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페스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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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의 감옥살이를 다른 한 가지의 감옥살이에 빗대어
대신 표현해 보는 것은, 어느 것이건 실제로 존재하는 그 무엇을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에 빗대어 표현해 본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합당한 일이다.
— 다니엘 디포

-알라딘 eBook <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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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첫 번째 원칙은 생존자의 역량 강화에 있다. 생존자는 치유의 창조자이자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다른 이들은 조언을 제공하고, 지지를 전하며, 도와주고, 애정과 보살핌을 쏟을 수는 있지만, 회복 그 자체를 마련해 주지는 못한다. 생존자에게 힘을 실어 준다는 이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선하고 자비로운 시도라고 해도 곧 무너지고 말 것이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환자의 삶은 환자에게 맡겨졌다. 치료자는 이 사실을 늘 스스로에게 일러 주면서 개인적인 의사 표현은 삼가야 한다. 사심 없고 중립적인 태도는 절대로 완벽하게 달성될 수 없지만 반드시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치료자의 전문적인 중립성은 도덕적인 중립성과는 다르다.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과 일할 때에는 도덕적인 태도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치료 동맹은 그저 쉽게 생기는 게 아니다. 환자와 치료자 둘 다 노력하고 고통을 인내해야 동맹을 세울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자와 환자가 협력하여 작업하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것은 강요보다는 설득이, 강제보다는 생각이, 권위주의적인 통제보다는 상호성이 더 가치 있고 효과적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많은 환자가 자신의 고통에 이름이 부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안심하게 된다. 그러나 외상 후 장애라는 진단을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들은 어떠한 정신과적 진단이라도 자신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느낄 수 있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상태를 부정하고 싶어 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하지만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다. 생존자에게 이렇게 새로운 측면으로 해석해 주게 되면 치료자에게도 좋다. 심리적 상태의 현실을 인정하고 변화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은 힘을 가졌다는 신호이지, 허약하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주체적인 태도이지,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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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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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외상을 경험한 이들에게 가장 극대화된 방식으로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속성은 바로 회피 혹은 억제이다.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가 되는 수준으로 삶이 격하되었을 때, 심리적 억제는 적응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었다. 이러한 협소화는 인생의 다양한 측면인 관계, 활동, 생각, 기억, 정서, 감각에마저 적용된다. 속박 속에서 이러한 억제가 적응을 위한 것이었던 만큼, 억눌렸던 심리적 능력은 점차 쇠퇴하고, 내적인 삶은 지나치게 고립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속박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의식의 변형에 있어서 숙련가가 된다. 해리의 실행, 자의적인 사고 억제, 사고 축소, 그리고 때로는 완전한 부정을 통해 그들은 견딜 수 없는 현실을 변형시키는 방법을 학습하였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속박과 고립이 지속되는 동안, 어떤 포로들은 최면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만 지니고 있는 최면 몰입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양성 환각, 혹은 음성 환각을 체험하거나 정체성을 해리시키는 능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결과적으로 포로들의 삶은 끝없이 현재만 계속되는 삶으로 격하된다. 나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프리모 레비는 시간이 상실된 상태를 이야기한다. 〈1944년 8월이 되었다. 5개월 전에 수용소에 들어온 우리들은 이제 오래된 축에 속하게 되었다. 우리의 지혜는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 것》, 미래를 상상하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그리고 언제 끝나는지에 관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것에 놓여 있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속박이 지속될수록 협소화된 주도성은 곧 습관이 된다. 이러한 학습은 포로가 석방된 이후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정치적 반체제주의자인 마우리시오 로젠코프는 수년 동안 속박된 이후 자유로운 생활로 돌아가게 되면서 닥쳐 왔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이 모든 이유로 인하여, 생존자는 성인기 삶 속에서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큰 위험 안에 놓여 있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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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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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사건은 대인 관계에 손상을 입히므로, 생존자의 사회적 세계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외상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지지는 사건의 영향력을 완화하는 반면, 적대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은 손상을 심화시키고 외상 증후군을 악화시킨다. 외상 사건이 일어난 이후 생존자는 매우 취약하다. 그들의 자기감은 산산이 부서졌다. 자기감이란 그것이 처음 세워졌던 방식대로, 다른 사람과의 연결 속에서 다시 세워질 수 있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남성 중심적인 규범이 굳어진 까닭에, 많은 여성은 합의된 성관계 속에서도 파트너의 욕망에 순응하고 자신의 욕망을 부차적으로 여기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강간 이후에, 많은 생존자가 이러한 조정을 더 이상 참아 낼 수 없다는 점을 깨닫는다. 섹슈얼리티를 되찾기 위하여, 강간 생존자는 자율성과 통제감을 확립해야 한다. 다시 믿을 수 있기 위하여, 그녀에겐 섹스를 강제로 요구하지 않는 협력적이고 섬세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이와 반대로, 가까운 이들이 생존자를 지지해 준다면 수치심, 낙인, 부정의 느낌이 해독된다. 조금 더 운이 좋았던 한 강간 생존자는 그녀를 안심시켰던 친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열네 살인데 벌써 경험해 버렸어〉라고 내가 말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어. 언젠가는 사랑에 빠질 것이고, 그때 사랑을 만든다면, 그게 경험한 거지. 일어난 일(그는 〈강간〉이라고 말하지 않았다)은 그게 아니야. 그건 이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라고.」48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한번은 내가 원하지 않아서 우리는 호되게 싸웠다. 내가 그를 거부하자 그는 미친 듯이 화를 냈다. 나는 항의하고 항변했지만, 그는 아내라면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하면서 화를 냈다. 그때는 잠자던 중이라 그는 나를 몸으로 억누를 수 있었다. 나보다 몸집이 컸던 그는 그저 나를 누른 채 강간했다.」8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가해자와 정서적으로 연결된 여성은 처음에는 가해자의 열정적 소유욕을 열정적 사랑의 신호로 해석하게 된다. 피해자의 삶 구석구석을 향한 가해자의 강렬한 관심은 처음에는 피해자를 즐겁게 하고 안심시킨다. 가해자가 점차 지배해 가도, 피해자는 가해자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아끼는 마음으로 가해자의 행동을 축소하고 허용해 준다. 피해자가 정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으려면 가해자의 신념 체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 새롭고 독립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 가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나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일하는 정신의학자인 헨리 크리스탈은 이 단계를 〈기계화robotization〉라고 설명한다.23 포로들은 이러한 심리적 상태 속에서 살아가면서, 삶이 인간이 아닌 다른 무엇의 삶으로 격하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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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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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는 전쟁터에서 200일에서 240일을 지내게 되면 아무리 강한 군인이라도 발병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전투에 익숙해 진다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 노출 강도와 지속 시간이 발병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정도로, 전투의 매 순간은 긴장의 연속이다. 그러므로 정신과적 후유증은 전쟁에서 총알과 파편에 상처를 입는 것만큼이나 불가피한 일이다.〉47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여성의 현실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삶의 영역 안에 숨겨져 있었다. 〈사생활〉이라고 칭송받는 가치들은 의식에 강력한 장벽을 형성하였고, 따라서 여성의 현실은 사실상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성생활과 가정생활의 경험에 대하여 말하는 것은 사람들의 모욕과 비웃음, 불신을 불러오는 일이었다. 여성들은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침묵하게 되었고, 여성의 침묵은 성과 가정 내의 어떠한 착취도 합법적인 것으로 둔갑시켰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한쪽에서의 외상이 다른 쪽에서의 외상과 같다는 점은 이제 너무나 명백하다. 여성의 히스테리아와 남성의 전투 신경증은 같은 것이다. 전통적인 남성의 세계인 전쟁과 정치라는 공적인 영역과 전통적인 여성의 세계인 가정생활이라는 사적인 영역을 갈라놓는 광대한 심연을 뛰어넘는 것은 고통의 공통성을 확인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외상 사건은 생리적 각성, 정서, 인지, 그리고 기억 속에 뿌리 깊고 지속적인 변화를 발생시킨다. 더 나아가, 외상 사건은 건강하게 통합됐던 기능들을 뿔뿔이 잘라낼 수 있다. 외상을 경험한 사람은 사건에 대한 명확한 기억 없이 강렬한 정서를 경험할 수도 있고, 강렬한 정서 없이 사건을 세밀하게 기억할 수도 있다. 자신이 왜 그러는지조차 모른 채, 과도한 각성과 과민한 기분이 지속된다. 외상 증상은 그 원천의 사건으로부터 단절되어 제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한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아이는 자존감self-esteem을 발달시킨다. 아이는 또한 자율성을 발달시키는데, 자율성이란 관계 속에서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신체 기능을 통제하고 조절하며, 자기 자신의 관점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다른 불운처럼, 외상 사건은 이미 어려움 속에 놓인 이들에게 특히나 자비롭지 못하다.

-알라딘 eBook <트라우마>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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