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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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열전>을 냈던 을유문화사에서 책 한 권을 선물받았다.


<세상을 바꾼 질문들> (이하 세바질)이란 제목으로, 저자가 김경민이었다.


저자 이름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내 책을 만들어준 미녀 편집자의 존함도 김경민이었기 때문.


책을 주자마자 “제가 쓴 게 아니라 동명이인이다”라고 말해 줬지만,


그 찰나의 순간 동안 난 미녀 편집자님이 쓴 책인 줄 알았다.


모르는 저자인지라 책날개를 펴는데 편집자님이 부연설명을 한다.


“올해 30대 초반인데, 글을 참 잘쓰더라고요.”


편집자의 말 중 뒷부분은 애써 무시한 채 이런 생각을 했다.


30대 초반이라면 내가 <마태우스>라는 저주의 소설을 썼을 때와 비슷한 나이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 책 역시 마태우스와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절판됐지롱....ㅋㅋ


내가 간과했던 건 <마태우스> 원고를 들고 을유문화사에 갔다면 절대로 그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리라는 점.


그 시절 김경민 편집자가 있었더라면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다.


“제가 많은 원고를 봤지만, 이건 좀 너무하네요.”




을유에서 나온 책답게 <세바질>은 참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그가 이 일을 한 건 어떤 질문에서 비롯된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게 신선했다.


책에서 소개한 열다섯 명의 인물 중 원래 알던 이도 있었지만


작가의 관점으로 읽으니 인물이 다시금 조명됐다. 


코코 샤넬의 질문을 보자.

왜 여자들은 움직이기도 힘든 과도한 장식의 모자와 긴 치마를 입고 다녀야 하는가? 

단순한 것은 아름답지 않은 것인가?” (217쪽)]


샤넬의 이 질문은 다음을 가능하게 했다.


샤넬은 여성의 몸을 해방시켰다. 이제 여성들은 가볍고 편한 옷을 입고 어디든 갈 수 있었고, 

어떤 활동도 할 수 있었다.” (237쪽)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맨 뒤에 소개된 일론 머스크였다.


그가 제기한 질문은 ‘인간이 화성에 살 수는 없을까’였는데,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그가 처음은 아니겠지만,


그가 그 생각을 실천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했다.


1) Zip2를 창업, 3억7천만달러에 매각함으로써 28세에 억만장자가 된다.


2) Paypal이라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를 만들어 15억달러에 매각, 

31세에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멈추지만, 머스크는 달랐다. 


3) 그는 자신이 번 돈으로 스페이스엑스라는 회사를 만들고 사람을 우주로 보낼 로켓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이게 기상천외한 생각인 것은 우주개발이라는 건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무조건 국가가 해야만 한다는 게 그간의 통념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그의 도전에 우려를 표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머스크는 로켓을 좀 싸게 쏴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추진체 재활용’, 즉 로켓을 쏴올린 후 메인추진 엔진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2015년 12월 21일, 그는 정말로 이 작업을 성공함으로써


기존의 10분의 1 가격에 로켓을 쏴올릴 수 있게 됐다.


나를 감탄케 한 머스크의 또 다른 아이디어는 바로 전기차였다.


이미 개발된 전기차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전기차들은 “나는 지구 환경을 좋게 만들어요. 


차가 좀 후지고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환경을 봐서 타주세요”라고 호소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머스크의 생각은 그와 차원을 달리했다.


자기 차의 경쟁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의 일시적 양심이 아니라


페라리와 같은 최고의 가솔린 스포츠카다. 실제로 로드스터 (머스크의 차)와 페라리의 시합이


벌어졌는데 0-400미터 결과는 로드스터의 압승이었다.” (353쪽)


디자인도 멋지고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394킬로나 된다니, 


이쯤되면 환경이란 이슈를 제쳐두고도 로드스터를 탈만하다. 



관점을 달리한 것과 더불어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저자의 필력이 대단하기 때문이었는데,


삼십대 초반부터 이런 필력을 보이는 저자라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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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2-2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그래서 마태우스.
역시 수톡부족.
근데 엄청 잘생기신.

마태우스 2015-12-29 00:09   좋아요 1 | URL
그죠 마태우스가 저기서 출발했답니다^^ 근데 잘생겼다는 건 좀...-.- 열심히 가꾸겠습니다 님도 좋은 연말연시 보내시길.

하늘바람 2015-12-29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사인 진즉 받아놓으ㅡㄹ걸 후회막심 중 이어요.
새해엔 엄청 더 유명해지실듯한.

2016-01-25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5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2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