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ㅣ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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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읽어도 된다  - 이야기꾼이 펼쳐내는 책 읽기의 모든 것

 

이 책, 일단 재미있다.

저자의 책 읽은 경험이 이야기로 펼쳐지는데, 이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읽다가, 재미가 나서 책 속으로 푸욱 빠지게 되고, 그 다음에는 저절로 몰입이 되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꾼이라는 증거, 이런 글 먼저 읽어보자.

 

저자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는 대목부터, 그의 작품에 몰입하게 되는 과정을 아주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25쪽에서 27쪽 까지 읽어보자.

 

분신과도 같은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작가의 매력에 푹 빠진 적 있는가. 내게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그런 존재였다. 나는 2013년 가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작품으로 나쓰메 소세키를 처음 만났다. 책의 내용을 잠깐 언급 하자면, 자칭 ‘인간 세계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아주 당돌한 검은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한다. 고양이는 주인집 사람들과 그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트집을 잡기도 하고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인간이 아닌 고양이의 시선으로 사람을 관찰한다는 발상 자체가 호기심을 일으키는 책이다.

 

주변머리 없는 고집불통 영어 선생, 이상한 거짓말쟁이 미학자, 개구리 눈알 모형을 사시사철 갈고 있는 이학도. 이들을 향해 주인공 고양이는 독설을 퍼붓는다. 이 작품은 당대의 지식인 모습을 생생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냈다고 호평을 받았는데, 내게는 지식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면서도 억지로 짜 맞춘 듯 어딘가 부족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겉으로는 아무리 당당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 같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하는 위안.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쓴 작가라니. 제법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여 읽었다. 그러다 문득 작가가 궁금해졌다.

 

읽으면서 내가 밑줄 그은 부분을 그대로 옮겨본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작가의 매력에 푹 빠진 적 있는가.

 

(그 매력에 빠지는 과정은 이렇게 진헹이 된다.)

호기심을 일으키는 책이다.

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

재미있는 작품을 쓴 작가라니.

몰입하여 읽었다

 

재미있게도 저자는 나쓰메 소세키의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으며, 책에 어떻게 빠져 들어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감정들이 세부적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움직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호기심  ->  흥미  ->  재미  ->  몰입

 

책은 그렇게 우리를 끌어당긴다.

호기심을 가지고 대했을 때, 흥미를 촉발하는 책은 재미 또한 보장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몰입이 되는 것이다. 그런 책은 누가 읽지 말라고 말려도 읽게 되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 리뷰를 이것으로 끝내긴 아쉬워서 리뷰 몇 차례 더 올리려고 한다. 

왜?

흥미있고 재미있으니까.

그래서 몰입하는 순간 순간을 맛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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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히스토리 - 제국의 신화와 현실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홍우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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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히스토리

 

이 책 『러시아 히스토리: 제국의 신화와 현실』은 러시아가 어떻게 현재에 이르렀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역사서다.

저자는 소련이 붕괴되던 시점에 영국의 대사로 모스크바에서 주재하면서 현장을 목도한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

키에프 루시 시대로부터 현재 푸틴이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러시아 역사를 잘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특색은 저자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역사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를 관통하는 문화 예술에도 골고루 미치고 있다.

 

역사 부분은 정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우선 문화 예술 측면, 그중에서도 문화 쪽을 우선 정리해 보았다. 그간 읽었던 러시아 문학에 대한 기초 자료라, 나의 책읽기를 보완해 주는데 의미가 있다.

 

러시아의 르네상스 혹은 계몽주의

 

초기에는 주로 계몽주의 이상과 프랑스, 이탈리아 모델을 따라갔다. 하지만 19세기에 이르러 러시아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문화 초강대국이 되었고, 스탈린과 그 후예들의 압제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문화 강국의 입지를 유지했다.

 

러시아에서 문화는 삶의 가장 깊숙한 문제들을 심오하게 다루고, 무엇보다 러시아 자체의 본질과 운명을 다루는 것이었다. (181쪽)

 

러시아에서 쏟아져 나온 문학과 학술 저작, 음악, 예술, 철학, 과학 분야의 성과는 광범위한 유럽의 전통 속에서 서로 융합하며 진보를 거듭했다. 그리스 문화와 프랑스, 독일, 영국의 문학, 그리고 2000년 간 기독교 세계관 위에서 꽃핀 것들이었다. 러시아가 르네상스를 놓쳤을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계몽주의를 급속히 제 것으로 흡수했다. 근대 러시아 문화는 소설, 교향곡, 오페라, 서사시, 풍경화, 초상화 등 유럽 문화의 형식을 완전히 동일하게 보유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국적인 색채와 더불어 가공할 독창성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유럽 문화의 풍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186쪽)

 

투르게네프

 

지주 출신이었던 투르게네프는 러시아 농촌에 연민을 가졌지만 오랜 기간 동안 프랑스와 독일에서 살았고, 이 때문에 동시대 러시아인들은 그가 가진 서구주의 사상을 색안경을 끼고 보았다. (184쪽)

 

알렉산드로 푸시킨

 

1605년 5월, 보리스 고두노프가 돌연사했다. 그의 아들 표도르가 잠시 제위를 물려받았지만 폭도들이 그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하여 (자신이 이반 4세의 아들이라 자칭하는) 드미트리를 위한 길이 열렸다. 그는 모스크바로 당당하게 입성했다.

드미트리는 고두노프의 딸 크세니야를 강간했다고 알려졌다. 이 사건들은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셰익스피어를 의도적으로 모방하여 저술한 희곡 『보리스 고두노프』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가 작곡한 동명의 오페라 대작에서 가장 극적으로 표현된다. (108쪽) 

 

강간 사건을 다룬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루크레티아의 능욕』이다.

 

『대위의 딸』

푸가초프 반란을 소재로 삼았다. (292쪽)

 

푸시킨은 푸가초프에 관한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담은 『대위의 딸』을 집필했고, 푸가초프 봉기의 역사를 연구하던 중에 죽었다. (146쪽)

푸시킨의 글귀는 언제나 다시 인용된다.

‘신이시여, 분별없고 무자비한 러시아 폭도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소서.“

 

니콜라이 1세의 비밀경찰은 알렉산드로 1세의 비밀경찰을 계승한 것이었는데, 니콜라이 1세는 비밀경찰의 임무를 맡은 알렉산드로 벤켄도르프 백작에게 데카브리스트 난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는데, 러시아 문필가와 지식인들을 감시하는 일도 맡겼다. 감시 대상에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알렉산드르 푸시킨도 포함되어 있었다, (165쪽)

 

푸시킨은 1830년 봉기 동안 폴란드를 지지했던 서양인들을 맹렬히 비난하는 시를 썼다.(170쪽)

 

푸시킨의 서사시 동화 『루슬란과 류드밀라』는 그의 첫 출판 성공작이었다.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에 등장하는 인물인 마샤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그 책의 내용을 달달 읊는다. (182쪽)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중 마샤의 관련 대사 :

 

녹음 짙은 떡갈나무 한 그루 바닷가에 서 있네, 떡갈나무에 매인 황금의 사슬,,, 황금의 사슬.....(일어나서 부드럽게 노래를 흥얼거린다.) (84쪽) 

 

녹음 짙은 떡갈나무 한 그루 바닷가에 서 있네, 떡갈나무에 매인 황금의 사슬,,, 황금의 사슬.....(울먹이며) 내가 왜 이럴까? 하루 종일 이 구절만 입에 맴돌아..... (99쪽) 

 

(『갈매기/ 세자매/ 바냐 아저씨/ 벚꽃동산』 동서문화사)

 

 툭하면 결투를 신청했던 푸시킨은 아내와 너무 가까이 지낸 프랑스 이민자와 결투 끝에 죽었다. (183쪽)

 

니콜라이 고골

 

고골은 우크라이나인이었고, 러시아어로 글을 썼다.

고골의 이야기와 문체는 넘쳐나는 독창성과 환상적인 멋이 있다.

서구에서는 희곡 검찰관으로 가장 알려졌는데, 지방의 무지와 부패, 권력 남용이라는 끈질기에 해결되지 않는 러시아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었다.

고골은 만년에 음울한 방식으로 슬라브 주의에 빠져들었고, 로마에서 사망했다. (183쪽)

 

톨스토이

 

톨스토이는 (슬라브 주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기는 했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사상을 발전시켜 널리 퍼트렸고, 결국 정교회에서 파문되었다. (184쪽)

 

『전쟁과 평화』

나폴레옹에 대한 투쟁을 다뤘다. (292쪽)

 

황제 알렉산드로 1세의 최측근 고문은 미하일 스페란스키였다.

스페란스키는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에서 심술궂게 묘사했던, 개혁가에게 할애할 시간이 없는 인물이었다. (160쪽)

 

『세바스토폴 이야기』 (292쪽)

영프 연합국과 맞선 러시아의 전투를 그렸다.

 

전쟁의 핵심은 영국 프랑스 연합군의 크림 반도 공격이었다. 연합군은 11개월 동안이나 지지부진하게 포위 공격을 이어가다가 결국 세바스토폴을 함락했다. 톨스토이는 그 전투에서 포병 장교로 복무했다. 소설 『세바스토폴 이야기』는 언어를 막론하고 전쟁에 관한 서사 중 최고 수작으로 꼽힌다. (173쪽)

 

『하지 무라트 (Hadji Murat)』

19세기 러시아의 캅카스 정복을 다룬 이 책은 옐친과 푸틴의 잔혹한 체첸 탄압을 으스스하게 예고하는 듯하다. (292쪽)

 

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는 러시아가 세계의 도덕적 구원자가 될 운명이라는 슬라브주의 사상에 깊이 심취해 있었고, 열정적으로 그 사상을 전파했다. (184쪽)

 

그의 소설은 러시아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지위에 대해 러시아 동포들과 자신이 공유한 집착을 드러낸다. (292쪽)

 

도스토옙스키는 1863년 폴란드 봉기를 ’러시아 정교와 가톨릭의 전쟁, 즉 신이 부여한 러시아의 재능과 유럽 문명 사이에 앞으로 펼쳐질 전쟁의 시작‘이라고 불렀다, (170쪽)

 

알렉산드르 2세 당시,

그 세기가 지나면서 러시아 인텔리겐치아들은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젊은 도스토옙스키는 비생산적인 토론 그룹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총살형이 예정된 와중에 집행유예 처분을 받고 시베리아로 쫒겨나 4년간 노역한 후, 추가로 6개월간 군 복무를 해야 했다. (177쪽)

 

무정부주의 혁명가 세르게이 네차예프는 혁명을 실현하기 위햐 테러 행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다른 사람들이 배신할까 우려해 다른 동지를 살해한 사건은 도스토옙스키가 혁명 정신에 관해 쓴 소설 『악령』에서 등장한다. (178쪽)

 

안톤 체호프

 

안톤 체호프는 개업의였고 농노의 손자였다. 통찰력과 냉철함을 갖추었던 체호프는 그 모든 잡음 속에서도 지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184쪽)

 

체호프는 러시아인의 삶과 엄습하는 혁명의 기운을 좀 더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렸다. (292쪽)

 

’아지아치나‘는 문화 결여, 후진적 문화, 조악함을 뜻한다.

그 용어는 체호프의 『벚꽃 동산』에 등장하는 불쾌하게 속물적인 오만한 남자 하인 야샤가 러시아 시골의 농장주가 생활하는 모습을 가리킬 때 등장한다. (67쪽) 

 

‘아지아치나’라는 말을 번역본에서는 들을 수 없으므로

최대한 그 의미를 찾아보니, 이런 말이 보인다.

 

『벚꽃 동산』 제 4막 초입부분이다.

 

마을 사람들이 인사하러 왔군요. 제 생각으로는, 저들은 선량하긴 하지만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인간들이지요.

 

(『갈매기/ 세자매/ 바냐 아저씨/ 벚꽃동산』 동서문화사, 278쪽)

 

쇼스타코비치

 

1936년에 스탈린은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관람했다.

그는 오페라의 현대적 양식과 에로틱한 내용, 그리고 용납할 수 없는 정치적 견해가 매우 혐오스럽다고 선언했다. 쇼스타코비치는 언론의 포화를 받았고, 친구들은 그를 버렸다. 쇼스타코비치는 체포의 손길이 시시각각 목을 죄어 오는 것을 느꼈다. (214쪽)

 

스탈린은 제 2차 세계 대전 동안은 탄압의 고삐를 풀었다. 인민의 사기진작에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 요행이 살아남은 쇼스타코비치는 나치군에 포위된 도시에 바치는 장엄한 헌사였던 <레닌그라드> 교향곡을 작곡했다. 레닌그라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1942년 8월 레닌그라드에서 아사 직전의 떨리는 손으로 교향곡을 초연했다. (215쪽)

 

전쟁이 끝나자 스탈린은 다시 숨통을 틀어쥐었다. (.......) 특히 쇼스타코비치를 못살게 굴었다. (215쪽)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293쪽)

소설, 거의 수용소로 끌려갈 뻔한 쇼스타코비치의 실화를 잘 반영했다.

 

그 모든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아흐마토바, 오시프 만델스탐, 마리나 츠베다예바 같은 시인들, 그리고 미하일 숄로호프,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바실리 그로스만, 마하일 불가코프,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같은 소설가들은 계속해서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만들어냈다. (215쪽)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모스크바 인텔리겐치아의 눈으로 본 혁명을 그렸다,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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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시대정신이 되다 -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 ㅣ 서가명강 시리즈 27
이동신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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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시대정신이 되다

 

SF, Science Fiction, 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의 목표는 SF의 몇 가지 주제를 다룸으로써 독자에게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있다

시공간의 넘나듦에서부터 인류의 사명감에 이르기까지 SF는 다양한 주제를 품고 있다. 이런 SF를 읽다보면 그 안에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발견하리라 기대한다. (13쪽)

 

그러면서, 저자는 21세기에 SF를 읽는 독자들의 책임을 말한다,

SF를 읽으면서 공상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공상의 세계를 잇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상상과 비판을 동시에 수행하는 능동적 독자가 될 책임이 있다고 한다. (236쪽)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주요 키워드가 맨 먼저 소개된다.

 

노붐

인지적 낯섦

사이버네틱스

스페이스 오페라

사이버스페이스

외삽 (外揷, Extrapolation)

사변적 사실주의

거대사물

사변 소설

로봇 3원칙

 

거의 다 낯선 용어들이지만, 이 책에서 ‘노붐’과 외삽’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

 

노붐은 새로운 것을 말하는데, 어떤 새로운 것이 왔을 때 그저 새롭고 신기한 정도가 아니라, 그 새로운 것 하나 때문에 우리의 세계관과 우주관이 다 바뀔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총체적인 변화를 말한다. (28쪽)

 

외삽은 특수한 가정을 현실에 삽입해 그 결과를 상상해 보는 것이다,

현재의 실재를 논리적 투사나 확장을 통해 허구적 노붐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개념이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설명을 덧붙인다.

즉, ‘현재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데 과연 그것을 더 이어가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현재의 어떤 문제나 상황을 논리적으로 좀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135쪽) 

이를 통해 미래나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현재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이나 그것의 의의 등을 SF가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새삼 SF의 기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이런 말로 SF의 기능을 말한다.

 

현재 21세기의 위기, 그리고 그 위기의 원인이면서도 해결책인 과학기술을 고민하는 데 필요한 무언가가 SF에 있을 것이다, (235쪽)

 

따라서 SF가 단순한 읽을거리, 소일거리가 아니라, 이전과 다르게 과학 기술을 생각하고 상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SF가 현대 과학 기술의 발전과 성취를 자양분으로 해서 성장한 장르라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SF, ‘신의 영역’인 시간에 돌을 던지다 _여기는 언제인가?

2부 SF의 무대, 어떤 상상은 현실이 된다 _어디로 갈 것인가?

3부 우리에게는 SF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_왜 읽고 쓰는가?

4부 새로운 눈으로 SF를 바라보기 _무엇을 할 것인가?

 

1부와 2부에서는 SF가 다루는 ‘시간’과 ‘공간’을 다루고 있다,

 

지금껏 SF를 읽으면서 이런 것,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러니 이 책은 SF를 대하는 자세와 읽는 방법을 말해주는 아주 좋은 교본이 되는 것이다,

 

SF는 먼저 “여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왜 그런 것일까?

또 ‘여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금 내가 있는 ‘이 세계’가 어느 시점인지, 어떤 곳인지 파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자신이 알고 있는 특정 개념인 역사적 맥락과 시간적 흐름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세상의 모습을 가늠하고자 하는 것이다. (19쪽)

 

4부에서는 “SF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는데, 저자는 ‘사변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사변 소설의 대표작 『플랫랜드』를 만난다.

 

짚고 넘어가야 한 것들이 많다.

 

할머니 패러독스 (46쪽)

 

단선적 시간관과 다중적인 시간관 (57쪽)

 

워프 스피드 (Warp Speed) (64쪽)

 

앤서블 (74쪽)

 

SF가 애용하는 공간 ? 세 가지 (88쪽)

 

이런 글 밑줄 긋고 새겨본다.

 

우리는 왜 사변해야 하는가?

20세기 중반까지는 인간의 인식체계로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거나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 관찰이나 증명 그리고 논리로 사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오랜 태도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비판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너머에 있는, 결코 알 수 없는 세계는 언제나 우리 앞에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196쪽)

 

기존의 인식 체계, 특히 과학적 사고 체계로 이해할 수 없다면 도대체 이 실재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196쪽)

 

헨리 제임스를 만나다.

 

당시 가장 예술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는 국내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여인의 초상, 비둘기의 날개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사실주의에서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137쪽)

 

이 책에서 헨리 제임스는 H.G. 웰스의 작품을 알아보고 극찬한 작가로 소개되고 있다. (137쪽)

“당신은 당신 시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학을 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유일하게 흥미로운 사람입니다.”

물론 나중에 웰스의 작품 경향이 바뀌자 그는, ‘예술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다시, 이 책은?

 

지금껏 SF를 읽어왔지만, 띄엄띄엄 읽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해서 이 책으로 일단 SF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살펴보았고, 특별히 SF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저자는 SF의 계보를 살피며 SF의 가장 대표적인 소재인 ‘시간’과 ‘공간’을 문학이 어떻게 다루어왔고 또 어떻게 확장하여 뻗어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는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에게는 아주 신선한 공부가 되었다.

 

이 책은 SF를 새롭게 보게 해주는 동시에 SF를 어떻게 대하고 읽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SF 가이드 북이다. How to read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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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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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를 만나다

 

『SF, 시대정신이 되다』(이동신)를 읽다가 헨리 제임스를 만났다.

그 책의 저자 이동신은 헨리 제임스를 이렇게 평가한다.

 

당시 가장 예술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는 국내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여인의 초상, 비둘기의 날개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사실주의에서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137쪽)

 

그런 작가인 헨리 제임스를 드디어 만난다. 그의 작품 『나사의 회전』으로.

이 작품은 1898년 발표된 것이다.

 

나무 위키는 아 작품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헨리 제임스의 소설. 고딕 호러 장르에 속하고 1898년에 집필되어 귀신 들린 집 장르의 사실상 원형이라고 부를 정도의 고전이다. 영국의 한 저택에서 가정교사가 유령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줄거리이다.

1인칭 주인공 시점. 신뢰할 수 없는 화자의 모호한 서술을 통해 사건을 명확히 규명하지 않는 방식이 당시 거의 사용되지 않는 걸 고려하면 지금도 매우 현대적인 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만큼 해석의 범위가 넓어 정신 분석학, 해체 이론, 페미니즘 등 여러 이론을 사용하여 논의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 『나사의 회전』은 무슨 의미일까?

 

문제는 제목인 <나사의 회전>이다. 원제는 turn of the screw인데, 어떤 뜻일까?

보통 물건을 접합하는 경우 꽉 조일 때에 쓰는 게 나사인데, 그것처럼 이야기를 꽉 쪼인다는 의미라는 말인가?

소설을 읽다보면 이야기의 전개가 점층법으로 한 발 한 발 더 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것을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책 뒤에 역자가 쓴 <옮긴이의 글>에서도 아무런 말이 없으니, 그저 내 식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민음사 판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화자의 시점을 통해 독자는 유령을 보지만 스스로의 눈을 믿을 수 없기에 ― 화자를 믿을 수 없기에 ― 그 두려움은 더욱 커지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섬뜩한 긴장감에 몸이 꼿꼿해진다. 이 책의 제목 ‘나사의 회전’은 그 긴장의 최극점을 상징한다.]

 

등장 인물들

화자 : 20살, 가정교사

런던 저택 : 마일스의 삼촌, 화자의 고용주

에식스의 블라이 저택의 사람들

그로스 부인

플로라

마일스

유령( 미스 제셀, 피터 퀸트)

 

서서히 시작되는 긴장, 그리고 몰입

 

그러니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프롤로그 격인 서장에서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유령이 언제 나타나나 하는 기대감은 없었을 것이다. 그저 한 여자가 가정교사가 되어 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야기인가보다 할 건데 프롤로그에서 유령 이야기를 해주는 바람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그런 신경쓰임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화자에게 그로스 부인이 전임 가정교사와 그 집 일꾼이었던 피터 퀸트의 관계 그리고 그들의 후일담을 전해주면서 더 한층 고조된다.

 

그래서 드디어 피터 퀸트의 유령을 보게 된다. (44, 53쪽).

그 다음 호숫가에서는 미스 제셀의 유령을 목격한다. (74쪽)

 

그렇게 유령이 등장하면?

독자들은 당연히 유령이 있었고, 화자에게 보였고, 그러니 유령의 실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화자는 두 가지 양면전을 벌인다.

 

먼저 화자는 아이들을 묘사하는 데 그들이 착하고 순전하다는 것을 자꾸 강조한다.

 

플로라는 장난기 가득하고 명랑한, 어린 아이다운 (.......) (29쪽)

두 아이 모두 온순했다, 그것은 그 아이들의 유일한 결점이기도 했는데(......) (52쪽)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53쪽)

 

그 한편으로는 이런 설명도 빠지지 않는다.

 

아니면 꿈을 꾸면서 이야기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것일까? 아니다. 그곳은 크고, 흉측하고, 오래된, 그러나 편리한 실제의 집이었다.(29 ?30쪽) 

블라이에 도착했던 첫째 날은 전반적으로 내가 말했둣이 비교적 편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불안한 기운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31쪽)

 

그러니까 저자는 블라이 저택과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아주 아름답고 편안한 모습, 착한 모습을 그려내면서도 일말의 여지를 남긴다. 뭔가 있다는 식의 불안하고 불편한 배경음악을 까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언제 이 평화가 깨질까, 언제 저자가 숨겨놓은 시한폭탄이 터지는 것일까, 하는 조바심과 긴장감을 느끼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드디어

 

그러다가 드디어 일이 터진다,

맨먼저 남자 아이인 마일스가 그토록 순종적이고 착하게 행동하던 그 아이 마일스가 실상은 다른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게 드러나는 장면.

 

그러니 마일스가 뜻밖의 행동을 보일 적에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면이 있던 아이였는데, 그걸 몰랐다니.

그러면서도 또한 다른 아이 플로라에 대하여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플로라가 혼자 사라지고 호수가에서 그 아이를 만났을 때, 보인 행동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막상 그런 일을 당하고 보니, 저자의 글이 독자들에게 좋은 면만을 강조하면서도 한편 어두운 모습을 살짝 살짝 비쳐준 것이 바로 그런 거였구나, 하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긴장의 최극점을 상징한다’는 이 책의 제목 ‘나사의 회전’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정말 유령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있을 때에 화자의 눈에 보인 유령은 과연 아이들에게도 보였던 것일까?  

이런 의문에 정확하게 답을 하지 않는 저자, 그러기에 이 작품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집요하게 기회를 엿보는데, 그 때문에 그녀와 아이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은 안개에 쌓인 듯 모호하고 상징적인 가운데 뭔지 모를 긴장감이 감돈다. 이러한 모호성과 함께 상반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결말 때문에 『나사의 회전 (The Turn of the Screw)』은 헨리 제임스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옮긴이의 말>은 적확하게 이 작품을 묘사한 것이다.

 

매 순간 순간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흘러간다. 줄거리가 진행되는 시시각각 나사가 조여오는 듯, 숨막히는 기분을 느끼게 되는 이 책에 독자들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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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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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우리나라 역사야 비교적 단출하지만 중국 왕조는 그렇지 않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더 복잡하겠지만, 일단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다.

 

01. 천지개벽과 삼황오제 

02. 하나라 

03. 상나라 

04. 주나라 : 서주- 동주

05. 진나라

05. 한나라 

07. 삼국시대 

08. 진晉나라, 16국 

09. 남북조 

10. 수나라 

11. 당나라 

12. 5대10국 

13. 송나라(요나라, 금나라) 

14. 원나라 

15. 명나라 

16. 청나라 

 

간단하게 살펴본 것만 해도 이 정도다.

이 책은 일단 이런 왕조의 변화를 기본으로 하고, 그 왕조의 변천 기조에 위치하고 있는 동인을 찾아, 그것을 설명하고 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저자는 중국 왕조의 특징을 정치와 사상이 같이 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자도 왕의 승계를 도통(道通)의 계승이라고 보았다. 

 

중국의 사상사와 관련하여 새겨볼 것이 많은데, 그 중 몇 가지 적어둔다.

 

공자는 현실에서 전개되는 소강사회를 이상적인 군자가 다스려서 대동사회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군자의 이상으로

공자는 요순을 내세웠으며

노자는 황제를

묵자는 우임금을 중시했다. (52쪽)

 

따라서 공자에 의하면 요순우탕문무주공 (堯舜禹湯文武周公)의 역사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주나라에서 신분제도가 엄격하였다. 그래서 평상시 개인은 수신(修身)하고, 대부는 제가(齊家)하며, 제후는 치국(治國)하다가 전란이 일어나면 천자의 명을 받들어 평천하(平天下)해야 했다.

이런 신분제도가 전국시대를 거쳐 유명무실해지자,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의미도 누구든 수신하고 제가하면 치국하고 평천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이로써 유가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가 정립이 되는 것이다. (77쪽)‘.

 

전통 유가에도 없는 천인상감론을 만든 동중서

 

동중서가 전통 유가에도 없는 천인상감론(天人相感論)을 만들기 위해 유가에 음양오행적 종교 색채를 가미하면서 하늘, 군주, 아버지, 남편, 남자는 양(陽)이 되고 땅, 신하, 여자, 아내는 음(陰)이 되었다. 게다가 동중서는 음을 누르고 양을 높여야 한다는 ‘억음존양(抑陰尊陽’)까지 주장했다. 이로써 상호 호혜적 관계에 기반한 공자의 오륜이 수직적 차별 구조로 변해 버린 것이다. (219쪽)

 

그래서 황제의 권위는 하늘이 부여한 것이며, 세상은 황제를 중심으로 통일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대통일(大統一)이 사회 각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성별, 신분별, 직업별 차별이 정당화되었다. 동중서가 유교를 군주 중심으로 각색하는 바람에 군사부일체라는 구호 아래 가부장 사회가 더한층 강화되었다. 그 뒤 삼강오상 중심의 보상과 처벌이 법제화 또는 내면화되면서 한나라를 넘어 동아시아인들의 초자아가 되었다. (220쪽)

 

유교는 궁극적으로 인간을 개인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존재로 본다. 사회적 존재의 기본이 예이며, 예 안에 충효, 인애 등의 가치가 있다. (240쪽)

 

노자에서 공자쪽으로

 

이처럼 동중서의 신유학을 기반으로 군주 중심의 정책이 강화되면서, 유방 때부터 중시해온 노자 중심의 정책 기조는 후퇴한다. 여기에 반발하는 세력들은 주로 회남왕의 궁정에 몰렸다. 이들 3천명이 모여서 펴낸 책이 『회남자』이다. (220쪽) 

선진 때부터 한나라 초기까지 내려온 유가, 묵가, 병가, 음양가, 법가, 농가 등 다양한 사상을 노자 사상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220쪽)

 

부처도 신이 되다.

 

당시 부처는 복을 내려주는 신 정도로 인식되었다. 본래 부처는 자신은 깨달은 자일 뿐 신이 아니고, 신 또한 인연의 굴레를 벗고 해탈할 대상이라 보았는데 이런 취지와 달리 신비화된 기복 종교의 모습이 된 것이다. (236쪽)

 

왕충의 비판은?

 

왕충은 도가의 무위자연을 활용해 정치신학화한 유교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나섰다. 자연이 무위이기에 천인감응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37쪽) 

왕충은 근대 과학이 대중화하기 1,800년 전에 이미 유물론적 자연주의 시각으로 사회를 보았다. (238쪽) 

왕충은 실증주의 시각에서 노자와 장자의 지혜를 수용했지만, 기본적으로 유가 본래의 합리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저서 『논형論衡』의 〈문공편問孔篇〉과 〈자맹편刺孟篇〉에서 공자에게 의문을 품고 맹자를 비판했다. 하늘과 사람의 일을 연결하는 유교 정치 사회가 이를 용납할 리 없었다. 왕충을 이단으로 배격했다. 왕충의 실증주의는 후한 말기부터 다시 관심을 모으며 위진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주체적 각성 시대를 여는 단서가 된다. (239쪽)

 

왕충에 대하여는 그저 『논형論衡』을 지었으며 유학에 비판적인 학자라는 설명을 들었기에, .이 책에서 왕충의 생각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다.

 

당나라의 태종은 유교적 세계관을 신봉하여 백성을 어루만져야 하고 신하는 천자가 성군이 되도록 보필해야 한다고 보았다. (348쪽)

 

이런 사상사 외에도 기록해두고 싶은 것이 많다.

 

수양제의 질투, 두명의 시인을 죽이다.

 

수양제는 문학 재능이 있어 시도 잘 지었지만 탁월한 시를 보면 엄청나게 질투했다.

설도형의 시 <텅 빈 대들보에 제비집 흙만 떨어지네>

왕주의 시 <뜨락의 풀은 사람이 없으니 힘껏 푸르렀네> 가 인기를 끌자,

요역과 전쟁에 동원되어 쓸쓸해진 정경을 암시한다는 누명을 씌워 두 시인을 죽였다. (339쪽)

 

당대 동북아 역사의 산증인, 소황후

이런 인물도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다른 역사서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이기에 적어둔다.

 

태종 이세민은 연호를 정관으로 정했는데 정치가 워낙 탁월하여 역사에 ‘정관지치’라 기록된다. 즉위한 지 3년 뒤였다. 돌궐에 내분이 생기자 이정을 보내 항복을 받아 내고, 특별히 돌궐 왕의 비妃 소황후(567~647)를 데려왔다.  

무엇 때문일까? 그녀는 남조 양梁 명제의 딸로 수 양제의 황비였다. 덕행이 있어 독고태후에게 총애를 받았다. 그런데 우문화급이 수 양제를 죽이고 소황후를 비로 삼은 뒤부터 여러 나라의 왕과 돌아가며 혼인하는 희귀한 삶을 산다.

우문화급 다음에는 두건덕의 아내가 된다. 그때 북방의 돌궐 왕에게 시집간 수 양제의 여동생 의성공주又成公主가 올케인 소황후를 수소문하고 있었다. 두건덕은 대항할 여력이 없자 소황후를 돌궐로 보낸다.

돌궐 왕이 소황후를 보더니 첫눈에 반해 또 왕비로 삼았다.

머지않아 그 왕이 죽자 돌궐 풍속에 따라 또다시 새 왕의 비가 되었다.

남북조부터 수나라를 거쳐 당나라까지 6명의 군주가 소황후를 스치니, 소황후는 당대 동북아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346-347쪽)

 

이런 말, 특별히 새겨두고 싶다.

 

나라는 어느 때 나뉘는가?

사회적 이상 원칙과 현실 원리의 차이가 극에 달할 때 나뉜다.

어느 때 나라가 다시 합치는가?

조각난 사회가 자유를 넘어 방종으로 흐르면 불안심리가 팽배해진다. 이럴 때 다시 어떤 시스템 안에 안주하고 싶은 열망이 인다. (381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중국에 관한 역사책이며 또한 중국의 사상사를 기록한 책이다.

단순히 역사를 기록해 놓은 역사책이 아니라, 중국 왕조의 흥망성쇠를 잘 분석해 놓은 ‘중국 왕조 변천사’라 할 수 있다.

 

왜 하나라는 망하고 상나라가 세워지게 되었는가?

그 뒤를 이은 상나라는 어떻게 망했는가?

 

그런 원인들을 냉철하게 분석하는데, 저자가 그 요인으로 본 것이 바로 사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왕조의 변천과 그 변천을 하게 만드는 중국의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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