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 밀, 일명 JS 밀은 '자유론'을 집필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의 아이큐가 200을 넘었던 천재라는 것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몰랐다고 해서 '웬만하지 않다'는 건 결코 아니다). 그의 생애를 좀 살펴보다 보니 감동적인 사랑 얘기가 나오는데, 이게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 헷갈리는 터라 여러분의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 JS밀의 생애는 '시사인물사전 14권; 여성의 광기를 잠재운 여성들'을 참고했다.

1. 어린시절
우리나라에 '영재교육' 열풍이 분 지는 좀 되었지만, JS밀은 이미 2세기 전에 유명한 철학자인 아버지 제임스 밀로부터 엄격한 영재교육을 받았다. 즉, 학교같은 곳을 안보내고 아버지가 다 가르쳤는데, 이런 식이다. [저녁에는 아버지로부터 산술을 배웠고, 아침에는 산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나서서 그 전날 읽었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세살 때 그리스어를 배웠고, 여덟살이 되었을 때 누이동생과 함게 라틴어와 고등수학을 배웠다....밀은 열두살이 되기까지 세권의 저서를 집필하기도 한다].

이렇게 살다보니 그의 지적능력은 당연히 탁월한 경지에 이르렀지만, 당연히 외롭고 고독한 삶을 감수해야 했다....

2. 해리엇 테일러와의 만남
JS밀은 24세 때, 해리엇 테일러를 만난다. 그 첫 만남을 밀은 "내 생애의 명예이자 축복"이라고 자서전에서 기술하고 있다. 문제는 해리엇이 이미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은 첫 만남 이후 21년간 '플라토닉한 관계'로 계속 지속되었고, 그러다 결국 해리엇의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등진다. 그로부터 2년 뒤 그들의 사랑은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니, JS밀의 엄청난 인내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둘이 긴 세월 동안 플라토닉한 사랑을 하는 동안, 그 남편의 심정이 어땠을까? 그가 암이 생긴 건 혹시 '홧병'에서 기인한 건 아닐까? 박성범의 부인도 신은경 때문에 홧병으로 죽었다고 세간에 전해지지 않는가? 당연히, 남편은 해리엇이 밀과의 관계를 끊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견디다 못한 해리엇이 자기만의 시간을 달라고 해 6개월간 별거를 하기도 했지만, 해리엇은 밀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남편은 자신의 집에서 해리엇이 외형적으로나마 아내 역할을 해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아내와 밀의 만남을 용인했다. 저자는 이걸 가리켜 [그들의 사랑을 용인하는 남편의 관용정신이 대단하고, 밀과 해리엇의 무던함도 참 대단하다]고 했지만, 글쎄 그걸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

또하나, 밀은 그당시 여성들이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는 자유를 외치곤 했다는데, 그건 밀이 자유주의자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해리엇을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남편의 죽음으로 해리엇과 결혼한 밀은 해리엇의 죽음(폐충혈이었다고 한다)으로 인해 7년 반만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끝내게 된다. 21년을 기다려 7년 반이라... 밀은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해리엇이 살아 있었다면 자기에게 원했을 많은 업적들을 쌓았고, 당대의 철학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다른 사람의 희생을 전제로 한 사랑이긴 해도, 그 둘이 진정으로 사랑했었다는 건 틀림없는 것 같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이미 한쪽이 결혼한 후라면 정말 안타까울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번지점프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문과 가문의 결혼이던 중매결혼이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연애결혼'으로 바뀌었으리라. 하지만 연애결혼을 한다해도 사이가 안좋은 사람이 많으니...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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