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ㅣ 시대철학 1
자코모 카사노바 지음 / 비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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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써있다.

 

[과거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는 시대,

당신의 낡은 철학을 교체하라.]

 

‘철학을 교체하라’니 그렇다면 이 책은 철학책인가?

그런데 표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희대의 바람둥이로 소문난 카사노바다. 그렇다면 카사노바의 철학을 말하고 있는 책인가?

 

맞다, 철학책이다.

 

어떻게 그를 따라가며 철학을 설파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장부터 그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체성에 관련된 철학이다.

 

그의 직업, 생업은 무엇이었던가?

실상 카사노바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저 귀족으로서 부유한 집안 덕분에 바람을 피운 인물, 그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다양한데 그게 바로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나무위키에 보면 그의 직업은 다음과 같다.

 

[성직자, 군인, 모험가, 도박사, 시인, 소설가, 사서.]

물론 그 앞에 단서가 붙는다. ‘자칭’


그러니까 실제 성직자, 군인 등의 직업을 가졌던 것은 아니고, 그런 인물로 행세했다는 말이다.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그가 한우물을 파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한 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 당시 유럽은 신분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동하던 시기였다. (17쪽)

 

그러니 카사노바의 행적을 시대와 결부시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출신이 보장해주던 자리는 점점 줄었고, 새로 생기는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하려면 자신을 그때그때 맞는 모습으로 바꿔야 했다. (17쪽)

 

이야기를 간단히 하기 위해 이 부분의 결론을 찾아본다.

 

인간의 삶 역시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카사노바는 자신이 태어난 베네치아의 카니발처럼 상황에 따라 주저없이 다른 가면을 썼다. (18쪽)

 

그래서 삶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일한 ‘나다움’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내가 어떤 나를 어디서 꺼내 쓰는가’에 대한 감각이다. (20쪽)

 

피옴비 감옥 탈출 (97쪽 이하)

 

이런 철학에 관한 논의는 이어진다.

 

그는 베네치아의 감옥에 갇혔던 적이 있다.

두칼레 궁전의 꼭대기, 납으로 덮힌 지붕 바로 아래에 있던 감옥, 즉 피옴비 감옥에 갇혔었다.

감옥에 갇혀서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는 탈옥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감기간 중 1년여를 오직 탈옥을 기획하고 준바하는데 썼다.

그 시간 동안 그가 진짜로 만들어낸 것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 (99쪽)

 

그리고 그는 탈옥했다. 정문을 유유히 걸어나온 것이다.

그 다음 그는 파리로 향한다, 거기에서 감옥 탈출 신화를 만들어간다.

 

저자는 카사노바의 이런 행적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그 시기는 지금 당신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머물고 있는가. (10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갈래의 시선으로 그를 따라간다. (8쪽)

첫째, 그의 기술을 분석한다.

둘째, 그 기술이 남긴 상처를 분석한다.

 

그래서 카사노바의 여러 모습을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적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그런 행적을 통해, 표지에 말한 것처럼 철학을 교체하라는 명제를 잘 살펴보고 있다. 그가 가진 철학은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여전히 질문을 남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질문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당신의 자유는 진실한가, 아니면 타인을 무대로 삼은 연극인가’ (112쪽)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카사노바는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대답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철학을 교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게 이 책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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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마크 해던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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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단편 소설집.

이 책에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두 8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그리스 신화의 완벽한 해설

 

그리스 신화에 미노타우루스 신화가 있다.

미궁, 또는 미로의 근원이 되는 신화다.

 

그 신화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과연 이 신화에는 어떤 기본 이야기(설화)가 있을까?

무언가 있었을 것이다. 그 신화의 저변에는 어떤 사건이 구전으로 떠돌다가 이윽고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신화가 되는 과정이 있었을 것인데, 미노타우루스는 어떤 이야기가 밑바탕이 되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었다. 궁금했었다.

다른 신화의 스토리, 예컨대 영웅이나 신들의 이야기는 힘이 센 인간들이 소문이 나고 그들의 영웅담이 전해지다보니, 그들을 신격화하게 되고, 이윽고 영웅 또는 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는 신화 형성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미노타우루스 신화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먼저 그리스 신화 미노타우루스 등장인물을 알아보자.

 

미노스 : 아버지

파시파에 : 어머니

미노타우루스 : 아들

황소 : (파시파에와 교접했다고 전해지는 황소)
다이달로스 : 미로를 만든 장인

이카로스 : 다이달로스의 아들

 

자. 이제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 소설 <어머니의 이야기>와 비교하면서 살펴보자.

 

이 소설의 첫머리에 화자의 남편과 아들 폴이 등장한다.

남편이 전갈을 해서 화자인 아내를 부르는데, 그 용건을 화자는 이미 알고 있다.

바로 아들 폴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 되는데, 아들 폴은 보통 인간이 아니라, 남편의 말에 의하면 백치였다. (14쪽) 또한 이런 말을 덧붙인다.

흉측한 괴물, 인간과 원숭이, 또 뭔지 모를 뭔가가 섞여 있다고 말한다. (14쪽)

 

그러나 아내 눈에는 그저 사내아이일뿐이었다.

 

아내가 오자, 남편은 설비기사와 그의 아들을 불러온다.

그들을 부른 용건은?

아들을 가둘 시설을 만들라는 것, 이것은 신화의 미로에 해당한다.

 

이쯤 되면 소설의 이야기가 신화의 이야기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이 소설에서?

 

신화의 기본이 되는 미노타우루스의 어머니인 파시파에가 황소와 교접을 했다는 이야기는 실로 허황되기 이를데 없는데, 과연 당시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믿었을까?

 

아무리 신화라고 하지만, 황소와 인간 여자가 교접을 해서 황소머리에 사람 몸인 괴물이 탄생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그런데 그것은 사람들이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설에서 설비 기사는 그 이야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빨리 퍼트리지 못해 안달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17쪽)

 

이게 바로 신화의 핵심이다.

이렇게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믿음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퍼트리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옮겨지는 과정에 그 이야기가 사실인가 아닌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소설의 전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알 수 있게 된다.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루스 이야기

 

신화에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로에 가둔다.

테세우스가 크레테에 와서 미노타우루스를 죽인 다음에 일이다.

 

미로에 갇힌 부자는 탈출을 위해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었고, 하늘로 탈출을 시도했는데.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태양 가까이 날아간 이카로스는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이 소설에서 설비기사와 아들 역시 갇히게 되는데, 아들 역시 신화 속의 이카로스와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아들은) 창문에서 겨우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목제 문기둥 위로 떨어져 기둥이 가슴을 뚫었고 목은 부러져 있었다. (........) 그는 버들가지와 밀초. 비둘기 깃털로 만든 날개 한쌍을 달고 있었다. (37쪽)

 

이게 더 현실적이다. 이게 이카로스 추락 사건의 실제 모습일 것이다. 창문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떨어졌을 것이다. 태양 근처는커녕, 창문에서 100미터에도 못미쳤을 것이다.

 

아버지는?

“그 아비는 지금쯤 프랑스 상공을 날고 있겠죠.”(37쪽)

 

설비기사와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준 사람의 말이지만, 이 소설의 화자인 아내는 이렇게 평한다.

 

실상은 그렇게 환상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허접했으리라. (37쪽)

 

그래서 이 소설은 신화 이야기를 실제 사건으로 복기해서 들려준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신화가 형성되는 데 필요한 요건들

 

궁전 지하에 미로 같은 터널을 만드는 겁니다. (18쪽)

 

그렇게 해서 지하 감옥이 만들어졌다. (25쪽)

 

미로가 있다고 소문을 내는 거지요.

그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 사람들이 겁을 먹을 테고, 사람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요. (27쪽)

 

다시. 이 책은?

 

특이하게도 그리스 신화가 소재가 되는 작품이 무려 3개 작품인데. <어머니의 이야기>는 물론 <세계의 고요한 경계>와 <개들>이 그것이다.

<세계의 고요한 경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등장한다.

그러니 역시 신화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이다. <개들> 역시 그리스 신화가 소재다.

 

저자는 그런 작업을 거친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의 본질’을 파헤쳐 보여준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신화뿐만이 아니라. 소설에도 같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고, 그런 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배달이 되는 것이다. 소설도 신화도 같은 이야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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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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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에서 독자들이 맨처음 만나게 되는 저자의 말은 이렇다.

 

<들어가며: 우리의 삶은 오직 단절로 이루어져 있을 뿐>

 

그렇다, 단절이 우리 삶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저자가 <들어가며>에서 한 말 중 몇 개만 짚어보자.

 

단절이 깔끔한 절단이면 좋을 것이다.

단절은 갈기갈기 찢어짐이다.

분리와는 다르다.

단절은 찢어짐이다.

 

그다음 이런 질문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린 정말로 다리를 불살라버릴 정도로 관계를 끊고 다른 무언가로 나아갈 수 있을까? (11쪽)

 

이 책은 단절의 정의를 명확하게 한 다음, 단절의 여러 형태를 통해 우리가 다른 무언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저자의 이 말이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쪽)

 

단절의 여러 모습들

 

저자는 단절의 여러 모습들을 가감없이 들춰낸다.

우리가 그냥 무심코 지나갔던, 해서 단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단절들이 저자에 의해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단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결별, 연인과의 결별. 낙상 등 고통,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단절은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이제껏 인생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단절'이란 개념과 연결시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제 그런 상황들을 되돌아보면서 소위 ‘생각’이란 것을 해보게 된다.

 

그런 생각들,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 중 몇 가지 적어둔다.

 

분산의 기쁨에 대하여

 

여기서 말하는 분산이란 개념이 신기하다.

지금껏 내 정체성을 분산이란 개념과 연관시켜 본 적이 있던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글은 신기할 정도다.

 

하나의 정체성 속에 갇히지 않고 다중적 존재가 되는 데서 오는 기쁨을, 아니 어쩌면 그런 존재가 될 필요마저 느끼는 것은 아닐까? (102쪽)

 

이건 심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나자신이 하나의 자아, 하나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런 글을 읽어보자.

 

자아는 잠정적인 것일 뿐이다. 사고나 감정, 머리에 가해진 타격이 이전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흔히는 즉각적으로 형성된,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103쪽)

 

말을 간추려보자.

내가 가진 자아가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 어느 한순간 어떤 사고 또는 사건을 만나거나 당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나자신이 변할 수 있다.

 

우린 끊임없이 분산되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견뎌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정신적으로 다른 데 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4쪽)

 

베르그송은 무척 고무적인 발언을 계속한다.

 

베르그송은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기의 피로감을 처음 강조했다. (111쪽)

우리가 원래는 내적 다중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점차 그 다중성을 잃어간다고 했다. (114쪽)

이런 다양한 인격들은 저희들끼리 경쟁하는 대신 공존한다. (116쪽)

 

논의는 계속되는데, 앙리 마쇼의 <부러진 팔>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자아를 다양하게 성찰히도록 독자들을 인도한다.


고통 :낙상

낙상 한 가지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단절의 상황을 성찰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다르게 보도록 만드는 사건이다. (126쪽)

고통은 내 존재의 습관을 바꾼다. (127쪽)

내 자리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자신을 다르게 발견하는 일이다. (127쪽)

 

다시 이 책은?

 

이러한 성찰은 계속된다.

 

이별, 결별, 연인과의 결별.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이런 ‘사건’들을 겪지 않는 인생은 없다. 무릇 인간이라면 그런 일은 다반사로 겪어나가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한 경우, 어떤 '생각'을 하면서 견뎌냈는지?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말한다. 그런 단절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고,

단절은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 모태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에 단절은 시작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수많이 맺고 끊어지는 인간관계 또한 단절의 연속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우리들로 하여금 단절을 직시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단절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도록 권면한다.


모처럼 인생의 과정 전부를 연결하며 생각하도록 하는 책을 만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예시로 들어 설명하는 것들은 바로 독자들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간다면, 인생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길 것이다.


해서 앞서 언급한 결론을 다시 한번 인용한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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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우에다 신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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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먼저 베트남 전의 역사부터 시작한다.

베트남 전쟁에 대하여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베트남 전쟁의 역사> 와 <베트남 전쟁 관계 연표>는 베트남 전쟁의 과정을 잘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베트남 전쟁에서의 지상전> 항목에서는

<인도차이나 전쟁>, <베트남 전쟁>, <1968년 터닝 포인트>,<미군의 철수와 종전>에 이르는 과정을 도해와 해설을 곁들어 해 놓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하여 잘 살펴볼 수 있는 항목들이라, 특별히 의미가 있다.

그 다음부터는 그림으로 보는 각종 정보가 제공된다.


대체 이런 정보를 뭐라 평할 수 있을까?
단순하게 사진을 찍어 올린 게 아니라. 그것들을 그림으로 도해하는 작업을 거친 것이니. 작가의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무기 이외의 싸움

 

각종 무기와 군장비들, 그것뿐만이 아니다.

베트남 전에서 미군을 가장 괴롭혔던 것이 북 베트남군이 설치한 부비트랩이다.


부비 트랩(Booby trap)이란 [평범하고 무해해 보이는 물건을 건드리거나 일상적인 행동(문 열기, 전등 켜기 등)을 할 때 작동하도록 숨겨둔 폭발물이나 함정을 뜻한다. 방심한 상대를 기습적으로 살상하거나 부상을 입히기 위해 고안되었다.]

 

그림을 통해서 살펴보자. (44쪽)

발밑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방 팔방에서 살상이 가능한 장치가 날아오도록 되어 있으니 이런 사정을 알고 나아가는 병사는 그 심정이 오죽할까?



 

함정이 발 밑에만 설치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터널 천정이나 건물 지붕 밑 등에도 설치되어 있다.

긴 못을 여러 개 박은 판자로 풀 숲이나 얕은 물 속에 설치한다.



 

땅굴, 직접 들어가 본 적이

 

베트남에 여행을 갔을 때, 전쟁의 흔적을 따라가는 답사 코스가 있었는데, 그 코스 중의 하나가 바로 땅굴 견학이었다.

별로 길지 않은 땅굴에 직접 들어가 단지 이동하는 형태로 진행이 되었는데, 그 좁은 굴속에서 어떻게 이동하며 또한 생활도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들어가는 입구는 거의 사람 한 명이 갖은 용을 써야만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역시 그림으로 살펴보자. (165쪽)



 

터널 내에 각종 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적이 침입했을 경우를 대비한 장치도 만들어 놓았다.

곳곳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군에 관한 것들도

 

이책에는 당시 파병되었던 한국 군의 모습도 보인다.

138쪽에 우리 국군이 보인다. 그저 군장을 차린 군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무기와 군장에 대하여 간단한 해설만 하고 있을뿐, 자세한 설명은 보이지 않는다. (138쪽)

 

한국군에 대하여 저자가 붙인 설명을 다음과 같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미군 이외에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이 군대를 파병했다, 이들 국가 중 한국군의 파병 규모가 가장 컸으며, 보병 2개 사단과 해병 1개 여단이 파병되었다. (138쪽)

 

이밖에도 다양한 정보들이

 

지상군에 관련된 정보는 물론, 이 책에는 공중전과 해상전에 관한 정보도 들어있다.

 

지상 공격기, 특수 항공 폭탄

화학전과 전자전, 건십

전방 항공 통제기, 수색 구조 임무

와일드 위즐 공격기,

 

그리고 베트남 전쟁의 특수 무기와 미 해군의 활동 등이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 <수색 구조 임무>에 관한 소개도 있는데, 이 것을 보니 얼마 전에 이란 지역에 격추된 미군 병사를 구조한 기사가 떠오른다.

 

다시. 이 책은?

 

제목이 <우에다 신의 도해 베트남 전쟁>인데, 이런 책을 발간한 저자가 궁금했다.

이런 다양한 자료들을 어떻게 구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정리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특별히 병기와 전투 신의 치밀한 묘사로 정평이 있는 삽화가이다.

살펴보니, 이런 책 베트남에 관련된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전쟁터에 관하여 이 책 이외에도 많은 책들이 나왔거나, 예정이 되어 있다.

 

이 책으로 베트남 전쟁에 관하여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이미지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특히 목차가 자세하게 세분되어 만들어졌기에 후에 참조하기에도 편하다는 점,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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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인문학 - 모자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고호성 지음 / 주류성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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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인문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모자에 깃든 이야기를 한올씩 풀어보겠다(5쪽)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모자, 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모자의 세계를 짚어보고 있다.

 

그런데 모자, 생각해보니

인류의 역사에서 언제 빠진 시대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었다.

그러니 저자가 모자로 살펴본 세계의 역사, 일리가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목차를 살펴보니, 모자가 인류 역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결코 작은 게 아니다.

 

제1부.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

제2부. 클래식 모자의 탄생과 변화

제3부 예술과 모자 : 미학과 상상력의 무대

제4부 스포츠와 길 위의 문화

 

특히 <예술과 모자>라는 항목에서는 새겨볼 게 많다.

우리가 문학 작품에서 만나는 시대,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만나는 그런 시대에 인류는 모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에서는?

 

이 책의 흡인력,

 

제 1부 <모자가 만든 역사적 장면들>에서 첫 번째 이야기를 읽어보자.

1963년 11월 11일 12시 30분에 일어난 일이다.

미국의 텍사스 댈러스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피격당해, 사망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그러니까 카퍼레이드에 나서기 전에 조찬 모임에 참석했는데, 상공회의소 소장이 모자를 선물하면서 이런 인사를 했다한다.

 

우리는 대통령께서 카퍼레이드 하실 때 이 모자를 쓰고 가시면 비를 피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4쪽)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부질 없는 생각이지만 만약에 케네디 대통령이 모자를 썼더라면 먼 거리에서 발사한 오즈월드의 총탄을 피했거나 부상만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15쪽)

 

일리 있는 가정이다, 모자를 쓰고 있었더라면 총으로 겨냥할 때 어느 정도 혼선을 야기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가 모자를 쓰고 있었더라면 우리는 아마 다른 세계사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15쪽)

 

이렇게 짚어가는 모자와 인류의 세계사, 흥미있는 일로 가득하다.

 

알고 있는 인물이 등장하니 반갑다.

 

사라 베르나르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공부하다가 만난 사람이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몰고 다녔던 프랑스의 배우다. 그녀가 쓴 모자, 페도라가 여기 등장한다.

 

모자의 이름이 페도라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녀, 사라 베르나르가 페도라라는 연극에서 쓰고 나왔기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29쪽)

사진으로 살펴보자.



 

그런데 여기에도 재미있는 사연이 덧붙게 된다.

바로 사라 베르나르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그 이름이 붙은 게 아니라, 미국에서 그 이름이 불리게 되고, 정작 파리에서는 그런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31쪽)


르네 마그리트와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모자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르네 마그리트를 만나게 된다.

이건 필연적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골콘다>를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신사들이 모자를 쓴 채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고 있는 그 그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르네 마그리트를 차용한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를 만난다.

그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만날 수 있으니, 르네 마그리트와 모자의 인연은 필연적이다.



 

<제3부 예술과 모자 : 미학과 상상력의 무대>

 

이 부분에서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 등장한다.

이 장에 등장하는 작품만 하나 하나 살펴보면, 몇 편의 소설 작품을 읽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제목만 적어둔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165쪽)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170쪽)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179쪽)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박완서 (182쪽)

 

이번엔 그림이다.

르네 마그리트 <골콘다>, <밤의 의미> 등 (188쪽)

르네 마그리트는 모자를 가장 많이 그린 작가로 평가받는다.

 

천경자 (200쪽 이하)

짐 피츠 패트릭 <체 게바라> (218쪽)

 

귀한 자료 사진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간 모아둔 자료를 마음껏 활용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런 사진 중에 그간 못 보았던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헤밍웨이나 피카소, 그들이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본 기억에 없는데.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른 자료 사진들도 많이 올려놓고 있어, 모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헤밍웨이와 피카소,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예외인 경우가 있다.

거기 등장하는 사람은 누구하나 예외없이 모자를 쓰고 등장한다.

심지어 모자를 쓰고 달리기도 한다. 무슨 일?

야구 경기다. 야구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모자를 쓰고 있다.

심판도 마찬가지다.

 

그런 야구 모자에 얽힌 이야기가 그럼 있을법 하지 않는가?

이 책 <제4부 스포츠와 길 위의 문화>에서 야구 모자가 등장한다.

그것을 읽고 나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다면, 무언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책, 언뜻 스쳐지나갈 모자, 그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해주고, 우리 인류의 역사 세계사를 읽어갈 때에 이제 모자도 관심의 대상이 되게끔, 우리의 눈을 깨우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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