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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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에서 독자들이 맨처음 만나게 되는 저자의 말은 이렇다.

 

<들어가며: 우리의 삶은 오직 단절로 이루어져 있을 뿐>

 

그렇다, 단절이 우리 삶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저자가 <들어가며>에서 한 말 중 몇 개만 짚어보자.

 

단절이 깔끔한 절단이면 좋을 것이다.

단절은 갈기갈기 찢어짐이다.

분리와는 다르다.

단절은 찢어짐이다.

 

그다음 이런 질문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린 정말로 다리를 불살라버릴 정도로 관계를 끊고 다른 무언가로 나아갈 수 있을까? (11)

 

이 책은 단절의 정의를 명확하게 한 다음, 단절의 여러 형태를 통해 우리가 다른 무언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저자의 이 말이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

 

단절의 여러 모습들

 

저자는 단절의 여러 모습들을 가감없이 들춰낸다.

우리가 그냥 무심코 지나갔던, 해서 단절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단절들이 저자에 의해 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단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결별, 연인과의 결별. 낙상 등 고통,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단절은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이제껏 인생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단절'이란 개념과 연결시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제 그런 상황들을 되돌아보면서 소위 생각이란 것을 해보게 된다.

 

그런 생각들,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 중 몇 가지 적어둔다.

 

분산의 기쁨에 대하여

 

여기서 말하는 분산이란 개념이 신기하다.

지금껏 내 정체성을 분산이란 개념과 연관시켜 본 적이 있던가?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글은 신기할 정도다.

 

하나의 정체성 속에 갇히지 않고 다중적 존재가 되는 데서 오는 기쁨을, 아니 어쩌면 그런 존재가 될 필요마저 느끼는 것은 아닐까? (102)

 

이건 심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나자신이 하나의 자아, 하나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런 글을 읽어보자.

 

자아는 잠정적인 것일 뿐이다. 사고나 감정, 머리에 가해진 타격이 이전의 성격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흔히는 즉각적으로 형성된,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103)

 

말을 간추려보자.

내가 가진 자아가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 어느 한순간 어떤 사고 또는 사건을 만나거나 당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나자신이 변할 수 있다.

 

우린 끊임없이 분산되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견뎌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정신적으로 다른 데 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4)

 

베르그송은 무척 고무적인 발언을 계속한다.

 

베르그송은 하나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기의 피로감을 처음 강조했다. (111)

우리가 원래는 내적 다중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점차 그 다중성을 잃어간다고 했다. (114)

이런 다양한 인격들은 저희들끼리 경쟁하는 대신 공존한다. (116)

 

논의는 계속되는데, 앙리 마쇼의 <부러진 팔>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자아를 다양하게 성찰히도록 독자들을 인도한다.


고통 :낙상

낙상 한 가지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단절의 상황을 성찰할 수 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다르게 보도록 만드는 사건이다. (126)

고통은 내 존재의 습관을 바꾼다. (127)

내 자리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자신을 다르게 발견하는 일이다. (127)

 

다시 이 책은?

 

이러한 성찰은 계속된다.

 

이별, 결별, 연인과의 결별. 탄생과 분리, 가족과의 절연, 사라짐,

 

이런 사건들을 겪지 않는 인생은 없다. 무릇 인간이라면 그런 일은 다반사로 겪어나가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한 경우, 어떤 '생각'을 하면서 견뎌냈는지?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말한다. 그런 단절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고,

단절은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 모태로부터 빠져나오는 순간에 단절은 시작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수많이 맺고 끊어지는 인간관계 또한 단절의 연속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은 우리들로 하여금 단절을 직시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단절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도록 권면한다.


모처럼 인생의 과정 전부를 연결하며 생각하도록 하는 책을 만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예시로 들어 설명하는 것들은 바로 독자들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간다면, 인생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길 것이다.


해서 앞서 언급한 결론을 다시 한번 인용한다. 

 

단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적 실존 차원이든, 집단적 생존 차원이든, 절실한 변화의 필요에 직면하여 성숙함을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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