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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지식 ⓔ 2 - 경제의 이해 ㅣ EBS 어린이 지식ⓔ 시리즈 2
EBS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민재회 그림 / 지식채널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EBS에서 방송하는 지식채널ⓔ를 가족들과 많이 보았다.
지식채널ⓔ 방송 시각에 맞춰서 시청하기가 쉽지 않아서 여러 편의 지식채널ⓔ 프로그램을 하나에 담은 DVD를 통해서 보았다.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매우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점이 볼 때마다 놀라웠고, 평소에 잘 알지 못햇던 내용들과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에 대한 예리한 지적과 교훈이 매우 인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을 포함해서 온 가족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식채널ⓔ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지식채널ⓔ 제작진들의 지적 능력과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지식채널ⓔ 제작팀에서 지은 어린이를 위한 교양 서적이 출간되어서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내용들을 얼마나 재미있고 함축적으로 담아냈을까 하는 기대감은 지식채널ⓔ 애청자로서 당연한 기대감일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은 어린이 지식 ⓔ 시리즈 중 경제의 이해 편이다.
경제학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지식 분야라 생각한다.
인간은 평생동안 경제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와 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풍부한 경제적 지식과 올바른 경제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앞으로 행복하고 당당한 사회 생활을 해나가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생산과 유통, 화폐와 금융, 무역과 세금, 자원과 경제라는 4개의 챕터로 경제학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기 때문에 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쉬운 설명 속에 깊이를 담고 있는 있는 지식채널ⓔ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농경 생활의 동반자이자 농경 사회의 재산 목록 1호였던 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희생(犧牲)이라는 낱말에는 소 우(牛)가 들어간다고 한다.
한자를 보니 정말 소 우(牛)가 두 번이나 들어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내용이다.
예로부터 하늘에 제를 올릴 때 신성한 제물로 소를 바치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p.14)
'바다 물길이 열리면 고기를 주우러 간다' 편이 흥미로웠다.
돌담을 쌓아서 밀을을 따라온 고기가 썰물에 못 빠져나가게 해서 잡는 고기잡이 방식인 돌살을 말한 것이다.
자연 현상을 이용한 재미난 방식이었다.
환경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으로 경제적 이익을 획득하는 훌륭한 경제 활동이었다.
기업도 돌살과 같은 방식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돌살을 칭찬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연이 주는 만큼만 받는다.'이다.
돌살 내용은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가는 물고기는 보내고 드는 물고기만 잡아도 이웃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했던 그 시절 자연이 주는 것만 받겠다는 겸손한 그물 돌살.(p.23)'
기업도 겸손한 마음으로 돌살 같은 경영 활동을 한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밝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마치 지식채널ⓔ 프로그램을 TV 로 보는 것과 같은 요약된 내용이 그림과 함께 설명된 후에 관련된 상세 내용이 텍스트로 설명되어 있다.
각 챕터의 이야기들은 이와 같이 지식을 요약 내용과 심화 내용으로 나누어 구성하여 어린이들에게 쉽게 접근해서 상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른인 나에게도 재미를 주면서 유익함을 주는 구성이었다.
심화 내용에는 재화, 용역, 생산,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문 용어들이 등장하여 아이들에게 경제학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해주었다.
소비활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디드로 효과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멋진 실내복 때문에 책상, 의자, 시계 등을 모두 교체했다. 이러한 디드로의 일화를 계기로 새로운 물건을 갖게 된 후 새 물건과 어울리는 거을 갖고 싶게 되는 것을 디드로 효과라고 한다. 하나의 물건을 사면, 관련된 물건을 계속 사게 되는 현상이라고 해서 디드로 통일성이라고 한다.(p.36)'
공감이 되는 재미있는 이론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디드로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마케팅에도 디드로 효과가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재밌는 이론이다.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도 어른인 내게 주는 신선하고 유익한 지식은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저가품을 판매하는 마트의 탄생을 설명하면서 언급된 울워스의 '5&10 스토어'라는 최초의 저가형 체인점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던 울워스를 백만장자로 만들어 줄 만큼 사업적으로 상당히 성공을 했다가 상속자인 손녀의 사치스런 생활과 K마트, 월마트의 출현이후 급격히 쇠락했다고 한다.
성공을 유지하고 지키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며, 경영자의 마인드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유누스 교수와 그라민 은행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와 보증 없이 150달러 이하의 돈을 빌려주어 일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진행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실하게 돈을 갚았다고 한다.
그라민 은행의 은행 사업이야말로 이상적인 사회적 기업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글라데시에서 이와 같은 이상적인 은행 사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사업을 2009년부터 정부 주도로 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는데 과연 잘 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미국의 상속세 폐지 운동에 워런 버핏은 반대를 했다고 한다.
돈이 최고이고 돈만 우선시하고 있는 것 같은 우리나라 사회 풍조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주는 신선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부를 쌓는 것은 사회 구성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부자들은 사회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들이다.(p.141)'라고 말한 워런 버핏의 말은 우리 나라 부유층들이 꼭 명심해야 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 한국인 집안으로 자주 인용되는 경주 최 부잣집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경주 최 부잣집의 가훈은 여러 책에서 보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읽어보아도 참으로 훌륭한 교훈이었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마라,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시집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p.145)'
경주 최 부잣집은 일제강점기 때는 거액의 재산을 독립 자금으로 내놓았고, 해방 후 교육 사업에 전 재산을 기부했다고 한다.
가난으로부터 백성을 구한 최고의 개혁으로 땅을 가진 만큼 세금을 내야하는 대동법이 소개되었다.
대동법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는데는 김육 선생의 공이 컸다고 한다.
김육 선생은 평생 집 한 칸 없이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김육 선생의 삶과 남긴 업적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인물들이 있었다.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유누스 교수, 상속세 폐지를 반대한 워런 버핏, 대동법 시행을 주장한 김육 선생, 재산이 230만원짜리 중고차 한 대가 전부라는 우루과이의 대통령 호세 무히카이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군사 정권에 대항한 민주화 운동가로 2010년에 우루과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된 후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극빈층을 위해 집을 짓고, 모두에게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정책을 펼치고, 대통령의 권위 대신에 국민과 함께 하는 삶을 실천했다고 한다.
대통령 궁을 노숙자 쉼터로 개방하고 자신은 소형 아파트에서 부인과 직접 요리를 해 먹으면서 살았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호세 무히카 대통령과 같은 대통령이야말로 진정한 대통령이고 국가원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었지만 내게도 많은 지식과 유익함을 준 책이었다.
경제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경제학 여러 분야를 조금씩 다루고 있어서 어린이들이 주변에서 보고 느껴온 경제 활동에 대하여 개념을 확인하고 지식을 확장하는데 매우 유익한 책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돈을 위한 사람이 아닌 사람을 위한 돈을 위해서 살아온 훌륭한 인물들에 대한 내용이 매우 교훈적이었다.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서 이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을 대화하고 토론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 같다.
내가 먼저 읽은 책 내용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니 아이들이 금새 관심을 갖고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모가 어린이 책을 함께 읽는 것의 장점이 바로 이런 점이라 생각한다.
지식채널ⓔ는 온 가족이 관심을 갖고 보아야 할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