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가봤지만 야구는 모르는 당신에게 - 야구를 10배 더 재미있게 보는 법
박정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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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은 가봤지만 야구는 모르는 당신에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야구책이다. 야구 관련 룰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 책은 야구장을 가보긴 했는데 야구를 모르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9쪽)

 

전문 용어와 복잡한 규칙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특히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영어 알파벳과 더불어 숫자의 의미를 알게 된다.

 

B, S, O 의 의미는?

그 정도야 알고 있었다.

볼, 스트라이크, 그리고 아웃, 그렇게 야구는 진행이 된다.

 

그런데 이런 알파벳은?

ERA, WHIP는?

 

이런 영어 약자는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제 이 책에서 제대로 알게 된다.

ERA는 Earned Run Average, 즉 방어율이다.

자책점을 이닝 수로 나누어서 9를 곱한 수다.

 

방어율이 3,00 이하면 최상급의 선발투수고, 3,50 이하면 정상급 선발투수다.

이 개념을 실제 적용하기 위해 선수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다.

 

기아의 양현종 선수 (투수)

2026 시즌: ERA 3.72 (4월 말 기준)

2025 시즌: 7승 9패 ERA 5.06

2024 시즌: 11승, ERA 4.10

 

그렇게 이 개념을 알고 보니, 양현종 선수의 ERA로 본 구위가 확연하게 눈에 보인다.

2024년과 2025년의 차이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다.

 

방어율은 자책점만 포함된다. 수비 실책으로 나온 점수는 투수방어율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WHIP는?

Walks plus Hits per Inning Pitched.

이닝당 허용한 안타와 볼넷을 합쳐서 몇 명을 내보내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179쪽)

 

1,00 이면 1이닝당 평균 한 명의 주자를 내보낸다는 말이다.

1,20이면 정상급, 1.00 이하면 리그를 평정하는 최정상급 투수다.

 

또 검색해보았다.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이번에는 기아의 이의리 선수다,

 

2025년도 기록이다

10경기 39.2이닝 1승 4패 31볼넷 42삼진 ERA 7.94 WHIP 1.82

 

ERA 7.94 WHIP 1.82

우와, 이의리의 2025년도 실적이 나쁘다는 것을 숫자로 알게 된다.

 

이런 것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용어의 개념 확실하게 알지 못한 것들, 이제 확실하게 알게 된다.

 

세이브 :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가 나와서 경기를 끝낸 것이다. (180쪽)

 

그럼,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라온 투수가 역전에 성공하면?

그 투수는 그냥 승리투수가 된다.

이에 대한 규정은 어떻게 되는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았다.

 

[승리 투수 기록: 등판 후 팀이 역전에 성공하고, 그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 기록원이 판단하여 그 투수에게 승리 요건을 부여한다.

패전 투수 면제: 원래 지고 있던 상황에서 올라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팀이 역전에 성공한다면, 앞선 투수의 패전 책임은 사라진다.

세이브 불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역전 후 경기를 마무리하더라도 세이브(Save)는 기록되지 않는다.

예시: 7회초 2:3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B 투수가 등판하여 무실점으로 막고, 7회말 팀이 4:3으로 역전하여 그대로 경기에서 승리하면 B 투수가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개념 한 가지를 알게 되니, 그와 유사한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야구 경기를 이제 재밌게 볼 수 있게 된다.

 

<주자가 살고 죽는 법 - 베이스를 둘러싼 긴장의 규칙>

 

주자는 베이스를 밟아야 산다는 것, 그정도는 알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포스 아웃과 태그 아웃에 가면, 헛갈리기 시작한다.

어떤 경우는 볼을 잡은 수비수가 그냥 볼만 잡으면 선수는 아웃이 되고

또 어떤 경우는 볼을 잡은 수비수가 볼만 잡는 것으로는 아웃이 되지 않고 반드시 주자의 몸에 볼을 대어야만 아웃이 되는지, 그게 궁금했다.

 

포스 아웃- 주자를 직접 태그하지 않아도 아웃이 되는 경우다.

예를 들면 1루에 주자가 있는데 타자가 공을 쳤다고 하자.

그럼 1루 주자는 반드시 2루로 뛰어야 한다. 이럴 때 수비수가 2루로 공을 던지면 1루 주자는 아웃이 된다. 주자를 굳이 태그하지 않아도 된다. 즉 포스아웃이다.

 

반면에 태그 아웃은 주자의 몸에 수비수가 태그를 해야 한다. 즉 공을 쥔 글로브로 직접 주자의 몸에 터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루틴이라는 말, 이 말 기본적인 의미는 알고 있었다. routine

매일 반복하는 일상적인 일, 일과, 정해진 절차를 의미하는데, 여기 야구에서는 조금더 특별한 의미로 쓰인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배트를 몇 번 휘두르는 선수, 수비 위치로 걸어가면서 반드시 같은 발로 파울라인을 넘는 선수, 경기 전 같은 음악을 같은 순서로 듣는 선수. 야구 선수들의 루틴과 징크스는 끝이 없다. 처음엔 그냥 습관처럼 보이지만, 알고 나면 그게 얼마나 치열한 심리전의 산물인지 느껴진다. (193쪽)

 

왜 그런 루틴을 따라야 하는가?

그 이유는 야구 경기를 단 몇 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무려 144번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몸과 마음의 리듬이 중요하다. 그래서 루틴은 그 리듬을 만드는 방법인 것이다.

 

해서 우리는 어떤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그 선수가 루틴에 따라 행하는 어떤 의식 같은 행동을 보게 된다. 나름 신성하기까지 한 그들만의 의식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알게 되니, 그들이 경기에 임하는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그들은 프로 선수가 아닌가, 프로니까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니 그런 의식 같은 루틴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야구 경기, 그 경기에 들어있는 오묘하고 재미있는 규칙을 알게 되니,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의 진정한 모습이 보이고, 그들이 알게 모르게 흘리는 눈물과 땀이 이해되는 것이다. 해서 오늘도 야구 경기를 보면서, 진지하게 임하는 그들의 인생, 그 순간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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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맨 : 미야자키 하야오
스티브 앨퍼트 지음, 최영호.김동환 옮김 / 북스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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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맨 미야자키 하야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 일본 감독의 작품은 거의 보았다.

여기 책에 집중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원령공주>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열심히 본 적이 있다, 해서 이 책은 그런 영화에 대한 언급 그 자체로 벌써 나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브 앨퍼트는 미국인이다.

그는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의 지브리에서 국제영업책임자로 근무했다.

 

나는 1996년부터 약 15년 동안 스튜디오 지브리의 고위 임원이자 이사회의 일원으로 지냈다. (25쪽)

 

그가 전해주는 미야자키 감독의 이야기, 그리고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우선 <원령공주> 이야기부터

 

이 영화 본 적이 있는데, 보면서 등장인물들의 정체와 인물 간의 연결 관계 등 궁금한 것이 많았었다. 그러한 것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다 풀렸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1997년 7월 일본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를 배경으로 숲의 신과 숲의 자원을 소비하는 인간 사이의 싸움에 휘말린 아시타카 왕자의 이야기다. (67쪽)

비평적이면서도 블록버스터이다.

1997년도 일본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다.

그후 같은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그 기록을 깰 때까지 일본산 영화의 흥행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음성 녹음에 관한 일화들 (75쪽 이하)


여배우 다나카 유코가 <원령공주>에서 에보시 여사 역을 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유코에게 <국가를 무너뜨리기에 완벽하다>라는 대사를 여러번 하도록 했다.

그 이유는?

그 이유가 재미있다.

바로 감독이 배우의 재능을 존중한다는 뜻이며, 배우가 아주 잘할 뿐만 아니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7쪽)

 

미국판 음성녹음을 할 때에는 질리언 앤더슨이 거대한 늑대 신 모로 역을 맡았는데, 그녀에 관한 일화도 재미있다. (315쪽)

 

여주인공 산이 타타라바 요새로 돌진하여 지붕 위로 뛰어오른 후 요새를 가로질러 질주히는 장면에 관한 설명도 새겨볼 필요가 있다. (79쪽)

 

<원령공주>를 국에서 상영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통해 <원령공주>에 관해서 더 자세한 사항을 접할 수 있었다. (308쪽 이하)

 

아시타카는 왕자다. 해서 그는 말을 잘 하고 격식을 차린다.

에보시 부인이 이끄는 사람들은 하층민이고, 버림받은 자들이다,

지고보는 자신이 천황을 위해 일한다고 말한다.

소총처럼 보이는 것은 소총이 아니다.

이에 대하여는 미야자키 감독이 몇 번이나 강조한 바가 있다. (331쪽)

 

이런 정보들은 영화를 볼 때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것들이라, <원령공주>를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습

 

먼저 감독의 개인적 취향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있어, 마음에 든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에스토니아는 오래된 성과 요새로 가득한 나라다.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원령공주>의 타타라바 요새를 디자인하기 위해 성곽과 요새 연구에 몰두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중세 무기와 전쟁에 관심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116쪽)

 

‘지브리’는 어떤 의미일까?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조종사들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을 지칭할 때 사용한 용어라 한다. (53쪽)

 

해서 지브리의 설립 목적이 일본 영화 애니메이션 계에 뜨거운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 한다. (54쪽)

 

생명의 순환 - <원령공주>의 의미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게 읽은 부분은 영화주제에 관한 설명을 Z 라는 인물을 통해 들은 것이다. Z가 누구인가 하면, 믹싱 작업을 할 때에 미라맥스에서 제작을 담당한 젊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구체적인 이름 대신에 Z 라고만 한다,

 

그가 영화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무척 신선했다.

 

이 영화의 이데올로기는 거대한 순환과도 같아요.

사슴 신의 땅에서 채취한 철이 땅에서 이탈하면 악이 되고, 멧돼지 신 나고에게 쏘면 그를 죽이는 저주로 변한다. 이 저주는 (하략) (329쪽)

 

<원령공주>는 알고 보면, 그 의미가 얼마나 깊은지, 그걸 깨닫게 한다. 

 

다시, 이 책은?

 

외국인이 일본 기업에서 일할 때의 애환도 저자는 기록해 놓고 있다.

일본에서 살면서 저자는 일본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로 마음을 옮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외국인도

가능한 모든 도움이 필요하다. (372쪽)

 

위대한 하이쿠 시인 마쓰오 마쇼의 시를 빌려 표현한 것이라 한다.

 

이 책을 읽고, 미야자키 하야오, 위대한 애니메이션 제작자, 그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 느낌이다.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해도 한층 깊어진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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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 - 제인의 사람과 사랑, 문학에 대한 가장 내밀한 생각을 나눈 편지들
제인 오스틴 지음, 유혜인 옮김 / 이일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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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 영국의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의 서간집이다.

그녀가 써서 보낸 편지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편지를 써서 보낸 대상은, 주로 그녀의 언니 커샌드라다.

그리고 그녀 이외에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

 

소설가는 역시 소설가 - 제인이 이런 말을?

 

제인 오스틴이 쓴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소설 속에서도 편지글이 있겠지만, 제인이 실제생활에서 쓰고 보낸 편지는 어떨까? 소설과는 다를까? 

이런 편지글에서도 그녀의 소설가적 기질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방금 받은 장문의 편지에 언니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아일랜드 친구와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들려주기가 두려울 지경인걸. 함께 춤을 추고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을 최대한 방탕하고 충격적으로 상상해 보도록 해. (20쪽)

 

글을 쓰는 제인 오스틴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글을 썼을 것이다. 또한 이 글을 읽는 언니 커샌드라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동생 제인은 항상 이런 식이라니까. 얘는 나에게 편지 쓸 때도 소설처럼 쓴다니까. 속으로 그런 말을 하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동생의 편지를 읽는 언니 커샌드라를 독자들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읽어보자. 이런 글은 아무리 사사로운 편지글이라 해도 공개하기 잘한 것 같다. 그녀의 소설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런 글도 역시 좋아할 것이니까.

 

오랫동안 하녀를 쓰지 않아 보니 너무 불편해서, 무조건 마음에 들어하기로 결심했다는 얘기야. 그쪽에서 우리 눈 밖에 나고 싶다 해도 웬만한 노력으로는 불가능할 거야. (39쪽)

 

메리가 자기 자식의 외모에 점점 이성을 찾아가고 있어, 엄청난 미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대. (51쪽)

 

체셔에서 온 장교라는 굉장히 잘생긴 신사가 나를 무척이나 소개받고 싶어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수고롭게 실행에 옮길 만큼 진심은 아니었나 봐. 사이가 발전할 여지 자체가 없었어. (53쪽)

 

글 자체가 재미있지 않은가. 해서 이런 편지글은 어딘가 소설 속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 중 편지글만 따로 추려내 엮은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다.

 

언니 커샌드라가 무슨 말을 했길래?

 

언니 정말로 그 집 가구 중 하나 취급을 받은 거네! 하지만 에저턴 브리지스 씨나 로이드 부인이 언니를 설치한 적은 없잖아. (84쪽)

 

제인의 편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척 궁금해진다.

과연 언니가 무슨 말을 했길래 제인이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

가구 취급을 받았다는 것은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니, 어떤 취급을 받았기에 제인이 그랬을까. 해서 이런 경우는 제인이 쓴 글도 중요하지만, 받은 내용도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역자의 해설에 해당 글을 소개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렇다.

 

언니를 당연한 존재로 여기는 이들을 향해 “언니 정말로 그 집 가구 중 하나 취급을 받은 거네! 하지만 그들이 언니를 설치한 적은 없잖아‘라고 표현한 대목에서는 그녀 특유의 언어유희가 빛을 발한다. (7쪽)

 

나와는 그 말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어쨌든 다음에는 제인이 보낸 편지, 받은 편지를 같이 읽어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

 

이 책에 이어지는 편지글 중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가 있다.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들은 앞 뒤 파악하기가 훨씬 쉽다.

편지를 쓰는 목적이 분명하니까. 앞뒤 상황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애나, 애나는 큰오빠 제임스의 딸이다.

애나는 소설가 지망생이다.

 

제인은 조카인 애나에게 애나가 쓴 글을 읽고 소감을 써서 보낸다.

고모로서의 정과 성의가 담뿍 담긴 소감이다.

 

생동감이 쭉 유지되더구나. 캐릭터도 아주 잘 만들었고. (229쪽)

 

또 다음 편지에서는 애나에게 다정한 어조로 몇 군데 수정할 것을 말하고 있다.

 

수정한 부분은 있지만 지난번에 비하면 사소해. 말을 줄여야 의미 전달이 잘될 것 같은 표현이 종종 있다는 게 우리의 공통된 의견이야. (233쪽)

 

그러면서 격려의 말을 잊지 않는다.

 

세인트 줄리언이 세실리아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좋아. 분별력 있는 여성이 딸들의 데뷔가 주제라면 광기를 보인다고 말하는 대사는 그야말로 보물이다. 표현력이 약해졌다는 느낌은 없었어, 부디 계속 쓰기를. (236쪽)

 

패니. 패니는 에드워드 오빠의 딸이다.

패니에게는 애정없는 결혼은 안된다고 충고하는 편지를 보낸다.

 

제인 오스틴이 기뻐하니, 독자들도 기쁘다.

 

패니에게 보낸 편지 중 이런 글이 보인다.

 

너도 기뻐할 소식이 있어. 『맨스필드 파크』 초판이 다 팔렸대. (255쪽)

 

그런 소식에 이어 재판을 찍기 위해 런던으로 오라는 소식도 전한다.

조카에게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제인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그런 제인 오스틴의 성가는 이미 알고 있지만, 이렇게 조카에게 편지를 보내 기쁨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이 책의 독자, 제인의 독자로서 기쁘기 이를 데 없다.

 

다시, 이 책은?

 

확실히 디데스 씨는 작가의 자질이 있어. 자신의 주제를 충분히 다루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명쾌하고 정확히 표현하잖아. 편지 쓰는 능력이 언니와 비견된다거나 그의 편지가 언니 편지만큼 고마웠다는 말은 아니지만 글을 아주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세상에 진실을 전하는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겠어. (133쪽)

 

이 말, 혹시 본인에 대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라면, 나는 이 말의 주어를 살짝 바꾸어 다음과 같이 고치고 싶다.

 

확실히 제인 오스틴은 작가의 자질이 있어. 자신의 주제를 충분히 다루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명쾌하고 정확히 표현하잖아. 제인 오스틴이 글을 아주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세상에 진실을 전하는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소설로만 대했던 제인 오스틴을 이 책에서는 실제 생활에서 만나게 된다. 기쁨도 염려도 하는 제인을 만나고, 또 수다도 떠는 그런 아가씨. 작가를 만나니 신기하다. 

또한 그녀의 글은 소설속이나 실제 생활에서나 똑같다는 것, 확인하게 된다. 

편지글도 소설처럼 재미있다. 모든 소설가가 그러지는 않을 건데. 제인 오스틴이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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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9가지 비밀 - The story of K-musical
임찬묵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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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아홉 가지 비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뮤지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에 대한 정보는 무척 자세하게 언급되고 있어 한국 뮤지컬의 역사와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뮤지컬을 포함한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어,

이 책으로 공연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이 말하는 바, 9가지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스포일러가 아닐 것이니 밝혀둔다. 다음과 같은 9가지 항목이다.

 

1. 〈오페라의 유령〉은 왜 오페라가 아닌가?

2. 브로드웨이는 왜 공연의 중심지가 되었나?

3. 영국 뮤지컬은 어떻게 미국을 점령했나?

4. 한국 최초의 뮤지컬은 무엇인가?

5. 왜 〈캣츠〉가 아닌 〈오페라의 유령〉이었나?

6. 악극은 왜 뮤지컬이 아닌가?

7. 뮤지컬 티켓 가격은 왜 비싼가?

8. 한국 뮤지컬의 파워맨은 누구인가?

9. 한국 관객들은 정말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좋아하는가?

 

뮤지컬, 혹은 공연예술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런 사항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다.

해서 이 책은 공연예술, 그 중에서도 뮤지컬 팬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읽을 내용이 많다.

그만큼 유익한 책이다.

 

먼저, 이런 비밀 풀어보지. 〈오페라의 유령〉은 왜 오페라가 아닌가?

 

〈오페라의 유령〉

주옥같은 명곡이 많이 울려 퍼지는 뮤지컬이다.

그 중 best number로 꼽히는 이런 곡들, 모두 기억할 것이다.

Think of Me - 크리스틴, 라울

The Phantom of the Opera - 크리스틴, 팬텀

The Music of the Night - 팬텀

 

그런데 그 <오페라의 유령>을 오페라로 착각하는 이유, 몇 가지가 있다. (18쪽)

<오페라의 유령>은 분명 뮤지컬인데 오페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한다.

유령, 그리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 모두 오페라 가수로 설정되어 있다.

반주를 해주는 오케스트라 구성이나 창법도 오페라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왜 오페라가 아닐까?


오페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러면 그 이유를 확실하게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오페라의 유령〉는 장르가 다르다. 분명하게 다르다.

뮤지컬은 대중예술이고, 오페라는 순수예술이다.

오페라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대상으로 한다. 즉 고전음악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오페라는 음악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관객 대부분은 이미 어떤 음악이 연주되는지 알고 온다. 새로운 곡을 들으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걸작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전체적인 연주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설명을 듣고 보니, 오페라를 보러 갔을 때, 정말 그랬다..

거기 나오는 주옥같은 아리아는 모두 알고 있던 것이었으며, 이번에는 어떤 해석을?

그런 식으로 보러 갔던 것 맞다. 해서 이런 설명으로 오페라와 뮤지컬 구분을 확실하게 하게 된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은 무엇인가?

 

요즈음 뮤지컬은 거의 홍수처럼 많이 상연이 된다.

하나하나 일컬을 수 없을 정도인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라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뮤지컬 시장은 <오페라의 유령> 초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34쪽)

 

그 전에 공연된 <Cats>는 저작권이 문제가 되어 공연이 중지된 것은 물론 수익금이 몰수되었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이 해당 제작사를 위로하기 위해 자금을 모아주는 해프닝도 벌어지기도 했다. 

 

동시에 해당 뮤지컬의 저작권사인 RUG는 한국의 뮤지컬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공연했던 <Cats>의 누적 관람객이 30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런 결과에 주목한 RUG는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드디어 <오페라의 유령>으로 진출한다. (161쪽)

 

그런데 공연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었다.

출연배우는 물론 공연장도 문제였다. 다양한 무대 장치가 필요했던 만큼 마땅한 공연장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현 GS아트 센터로 결정이 되었는데 제대로 공연하기 위해서는 한쪽 벽면을 헐고 구조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164쪽)

 

오디션도 엄격하게 치러졌는데 심지어 남경주, 조승우도 모두 불합격될 정도였다. (164쪽)

 

이런 기록을 보니, 우리나라 뮤지컬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Cats> 인줄 알았는데, 정식 뮤지컬은 많은 곡절을 겪은 후에 들어온 <오페라의 유령>!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초연은 한국 시장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150억 원이라는 제작비, 7개월 244회라는 장기 공연 등 전례 없던 규모였다. 유료 관객 24만 명, 매출 192억 원, 추정 수익 2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흥행까지 모든 것이 충격이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규모의 대성공이었다. (162쪽)

 

이 작품 이후 뮤지컬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고, 제작자가 늘어나 뮤지컬 시장이 형성되었다.

 

해서 지금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이 수많은 뮤지컬이 팬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위치

 

그런 <오페라의 유령>에 관한 기록, 더 해둔다.

 

<캣츠>의 흥행 기록을 깬 작품은 역시 영국에서 건너온 <오페라의 유령>이다.

1988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오페라의 유령>은 2012년 2월 11일 브로드웨이 역사상 1만회 공연을 돌파했다.

그리고 2023년 4월 16일 폐막까지 13,981회를 무대에 올려 브로드웨이 최장 기록을 가지게 된다. (88쪽)

 

<라이온 킹>은 1997년에 첫 공연을 시작하자마자 브로드웨이의 최강자에 등극한다.

2014년에는 <오페라의 유령>이 가진 기록을 깨고 브로드웨이 역대 최대 매출을 가진 작품으로 기록되었다. (99쪽)

 

<오페라의 유령> 작곡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뮤지컬 학자 마크 스테인은 뮤지컬의 역사를 BC and AD로 표현한다. (92,146 쪽)

BC는 Before Cats 즉, <캣츠> 이전을 말하고

AD는 Andrew Dominant 즉 앤드루 로이드 웨버 이후를 말한다.

즉, <Cats>와 그 작곡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를 중심으로 그 이전의 역사와 그 이후의 역사가 나뉜다는 의미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꼭 봐야 할 장면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

촛불의 바다를 노 저어가는 장면

2막 시작한 바로 그 다음 장면, 화려한 가면 무도회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단순하게 뮤지컬에 대한 지식뿐만이 아니다.

순수예술에 관한 지식도 겸하여 얻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이다.

 

순수예술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배경과 더불어

기득권 계급의 문화와 자본 역할을 하는 사회학적 배경을 깔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원래부터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클래식 음악은 당연히 고급 예술의 범위에 들어간다. 오페라는 교양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제대로 소비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인 셈이다. (32쪽)

 

부르디외는 문화적 취향으로 계급을 나누는 엘리트 집단의 속성을 분석한 바 있다. (31쪽)

혈연으로 세습되는 귀족 계급은 없어진지 오래다.

그렇지만 아직도 상류층으로 신분을 유지하려는 집단이 존재한다. 그들은 하류 계급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급스러운 취향을 몸에 익숙하게 갖추려고 한다.

부르디외는 이것을 엘리트들이 문화자본을 쌓아 다른 계급과 구별 짓는다고 표현한다, (32쪽)

 

뮤지컬은 아직까지는 일부에 한정된 문화 예술이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는 설령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뮤지컬은 물론 전반적인 공연 예술, 더 나아가 순수 예술에 대해서까지 이해를 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전문적인 용어 대신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한 설명과 자세한 항목까지 언급해주어, 초보자도 이해가 가능하며 고급 팬들도 지금까지 몰랐던 공연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모두다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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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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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명화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이 책은 14-16세기 유럽의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역사적 사건과 현상, 예컨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미술 시장과 역사를 어떻게 추동하며 변화시켜놓았는가를 파헤친다.(9쪽)

 

따라서 독자들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기에 미술 시장은 어떻게 움직였나를 알 수 있다. 또한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상도 동시에 알 수 있다.

 

그림, 위기에서 기회로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은 당시 유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 변화는 그림 시장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17세기 대표적인 프로테스탄트 국가 네덜란드에서는 미술 시장에 획을 그을만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네덜란드 미술계는 어떻게 종교개혁과 맞물려 자행된 미술 파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을까? (29쪽) - 새로운 시장 개척과 상품 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교회 등 후원자의 주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둘째, 네덜란드 화가들은 성경과 신화 이야기 같은 낡은 소재에서 벗어나 화가 스스로 새로운 소재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물화와 풍경화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형성되고 확립된 장르다. 과거에는 정물과 풍경을 회화 소재로 보지 않았다. 실제로 르네상스 거장 보티첼리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가 그린 정물화와 풍경화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37쪽)

 

그래서 화가에게 독창성, 즉 개성이라는 독자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당시 화가들에게 요구되었던 개성은 어떤 것이었을까?

당연히 소재의 독자성이지, 기법의 독자성을 아니었다.

왜냐면 당대 사람들이 화가에게 기대하는 기법은 여전히 진짜처럼 보이는 그림, 즉 사실묘사였기 때문이다,

 

화가가 사실 묘사를 버리고 화가의 독자적인 기법을 표방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이다. (57쪽)

 

19세기에서 사실 묘사 포기와 화가의 독자적인 기법 표방과 같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게 된 것은 사진이라는 당대로서는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첨단기술 문명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상주의 회화 이후애 볼 수 있는 사실 묘사 거부, 그리고 오늘날 흔히 이야기하는 ‘일부러 못 그린 그림’은 더는 진검승부로 사진과 겨룰 수 없게 된 회화가 오직 회화만이 해낼 수 있는 독특한 기법을 꾸준히 탐구하고 시도한 결과 탄생시킨 획기적인 기법이다. (58쪽)

 

<나폴레옹의 대관식> 자크 루이 다비드

 

‘히틀러를 거쳐 현대 광고 기법으로 이어진 이미지 전략’이란 말에 호기심이 일었다. 누가? 바로 나폴레옹이 그랬다니, 신기한 노릇이었다.

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튀일리 궁 서재의 나폴레옹>

 

모두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것이다. 그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전략은?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나폴레옹의 영웅적 이미지를 극대화해서 보여준다. 백마를 타고 험준한 알프스를 넘어가는 모습에서 영웅적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의 가장 큰 허구는 나폴레옹이 탄 백마다. 그림 속 백마는 나폴레옹의 애마를 모델로 그렸으나 알프스를 넘을 때 그가 실제로 탄 말은 당나귀와 말의 교배종으로 추위에 강한 노새였다. 참고로, 말은 추위와 험한 길에 약해 훗날 러시아 원정에서 나폴레옹 대군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292쪽)

 

또한 <튀일리 궁 서재의 나폴레옹>에서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그렇게 나폴레옹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이미지 홍보 도구로서 그림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의 대관식> 에 대한 후일담이다.

 

이 그림에 대한 나폴레옹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 그림을 반시간 넘게 말없이 들여다본 후 화가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마치 그림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다.”

그렇게 나폴레옹은 화가의 뛰어난 솜씨를 칭찬했다. (200쪽)

 

황제가 화가에게 약속한 그림의 보수는 약 10만 프랑이었다. 현재 가치로 대략 10억원 정도.

그런데 나중에 그림을 받은 정부 당국이 4만 프랑으로 값을 깎겠다고 해,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였다는 후일담이 있다. (197쪽)

 

인상파 회화 그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게 된 이유는?

 

이게 궁금했었다.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은 당시 누구도 심지어 그림으로도 취급해주지 않았다. 그림으로 취급조차 받지 못하니 그림이 팔릴 리 없었고 따라서 인상주의 화가들은 궁핍을 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취급받던 인상주의가 어떻게 귀하게 취급을 받기 시작했을까?

 

저자는 여기 아주 흥미로운 이론을 펼친다.

 

한때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인상주의 그림은 어떻게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고가상품으로 변신했을까? 여기에 미술상 폴 뒤랑뤼엘의 피나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228쪽)

 

그것은 무엇일까? ‘카브리올 레그’와 ‘금테 액자’다. (228쪽 이하)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14-16세기 유럽의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역사적 사건과 현상, 예컨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미술 시장과 역사를 어떻게 추동하며 변화시켜놓았는가를 파헤치고 있는데(9쪽), 그런 변화의 결과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미술 시장의 형태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구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림 ‘기성품 전시 판매’ :

교회와 왕실이라는 대형 발주처를 잃은 네덜란드 회화시장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해야 했다. 즉 이전에는 어딘가에서 주문이 들어온 이후에 제작에 들어갔다면, 이제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어 ‘기성품 전시 판매’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했다. 한데, 이 궁여지책의 전략이 멋지게 먹혀들어 과거의 규모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화가가 주문받지도 않은 작품을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부터다. (35-36쪽)

 

오늘날 가장 일반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은 ‘기성 제품 전시 판매’라는 미술 비즈니스 모델은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에서 탄생했다.

 

네덜란드가 나왔으니 좀 더 네덜란드 이야기해보자.

 

정물화와 풍경화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형성되고 확립된 장르다. 과거에는 정물과 풍경을 회화 소재로 보지 않았다. 실제로 르네상스 거장 보티첼리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가 그린 정물화와 풍경화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37쪽)

 

그리고 그런 흐름은 렘브란트로, 그리고 고흐로 이어진다. 걸출한 네덜란드 화가가 여럿 있게 된 것은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제목처럼 명화가 세계사를 바꾸었다는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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