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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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클래식 음악에 아주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색소폰과 오카리나를 하기 때문에 조금은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었던 클래식 관련 책들은 대개 작곡자나 곡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는 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그 곡 이름은 알아도 그 곡이 어떤지는 모르는 상태(?)였다.

그러니 베토벤은 알고 <운명 교향곡>에 얽힌 이야기는 알아도 정작 <운명 교향곡>이 흘러나와도 저게 무슨 곡이더라?’ 알듯말듯 표정을 지으면서 헤매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운명 교향곡> 도입부분이야 들으면 바로 알겠지만 중간 부분부터 듣는다면?)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제목부터 그걸 표방하고 나선다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물론 작곡가나 그 곡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이 책의 주된 목표는 곡을 들으면서 익히는 것이니다른 책들과는 엄연히 그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어떻게 들을 수 있는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QR 코드.

 

한번 이런 곡 들어보자.

바흐의 <샤콘느>를 정경화 연주로 들으면서 시작하자.

 


 

저자는 이렇게 곡을 소개한다.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바흐의 <샤콘느>는 광대한 우주와도 같다작은 바이올린으로 우주의 무한함을 느끼게 하는 기적같은 곡이다피아노나 혹은 오케스트라의 도움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 하나만으로 우주와 같은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가능할까궁금하다면 바흐의 <샤콘느>를 들어보자이 작은 악기가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33)

 

여기 올려놓은 QR 코드를 찍어서 곡을 들으며 이 글을 읽으면어느 정도 느낌이 올 것이다.

그렇게 곡을 소개하고 난 후에곡을 세세하게 살펴본다.

 

바흐의 <샤콘느>를 여는 단조의 강렬한 화음은 대단히 충격적이다바이올린은 선율악기이므로 화음을 연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바흐는 이 곡에서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무리한 요구를 자주 하는 편이다손가락을 힘겹게 벌려 여러 줄에 음을 짚어내고 이를 매끈하게 활로 그어 연주하려면 바이올리니스트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41)

 

말하는 내용은 이해되지만실제 바이올린을 켜본 적이 없어 그저 그런가 보다의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이해는 하지만 그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설명은 정말 피부에 와닿을뿐만 아니라숨이 훅 하고 가빠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5>이다.

 

먼저 곡을 들어보자.

 


 

이 곡의 도입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는 부분이다.

도입부의 악보읽어보자.

 


 

정말 단순하다.

8분 쉼표에 이어 8분 음표가 세 개그리고 늘임표가 붙은 2분 음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악보를 보는 순간 숨이 훅 막혀 온다음악으로 들을 때에는 전혀 느끼지 못한 팔분 쉼표 때문이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쉼표를 연주하는 것이다.

이 악보를 보는 순간색소폰을 연주하면서 바로 그런 쉼표 때문에 애를 먹었던 게 떠오르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1악장 도입부를 연주할 때는 지휘자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나 매우 긴장할 수밖에 없다처음에 8분쉼표에 이어 음이 시작되므로 이 곡을 지휘할 때는 예비 박을 주기가 어렵다지휘자가 곧장 첫 마디의 첫 박을 주면 단원들은 8분쉼표만큼 쉰 후에 운명 모티브를 연주해야 하는데이를 모든 연주자들이 잘 맞춰서 연주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지휘자가 미리 이 곡의 템포에 대하여 알려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운명의 노크 소리는 이후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계속 운명 모티브들이 이어지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연주에 집중해야 하고이 곡을 듣는 이들도 그 집요한 추적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314)

 

이 글 완벽하게 이해가 된다저자가 말한 8분쉼표의 위력이 몸으로 전달이 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새겨보면서 도입부 다시 들어보자.

제 1악장 제시부 제 1주제우리가 잘 아는 바로 그 부분이다.


 

 

저자는 이렇게 친절하게 곡을 나눠가면서까지 설명하고 있다,

하나 하나 들으면서 곡을 감상하라는 것이다말로 아니라 실제 음으로 음표로 들으라는 것이다.

 

이 책에 음반 수십 장이 들어있다.

 

참 세상 좋아졌다옛날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좋은 곡을 듣기 위해선 레코드 가게에 가서 음반을 사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 책에 수집장의 음반이 들어있다. 책 한 권으로 수집장의 음반을 대신하는 것이다. 

QR 코드 하나 하나에 곡의 부분이 아니라 전곡이 들어있으므로저자의 자세한 해설과 더불어 음악을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더해서 이런 것들 적어둔다.

 

J.S.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하나의 선율이 다른 악기로 연주될 때마다 마치 색채가 달라지듯 소리의 질감이 어떻게 바뀌는지 잘 들어보자마치 화폭의 색감이 변하듯 음의 색깔이 변하는 과정을 따르다 보면 음악 듣는 즐거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 (89)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메릴 스트리프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출연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계속 들려오는 곡이다. (114)‘

 

영화 속에 흐르는 이 곡 제 2악장은 마치 이 영화를 위해 작곡된 듯영화의 잔잔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며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145)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이 곡의 1악장 Allegro는 예기치 않은 도입부로 유명하다대개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먼저 긴 서주를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 협주곡은 도입부에서부터 피아노가 화려하게 등장하여 놀라움을 준다, (157)

 

다시이 책은

 

이 책엔 어떤 곡이 있을까?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

파가니니 카프리스

J.S. 바흐 샤콘느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J.S.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

쇼팽 녹턴과 피아노 협주곡

라모 새로운 클라브생 모음곡

J.S.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비발디 사계

J.S. 바흐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D단조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

조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글린카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

차이콥스키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바그너 로엔그린〉 1·3막 전주곡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

그리그 페르 귄트〉 모음곡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 버전)

생상스 죽음의 무도

슈트라우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하이든 교향곡 제45번 고별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

베토벤 교향곡 제5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브람스 교향곡 제1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말러 교향곡 제2번 부활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제2

베토벤 현악 4중주 제16

스메타나 현악 4중주 제1

보로딘 현악 4중주 제2번 D장조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음악의 종류도 다양하다.

협주곡교향곡실내악 등 다양하게 들어있으므로음악 전부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곁들여 저자의 친정한 해설이 있으므로이 책 읽으면 정말 클래식 좀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곡 이름만 아는 입 클래식 팬이 아니라귀로 듣고 즐기는 클래식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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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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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르튀프

 

몰리에르그 이름아니 그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그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름도 생소한 타르튀프

프랑스 작품이라 그런지 발음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읽는 것은 정말 쉽다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빛의 속도에 버금간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익숙해지면 말이다.

 

해서 이 책의 도입부에  있는 <인물 관계도>는 정말 유용하게 쓰인다.


 

 

그래도 이런 정리는 필요하다.

 

타르튀프 가짜 인생을 사는 나쁜가짜사이비 성직자

오르공 귀족참 못난 사람이다.

    페르넬 오르공의 어머니어쩌면 오르공보다 한 술 더 뜨는 분별력 없는 사람

                 이런 엄마 만난 아들인생이 피곤해진다.

엘미르 오르공의 아내

     클레앙트 엘미르의 동생즉 오르공의 처남

다미스 오르공의 아들

마리안 오르공의 딸

      발레르 마리안의 연인

도린 시녀

 

그밖에 등장하는 인물은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다.

 

사람 보는 안목이 필요해

 

이번에는 인물들을 다른 순서로 배열해보자.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알고 있는 순서로 살펴보자.

다른 말로 하면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순서라고도 할 수 있다.

 

도린 시녀

클레앙트 처남

다미스 아들

마리안 

엘미르 아내

발레르 딸 마리안의 연인

오르공 :

페르넬 어머니

 

이 정도 소개했으면이 작품의 요지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었지 싶다.

한마디로 말해서 귀족 오르공을 등쳐먹으려는 가짜 성직자 타르튀프가 등장하고거기에 대항하여 오르공의 가족들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이다. 

그런 가족들의 분투에 비하여 오르공은 전혀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고가짜 성직자에게 속아 넘어가 재산을 다 넘겨주는 것은 물론그의 딸까지 타르튀프에게 결혼시키려는 황당한 짓을 벌이고 있다.

 

세상을 통찰한 이런 하녀아들 딸보다 낫다

 

<사람 보는 안목이 필요해>에서 사람보는 안목이 있는 사람으로 맨 첫 번째로 꼽은 사람이 시녀 도린이다그녀를 첫 번째로 꼽은 이유가 있다.

 

다른 사람들특히 오르공이 타르튀프에세 휘둘려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시녀 도린은 이미 다 알아봤다타르튀프가 어떤 인간인지를.

그래서 오르공에게 계속해서 바른 말을 해대지만눈이 먼 오르공은 그녀의 말에 오불관언그래도 끈질기에 바른 말을 해대는 시녀 도린이 작품에서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인물이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맹활약을 하는 하녀만큼이나 지혜로운 여인상이다.

 

지혜로운 시녀 도린의 솜씨가 발휘된 명장면이 있다.

아버지 오르공의 황당한 결정으로 졸지에 타르튀프와 결혼하게 된 오르공의 딸 마리안에게 그 소식을 들은 연인 발레르가 찾아온다.  둘이 이야기를 하다가 말이 엇갈려 둘은 싸우게 되고, 헤어지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 순간!

 

시녀 도린의 지혜로운 행동이 또 한번 빛을 발한다그 장면이 이 작품에서 백미요압권이 아닐까?

자세한 내용은 2막 4장에서 읽어보시기를! (59쪽에서 68쪽까지)

 

반전이 있어서 인생은 아름답다.

 

나쁜 사이비 가짜 성직자에 속아 넘어가 전재산을 양도한 오르공게다가 성직자라 해서 믿고 그에게 정치적 위험성이 있는 정보마저도 넘겨준다. 그게 빌미가 되어 이제는 반역자가 되어 잡혀가게 된다. 경관이 집으로 찾아온다오르공을 체포하기 위하여.

 

그 장면 살펴보자.

타르튀프와 경관이 집에 나타나 오르공을 체포하려 한다.

그렇게 해서 기나긴 언쟁이 벌어지고드디어 경관이 임무를 수행하려는 순간이다.

 

타르튀프 : (경관에게)

    경관 나리이제 이런 하소연은 그만 들읍시다.

    부탁이니 이제 경관께서 받으신 명령을 수행하시지요.

경관 제가 너무 오래 지체했군요마침

    말씀을 해주셨으니 이제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타르튀프에게형 집행을 위해 당신을 즉시 체포합니다.

    절 따라 감옥으로 가셔서 거기서 머무시면 되겠습니다.

타르튀프 아니나요?

경관 당신이요.

타르튀프 감옥이라니요?

경관 설명을 들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닙니다.

    (오르공에게선생님놀란 마음은 이제 가라앉히시지요.

     우리의 국왕 폐하께서는 사기 행각을 극도로 싫어하십니다.

     폐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시는 분이셔서

     그 어떤 사기꾼의 계략에도 속지 않으시지요.

     위대하신 폐하께서는 뛰어난 분별력으로 모든 일을 항상 똑바로 판단하십니다.

     (153)

 

그 위대하신 폐하의 말씀을 더 소개하고 싶지만자세한 내용은 이 책 153쪽을 읽어보시라.

 

다시 이 책은?

 

이 작품은 몰리에르가 왜 그렇게 명성이 자자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작이다.

해서 지금까지 희곡 하면그리스의 비극 작가들과 영국의 셰익스피어그리고 러시아의 안톤 체호프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제한 명을 더 추가한다프랑스의 몰리에르.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자 마자 성직자들의 반발을 사서 몇 년간 공연금지되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된다.

 

지금도 타르튀프 같은 인간들이 도처에서 횡행하고 있으니이 시대에 시녀 도린 같은 사람과 명철한 통찰력으로 작품에서 반전을 일으켜 주신 황제 폐하 같은 인물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 그 하나만으로 이 작품은 가치가 있다.

 

<호메로스의 찬양>에 등장한 몰리에르

 

전에 <호메로스의 찬양>이라는 그림에서 몰리에르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 

장 오귀스테 도미니크 잉그레스가 그린 <호메로스의 찬양>에 등장하는 몰리에르.

그래서 소개한다몰리에르의 모습이다.

좋은 책 읽었으니저자의 얼굴정도는 기억해두고 싶어 여기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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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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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과학은 어려운 과목중 하나였다지금도 그렇지만.

물리화학은 그야말로 암호문을 풀듯 하는 어렵고 어려운 과목이었다.

그런데 살다보니과학은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내 곁에 딱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매사에 과학의 눈을 가지고 읽어야 할 게 세상 만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다.

 

해서 과학이 필요한 것이구나 라고때늦은 탄식을 하면서 알아보기로 했고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화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다.

과학 저널리스트란 타이틀이 생소해서 알아보니과학을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의 목표는 과학자들이 생성한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며 종종 전문 용어로 가득 찬 정보를 비과학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이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하는 저자가 이 책에 담은 과학은 모두 9개 항목이다.

 

1만인의 연인 술 vs. 악마의 풀 마약 과학적 데이터는 얼마나 믿을 만할까?

2비디오 게임이 폭력성을 유발한다고? : 해답은 방법에 있다

3남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 : 과학적으로 해명되는 것과 해명되지 않는 것

4거대 제약산업 vs. 대체의학 건강하지 못한 이중 표준

5예방접종은 얼마나 안전한가? : 불투명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

6손가락 개수의 유전성이 IQ의 유전성보다 낮은 이유 과학에서 가장 정확한 대답? ‘모른다

7왜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생각할까? : 주의하라당신의 뇌가 바뀔 수 있다

8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올바른가? : 과정과 결과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

9매력적인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는 법 우리에게는 덜 싸우기보다 잘 싸우기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이중에서 요즘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주의를 끄는 항목이 있다.

바로 <5예방접종은 얼마나 안전한가? : 불투명한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이것처럼 과학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있을까?

지금 코로나로 인하여 아주 어려운 처지인데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한 대책으로 과연 백신을 맞는 것이 좋으냐 아니냐의 논쟁,

 

기억하라영광스러운 예방은 없다

예방접종 거부자는 그냥 내버려 둬라!

돼지독감과 기면증

위험 없는 승인은 없다

예방접종보다 차라리 감염을 선택하겠다?

 

먼저 저자는 이런 말로면역체계의 기억력을 말한다.

 

예방접종의 경우인간은 병원체를 모방하여 백신을 만든다나머지는 우리 몸이 혼자 알아서 한다계획대로 잘 진행되면면역체계가 병원체를 성공적으로 퇴치한다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면역체계의 기억력이다승리한 전투 이후에 기억세포와 항체가 몸에 생겨나 다음에 있을 새로운 공격에 대비한다나중에 똑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면신속하게 반격이 시작되고 침입자는 초반에 제압된다몸이 면역력을 갖춘 것이다. (170)

 

이상이 내가 처음으로 주의깊게 읽어본예방접종에 대하여 막연히 알고 있었던 면역력이 생긴다는 데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몸에 면역력이 생긴다는 것은 면역체계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군의 공격이 어떤 것인가를.

 

그래서 다음 설명은 더욱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예방접종은 이 원리를 이용한다죽은 병원체 또는 병원체의 일부인 백신 형태로 몸에 주입한다백신은 진짜 질병을 일으킬 능력이 없다그러나 면역체계를 훈련하기엔(면역반응충분하다질병을 실제 앓지 않고도 면역체계의 기억력 덕분에 진짜 병원체의 공격에 면역이 된다예방접종은 이처럼 기본 원리가 기발할 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최고 게임 체인저가 됐다. (170)

 

그렇다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죽은 병원체 또는 병원체의 일부를 인체에 주입할 생각을 했을까?

그런 병원체를 일부러 몸에?

 

또한 집단면역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되어 있다. (172)

 

면역된 사람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거나 받기를 거부한 사람들예방접종을 했더라도 항체를 넉넉히 형성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종의 방어벽처럼 보호한다. (172)

 

이런 이야기도 기록해둘만 하다음모론에 관한 이야기.

 

놀라우리만치 많은 사람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단체톡방에 올라온 상상력 넘치는 가짜 뉴스에 심취하는 것 같다. (176)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예방접종 거부자는 그냥 내버려 둬라!

그대로 두자농담이 아니다백신 반대자 없이도 홍역을 근절하는 데 필요한 95% 집단면역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7)

 

 

이런 것도 알아두자.

왜 그렇게 코로나 백신이 빨리 나왔을까?

 

코로나 백신은 개발과 임상연구 및 승인 절차가 기록적으로 일찍 마무리됐지만안전성이 일반 백신보다 덜 꼼꼼하게 점검된 게 아니라 오히려 시험 대상이 많았고 감염률이 높았던 덕에 더 믿을 만하다. (181)

 

과학자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한 말이다그러니 더 이상 코로나 백신을 의심하는 태도는 나라에 해를 끼칠 뿐이다그렇다면 이전 정부 때백신을 의심하고 거부하자고 외치던 정치인들이 있었는데그들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그랬던 것일까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 : 과학적으로 말해보자.

 

이 책 3장은 <녀 간 임금 격차는 실존할까?>라는 항목이다.

 

맨 처음 그 장 타이틀을 읽으면서 '아니이런 것까지도 과학의 입김이 필요할까' 였다.

그런데 읽고 보니그게 아니었다.

 

이런 이야기는 설득력을 가진다.

 

남녀 임금에 격차가 생긴 것이 오로지 차별 떄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임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아주 많은데측정하기가 어렵다. (95)

 

더하여서 저자는 공적 영역 직업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부분 대부분의 논의가 저자가 일하고 있는 독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라단지 그러한 논의가 있다는 데에서 이해가 그치고 만다는 게 아쉽다.

 

흥미로운 주제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주제들을 만난다.

7, 8장과 9장이다.

 

7왜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생각할까주의하라당신의 뇌가 바뀔 수 있다

8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올바른가과정과 결과 사이의 도덕적 딜레마

9매력적인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는 법

우리에게는 덜 싸우기보다 잘 싸우기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과학으로 단결하자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최소한의 합의란 무엇일까기후변화지능의 유전마약 정책 등 각각의 주제에 각각 다르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모든 대답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건설적 논쟁과 구체적 문제 해결에는 과학 스피릿과학적 사고과학적 방법과학적 실수 문화과학적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학으로 단결하는 것은 내 생각에(거의 종교적으로 들릴 위험을 감수하고 말하는데과학 스피릿을 공유한다는 뜻이다최소공통분모를 지향하고 과학적 합의를 추구하는 것이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토론 문화를 저해한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 (338)

 

9장의 결론은 밑줄 긋고 새겨야 한다.

 

논쟁의 기반인 사실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없으면우리는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만 하며 싸우게 된다과학성은 덜 싸우는 것이 아니라잘 싸우는 것이다. (338)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출판 편향 (Publication Bias)

 

2장과 7장에 등장하는 용어인데,

 

연구자들이 이러한 실패를 발표하려고 해도 그것에 관심을 보이는 학술지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지루한 결과보다는 보도 가치가 있는 결과를 더 많이 보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69)

 

긍정적 결과만 출판하고 아무 것도 나오지 않은 연구들은 서랍속으로 사라지면결국 출판편향은 연구 결과의 편향된 왜곡이나 마찬가지다. (251)

 

다시이 책은?

 

맞다이 책의 제목이 아주 옳은 소리를 한다.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세상을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자는 차원이 아니라세상이 과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이런 것 기억해두자.

 

인간은 아주 많은 분야에서 자연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물속에서 호흡하고자 하는가그러면 산소통을 만든다.

감염병으로 죽고 싶지 않은가그러면 백신을 개발한다.

모유가 나오지 않아도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싶은가그러면 분유를 개발한다.

불가능은 없다그것이 호모사피엔스의 모토다. 연구와 과학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이 자연에서 해방된다.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그런 해방이 곧 반자연적인 나쁜 일이라고 보는 대신가능한 한 책임 있게 해방할 방안을 더 많이 토론해야 한다는 것그것이다.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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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가출 에놀라 홈즈 시리즈 8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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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홈즈 시리즈 8 _ 우아한 가출

 

에놀라 홈즈그녀가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소설이 책이 벌써 여덟 번째 책(사건)이다.

여덟 개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그중 두 개는 영화화되어 지금 넷플렉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에놀라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되는 작명 과정도 기발하다.

 

홀로 (alone)’이란 말을 거꾸로 읽으면 enola 가 된다. (9)

풀 네임은 에놀라 유도리라 하다사 홈즈이다. (13)

 

그녀의 이름 에놀라는 때로 그녀에게 힘을 주는 주문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혼자가 된다는 것은 익숙한 고통이었다정말 내 이름 에놀라(enola) 는 거꾸로 읽으면 홀로(alone)가 된다그렇게 늘 외롭게 잠들어온 터라 이번에도 난 무리 없이 잠들 수 있었다. (186)

 

이번 사건은?

 

<우아한 가출>이다. (Enola Homes and the elegant escapes)

 

가출을 하는 것은 에놀라가 아니라세실리 알리스테어라는 17살 소녀다.

그녀 세실리는 개인적으로 몇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사건의 원인이 되는 것은 그녀의 아버지 유스타스 경이다아버지는 딸을 강제결혼시키려 하고그게 안 되자 집에 감금시킨다.

 

그런 그녀에게 에놀라가 나타나 곤경으로부터 구해낸다는 게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이 소설의 두 번째 주인공인 세실리에게 약점이 있다 했는데그게 무엇일까?

그건 그녀가 왼손잡이라는 것과 이중 인격자라는 것이다.

 

세실리아는 이중 인격자 (103)

 

세실리아는 이중 인격 장애에 시달리고 있어요. (114)

 

샤샤 블랙이 쓴 빌런의 공식을 읽으면서 이 용어를 접한 바 있다.

 

[[해리성 정체 장애(DID) (188)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인격이 존재하는 장애를 말한다.

다중 인격 장애이중인격이라고도 한다.

이 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른 인격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어떤 인격의 행동과 경험을 그 인격만 기억하는 것이다다른 인격이 지배하면 그 기억은 잊힌다.]]

 

그녀의 인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190)

왼손 잡이 인격이 사라진 게 분명했다. (223)

 

나중에 에놀라가 세실리를 구해주는 과정에서 오래 같이 있었는데도 나중에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한다.

 

기억이 잘 안나요여기는 어디고 뭘 하고 있는 거죠? (229)

 

그래서 에놀라가 그녀를 곤경으로부터 구해내는데 애를 먹기도 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모여 반란 성공

 

또한 그녀의 어머니인 데오도라 부인도 남편인 유스타스 경으로부터 곤욕을 당하고 있는데그녀 역시 감금되어 있다그러나 그녀는 현명하게 남편에게 반란을 시도하고 있다. .

 

지금 남편은 절 방에 가두었다고 여기고 있어요여분의 열쇠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른 채요. (140)

 

남편은 아내를 가둬두었다고 생각하나실상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나중에 에놀라가 사건을 해결할 때감금되었던 방에서 빠져나와 에놀라에게 도움을 준다.

 

에놀라가 숙소로 삼고 있는 전문여성클럽에서 만난 레이디 비엔나와 의기투합하여 여성 네 명이 남성인 유스타스 경에게 대항하여 드디어 그를 굴복시키는 일을 해낸다.

 

깨알 같은 유머 word play

 

하녀복은 죄다 하얀색 아니면 검은 색이라 내 몰골은 한 마리의 얼룩말이 따로 없었다아니면 그 하얀 앞치마를 내 검은 색 허리 부분에 두르고 그럴싸한 나비 리본 모양으로 묶고 보니 왠지 까치랑 더 닮아 보이기도 했다. (........) 이번엔 뭐랄까 얼룩말(piebald), 까치(magpie)에 이어이들과 어원이 같은 파이(pie) 몰골이라고나 할까. (133)

 

도처에 이런 유머가 깔려있는데 이는 말괄량이 성격인 에놀라의 성격에 기인하기도 한다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 모습이 부럽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퍼디토리안

 

사이언티픽 퍼디토리언(잃어버린 것을 직감으로 찾는 사람)”’ (13)

 

나폴레옹 콤플렉스

 

키도 작고 뚱뚱한 데다 높은 지위라면 벌벌 떠는 게 영락없는 나폴레옹 콤플렉스 소유자라...”

나폴레옹 콤플렉스요?”

작은 체구의 남자가 툭하면 잘난 체하고 싸워대는 걸정신과 의사들은 나폴레옹 콤플렉스라고 부른답니다.” (23)

 

[[ 콤플렉스의 일종으로서키가 작은 사람이 열등감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타인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고타인을 지배하려는 성향을 갖는다작지만 사나운 인물이 여기에 해당된다.

어원은 프랑스 제국의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은 잘생긴 외모를 가졌지만키가 작은 것으로 유명했기에 그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큰 야망을 갖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가 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와 관련된 구절이 또 나온다.

 

다음엔 마치 나폴레옹처럼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손을 셔츠 앞에 넣은 모습을 그렸다. (92)

 

영국인들이 나폴레옹을 비하하는 게 눈에 보인다.

 

다시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다면이라는 유명한 사고 실험(思考實驗)을 하면서 주디스 셰익스피어라는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낸다.

 

만약 셰익스피어한테 놀랍도록 재능이 뛰어난 누이주디스라 합시다주디스라는 누이가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자기만의 방』 , 75)

 

버지니아 울프는 그 사고 실험의 결과를 이렇게 마감한다.

 

그래서 어느 겨울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지금은 엘리펀트 앤 캐슬 지여 외곽의 승합차들 정류장이 있는 어떤 교차로에 묻혔습니다. (자기만의 방』 78)

 

셰익스피어는 능력을 발휘한 반면 그 누이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다. 

그런 결말이 아쉬웠던지 낸시 스프링어는 정반대되는 인물을 셜록 홈즈의 누이로 설정한다. ’셜록 홈즈에게 누이가 있다면?‘이란 생각으로 그 누이를 세상에 탄생시킨다.

에놀라 훔즈,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주디스 셰익스피어는 실패하지만홈즈의 누이인 에놀라 홈즈는 이겨낸다그래서 에놀라는 이 소설의 배경인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여성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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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힘 - 말, 태도, 생각을 품위 있게 바꾸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한나 옮김 / 유노책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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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힘

 

교양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성찰에 이어 교양을 쌓는 법에 대한 실제적인 해법을 재시하고 있다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왜 교양이 필요한가? / 디지털 시대에 교양을 쌓는 일

2교양은 써먹을 데가 많다 /교양이 선사하는 지적 자극의 세계

3무작정 읽기만 하는 건 소용없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1 : 독서

4사람은 사람을 따라간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2 : 인간관계

5결과물이 없으면 시간 낭비다 /교양을 키우는 방법 3 : 창작

 

이 책의 중심은 3, 4, 5장에 담겨있는 <교양을 키우는 방법>에 있다.

저자는 교양을 키우는 방법으로 세 가지즉 독서와 인간관계그리고 창작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 짚어본다.

 

독서는 왜 유용한가?

 

독서는 상상력으로 보충하는 것을 강요당해서 원래는 매우 힘든 작업이다.

그러나 버트런드 러셀이 행복의 정복에서도 썼듯이 지루하고 시시한 것이 인간의 힘을 기를 수 있다창조적인 힘도 지루함을 극복해야 비로소 익힐 수 있다내가 만든 신조어로 말하자면 지루한 힘이 사람을 키운다현대에서는 미디어를 선택할 때의 기준이 재미의 여부로만 되어 있는데재미있다 해도 수동적인 자세로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를 독자로서 즐기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때 작용하는 상상력은 말하자면 우리 개개인이 영화감독이 되어 영화를 찍는 것과 같다소설이 영화화될 때 독자에게서 불만이 쏟아지기 쉬운 것도 머릿속에서 이미 자신이 감독했기 때문이다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들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캐스팅을 하고 머릿속의 카메라를 구사하여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97-98)

 

<소설을 읽으며 찍는 머릿속 영화 한 편>이란 글의 일부이다.

 

수동적인 자세로는 힘이 생기지 않는다어떤 이야기를 독자로서 즐기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어서 저자는 말한다독서 행위야말로 수동적이기는커녕 매우 능동적인 행위라고. (99)

 

이말은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발언에 의해 증명된다.

 

어느 날 한 어머니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말하길, “우리 애는 지브리 작품을 좋아해서 <이웃집 토토로>를 수십 번씩 돌려봤어요라고 한 말에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103)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 말은 애니메이션은 그림책과 문학작품을 읽는 것과 달라서 그저 화면이 이어지기에 보는 아이로 하여금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고, 결과적으로 상상력이 개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은 밑줄 긋고 새겨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문장도 문장으로 쓰인 이상 상상력으로 보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반드시 있다사람은 그 공백을 상상력으로 보완하려고 하면서 점점 더 지성과 교양의 길로 이끌리는 것이다. (105)

 

<해설과 비평을 들으면 시야가 넓어진다>

 

이 대목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는 노무라 스코프를 예로 든다.

노무라 스코프는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분할한 것인데 그림으로 살펴보자.

 


 

야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야구 경기 중계 방송을 보면서 그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야구인 노무라 가쓰야가 창안한 것으로,

[노무라 가쓰야는 은퇴한 이듬해 1981년 TBS에서 야구 해설 위원으로 하는 것을 시작으로 1983년부터 TV 아사히의 야구 해설위원산케이 스포츠의 야구 평론가를 맡았고 1981년부터 6년 동안 주간 아사히에서 노무라 가쓰야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다. TV 아사히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분할된 일명 노무라 스코프’(野村スコ?プ)라는 획기적인 해설기법으로 볼배합을 읽어내 타자·투수 심리의 해설기법을 최초로 시도하게 되었다.] - 위키백과

 

이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경험.

올해 프로야구 경기 중계를 자주 보곤 했는데방영되는 경기 화면에 전과는 다른 것이 등장하고 있었다바로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나면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판정이 나는데그때 스트라이크 존에 금을 그은 화면이 같이 뜨는 것이었다. 그게 무언가 했더니 바로 노무라 스코프였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저자는 이를 거론하면서그 해설 덕분에 평범한 야구 팬들도 야구를 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되었다면서 책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비평들이 독자들의 시야를 넒혀준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읽은 책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책들은저자가 직접 읽고 그것들에 대한 감상을 적어 놓았는데그중 어떤 책들은 비평 또한 실어 놓았다그걸 읽어보면 그런 책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81,101,163,170

무지의 눈물』 83,

논어』 85,123,167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88,

삼총사』 94

소공녀』 94

햄릿』 94

베니스의 상인』 94

부활』 95

행복의 정복』 버트런트 러셀, 97

지구에서 달까지』 102

지구 속 여행』 102

해저 2만리』 102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103, 105

소크라테스의 변명』 105

조형 사고』 파울 클레, 112

방법 서설』 데카르트, 16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167

도련님』 나쓰메 소세끼, 167

풀베개』 나쓰메 소세끼, 223

 

들어야 할 음악

음악과 그림도 교양의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이니, 같이 알아두자.

 

비발디 <사계중 2번 여름의 3악장 108

모차르트 <교향곡 25> 108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109, 110

 

감상해야 할 그림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외젠 들라크루아 115

<게르니카피카소, 11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쓸쓸함이란 근원적으로 감정을 나눌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88)

 

현대는 정보화 시대라고 하는데정보와 교양은 다르다정의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교양에 비하면 정보는 심오하지 않다정보는 인간의 인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123)

 

좋은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인격이 원만하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 많은 나라다. (148)

 

사람이 지적이려면 그 사람을 격려하고 고무해주는 사람흥미와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아이디어는 다른 사람의 자극으로 생겨난다서로를 자극하는 환경이 바로 배움의 환경이다. (169)

 

마음에 드는 라멘집을 발견해서 그 가게가 망하지 않도록 자주 다니는 행동을 투자라고 하는사람이 있다. (179)

 

다시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책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었다.

지금까지는 책을 그저 읽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는데저자의 이런 말나에겐 충격이었다.

 

파울 클레의 조형 사고저자는 이 책에 대한 애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이 책을 대학 시절에 구입해서 파울 클레의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112)

 

앞으로 책은 나에게 선생님이 강의를 하시면서 나에게 보여주는 텍스트교재로 여긴다는 자세로 읽을 작정이다이제부터는 선생님을 모시고 강의를 듣는 것이 바로 독서다. 

그렇게 하다보면나에게도 교양이 쌓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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