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댜길레프의 제국 - 발레 뤼스는 어떻게 세계를 사로잡았나
루퍼트 크리스천슨 지음, 김한영 옮김 / 에포크 / 2025년 2월
평점 :
댜길레프의 제국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에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러시아 음악가와 발레 관련 인물들이다. 물론 다른 나라 음악가들도 많이 등장한다.
음악가뿐만 아니다, 예술가들이 종횡무진 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 댜길레프와 같은 시기에 활동하며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된 수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댜길레프의 시대는 그가 1872년 ~ 1929년에 살았던 인물이니, 그야말로 세계사는 격변의 시기였다.
그가 발레 뤼스를 설립하여 활동한 시기는 1909년부터였다.
발레 뤼스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조르주 발랑신(George Balanchine)
바슬라프 니진스키(Vaslav Nijinsky) (1890년 ~ 1950년)
안나 파블로바(Anna Pavlova) (1881년 ~ 1931년)
이다 루빈슈타인(Ida Rubinstein)
리디아 로포코바(Lydia Lopokova)
알리씨아 마르코바(Alicia Markova)
타마라 카르사비나(Tamara Karsavina)
미하일 포킨(Michel Fokine)
레오니드 마신 (1896년 ~ 1979년)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이 책은 러시아 발레에 대한 조금더 깊고 넓은 지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발레 뤼스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은 단지 발레리나, 발레리노만은 아니다.
작곡가 면면을 살펴보니, 그 시대 대단한 작곡가들이 관련을 맺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만 챙겨보아도, 그 시대의 음악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겠다.
드뷔시, 라벨, 사티, 레스피기, 플랑크, 다리우스 미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이 있다.
또 거론할 인물, 반드시 거론될 인물은 바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그는 댜길레프와 만나 인생의 행로가 변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밖에도 더 있다.
피카소를 비롯하여 장 콕토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등장하고 있으니, 예술, 특히 음악과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겐 아주 좋은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향, 먼저 짚어둔다.
공연 예술의 변화를 예리하게 짚어놓고 있는데, 이런 말이다.
19세기 후반에는 오페라가 공연 예술에서 상상력과 창조력과 파급력이 가장 큰 분야였던 반면 20세기 전반에는 영화와 더불어 발레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18쪽)
그래서 20세기 전반의 예술, 특히 공연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발레에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자, 그럼 발레 뤼스에서 무대에 올린 작품들은 어떤게 있을까?
목록만 적어둔다, 목록 자체만으로도 화려하다.
<장미의 정령>, <페트루슈카>, <아르미드의 별장>
<셰에라자드>, <불새>, <목신의 오후>, <봄의 제전>
<결혼>
발레 뤼스의 운명은?
1929년에 댜길레프가 사망하자, 발레 뤼스의 인물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이 책에서는 8장에 <계승자>라는 항목으로 잘 그려놓고 있다. 그 과정에서 주요 인물들의 갈등이 벌어져, 점점 그 명성을 잃어가고, 드디어 새로운 시대가 도달한다.
발레 뤼스의 해는 저문다
모스크바를 출발한 볼쇼이 발레단이 1956년 7월 처음으로 런던에 도착했다.
그 뒤로 발레 뤼스는 빠르게 활력을 잃기 시작한다.
볼쇼이와 마린스키 발레단은 그 뒤를 채우기 시작한다. (367쪽)
이 책에서 알게 된다, 배운다.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후에, 발레의 영역도 흥미롭게 다가와 이 책을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해서 이런 용어들, 새로 알게 된다.
발레트망(balletomane)은 발레를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저기 등장하는 발레 용어들, 예컨대 피루엣, 부레, 푸에테, 파드 되, 코다 등등.
그리고 음악에 관한 이런 이야기들, 흥미롭게 읽었다.
브람스의 <교향곡 4번>에 맞춰 안무한 <코레아르티움>이 나왔다. (326쪽)
거기에 이런 설명이 붙어있다.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명확한 주제가 없는 작품이다. 완전히 추상적이며 표제 음악이 아니다. 그걸 안무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영웅적인 것을 표현한 미켈란젤로 같은 조각가가 인간의 몸을 재료로 삼아 조각할 필요가 있다. (326쪽)
음악과 안무의 관계를 이처럼 잘 설명하고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그 밖에도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도 마신의 작품으로 상연되었는데,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을까, 제목 그대로 환상적인 발레로 재탄생 되지 않았을까?
다시, 이 책은?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만 알고 있던 나에게 댜길레프의 발레 뤼스는 발레에 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댜길레프가 스트라빈스키와 손을 잡고 만들어낸 <봄의 제전>은 말 그대로 발레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그런 사건을 포함하여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 하나 하나, 모두다 인식의 범위를 넓히고 깊게 한, 작품들이다. 그런 결과물을 가능하게 한 댜길레프와 여러 무용수들의 모습,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고, 또한 기억할 수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