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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 인공지능과 뇌과학으로 본 인간의 호기심과 창의성의 기원
다이코쿠 다츠야 지음, 김정환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8월
평점 :
우리 뇌는 어떻게 창조하는가
우리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기계로 뇌가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거 말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 굳이 기계로 뇌를 찍지 않아도, 나의 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이런 것, 알아두자.
우리 뇌는 움직인다.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뇌가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새로운 것을 계속 접하면 그 정보를 처리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니, 떠오른다. 정말 새로운 내용을 계속 읽고, 일을 하다보면 진이 빠진다는 것, 그건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반증이 아닌가?
해서 이 책이 말하는 바가, 공감이 된다. 맞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반대로 알고 있는 것, 뻔한 것을 계속 접하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뇌는 지겨워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뇌가 일을 한다는 것, 바로 나의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제1장_뇌의 통계 학습이란 무엇인가
제2장_개성과 창조성은 흔들림에서 시작된다
제3장_본질을 아는 것, 의욕을 갖는 것
제4장_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의 공동 창조
제5장_인간의 가능성을 이해하고 개성을 살리려면
아마, 나도 그랬지만, 제 1장의 '통계학습'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아니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를 이야기하자면서, 통계? 무슨 통계학을 배우라는 것인가?
오해다. 이런 생각아 나만의 것이면 좋겠다.
통계 학습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통계 학습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뇌의 학습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까닭에 ‘학습’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학습과는 의미가 다르다. 학교에서의 학습은 의식적으로 시행되는 반면 통계 학습은 무의식중에 자동으로, 제멋대로 뇌가 배운다는 의미에 가깝다. (22쪽)
그러니 통계라는 말에 지레 겁먹지 말자. 이 통계 학습은 의식적으로 통계학을 공부하는 차원이 아니라, 뇌가 무의식중에 저절로 움직이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계속 읽어보자.
통계 학습은 우리가 깨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자고 있을 때도 끊임없이 시행되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에 걸쳐 지속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숭이나 새, 설치류(쥐 등) 등 온갖 동물의 뇌에도 통계 학습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이 밝혀졌다. 즉 통계 학습은 생물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뇌의 가장 보편적인 학습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24쪽)
그런 통계 학습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예를 들어, 25쪽의 건널목 지나갈 때 우리 뇌가 어떻게 움직이나 살펴보자.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면 당연히 건너갈 수 있고, 차는 그 앞에 멈출 것이라 예측한다.
이건 나도 그렇게 예측하고, 나와 같이 내 뇌도 그렇게 예측을 한다.
그리고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건너가면 안 된다. 차는 달려도 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라 건너가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들어 하마터면 차에 치일뻔 했다.
이런 일이 한 번 생기더라도 내 뇌는 저절로 무의식적으로 비상을 건다. 100% 안심을 하던 상태에서 변하게 된다. 앞으로 파란불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100% 안심하면 안된다고 뇌는 자동적으로 숫자를 조정하여 입력을 한다. 뇌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게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알려주는 통계 학습이다.
자, 그런 단계에서 움직이던 뇌가 어떻게 하면 기쁨을 느끼게 되는가?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그것이다.
무언가를 학습할 때 경우를 살펴보자.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여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이해한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면 뇌는 당연히 반응이 느려진다. 굳이 거기에 대하여 반응할 필요가 없어지고 지겨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구구단을 외울 때, 다 외우기까지는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지만 구구단을 다 외운다음 숫자 곱셈 문제를 계속해서 풀어보자고 한다면? 얼마 있지 않아 뇌는 지겨워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뇌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기쁨을 느끼지만, 그것을 알게 되고 난 다음 부터는 기쁨의 강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곧 지겨움의 단계로 들어갈 것이다.
사람은 통계 학습을 통해 외부 정보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자연 현상의 확률을 되도록 확실하게 파악하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계 학습을 통해 얻은 잠재 기억은 의미 기억과 일화 기억으로 변화하며, 마지막으로 독자적인 스토리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70쪽)
인간의 뇌가 학습할 때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불확실성이 0인 상태)보다도 오히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불확실성이 낮아진 순간)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일단 불확실성이 낮아져 0의 상태가 되어버리면 그 정보에서는 불확실성을 낮춰서 생기는 기쁨을 더 이상 얻을 수 없게 된다. (71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으로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알게 되었다.
어떤 식으로 우리가 공부하고 일을 해야 뇌가 기뻐하며 작동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뇌가 열심히 일하는데, 너무 지겨워하지 않도록, 또 너무 힘들어 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 뇌가 창조적으로 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내가 뇌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뇌운동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내가 내 뇌와 사이좋게 지내면서, 나를 더욱 창조적 인간이 되도록 만들어가는 노하우, 이 책 아주 쉽고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참으로 좋은 선생을 만났다.
이런 것 알게 되는 이 책, 읽는 동안 내 뇌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으로 아주 즐거워했다는 것, 아주 확실하다. 이 글을 쓰는 순간도 역시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