험한 것은 조심스럽게 살펴보고아무 거나 입에 넣고 삼키지 않았다.

또한 그림책을 보는 눈길도 기호가 생겨서, 어떤 그림은 한 번 두 번 반복해서 보는가 하면,여러 가지 그림책들 중에 선호하는 그림책도 있었다. 

지금은 19개월인 한슬이의 여동생 다현이도 한슬이의 발달과 별차이가 없는데, 언어발달이 늦는다. 하지만 한슬이처럼 병뚜껑을 돌려서 열 수 있고, 뜨거운 그릇이나 위험한 것은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여러가지 그림책들 중에 선호하는 그림책도 분명 있다. 

그중에서도  [ 달님 안녕 / 하야시 아끼코 글 그림 ] 그림책을 아주 좋아하는데, 특히 
구름이 달을 가린 장면에선
매우 불편한 음성으로 구름이 비켜나기를  바라는가 하면,


그림책 뒷표지에 있는 달 그림을 보곤
달님처럼 혀를 길게 빼며 즐겁게 웃는데
그럴 때면 엄마도 혀를 길게 빼면서 아기와 함께 그림을 즐긴다. 

또, "달님 안녕, 그림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 정확히 집어내온다.  


 

 

2010. 7. 31.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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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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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 장미란 (옮긴이) | 논장 | 2002-09-15




 ‘터널, 이 그림책은 서로 상반된 성격의 남매가 집을 떠나 남다른 시련을 경험하면서,  미숙한 존재에서 독립된 존재로 성장하는 통합된 성격으로의 발달을 보여줍니다.  

 여동생인 로즈는 그의 빨간색 옷처럼 마음이 따스하고 열정적인 아이입니다. 하지만 아직 누구에게 자신의 열정과 따스함을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자기 속에 숨어 있는 따스함과 열정이 있는지조차 모르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로즈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 마녀나 괴물이 나오는 옛이야기 그림책을 읽거나 공상에 빠져 있습니다.

반면 로즈의 오빠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축구공을 차거나 뒹굴면서 뛰어놉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오빠가 남성적이고 활달해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단단한 벽돌 담장처럼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중에도 겁 많은 동생 로즈에겐 관심이 있어, 늑대 가면을 쓰고서 잠자는 동생 방에 들어가 동생을 놀래켜주며 장난을 치곤합니다.

밤이면 낮에 활동을 많이 한 오빠는 곤히 잠들지만, 로즈는 말똥말똥 깨어 있습니다. 로즈는 깜깜한 밤을 너무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이지요. 로즈의 방을 살펴보면 어딘지 모르게 무시무시합니다. 벽에는 빨간모자의 아이가 무서운 늑대와 마주하고 있는 그림 액자(월터 크레인의 그림)가 걸려 있고, 그 아래엔 옛이야기에 나오는 오두막집 램프가 켜져 있고, 천정에도 둥근 갓의 스탠드가 걸려 있습니다. 때문에 불이 켜져 있는 데도 옷장에서 비죽이 나와 있는 옷소매나 빨간외투의 소매자락, 그리고 늑대가면을 쓴 오빠의 그림자가 무서운 분위기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로즈의 이불 위에 펼쳐진 채 놓여져 있는 마녀의 그림이 있는 그림책과 침대 밑에 발바닥이 뒤집혀진 채 벗어놓은 로즈의 신발은 마치 로즈가 너무나 무서워서 황급히 신발을 벗어던지고 침대로 들어간 듯이 보입니다. 
 아무튼 동생 로즈와 오빠는 늘 티격태격 싸웁니다.

서로에게 관심은 있지만 관심을 나타내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티격태격하는 남매를 지켜보던 엄마가 어느 날 아침, 화를 내며 남매에게 말합니다. “둘이 같이 나가서 사이좋게 놀다 와! 점심때까지 들어오지 마.”

사이좋게 놀으라니요? 티격태격 싸우면서 놀아도 함께 놀까말까인데 사이좋게 놀으라니요. 때문에 둘은 더욱 같이 놀기 싫습니다. 그런 남매가 찾아간 장소는 바로 쓰레기장이었어요. 쓰레기장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쓰레기장은 어쩌면 ‘버림받음’일지도 모릅니다. 쓰레기장이란 장소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물건들이 버려지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오고 싶어서 왔어? 나도 이렇게 끔찍한데 오기 싫어.”라고 하는 여동생의 말처럼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이 남매는 엄마에게 쓰레기처럼 버림을 받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집을 나온다는 것은 어머니로부터 벗어났음입니다.  

혼자서 여기저기 살피러 다니던 오빠가 조금 있다가 동생을 부릅니다. 즉 터널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것 봐! 터널이야. 저 끝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자.” 낯선 일에 미숙한 동생은 마녀나 괴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싫다고 하지만 오빠는 혼자서 터널 안으로 기어들어갑니다.  

그렇잖아도 겁이 많은 동생은 터널이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하고 오빠가 다시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가 나오지 않자 동생은 할수 없이 오빠를 찾아 공포감을 무릎 쓰고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동생 혼자였다면 절대로 들어가지 않았을 터널을 오빠를 찾기 위해 들어간 것입니다. 자신이 수호령처럼 지니던 마녀 그림책을 놓아 둔 채로 말입니다. 
 

동생이 들어간 터널 속은 마치 로즈가 생명으로 태어나던 최초의 장소(엄마의 아기집)처럼 축축하고 미끄럽습니다. 또 으스스하기도 하고요. 터널 반대편엔 고요한 숲이 있었어요. 오빠는 보이지 않고 숲은 갈수록 컴컴하고 울창했습니다. 동생은 늑대와 거인의 형상을 한 나무들이 무서워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었지요. 하지만 동생의 가슴에 숨겨진 온정어린 마음은 오빠만 버려두고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까지 티격태격 싸우기만 했던 오빠, 동생이 겁 많다고 늑대가면을 쓰고서 놀려주던 오빠, 동생이 검은 후추를 선택하면 하얀 소금을 주장하던 오빠, 그런 오빠를 구하겠다는 단 하나의 생각으로, 겁 많은 동생은 늑대의 형상을 한 무시무시한 나무들의 곁을 마구 뛰어갑니다. 
 
얼마나 달렸던지, 숨이 찬 동생이 멈추어서자 빈터가 나타났고 나무들이 모두 베어져 황량한 그 장소엔 돌로 굳어버린 오빠가 서 있었습니다.

동생은 처음으로 오빠를 위해 혼자서 무서운 숲을 달렸고, 돌이 된 오빠를 마침내 발견했지요. 돌이 된 오빠는 작은 돌들이 원을 이룬 장소에서 달리는 자세로 돌이 되어 있었어요. 돌이 된 오빠를 본 동생은 차갑고 딱딱한 오빠를 와락 껴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많은 신화들에서 사랑의 눈물은 기적을 일으킵니다.  
 
“아, 어떡해! 내가 너무 늦게 왔나 봐!” 안타까워하는 동생의 따스한 마음에 돌이 된 오빠는 조금씩 색깔이 변하면서 부드럽고 따스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황량하던 주위의 풍경도 서서히 바뀌어갑니다. 돌이 된 오빠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움직이더니, 어느새 오빠로 변하여 반갑게 말합니다. “로즈! 네가 와 줄줄 알았어.” 이보다 더한 소통이 있을까요? 오빠는 로즈가 올줄 알았으니 말입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오빠의 주위에 원을 그리고 있던 작은 돌들이 오빠의 모습처럼 데이지 꽃으로 변했습니다.(이 동그라미가 의미하는 바는 아마도 이제까지 한쪽으로 치우쳐 있던 남매의 성격이 비로소 균형을 잡아 통합되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오빠는 동생을 신뢰하게 되었고, 더 이상 겁쟁이 동생이라고 놀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로즈가 그 무서운 터널을 지나고, 그보다 더 무서운 늑대형상의 나무들 곁을 지나온 건 절대로 미숙하고 겁많은 로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즉 로즈나 오빠나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동생과 오빠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들은 터널이라는 장소를 통하여 그들이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잘 알 수 없었던 자기 안의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서로 상반된 성격이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점심을 차리고 있었고, 남매를 본 엄마가 말합니다.
“어서 오너라. 둘 다 아주 얌전하구나. 별일 없었니?”
둘 다 얌전하다는 건 무엇을 뜻할까요? 이제 더 이상 티격태격 다투지 않는다는 의미이겠지요. 둘은 이제 서로 신뢰함으로 웃음 띤 눈빛 하나만으로도 서로가 통하니까요. 엄마는 참으로 현명했습니다.  누구든지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각 장면마다 왜? 라는 의문을 제시하면서 그 의문들을 하나 하나 풀어가는 동안 독립된 인격, 통합된 성격으로 한층 더 성장할 것입니다.  ♧








2010. 7. 31.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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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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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도깨비를 읽고나서…….


‘책 읽는 도깨비’……, 이 책은 이야기가 술술술 읽히면서 위트와 유머가 가득하다. 글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글자들이 마치 시어들을 나열해놓은 듯이 양쪽에 여백을 충분히 둔 데다, 매 장마다 그림이 삽입되어 작은 그림책을 보는 듯하다. 또 표지를 열면 익숙하던 글의 차례(목차) 대신 책에서 만나는 등장인물들(고리짝도깨비, 빗자루 도깨비, 공책도깨비, 세종대왕, 구두쇠 영감, 선비, 바둑이와 철수, 와글와글 책벌레들)의 특징들을 소개하고 있어, 마치 도깨비의 총서라도 보는 듯했다. 
 

 처음엔 고리짝 도깨비가 고리짝의 주인을 찾아가 돈 냄새를 맡기 위해 돈을 훔치지만, 나중엔 돈을 모으기만 하고 쓸 줄 모르던 주인영감처럼 돈에 눈이 어두워 영감의 돈을 다 훔치고도 다른 마을의 부잣집들을 돌며 돈을 훔쳐 모으는 데, 이런 도깨비의 모습은 진정한 도깨비의 모습을 벗어나 대도(大盜)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리짝 도깨비는 돈을 훔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시골의 땅을 값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돈을 모으는데, 빗자루 도깨비와 공책도깨비가 찾아온다. 하지만 그들 역시 고리짝 도깨비의 재산을 축적하는데 혈안이 되지만, 이들은 뒤늦게 깨닫는다. 돈을 많이 소유하는 것은 그에 따른 고충이 있고, 손쉽게 이동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그리하여 세 도깨비들은 그들의 천적인 개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한 상황을 불안해 하던 고리짝 도깨비는 두 아우 도깨비를 남겨둔 채 혼자서 도시로 떠난다. 도시에 가서 운 좋게도 벼락 맞은 버드나무의 구멍에 둥지를 틀게 된 고리짝 도깨비는 도시 생활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고향의 아우 도깨비들을 부르지만 그 장소 역시 천적인 개들 때문에 오래 살 수가 없게 된다.

 고리짝 도깨비는 공책도깨비가 제안한 ‘사람들처럼 도깨비의 집을 짓자’는 데 찬성하고, 그래서 도깨비 집을 지을 명당자리를 찾아낸다. 명당자리에 도깨비 집을 짓기로 한 세 도깨비들은 땅주인들이 집을 지으려고 할 때마다 처음엔 돌을, 두 번째엔 온갖 똥들을 갖다 놓아서 땅 주인으로 하여금 땅을 값싸게 팔도록 한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땅을 산 선비로 하여금 그 명당 자리에 집을 짓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는데, 이 선비는 도깨비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수수께끼를 낸다. 그것도 얄팍한 수수께끼를 말이다. 도깨비들이 무시하지 말라며 내기를 걸자 선비는 문답을 하자고 한다.

 그리하여 선비가 “인붍통고금이면?” 하고 묻자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도깨비들은 선비에게 공책과 사인펜을 내밀면서 인불통고금이란 문을 적으라고 한다. 그리하여 공책에 적힌 글자‘人不通古今이면’ 이란 한문을 본 도깨비들, 한글밖에 모르는 공책 도깨비만 나무란다.

 그리하여 거리에 나가 어느 여학생으로부터 세종대왕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정보를 얻은 세 도깨비들은 빗자루를 타고 세종대왕이 계신 여주 영릉을 향하여 날아간다.

 책으로 가득 찬 세종대왕의 능 안에 들어간 도깨비들은 대왕 앞에 엎드려 인사를 올리고,

“인붍통고금이면?”이란 선비의 문을 대왕앞에 보여주며 답글을 적어달라고 한다. 대왕은 도깨비들이 앞으로 글을 배우고 책을 읽겠다는 약속을 하게하고 ‘마우이금거(馬于而襟据)니라‘는 답글을 써주면서 세 도깨비들에게 3권의 책을 서점, 문고, 책방 등에서 사다 달라고 한다.

 빗자루를 타고 세 도깨비가 집터로 오니 기다리고 있던 선비가 답을 말하라고 한다. 고리짝 도깨비가 세종대왕이 적어준 종이를 펼치고, ‘마우이금거니라’ 고 읽지만 선비가 그 글의 뜻을 말하라고 하자 도깨비들은 알 수가 없다.

 다음 날세 도깨비는 33호선 전철을 탔고,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서 큰 책방 가는 길을 알아낸다. 마침내 서점에 간 도깨비들은 북마스터 아가씨에게 대왕이 적어 준 3권의 책 이름이 적힌 종이를 내밀며 이 책을 달라고 한다. 아가씨는 책을 찾아냈고, 도깨비들은 책을 받아든다. 하지만 공책 도깨비가 ‘인불통고금이면 마우이금거니라’ 고 적인 종이를 내밀며 이 책도 달라고 하자 아가씨는 책의 제목을 말하라고 한다.

 세 도깨비는 대왕이 부탁한 3권의 책을 사들고 대왕을 찾아간다. 대왕은 도깨비들에게 읽어보라면서 책 한 권을 준다. 세 도깨비가 집터에 오니 밤 여덟시가 넘었고 답글의 뜻을 주기로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도깨비들은 자기들이 내기에 졌다면서 이 땅은 선비의 것이라고 말하곤 그 자리를 떠난다.




 버드나무로 돌아온 세 도깨비들은 굴속에서 공책도깨비가 가르쳐 주는 한글을 배운다. 두 도깨비는 온갖 신통력을 다해 글을 배우고 마침내 글을 깨우치게 된다. 그 동안 명심보감에 푹 빠져 있던 고리짝 도깨비가 갑자기 답글을 알았다며 소리친다. ‘인불통고금이면 마우이금거니라‘ 이 말의 뜻은 ’사람이 고금을 알지 못하면 마소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 라는 거야. 너무나 감격한 세 도깨비는 얼싸안는다. 그 후로 세 도깨비들은 경쟁을 하듯이 많은 책들을 읽는다. 
 그러던 어느 그믐밤 선비가 어떤 집을 짓는지 궁금하여 찾아간 세 도깨비들은 아직까지 집을 짓지 않고 빈 땅 그대로인 걸 보곤 깜짝 놀란다. 나중에야 선비가 돈이 없어서 도서관을 짓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고리짝 도깨비는 여섯 개의 돈 자루를 선비의 명당에 던져놓고 돌아온다. 
 

 그리하여 명당 자리에 건물이 올라가게되고 선비는 땀 흘리며 일한다. 밤이 되면 선비는 으슥한 어둠을 향해 도깨비들에게 좋은 땅 싸게 얻게 해주고, 돈자루까지 주어 도서관을 짓게 되었으니 다 도깨비들이 덕이라고 감사한다. 건물은 쑥쑥 올라가고 마침내 멋진 건물이 완성되자 선비는 특별히 건물 맨 위에 통나무로 된 다락방을 만든다. 푸른 나뭇가지를 장식하여 으슥하고 어둡게 한 이 방은 바로 도깨비들의 방이다. 
 마침내 도서관 이름을 새긴 간판을 거는 날 선비가 글자를 가린 하얀 천을 벗기자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이란 간판이 나온다.
저자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내내 책을 읽는 즐거움과 함께 책을 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론적으로 ‘도깨비 도서관’에 가면 더욱 좋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

2010. 7. 11.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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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이빨을 닦아 주는 사람 - 제18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Dream Books 창작동화 3
박혜원 지음, 이다운 그림 / 금성교과서(금성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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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을 읽고......

MBC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한 중편동화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의 주인공 민주는 결코 특별해지고 싶지 않다. 평범하지만 자유롭게,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고래조련사'처럼 살아가고 싶은 열한 살 민주의 소망을 저자는 소설적인 문체로서 스피드 있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수많은 어린이들의 경애(敬愛)  대상이 되어 온 연예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가 하면, 자신의 꿈을 자식에게 전가시켜, 대리만족하려는 어머니의 심층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독자로 하여금 그 진실을 깨닫도록 한다. 

줄거리를 소개하면, 사극 촬영에, 광고 촬영에 한 시도 쉴 틈이 없는 헤빈마마 역할의 민주. 민주는 이 특별한 자신의 역할이 마냥 괴롭고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민주의 엄마는 그런 민주의 고충쯤은 최고의 연기자가 되는 데 거치는 과정의 하나로 여긴다. 하지만 민주는 정말 싫다. 헤빈마마라며 특별대우 받는 것도 싫고, 촬영 스케츌에 쫓기다시피 살아가는 나날이 괴롭고 힘들다. 그런 민주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말괄량이 삐삐’ 동화책을 읽는 시간이다. 꿈에서나 공상에서나 말괄량이 삐삐와 대화를 나누며, 삐삐에게 자신의 고충을 말하던 민주는 삐삐로부터 ‘어른인 엄마를 길들이라.’는 말을 듣는다.

민주는 일주일에 한 번 가는 학교지만, 학교에서 만큼은 연기자 헤빈마마가 아닌 온전한 민주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민주는 우영이를 통해서 연기자 헤빈마마로서 대우 받는다. 참을 수 없지만 소꼽친구로서의 우정이려니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우영이의 가족과 잘 아는 엄마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자 민주는 엄마와 우영이의 감옥에 갇힌 듯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민주는 아빠를 졸라서 엄마 몰래 동물원에 놀러간다. 아빠와 함께 돌고래 공연장에 들어가니 일곱 살 때 돌고래에게 뽀뽀를 했을 때, 느꼈던 기억들, 즉 바닷속에 있는 것처럼, 울창한 숲속에 있는 것처럼 민주의 몸이 붕 뜨게 했던 돌고래의 향기가 되살아난다. 아빠는 돌고래에게서 나는 이 향기가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조련사 언니 때문에 나는 향기라고 했다. 그때 기억이 떠오른 민주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조련사 언니의 눙숙한 몸짓에 따라 물속에 들어갔다가 솟구치면서 코 끝으로 공을 힘껏 차올리는 돌고래 쇼를 보면서 민주는 곧 슬픔에 잠긴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멋진 쇼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했을 돌고래의 애처로운 모습이 자신의 촬영스트레스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고래들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느낌을 잘 읽어야 하고, 돌고래들이 훈련을 하기 싫어하면 하지 않는다.‘는 아빠의 말을 듣고는 돌고래와 조련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다. 

그리하여 조련사 언니 지수씨를 만나고, 그녀가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면서 넓고 푸른 바다 이야기, 깊은 바닷속 용궁 이야기, 큰고래, 작은 고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웃음 짓는다는 돌고래, 그곳에서 민주는 짱이, 아톰이라는 이름의 돌고래를 만나서 먹이도 주고 깊은 바닷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도 느낀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자 엄마 몰래 민주를 데리고 나갔다면서 엄마는 아빠와 싸움을 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민주는 촬영장에서 연기학원을 오랫동안 다니며 준비해 왔고, 연기자의 일을 너무나도 좋아한다는 오슬비에게 광고촬영의 주인공 역할을 내어주게 된다. 그 일로해서 엄마의 스트레스는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영향은 모두 민주에게 향했으므로 민주는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엄마의 손에서 탈출한다.

민주는 백미터 달리기선수처럼 달리고 또 달린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바로 아빠와 함께 갔던 돌고래 공연장. 공연이 모두 끝난 뒤여서 민주는 짱아, 아톰 돌고래를 불러 같이 논다. 

‘언니가 찾아낸 건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야. 그때는 돌고래뿐 아니라 나 역시 행복해 진단다. 돌고래와 난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 짱아와 아톰이는 내가 자기들에게 진심으로 자유로운 바다를 주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어.’라던 언니의 말을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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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후로 민주는 “엄마, 나 이제 연기 안해.” 라면서 자기 안의 말을 겉으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엄마의 말에 거부하기 시작한다. 어디 그뿐일까, 난독증에 걸린 민주 때문에 엄마는 민주에게 대본을 읽어주고 또 읽어주면 민주는 그 대본을 외워야 했다. 민주는 촬영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글자를 읽지 못하는 데다 몸도 여기저기 아프게 되자 민주는 병원에 간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민주는 강박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난독즉이 생긴 데다 몸 상태도 매우 안 좋다고 한다.

 다행이도 엄마는 더 이상 민주로 하여금 연기생활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열망으로 연기학원에 등록한다. 덕분에 민주는 온전한 민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돌고래쇼장에서 만난 조련사 언니처럼 훌륭한 조련사가 되어 ‘돌고래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제 민주는 삐삐의 질문 “난 커서 해적이 될 거야? 너희들은?” 의 질문에 “난 커서 돌고래 이빨을 닦아주는 사람이 될 거야.”라면서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게 된다.






2010. 7. 10.  ⓒ金慶子(함초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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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1
하임 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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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아이 사이, 이 책은 아이들의 심연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가,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입에 발린 칭찬, 그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 갑자기 칭찬을 하면서 친절하게 대하면 불안해지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한 책이다.  

 그리고 부모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의사소통 방식을 드러내어 보여주면서 바람직한 의사소통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 전부를 한 번밖에 읽지 않았다.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모욕을 느끼지 않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법, 인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판하는 법, 판결을 내리지 않고 칭찬하는 법,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법, 감정과 지각, 그리고 의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인정하는 법 등을 체득하려면 적어도 다섯 번은 더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이 책은 늘 지니고 다니면서 행동으로 훈련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책의 내용들은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 앞에서 세련되고 온화한 어른으로 다가서고 싶다. 자신감 있는 태도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신뢰할 수 있는 어른으로 보여지고 싶다. 그리하여 나는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얘야, 손을 내게 내밀렴. 내 안에서 빛나는 너의 신뢰의 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도록!" 

 

2010. 3. 1. 김경자(함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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