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 조광희 장편소설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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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다 읽고 난 뒤 책 표지에 이런 공지가 있는 건 아닌가 다시 한번 봤다.
이 소설은 그만큼 실제 사건을 방불케 할만큼 리얼리티가 뛰어났다.
비결은 저자가 현직 변호사라는 것.
법조계에 있는 분이 쓴 소설인지라 영장실질심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검사의 신문은 어떤 내용인지 등등 디테일이 완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변호사라고 해서 다 글을 잘쓰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 필적하는 ‘소설쓰기’는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조광희 변호사가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던 건
1) ‘영화 관계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데다
2) 선거캠프에 참여한 경험이 몇 번이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검찰수사가 힘에 의해 좌우되고,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작업이 정치권의 농간에 의해 ‘정적을 제거하려는 음모’로 둔갑하는 것에 대해
저자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
검찰을 보면 늘 안타까운 것이,
오랜 기간 권력의 시녀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일은 이 소설에서도 등장하는데,
현실에서도 익히 봐온 광경이라 실화 같은 느낌을 준다.
최근의 예만 봐도 자한당 의원 권성동에 대해 검찰총장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 검찰총장은 정당한 업무수행이었다면서
해당 사실을 폭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하지 않은가?


<검사내전> <미스 함무라비> 등등 법조인이 쓴 책들이 계속 나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독자들이 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고,
또 이 책들이 좋은 법률 드라마의 소재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JTBC에 의해 드라마로 제작되는 <미스 함무라비>가 대표적인 예인데,
결말이 궁금해 계속 읽게 만드는 <리셋>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일이니,
이 책과 더불어 습한 날씨를 극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캉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게 해주고, 강아지 말티즈가 ‘몰타’라는 나라에서 왔다는 것,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는 무지하게 어려운 책이라 웬만하면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등등의 교훈도 주니, 얼마나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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