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법률여행 5 - 민사소송법 편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5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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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우리 생활에 매우 가까이에 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 대부분도 보이지 않는 법의 테두리에 살고 있을 뿐 법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법의 존재감을 가장 많이 느끼고, 직장 생활에서는 거래에 따른 채권과 채무 관계에서 법의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그 중에서도 민사소송법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을 많이 느껴왔다.

언젠가 어떤 집단과의 거래에 있어서 부당한 경우를 느끼고 약간의 손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소액소송을 추진할까 고민하다가 회사의 협력 법무사 회사에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법무사 측의 답변은 소액소송도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손실액 대비 소송 진행 효율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조언을 듣고 소액소송 진행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소액소송 때문에 법원에 다니며 발품 파는 것보다 손실을 잊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험상 소액소송을 한 번 진행해볼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재미있는 법률 여행' 시리즈 중에서 민사소송법 편이 눈에 가장 띄었고,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이고, 이 책은 5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민사소송법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을 소송이라는 절차와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해결하고자 그 기준, 방법, 절차 등을 정해놓은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법률이라고 한다.

저자는 민사소송법을 분쟁 해결의 규칙(게임의 규칙)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소송과 재판으로 나누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법률 서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법학 교과서로 말한다면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으로 느껴졌다.

어렵게 느껴지는 법률을 저자는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서 민사소송법을 쉽게 이해하며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물론, 민사소송법에 나오는 용어들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종종 그런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저자의 재밌는 사례 제시와 그에 대한 쉬운 해석으로 법적인 마인드를 형성하기에는 참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의 구성의 특징은 저자가 제시하는 재밌는 사례, 사례에 대한 퀴즈, 퀴즈의 정답과 그에 대한 해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퀴즈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내가 이미 십 수년의 사회 생활을 해서인지 퀴즈를 보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느낌으로 선택한 답들이 상당량이 맞았었다.

하지만, 내가 맞춘 것은 지식이 아니라 감(感)으로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주는 해설을 통해 법률적인 지식으로 배울 수 있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들은 실생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사례들이었다.

사례만으로도 책을 읽는데 재미가 있었다.

사람과 사람들이 어울리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사례들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여러 사례들을 재밌게 구성한 저자의 필력이 탁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저자도 글을 참 잘 쓰시는 분이었다.

나도 이렇게 글을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통해서 민사소송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

소송물가액이 2,000만원 이하인 민사사건을 소액사건이라고 한다. 소액사건은 간소한 절차, 저렴한 비용, 신속한 재판절차가 특징이다.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은 소송을 본인이 수행하지 않고 제3자에게 위임할 경우 그 대리인은 반드시 변호사여야 한다는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하지 않고, 본인소송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송을 본인이 직접 하지 않고 대리인을 시켜서 하려면 그 대리인은 반드시 변호사여야 한다고 한다.(변호사 대리의 원칙)

권리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 집행의 자격을 얻어 강제 집행을 신청할 때까지 임시로 압류하는 것이 가압류이고,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재산 가치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서 그 처분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이 가처분이다.

 

채무자가 채무를 다 갚았는데 채권자가 이를 부인하거나 이행을 독촉할 때는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면 된다.

소송이 재산권의 청구일 때 제1심이 승소 판결 시에 승소 당사자에게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가집행 선고라고 한다. 가집행 선고가 붙여진 판결을 확정과 상관없이 즉 패소 당사자의 상소와 관계없이 강제집행 할 수 있다.

변호사 비용도 패소자가 물어내야 할 소송 비용에 포함되지만, 그 범위는 법원이 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에 의해 정한다.

 

이 외에도 살아가면서 필요한 법률적인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좋은 민사소송법 가이드 책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갈등 또는 분쟁 등의 법률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참고할 만한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민사소송법에 대해 살짝 맛을 느낄 수 있었다.


※ 재미있는 법률 여행 5 민사소송법 편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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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 - 삶의 지혜를 넘어 도전의 철학으로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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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철학적인 고민은 우리의 삶에 언제나 그림자처럼 함께 하고 있다.

학창 시절의 진학 선택 문제, 청년기의 취업과 결혼 선택 문제, 중장년기의 인생2모작 선택 문제는 문제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어색한 우리가 인생살이를 하면서 당연히 거쳐가야하는 과정들이기지만 그 과정들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는 커다란 문제이고 고민이다.

이런 선택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철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인인 우리 한국인에게 중국의 동양철학은 마치 우리 삶의 그림자처럼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여러 문제와 고민에 대해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바로 중국 고전에 담긴 동양철학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고전을 읽고서 삶의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래서 그동안 장자, 도덕경, 채근담, 삼국지, 명심보감, 사기 등을 해석한 책들을 읽었었고, 그 책들 속에서 많은 교훈과 감동을 받았었다.

 

동양철학에 담긴 도전과 모험 정신을 일깨워주는 '동양철학 인생가 맞짱뜨다'라는 책을 읽었다.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뜨다' 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신정근 교수께서 쓴 책이다.

부제목은 '삶의 지혜를 넘어 도전의 철학으로'이다.

맞짱, 도전이라는 단어 속에서 현실 타협적이지 않은 현실 불응적인 모험과 창조의 메세지를 느끼게 해주는 제목과 부제목이다. 


일반적으로 서양 문명을 도전과 모험을 하는 독립적인 개인형이라 칭송하고, 동양 문명은 체제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노예형이라고 비하하는 것에 저자는 강력하게 반기를 들었다. 
한 문명이 1,000년을 넘어 2,000년 이상 지속되려면 그 문명은 우연과 행운의 힘이 아닌 생성, 소멸, 변화, 개선, 혁명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양 문명에도 모험과 도전 이야기 그리고 부정과 비판의 철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래서, 이 책 전반에서는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이 거론되어 상호 비교되면서 각각이 지닌 의미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네이버캐스트 '철학의 숲 - 동양철학 읽기'에서 40회 연재된 글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발간한 책이라고 한다.

 

7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동양 문명 속에 담긴 모험, 도전, 독립, 창조, 선언, 기획, 꿈을 보여주고 있다.

파괴의 문, 모험의 문, 도전의 문, 독립의 문, 창조의 문, 선언의 문, 기획과 꿈의 문이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네가 아무리 내 옆에서 옷을 훌러덩 벗고 알몸 쇼를 벌이더라도 네가 나를 어떻게 더럽힐 수 있겠는가?(류하혜, p.19)"

더러운 군주가 하찮은 관직을 제의해도 거절하는 법이 없었던 류하혜의 오만하고 방자한 말이지만, 그 말 속에는 나름대로의 기개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맹자는 류하혜와 같이 살지 않고 소체의 욕망을 누르고 대체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저자는 돈키호테가 현실을 모른체 이상만을 좇으며 풍차를 향해 돌진한 점은 맹자가 대체를 향해 돌진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류하혜의 말에서 불의와 타협하는 인생에도 변명은 있고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맹자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대체를 향해 돌진하는 사람이 역시 성인다운 삶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지금도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면서 불의와 부정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인데, 아무리 물질적인 이득에 취해 만족한들 그것이 참다운 삶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우'는 기인우천 또는 기인지우의 줄임말로 기우의 사전적 의미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한다.

기우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나라 사람의 걱정이라고 한다.

기우는 기나라 사람이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파란색을 띤 하늘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하는데, 기나라 사람들은 하늘을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물질로서 인식하면서 하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기나라 사람의 걱정은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이성의 시대가 개막됨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한다.

무엇이든 해석하기 나름이고, 전후관계를 잘 따져서 해석을 하여야 올바른 해석과 판단을 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익숙한 이름이 나오기도 하고, 익숙한 소설 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옛사람들의 철학과 말씀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한글과 한자가 서로 혼재되어 기술되는 중국철학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체득한다는 것은 역시나 어렵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쳐서 쌓여진 동양철학을 적응하고 순응하는 노예 근성의 동양문명의 산물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7개의 주제에는 각각 저자가 중국철학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5개의 메세지가 포함되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37개의 메세지 속에서 중국철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위해 살자!'

양주는 '몸의 털을 한 올을 뽑아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양주의 표현이 지나치게 비이성적으로 해석되지만, 양주는 털 한 올과 생명의 가치에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무시무시한 위압을 느끼면서도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털을 뽑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지금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주와 같은 위압 상황에 놓인다면 구석에 앉아서 슬그머니 털을 뽑아 기어들가는 목소리로 "여기요!"라고 할 것이라고 말한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양주의 말은 치졸한 이기주의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양주의 생명에 대한 중시가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깨뜨려야 세울 수 있다.'

'남과 나를 차별하지 마라!'

'나는 나를 추천한다.'

'쥐꼬리 월급에 허리를 굽히지 않겠다!'

'누리려면 먼저 움직여라!'

'네 마음의 등불을 켜라'

'억압적 관계의 그물을 찢어라!'

'제 생각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중국 선인들의 말씀과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그와 비교되는 서양 문명 속의 사람과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각 장의 소제목에서 저자는 도전하고 모험하라는 메세지와 함께 우리 동양인들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모험적이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관심이 가는 몇 개의 장을 주의 깊게 읽었지만, 동양철학이 말하는 메세지는 이것이다 라고 간결하게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이 바로 동양철학의 매력이고, 철학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수록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익숙하지 않은 중국 인물들, 어려운 한자어들, 오래된 옛 중국 이야기들이 한번에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그 복잡함에 휩쓸리지 말고 자아를 찾고 주체적으로 살아야 함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책은 나에게 그동안 고정관념처럼 생각되었던 서양문명이 동양문명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다시 한 번 깨뜨려준 책이다.

천천히 한 장 한 장 음미하면서 다시 그리고 반복해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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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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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가족들과 함께 충북 음성에 여행을 가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삶을 보고 느끼고 왔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1944년 충북 음성의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열정적인 공부와 공무원 생활을 한 후 UN 사무총장이라는 위대한 직책에 오르신 분이었다.

현재 현직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분을 기념하는 기념관, 생가, 공원을 방문하며 그 분의 삶과 업적 그리고 철학을 느끼는 여행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주는 여행이었다.

그 분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했던 학창시절,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결혼과 신혼생활, 승승장구하던 외교관 생활에 닥친 시련과 극복,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존경심이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샘솟았다.

음성 여행을 통해서 더욱 가깝게 느껴진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책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이제는 일하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인 시대이다.

지시하는 리더가 아닌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라는 표현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리더임을 보여주는 문구라 생각되었다.

 

저자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이 책을 시작하였다.

'그는 분쟁과 살육, 빈곤과 차별이 만연하고 도덕과 가치가 사라지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숙명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는 인류를 대신해 한층 나은 미래를 고민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달려가고, 행돈한다. 반기문은 잠들지 못한다. 지금도 지구 위 어딘가에 그의  한마디, 그의 한걸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국 윤여철 의전장은 추천의 글에서 반기문 총장은 '아무도 고마운 줄 모르는 자리에 있는, 사심이 없는, 지치지 않는, 겁없는 사람'이면서 '인정이 많은, 에너지가 넘치는, 새로운 구상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반기문 사무총장의 UN 사무총장으로서의 삶에 집중한 책이다.

집에 있는 반기문 총장의 전기문은 출생, 공부, 외교관 생활에 집중하며 UN 사무총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기술한 책인데, 이 책은 UN 사무총장이 된 이후의 UN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을 기술한 책이어서 전기문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반기문 총장의 근면과 성실을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었다.

UN에서의 일정은 아침 8시에 시작한다고 한다.

반기문 기념관에서 UN이 아침 8시에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한 이후라는 전시글을 본 것이 생각이 난다.

반기문 총장은 하루 최소 10여 건의 일정을 소화하고, 일정이 많은 날은 20건이 넘는다고 한다.

대단한 체력과 열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기문 총장의 부지런함 외에도 청렴한 자세, 검소한 생활, 직원에 대한 배려심 등이 기술되었다.

 

"한국에서는 기름장어로 통했지만, 뉴욕에선 테플론 외교관이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나는 여러분의 어떠한 공격도 잘 피해나갈 자신이 있다.(p.39)' 

반기문 총장은 외교부장관 시절 한국 기자들이 꼬투리를 잡으려 해도 여간해서 안 잡힌다는 의미로 기름장어란 별명이 있었고,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웃으면서 대응을 잘해 테플론 대통령이라 불린 것을 반기문 총장이 원용한 것이다.

반기문 총장에게 재밌고 유머스러운 성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동양인으로서 UN 사무총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UN 사무총장 자리는 위대하고 명예로운 자리로만 생각되는데, 반기문 사무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서구언론의 견제를 받았다고 한다.

 

미얀마,  수단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조용한 외교 스타일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주 등 4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맡아야 하고, 강대국이거나 분쟁 당사국인 경우는 후보를 낼 수 없고, 5년 임기에 한 번 연임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외교부 장관을 하던 중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입후보하게 되었고, 입후보 배경부터 선거 운동 과정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민주당 내 386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기문 외교부장관을 UN 사무총장 후보로 낙점했다고 한다.

5개월간의 선거 운동을 한 후 반기문 후보는 1차 예비 투표에서 15표 중 찬성 12표를 얻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때 UN 사무총장 선거 후보들의 국적은 인도, 태국, 스리랑카였다.

총 네 번의 투표를 통해서 2006년 10월 반기문 장관은 UN 사무총장으로 선출이 되었다.

 

반기문 총장의 부드러운 성품, 인간적인 흡인력, 조용한 카리스마에 대한 설명과 칭찬이 기술되어 있고, 반기문 사무총장의 UN 최측근 사람들인 UN 부총장과 비서실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반기문 총장은 UN 내부 개혁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는데, 조달 및 회계 업무 관련 자료 공개, 철저한 책임 소재 규명, 고위직 재산 등록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실시한 UN 직원 8시 출근제도는 실시 2년 뒤인 2009년에 9시로 다시 예전으로 환원시켰다고 한다.

 

이 책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분쟁지역 방문, 남극 방문, 빈곤지역 방문 내용을 보면서 UN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뿐 만 아니라 UN의 활동 내용과 세계 각국의 주요 정세에 대해서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반기문 사무총장을 절대적인 극찬 모드로 쓴 책이다.

저자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근검절약, 근면성실, 솔선수범, 청렴결백의 전형적인 아시아적 가치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4년간 뉴욕 특파원을 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활약을 가장 가까이에서 밀착 취재했다고 한다.

UN 사무총장으로서의 반기문 사무총장의 삶이 가장 잘 표현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UN 사무총장이라는 위대한 직책을 맡았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인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위대한 직책을 맡은 한국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세계 각 국가와 국민들에게 어떤 색깔의 빛을 보여주고 있는 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겸손은 결코 헌신이나 통솔력의 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겸손은 요란한 팡파르를 울리지 않고 과업을 완수하는 조용한 결단력이다.(반기문)'
'나는 무방비 상태에 있는 이들의 보호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겠다.(반기문)'

'세계 인구 70억 명이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해결책을 원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반기문)'

※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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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스타트업
마이크 미칼로위츠 지음, 송재섭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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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심플'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서인지 심플이라는 단어는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복잡하다고 하여서 복잡하게 생각하고 복잡하게 행동하며 살아도 결국에는 더 복잡해질 뿐 그것이 해결책이 아니었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심플하게 스타트업'이라는 책 제목의 '심플하게'라는 말은 특별한 매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경영학 서적인 '심플하게 스타트업'은 책 제목답게 이 책은 심플하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세상에 출발점부터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라. 그리고 나서 당신의 본능이 이끈느 그것을 지금 시작하라. 심플하게!'

 

저자는 버지니아 공대 출신으로 스물네 살에 은퇴자 마을로 이사를 가면서 첫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창업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회사를 체계적으로 키워냈다고 한다.

그뒤 마이크는 첫 회사를 매각하고, 다음날 바로 새 사업을 시작하여 또 성공했으며, '옳은 방식으로 부자 되기' 접근 방식을 사용하여 신생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한다.

'옳은 방식으로 부자 되기' 란 말은 참 좋은 말이라 생각한다.

 

그동안의 십여년 간 직장생활을 하며 수행했던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많은 힘을 준 책이었다.

내가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창업자의 마음으로 일하려는 나에게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창업에 대한 경험과 철학은 나아게 훌륭한 조언들이었다.

 

이 책의 역자는 저자를 창업의 달인이라고 칭하였다.

저자는 본인을 화장지 창업가라고 칭하였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세 마디 휴지 이야기에서 화장실에 두루마리 화장지가 세 마디밖에 남지 않은 순간에 창의성과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여 목표한 바를 이루는 정신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을 미디어가 사랑하는 사업가라 말하고, 마이크의 사업은 '세 마디' 접근 방식의 사업이라고 말한다.

미디어가 사랑하는 사업가는 아주 특별하고 전혀 평범하지 않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시작과 성공, 마무리를 가지고 있는 사업방식이다.

이에 비해서 마이크는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사업을 시작하여 창의성과 도전정신으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업방식이다.

경영학 교과서에서 다루어지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경영 성공사례들을 보면서 내가 다니는 직장과는 너무나 머나먼 내용들이라 느낀 적이 있던 나에게 마이크가 말하는 미디어가 사랑하는 사업가라는 개념은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마이크는 사업을 통해서 '나는 건강, 부, 행복을 한꺼번에 얻었다'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는 회사들이 변변찮은 물건을 만들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광고를 통해서 그럴듯한 선전을 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고객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가들은 그들이 진정 탁월하기 때문에 성장하고 있다. 수많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마케팅 예산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흉내내기 힘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p.43)'

차별화, 디퍼런트, 온리원으로 상징되는 요즘의 경영 전략을 이 책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변명은 항문과도 같다.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다 냄새가 난다.(p.45)'

저자는 창업과 사업에 있어서 모든 변명은 하나만을 제외하고 모두 허튼 소리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허튼 소리는 '창업을 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사업은 매우 위험하다, 대기업에서 일하면 훨씬 더 안전하다, 창업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 창업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돈을 충분히 벌 수 없을 거다, 나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시작하기에 충분한 돈이 없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누구나 내 제품과 서비스를 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준비가 안 돼 있다.'이다.'

긍정 마인드, 도전정신과 창의성으로 심플하게 지금 바로 시작하라는 메세지가 느껴졌다.

창업을 위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창업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메세지도 함께 느껴졌다.

 

저자가 창업하지 말아야 할 이유로 단 한가지를 드는 것은 '단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서라면 사업을 시작하지 마라'이다.

저자는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르게 부자가 되려는 목적으로 창업을 하라고 조언하다.

바르게 부자가 되라는 조언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에서는 소심한 사업가들 또는 변명이 많은 사업가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사업에 대한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생각들에 대해서 역발상을 통해서 그것을 극복하라는 메세지가 설득력있게 제시되어 있다.

'돈 없이 제품 마케팅을 할 수 없다. → 제품이 괜찮으면 제품 자체가 마케팅이다. 경쟁자보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는 데 창의성과 에너지를 집중하면 된다.'

'일천한 경험 때문에 경험에서 질 것이다. → 전통적인 교육과 학습에 치중하지 말고, 무경험이 자산이라는 점을 믿어라. 이로 인해 경쟁자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창의적인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창업 불변의 법칙들이다.

'고객을 성가시게 하지 마라, 자사의 돈을 혈액처럼 취급하라, 긍정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수류탄에 뛰어들어라, 진상은 사양, 마치 부처처럼, 주기 위해서 줘라, 충분히 좋은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거북이를 뒤집어라, 우리는 고객을 잘 알고 있다.'

 

혁신의 영역은 '품질, 가격, 편의'라고 말하고, 이 요소들이 사업을 차별화하는 포인트라고 말한다.

혁신 이외에도 고객, 회계, 운영, 자금, 동업에 대해서도 유익한 조언들이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방법을 통한 평범한 창업이 특별한 성공을 가져온 살아있는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경험에 진정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몇 권의 창업 서적을 읽었을 때와는 상당히 다른 메세지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사업 성공을 위해 필요한 디테일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창업과 사업에 있어서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적확하게 제시해주고 있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살아있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책이었다. 

언젠가는 나도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로서 삶을 살아갈 때가 올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사업가가 될 때까지 그리고 사업가로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책으로 생각되며, 내 책장에 소중히 간직되어 내가 사업에 대해 고민을 할 때마다 펼쳐보면서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조언들을 사업에 참고할 책이다.

 

※ 심플하게 스타트업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처음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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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그랬어! 푸른숲 어린이 문학 3
정연철 지음, 조미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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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그랬어!'

살다보면 어른에게든 아이에게든 속상한 일이 자주 발생한다.

속상한 일이 발생했을 때 꾹 참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참지 못하고 이를 박으로 분출하는 사람도 있다.

'속상해서 그랬어!'라는 제목에서 이 책의 주인공은 속상함을 참지 못하고 세상과 타인을 향해 분출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책 표지 그림에서도 아이가 캔을 힘껏 발로 차고 있는 모습에서 이 아이에게 뭔가 속상한 일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속상한 일들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이 책에서는 주인공들이 어떤 행동들을 보여주었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여럿이다.

어린이인 진수, 기열, 두호와 어른인 미숙이다.

그리고 어린이인 진희, 어른인 두호의 아빠 그리고 어르신인 진수 할머니, 기열 할머니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모두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그 중에서 속상한 일이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주인공은 진수, 기열, 미숙이다.

나무 배, 나무 물고기, 나무 새라는 제목 아래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 편의 동화가 아니라 하나의 동화가 느티말이라는 시골 동네를 하나의 배경으로 하여 각기 다른 줄거리로 전개된다.

'머릿속에 안 좋은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가 살았으면 좋겠다. 잊고 싶은데 잊히지 않는 건 정말 괴롭다. 어른들은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던데 내 시간은 불량품인 모양이다. 아직 그때 일이 또렷한 걸 보면.(p.8)' 이라는 글과 함께 진수의 이야기로 동화가 시작된다.

표현이 동화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수준이 높게 느껴졌고, 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표현들이 많았다.

 

진수는 집을 나간 엄마 때문에 아빠에 의해서 동생과 함께 시골에 있는 할머니집에 맡겨진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진수의 아빠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고, 속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동화의 첫번째 속상함은 진수의 가족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진수네 가족의 속상한 일에 따른 결과는 그렇게 진수네 가족들이 서로 헤어지는 것이었다.

진수네 가족은 속상해서 그랬던 것이다. 

 

진수 할머니가 사는 느티말 시골에 있는 민박집에 두호네 가족이 온다.

두호네 가족은 부동산 투기를 하다가 빚을 많이 지게 되어 시골로 피신을 온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속상함의 원인은 결국 빚이었다.

도시에서 부유하게 살다가 온 두호네 가족은 진수를 무시하지만, 결국에는 두호는 진수와 어울리게 된다.

빚에 시달려 도망온 가족의 아이가 가진 자존심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던 것이다.

얼마 동안 두호와 친하게 된 진수는 다시 시골을 떠나는 두호에게 나무 조각배를 선물한다.

두호는 시골을 떠나지만 진수는 여전히 시골에 남아있어야 했다.

진수가 두호에게 준 나무 조각배는 곧 항해를 앞두고 닻을 올리는, 새출발을 준비하는 배를 의미한다. 

진수가 다니는 초등학교에는 까칠이 친구가 있다.

도시에서 아토피를 앓다가 시골로 온 기열이다.

아토피 때문에 시골로 왔다고 하지만 기열이 시골로 오게된 정확한 이유는 기열 부모의 이혼때문이다.

곧 이혼을 앞두고 있는 기열의 엄마는 아토피 치료를 위한다는 이유로 기열을 시골 할머니집으로 보낸다.

기열은 피부에만 아토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아토피가 있는 아이였다.

까칠함의 대명사격인 기열은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고, 선생님과도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고, 할머니와 외삼촌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토피를 자극하는 인스턴트 식품을 읍내에서 사먹고, PC방을 다니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수시로 다투기도 한다.

기열은 이런저런 속상함때문에 그렇게 까칠하게 행동한 것일까?

속상해서 그랬던 것일까?

기열이 진정으로 치료를 해야하는 것은 피부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수를 다치게 한 벌로 진수와 진수 할머니를 돕던 기열은 진수와 친하게 되면서 마음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진수 할머니와 함께 산에서 버섯 따는 일을 한 기열은 산에서 내려와 가려움과 땀을 없애고자 개울가에 몸을 던진다.

진수의 개울 약국에 기열도 몸을 던진 것이다.

그래서 기열이 치유의 행운을 얻게 된 것일까?

진수집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저녁식사를 하고 가는 기열에게 진수는 나무 물고기를 선물로 준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이십여 년만에 느티말 시골 민박집에 온 미숙의 이야기이다.

미숙은 다단계회사에 들어가 산더미 같은 빚을 져서 빚독촉을 피하러 시골로 도망을 왔다.

미숙은 오년 전에 자신의 딸 희주를 친정 엄마에게 맡기기도 하였다.

느티말 시골에 와서 만난 진희를 보면서 미숙은 희주를 그리워한다.

미숙, 진수, 기열, 진희 사이에 여러 일들이 발생하면서 미숙은 느티골 시골을 떠나 다시 도시로 올라가 정리를 한 후 다시 인생 2막을 살 것을 다짐한다.

미숙의 마음이 변화하게 된 사건에도 느티골 개울이 배경으로 등장하였다.

미숙이 온 이후로 기열의 까칠했던 마음도 많이 변하였고, 느티골 시골을 떠나는 미숙에게 기열은 나무 새를 선물한다. 

 

나무 배, 나무 물고기, 나무 새는 새로운 출발과 치유를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수가 두호에게 준 나무 배가 그랬고, 진수가 기열에게 준 나무 물고기가 그랬고, 기열이 미숙에게 준 나무 새가 그랬다.

모두 속상함을 떨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격려의 선물이었다.

 

이 책은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사람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 할머니와 사는 결손가정의 아이들, 사기, 다단계회사, 몰락, 카드빚, 빚독촉, 도망...

이 책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화이지만, 내용은 한 편의 소설처럼 느껴졌다.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느티골 시골을 배경으로 참 잘 쓴 소설같은 동화였다.

깊은 공감이 가게 하는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은 책이어서 읽는 동안 작가의 필력이 탁월함을 연신 느끼며 읽었다.

 

'나는 내 곁에 있던 사람이 떠나는 게 싫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고 그 속으로 찬바람이 씽씽 부는 것 같다.(p.12)'
함께 있던 사람과의 이별을 정말 잘 나타낸 표현이었다.

 

'난 아빠와 엄마가 미워 눈물이 났다. 개울에 몸을 푹 담갔다. 신기하게도 개울물이 눈물을 닦아 주었다. 하늘에 있는 별도 개울로 내려와 나를 위로해 주었다. 수세미 속 같이 엉켜 있던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개울가는 언제나 나한테 약국이다. 개울이 주는 진정제는 효과가 뛰어나다. 개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곤두박질치던 내 기분도 어느새 돌돌 차분해진다.(p.14)'
진수에게 느티골 개울은 약국이다.
그리고, 기열에게도 개울은 약국이 되었고, 미숙에게도 개울은 약국이 되었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약국 같은 존재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산이든 바다이든 개울이든 사람이든 자신의 속상함을 이해하고 안아주고 없애주는 약국같은 존재가 험난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다룬 소재가 그다지 밝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 표현법과 전개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 작가가 쓴 다른 동화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학교에 교사로 발령받은 지 얼마 안되어 여러 일들이 겹쳐져 수시로 푸념하고 한숨을 쉬다가 청송에 있는 주왕산에 가서 산길을 걷다가 만난 마을의 개울가에서 치유의 느낌을 받았고, 맑은 개울이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의 감정을 동화로 옮긴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속상한 일들로 힘들어 했던 여러 주인공들은 개울이 주는 진정제와 치료제로 치유를 받아 새 삶을 시작한다는 것으로 끝이 난다.

주인공들이 다시 새출발을 한다는 것을 보고서 이 책의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도 있고, 아니면 해피스타트이기 때문에 아직은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속상해서 이런저런 행동을 했던 주인공들은 그 속상함을 치유하게 되었다.

살다보면 속상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 속상함을 잘 이겨내어 스스로를 다치지 않게 하는 강한 마음이 필요하고, 속상함을 치유시켜줄 수 있는 자신만의 약국같은 존재도 꼭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 속상함을 안겨준 이혼과 빚은 우리가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것들이다.

피할 수 있는 속상함은 반드시 피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는데, 아이들이 이 책의 내용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읽은 후 이 책의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 속상해서 그랬어! 독서 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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