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실존의 문제 40가지에 답하다
김용전 지음 / 샘터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김용전 커리어 컨설턴트께서 저술한 직장 문제 고민 상담 Q&A 에 관한 책이다.
김용전 커리어 컨설턴트는 예전에 EBS에서 방송을 보아서 이미 알고 있는 분이다.
성공 재취업이란 강의를 들었었는데 좋은 인상에 신뢰감을 주는 음성, 실제 직장 경험에서 우러나는 자신있는 스피치로 강의를 정말 잘 하시는 분이었다.
그때 받았던 좋은 이미지 때문에 이번에 새로 출간된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이라는 책도 많은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그 동안 직장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책을 저술하였는데, 이 책이 완결판이라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컨설팅 경험을 집대성한 책인 것 같다.
'출근길의 철학 퇴근길의 명상' 이라는 제목에서 직장생활을 인문학에 담아서 철학적으로 해석한 책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책 속에 동양 고전에 대한 내용이 많이 인용되기는 하지만 인문학적 내용을 담아낸 책은 아니다.
저자가 방송에서 '직장인 성공학' 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상담했던 직장인들의 고민 사례들을 40가지의 범주로 나누어서 대표적인 고민 사례 40가지에 대한 저자의 조언을 담아낸 책이다.
책 표지에 있는 것처럼 '오늘은 어떻게 살아남나 하는 출근길의 고민과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 하는 퇴근길의 회한'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어떻게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만들것인가에 대한 저자만의 해법을 제안해주는 책이다.
저자가 정리한 40가지 범주의 제목과 그 제목에 대한 직장인의 고민을 출근길의 철학으로 표현하고, 저자가 주는 조언을 퇴근길의 명상으로 표현하여 기술하였다.
저자가 말한 출근길의 철학은 철학이라기 보다는 직장인들의 고민거리이고, 퇴근길의 명상은 저자가 조언해주는 해법이다.
나는 직장생활을 한 지 어느새 십수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직장 생활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으며, 이로인해 몰입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언급된 40가지의 고민들은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많은 부분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많은 고민들이 직장생활 5년차 이내인 직장인들의 고민들이 많아 보여서 어쩌면 내가 지나온 고민들에 대한 내용들이기도 하였고, 지금의 나와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멀리 가야 하는가, 높이 올라가야 하는가?'
'불려야 하는가, 줄여야 하는가?'
'섞일 것인가, 구별될 것인가?'
'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밖으로 나가야 하나?'
'유연해야 하는가, 강직해야 하는가?'
'이끌 것인가, 따를 것인가?'
'참아야 하는가, 맞서야 하는가?'
40가지 범주로 고민을 분류하면서 다시 8개의 소그룹으로 분류하면서 이름 붙인 제목들이다.
소그룹 제목 자체가 직장 생활의 고민을 그대로 잘 투영하고 있다.
8개의 소그룹 제목 모두가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직장 생활을 오래한 저자의 실질적인 직장 경험이 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는 것을 제목만으로도 느낄 수가 있었다.
첫번째 문제는 '내가 꿈꾸는 직장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에 과연 자신이 꿈꾸던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나도 내가 꿈꾸던 직장과는 아주 거리가 먼 직장에 다니고 있고, 지금도 내 마음 속에 이상적인 직장을 꿈꾸고 있다.
직장인의 실제 고민 상담 내용이 그대로 언급되고 이에 대해서 저자는 피상담인의 직장 생활 상황을 자신의 경험과 학습에 비추어 추론하면서 적절한 해법을 조언해주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이 직장이 과연 내게 적합한 직장일까?
나도 이것이 정말 고민이다.
저자는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의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인용하면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오늘 이 길이 아니라고 포기할 때 과연 내가 이길을 얼마나 가보았는가를 다시 한 번 물을 것을 주문하였다.
'잘못 든 길을 무작정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제대로 잡은 길을 잘못된 길이라고 오해해서 돌아서는 건 치명적인 실수다.(p.26)'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직이 최선의 방책은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곳에서 승진에 탈락하거나 인정을 못 받으면, 저곳으로 가서 뜻을 이루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직장에는 하나의 변치 않는 원리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곳에서 잘하는 사람이 저곳에서 잘한다는 사실이다. 즉 저곳에 가서 성공하고 싶으면 이곳에서 성공한 뒤에 더 큰 성공을 위해 저곳으로 가는 것이 옳다.(p.30)'
이직을 하나의 탈출과 도피로 삼으려는 직장인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저자의 글이다.
지금의 직장에서 일단 탈출하고 싶어하는 나에게도 매우 인상적인 글이었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인용글이 이용되어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을 뒷받침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저자의 조언과 더불이 인용문의 글에서도 많은 교훈을 느낄 수 있었고, 직장 생활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금강경에 보면 무상주보시라는 말이 나온다. 남에게 베풀었으면 베풀었다는 생각조차를 버리면 편안하다는 뜻이다.(p.57)'
'고대 아랍의 어떤 왕이 천하의 현명한 학자를 다 모아서 인생의 성공 진리를 딱 한 마디로 요약해 오라고 시켰더니 일 년간 연구한 결론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이 한마디였다는 것이다.(p.75)'
직장 생활을 너무나 힘들어하는 피상담인에게 저자가 주는 조언은 어쩌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는 해법일 수도 있다.
저자의 조언은 직장 생활이 힘든 이유 모두를 나열해보고 각 이유에 대해서 생각의 전환, 전문가와의 상담, 직장 선배와의 상담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본 후 판단하라는 것이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은 각 고민 사례에 대해서 저자의 설득력있는 해법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해법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설득력 있으면서 공감이 되는 것은 아마도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갓 창업한 교육 회사로 이직하여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저자의 직장 경험에서 우러나는 해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물컵에 남아있는 물의 양이 아니라 물의 상태이다. 물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물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아주 힘든데도 그것을 단순히 생각만 바꿔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상황이 아주 힘들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중인지 아닌지를 보아야 한다.(p.44)'
지금의 상황만을 단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후 상황을 파악하여 전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하라는 메세지가 느껴졌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모든 상황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지금의 직장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력이 흐려져 무조건적으로 적응하고 남으려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직장생활이란 참 어려운 것이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이나 꼼짝할 수 없는 곤란한 처지를 우리가 모르는 다른 어떤 사람은 능히 이겨내고 있다는 사실이다.(p.45)'
같은 직장에 다니지만 어떤 사람은 잘 적응해서 이겨내고, 어떤 사람은 적응하고 이겨내지 못한다.
직장에 대한 불만 표출은 결국 내가 잘 적응하지 못하고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 상인의 33계명 중에는 두 개의 화살을 지니지 말라는 조항이 있다. 화살이 두 개일 경우 하나의 화살이 실패했을 대 남아 있는 또 하나의 화살이 있으니 그것으로 명중시키면 된다는 자만심을 가져서 첫 번째 화살에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된다.(p.77)'
교활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판다는 글을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와는 반대로 이 책에서 저자는 교토 상인의 사례를 들면서 차선책을 두지 말 것을 조언했다.
'지금 막 어떤 일을 해보려고 생각 중인가? 그렇다면 먼저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러고 나서 돈 벌기 위해서라는 항목을 빼고 다섯 가지 정도만 확실하게 정리해보라. 그게 딱 부러지게 나온다면 당신은 분명 성공할 것이다.(p.87)'
특히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이었다.
'실제로 회사의 고위직을 보면 극도로 말을 아낀다. 또한 고위직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명한 사람들은 섣불리 나대지 않고 침묵의 성전에 칩거하는 경우가 많다.(p.90)'
불필요한 말을 삼가하라는 저자의 메세지에 언급된 말이다.
'내가 기업을 하는 목적은 나와 같이 일하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회사를 위해서 직원을 자른다는 것은 모순이다. 인건비는 코스트가 아니라 투자다. 인건비를 줄여서 생산성을 내겠다는 발상은 가장 어리석은 하수의 경영이다. 경비를 줄이려면 사장의 차를 없애라.(미라이공업 사장 야마다 아키오, p.146)'
유명한 미라이공업 사장의 경영 마인드는 역시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군자는 서로 화합하나 같아지지 아니하고, 소인은 서로 같으나 화합하지 못한다.(논어, p.168)'
맨 마지막 40번째 문제에서는 중년의 해직자에 대한 상담사례를 기술하였다.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당연한 해법에 조금은 아쉬움이 들기는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40대 이상인 직장인들의 직장 생활 문제에 대한 조언도 좀 더 많이 담겨져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본질이 원래 뛰어나 사람이고 용기 있는 사람이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그가 어디에 있어도 자신이 할 일을 다할 것이요, 때가 되면 능력의 꽃을 피울 것이다.(p.156)'
40가지의 상담 질문과 저자의 해법을 읽으면서 직장 생활의 단면들을 모두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입 사원에게는 신입 사원대로, 중견 사원에게는 중견 사원대로, 고참 사원에게는 고참 사원대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신입 사원이나 중견 사원의 고민을 리더나 고참 사원이 보았을 때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어쩌면 회사에서 부하 직원들의 고민에 대한 상담 역할을 리더나 고참 사원이 해야할 것이고, 이로 인해 조직의 안정과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인이 겪는 40가지에 문제에 대한 정답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서 각 상담 사례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기술되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인 것은 아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인드와 절차적인 접근법을 제시해주고 있는 수준이다.
다양한 직장 속에서 다양한 성격의 직장인들의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구체적인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 것이다.
내가 느낀 저자가 준 해법은 다음과 같다.
직장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들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직장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사람과의 관계에는 항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성실하고 정직하며 노력하는 자세를 항상 유지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충분한 고민과 상담을 통해서 최종 판단을 하라는 것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은 어쩌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역경에 부딪히면 그것을 뛰어넘어 전설을 만들라는 저자의 메세지가 자주 나온다.
역경을 이겨내고 전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보라는 것이다.
저자가 던지는 마지막 조언은 정견, 뉘우침, 기쁨, 감사이다.
'인생에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행복의 지름길은 정견(正見)이요, 불행의 지름길은 편견(偏見)이다. 정견은 나는 물론 남의 입장에서까지 상황을 파악하는 것, 편견은 나의 입장에만 치우쳐 상황을 파악하는 것. 정견보다 더 좋은 것은 내 잘못을 깨달았을 때 즉각 뉘우치는 것이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뉘우침이 기쁨으로 변하는 것이고, 끝으로 가장 좋은 것은 매사에 감사하는 것이다.(p.445∼446)'
이 책이 직장 생활에 대한 문제 해법서로써 가치가 있는 것은 교사로 시작해서 교육 기업의 창업부터 성공까지를 함께 하고, 자칭 토사구팽을 당한 저자의 직장 생활과 은퇴이후에도 이어진 삶의 열정에 대한 생생한 경험이 밑바탕이 된 소중한 해법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에 철학과 명상이 필요함을 다시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저자가 알려준 해법과 조언들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직장 생활에 다시 다가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