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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ㅣ 시대철학 1
자코모 카사노바 지음 / 비원 / 2026년 7월
평점 :
사랑의 4분의 3은 호기심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써있다.
[과거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는 시대,
당신의 낡은 철학을 교체하라.]
‘철학을 교체하라’니 그렇다면 이 책은 철학책인가?
그런데 표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은 다름아닌 희대의 바람둥이로 소문난 카사노바다. 그렇다면 카사노바의 철학을 말하고 있는 책인가?
맞다, 철학책이다.
어떻게 그를 따라가며 철학을 설파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장부터 그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체성에 관련된 철학이다.
그의 직업, 생업은 무엇이었던가?
실상 카사노바의 직업이 무엇이었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저 귀족으로서 부유한 집안 덕분에 바람을 피운 인물, 그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다양한데 그게 바로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나무위키에 보면 그의 직업은 다음과 같다.
[성직자, 군인, 모험가, 도박사, 시인, 소설가, 사서.]
물론 그 앞에 단서가 붙는다. ‘자칭’
그러니까 실제 성직자, 군인 등의 직업을 가졌던 것은 아니고, 그런 인물로 행세했다는 말이다.
그것을 저자는 이렇게 풀이한다.
그가 한우물을 파지 못한 것이 아니라, 한 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에 살았던 것은 아닐까. 당시 유럽은 신분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동하던 시기였다. (17쪽)
그러니 카사노바의 행적을 시대와 결부시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출신이 보장해주던 자리는 점점 줄었고, 새로 생기는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하려면 자신을 그때그때 맞는 모습으로 바꿔야 했다. (17쪽)
이야기를 간단히 하기 위해 이 부분의 결론을 찾아본다.
인간의 삶 역시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카사노바는 자신이 태어난 베네치아의 카니발처럼 상황에 따라 주저없이 다른 가면을 썼다. (18쪽)
그래서 삶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일한 ‘나다움’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내가 어떤 나를 어디서 꺼내 쓰는가’에 대한 감각이다. (20쪽)
피옴비 감옥 탈출 (97쪽 이하)
이런 철학에 관한 논의는 이어진다.
그는 베네치아의 감옥에 갇혔던 적이 있다.
두칼레 궁전의 꼭대기, 납으로 덮힌 지붕 바로 아래에 있던 감옥, 즉 피옴비 감옥에 갇혔었다.
감옥에 갇혀서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는 탈옥을 준비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감기간 중 1년여를 오직 탈옥을 기획하고 준바하는데 썼다.
그 시간 동안 그가 진짜로 만들어낸 것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있었다. (99쪽)
그리고 그는 탈옥했다. 정문을 유유히 걸어나온 것이다.
그 다음 그는 파리로 향한다, 거기에서 감옥 탈출 신화를 만들어간다.
저자는 카사노바의 이런 행적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그 시기는 지금 당신 안에서 어떤 모습으로 머물고 있는가. (10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갈래의 시선으로 그를 따라간다. (8쪽)
첫째, 그의 기술을 분석한다.
둘째, 그 기술이 남긴 상처를 분석한다.
그래서 카사노바의 여러 모습을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적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그런 행적을 통해, 표지에 말한 것처럼 철학을 교체하라는 명제를 잘 살펴보고 있다. 그가 가진 철학은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여전히 질문을 남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질문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당신의 자유는 진실한가, 아니면 타인을 무대로 삼은 연극인가’ (112쪽)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카사노바는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대답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철학을 교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게 이 책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