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말 - 그들의 욕망, 그들의 니즈, 그들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라
박유진 지음 / 센추리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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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을 움직이는 말

 

스피치에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스피치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이리라. 말을 잘하는 방법, 특히나 대중을 앞에 두고 말하는 경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기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치고, 안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와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음을 조그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책들은 이렇게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하나는 말의 모양새에 관심을 두는 것과

두 번째는 말의 내용에 관심을 두는 경우,

세 번째는 말의 모양새나 내용보다도 말하는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두는 경우.

 

내가 접한 것은 대부분 첫째와 둘째의 경우에 해당하는 책들이었다. 대개 외양에 치중하고, 조금 나은 경우는 말을 하는데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해서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데, 거기까지 말하는 경우가 최상급의 말솜씨라 하는 내용들이었다.

 

예쁘게 말하고, 듣기 좋게 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의 스피치, 그게 우리가 바라는 것이었을까? 내가 말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그런 것을 밖에 드러내려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그런 질문을 해 보았다.

 

그러한 질문에 이 책은 대답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두 번째와 세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스피치의 모양새를 번드르하게 해서 말잘한다 소리 듣는 것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말하는 목적은 물론 나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지만, 이 책이 목적하는 바는 첫째나 둘째 책에서 볼 수 있는 외양에 치우친, 소위 말하는 말 잘하는 차원의 그런 스피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철저하게 상대방의 관점에서 말을 하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말한다.

해답은 나의 진심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 있다.”(34)

그런만큼 철저하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그래서 공감할만하다.

 

<이 시대에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 지식이 넘쳐나는 사람, 논리에 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야말로 논객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요.

그런데 왜 우리의 소통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저자가 서문에 밝힌 바와 같이 바로 나의 관점을 버리고 상대의 입장에 서는 것”(7)이다.

그렇게 할 때에,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람을 움직이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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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예수님, 카페에서 만나다 - 내 삶을 바꾼 서른두 통의 편지
장경덕 지음 / 마음지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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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예수님 카페에서 만나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주관하는 절대자와 마주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절대자의 손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우리를 위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것을 거부하기도 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 중에 바쁘다는 핑계로 그것을 등한시 하는 사람, 시간이 없다, 살아가는데 여유가 없다며 핑계를 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인 책이다.

이 책, <당신과 예수님, 카페에서 만나다>는 현직 목회자인 장경덕 목사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짤막한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쓴 책이다. 그러니 그저 하루에 편지 한통을 읽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어나가면 좋을 듯하다.

 

이야기를 조곤조곤 하니까 좋다.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듣는데, 대부분의 종교적 책은 일단 소리부터 지르는 것 같이 말한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 의견을 강조하고 이해시키려고 하는 행동이겠지만, 듣는 사람으로서는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조곤조곤 말한다.

그러니 정말 예수님과 만나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가서 같이 앉아 차라도 마시면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고 싶어진다.

 

인생 살아가는데, 정리해 둘만한 내용들

 

이야기의 주요 항목은 기독교인이라면 일단 정리해 둘만한 항목들이다.

 

첫 번째 편지는 당신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이다.

간단한 이치를 말한다.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물론 하나님이다. 하나님을 우선으로 둔 다음에 다른 인생의 가치, 다른 항목들을 그 다음에 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다른 인생의 일들이 차근차근 자리를 잡게 되고, 인생이 가지런하게 정리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것들중,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최고의 레시피가 궁금하세요?>라는 항목은 마지 못해, 죽지 못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 설사 기독교인이 아닐지라도 - 아주 유용한 글이다.

 

그렇게 읽어볼만한 글이 32개의 편지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그렇게 신앙서적 티를 내지 않는 책, 누가 읽어도 공감이 되는 책이라 할만하다.

 

이 책의 다른 특징

 

이 책의 다른 특징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젠 체 하지 않아 좋다.

아는 체 하지 않아 좋다.

가르치는 티 내지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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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부는 모래바람
나카라이 도스이 지음, 권미경 옮김 / 케포이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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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지

 

물경 455쪽에 이르는 장편소설이다. 재미도 있다.

주인공 하야시 마사모토(한국명 임정원)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부모의 원수를 갚는 무용담이 펼쳐지는 장편 활극(?)이다.

 

그러한 이야기가 구한말의 역사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일본 측으로 기울어진 스토리

 

그런데 후반부에 가서는 극의 사실성이 떨어진다. 종횡무진으로 조선과 일본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치는 주인공은 역사의 슈퍼맨이다. 대체 손대지 않는 분야가 없으며, 못하는 일이 없다. 그가 가는 길에는 만사형통이다. 모든 일이 잘 풀어진다. 구한말 조선의 역사는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물론 역사에서 그렇게 강한 리더십을 지닌, 혜안을 가진 인물이 한명쯤 있어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그것이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그것은 단지 그가 일본인의 핏줄을 이어받아서가 아니다.

구한말 조선의 정세를 그렇게 이분법적 - 외척당과 일본당의 암투 - 으로 묘사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단순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지나치게 일본 측으로 기울어진 생각들, 외척당은 무조건 간신에다가 탐관오리이며, 일본당은 모두다 진보적이며 애국자인 것 등은 현재 시점에서 이 글을 읽는 한국의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결말에 가서는 과연 그게 역사적 사실인지 조차 불분명한 사건으로 막을 내린다.

<그 다음 해의 봄에 이르러서는 삼국이 공동으로 위원을 뽑아 동양연합대회를 일본의 도쿄에서 개최하니, 하야시 마사모토는 삼국의 추천을 받아 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455)

 

포레스트 검프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신 독자라면, 이 책 후반부에 가서는 주인공의 활약상에서 언뜻 포레스트 검프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가 중국과의 핑퐁외교에서 활약하는 장면,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 게다가 베트남 전장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 소설에서 주인공 임정원이 이동원과 대원군, 그리고 고종을 도와 나랏일을 좌지우지 하는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레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부군이) 그후로는 마사모토를 대하기를 빈객의 예를 갖추니 참으로 묘한 일이다. 마사모토는 밤이 될 때까지 국부군과 시사를 논하고 내일은 동지인 이가웅을 동반하고 찾을 약속을 하고 운현궁을 나섰다.> (312)

 

<국왕 전하의 마사모토에 대한 신임은 더욱 깊어져 국가의 대사에 관계되는 소문과 상소는 모두 마사모토와 의논하여 결정한다.>(388)

 

그러나, 이 책이 먼저 출간된 것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포레스트 검프 제작사가 이 책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차용해 간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정도로 사실성이 떨어지는 소설, 그저 구한말 조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지라 생각하며 읽으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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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다카하마 교시 지음, 김영식 옮김 / 소명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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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여행, 백 년 전으로

 

이 책의 성격, 그리고 줄거리

 

이 책의 줄거리에는 그럴듯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나 - 문학자(26), 세상의 진보에 뒤처진 문학자(62) - 와 그의 부인이 일본 시모노세끼를 출발하여 부산으로 와, 조선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보고 듣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이다. 그러니 이야기라고 할만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것을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여행기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나의 판단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평자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이 소설이 단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저열한 식민지 여행기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면 역자는 굳이 본서를 번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350)

 

그래서 해설자는 이 글 속에서 여러 가지를 찾아내고 있다. ‘연애소설로서 오후데와 와의 관계를 분석하기도 한다.

 

여러 면에서 이 책은 살펴볼 거리가 많이 있다.

 

일본인의 시각으로 본 당시 조선의 모습

 

<줄줄이 걸어다니는 키 큰 흰옷의 사람은 모두 조선인이었다.>(16)

<한사람 한사람 모두 담뱃대를 물고 있군> (16)

<창 밖을 오가는 산천은 나무가 없는 산이나 제방이 없는 강이었다.>

<산은 남벌된 채로 버려져 있고 강은 수시로 범람하여 위치를 바꾸었다.> (31)

<조선인은 밤에는 언제까지나 깨어있고 아침에는 언제까지나 늦잠을 잔다고 들었다.> (80)

 

그리고 특이한 기록으로, 기차에 대한 기록이 있다.

<내지에서 보지 못했던 광궤식의 큰 기차가 - 이것도 식민지적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오로지 실용 일변도의 거의 장식이 없는, 예를 들면 앞을 장식한 천도 없고 옆으로 늘어뜨린 장식도 없는 단지 장대한 철갑같은 기차가 .....>(31-32)

 

기차에 대한 서술은 또 등장한다.

< 장식없는 실용 일방의, 그 자체가 하나의 무기처럼 커다란 기차는 우리를 태우고 다시 북으로 북으로 달려갔다.>(179)

 

이런 표현을 볼 때에 의 눈에 당시 조선에서 운행되는 기차는 그렇게 낯설게 보였나 보다. 일본의 것과는 매우 달랐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일본이 당시 조선에 대한 생각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조선에 놓아준 기차는 그저 실용적인 - 일본의 침략을 효율적으로 감행하기 위한 - 용도임을 알 수 있다.

 

당시 학문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대한 언급,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관리 이외의 사람이 되기 위해 학문을 하는 자는 없습니까?”

지금 현재 있어도 매우 소수일 것입니다.”

만약 일본 사회와 같은 경로를 간다고 한다면 조만간에 실업을 지향하여 학문을 하는 자도 생기게 되겠지요.” (128)

 

홍상과 의 대화 중 일부이다. 모든 백성이 가진 희망이 최우선으로 관리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는 것을 대화를 통하여 알 수 있다. 그만큼 학문의 용도가 제한되어 있었다는 말이겠다. 실용적인 학문은 쓰임새가 없었고, 오직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되는 것만이 학문의 목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백년 전 당시의 사건들을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기회도 만날 수 있었다.

 

<나중에 보면 아이 장난 같다고 생각되는 것이 당시 사람들에게는 목숨을 건 일이었고, 당시 사람들에게는 정말 식은 죽 먹기였던 일이 나중에 보면 청사에 기록될 대사업이 되기도 하네.>(147)

 

<개인의 이해득실을 잊고 생각해보면 세상이라는 것은 재미있어. 적이라든가 아군이라든가 하는 것도 제비를 뽑아 임시로 역할을 정하는 것 같네.>(147)

 

역사를 상기시키는 장면들

 

민비 - 명성왕후를 말한다 - 묘로 가는 길...이미 다른 곳으로 이장되었으므로 유해는 이곳에 없습니다. (156)

 

모란대(198), 을밀대(203), 모란봉,기자릉(200), 부벽루(204), 능라도(206) 등등

 

이 작가의 마음을 관통하는 모순된 생각

 

이 소설을 이끌고 있는 작가의 마음에는 아무래도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이 담겨있는 듯하다.

해설자는 이것을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는 망국의 국민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동시에 북으로 뻗어가는 훌륭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침략자로서의 반성이 부족한 의 한계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와 집단의 대세를 초월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355)

 

조선을 생각하는 듯한 발언들

 

그래서 그런 모순된 생각 중 한쪽에 있는 조선인을 생각하는 듯한 발언이 몇 개 보인다.

<......조선인은 우리 두 일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소담 집에서도 먼저 놀러와 있던 그들은 우리 때문에 떠났다. 나는 그것에 대해 결코 승리를 자랑하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남의 화원에 발을 들여 놓은 기분으로 쓸 데 없는 행위였던 것을 후회했다. 그들 조선인은 그들 조선인으로서 각각 유쾌한 자신의 세상을 만들게 하라>(102)

 

<‘기생 배!’ 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거듭 애틋하게 생각했다. 실제의 이 기생 배와 내 공상의 기생 배 사이에는 너무도 먼 거리가 있었다. 물과 기름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들과 우리 일본인 사이는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듯했다.>(325) 

 

이 책에서 찾아볼 의미들

 

그러한 것과는 별개로,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다른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당시의 조선을 외국인- 특히 조선을 침략한 일본인- 의 눈으로 바라보는 그 관점과 그 당시의 풍물을 살펴 볼 수 있다는데 더 의의가 있다. 해설자도 이 점을 중요시하고 있다. 그는 말하길, 이 책은 일본문학계에서의 평가에 관계없이 우리 근대의 풍경을 그린 장편 <조선>은 반드시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널리 읽히고 연구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작품”(349)이라고 한다.

 

 

 

 

사족, 소설적 표현 - 재미있는 표현

 

<오후데는 손짓과 눈빛으로 소담에게 맥주를 강요했으나, 소담도 손짓과 눈빛으로 그것을 사양했다.> (151 )

 

이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자, 어떠한 정경이 떠오르는지? 문학자라 소개된 의 소설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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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yoh 2015-08-2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문제점(?) 하나
서평쓰기 위해서는 제목으로 책을 검색해서 찾아야 하는데
<조선>이라는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수백권의 책이 뜬다...조선 이란 글이 들어간 책은 모두다 등장하니, 변별력이 문제(?)로구나!
아 글 올리기가 이헣게 힘들어서야....제목에 차별성을 두기를.....
 
유럽 문화 탐사 - 在英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권석하 지음 / 안나푸르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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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 탐사, 글로 발자취를 새겨본다

 

이 책은 저자인 재영(在英) 저널리스트인 권석하의 여행기이다. 여행기 중에서도 저자가 관심을 기울인 인문학, 그중에서도 여기저기를 순례하면서, 기록한 유럽 문학의 발자취를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유럽의 모든 지역을 망라하다 싶을 정도로 풍부한 기록이 실려 있다. 프랑스 파리로부터, 톨스토이의 고장 러시아까지. 특히 이 책에는 아무래도 저자의 관심이 문학에 있다 보니, 문학관련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몇 군데, 추억의 장소가 나타났다. 그전에 어떤 계기로 유럽에 몇 번 기회를 만들어 잠시 동안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저자가 기록한 장소 중에 내가 들렀던 곳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그 곳들을 더 자세히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그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 - 몽셀미셀

 

프랑스 파리와 낭트에서 3개월을 체류하면서, 그 때 시간을 내어 들렀던 곳 중의 하나, 몽셀 미셀. 낭트에서 렌트카로 몇 시간 - 몇 시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달려 그 곳에 도착했다. 그때 가지고 있던 프랑스 여행 정보 책자에 의거, 그저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알고 갔었다. 지금 이 책의 기록에 의하면 더 의미있는 곳인데, 당시는 그런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그저 여행지의 하나라고만 생각했던 게, 아쉽다.

 

이 책에 보니, 이곳이 한 때 감옥으로 사용되었고, 이 감옥 속에서 수인으로 있던 사람 중에 빅토르 위고가 있었다 한다. (155) 그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위고의 발자취를 더 찾아보려고 노력했을 터인데, 아쉬울 뿐.

 

이 책에는 최신 정보로 알려주기를, “얼마 전부터 자동차를 마을 바깥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고 셔틀 버스로만 들어올 수 있어 상당히 불편해 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어 편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곳 어딘가의 식당에서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느라, 현지 음식을 배불리 먹었던 기억. 그러한 기억만 떠올리다니! 문화탐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셰익스피어 - 스트랫 포드 어폰 에이번

 

영국 런던에서 일 개월을 체류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들렀던 셰익스피어의 고장이다.

런던을 출발하여 옥스퍼드에서 일박 체류했는데, 마침 옥스포드에 지인이 체류하고 있어서였다. 다음 날 아침 지인과 함께 근처에 있는 에이번으로 출발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세익스피어를 보지 않고 가면 후회한다는 말을 들으며, 도착한 에이번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고장다웠다도시 전체가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로 넘쳐나고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셰익스피어의 생가. 비록 방문객이 많아, 늘어선 많은 관광객 틈에 끼어 둘러보는 형편이었지만, 방마다 계단마다 셰익스피어의 숨결을 느끼는 것처럼, 마음은 그랬었다.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생가 사진을 두장 수록해 놓았다. 한 장은 정원에서 본 생가’(178)이고, 다른 한 장은 생가를 앞에서 보고 찍은 것(187)이다.

 

정원에서 바라본 생가 사진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생가를 바라보는 앵글로 찍어놓았는데, 그 당시 미처 보지 못하던 각도라 더욱 새롭다.

 

그 당시에는 그저 생가 안에만 들러 이방 저방을 들러 보았고, 진열대에 진열된 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중에서 우리 말로 된 책도 있어, 신기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니 밖의 정원은 둘러볼 생각조차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사실 셰익스피어의 생가 내부에 있는 것들은 그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를 수집해서 알차게 분위기만 내고 있다”(179)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습기도 하지만, 어떠랴?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들이라니, 혹시 그 중 어딘가에 셰익스피어의 손길이 닿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또 들렀던 곳은 셰익스피어가 묻혀있다는 곳, 홀리 트리니티 성당(190)이다.

그날 갔던 때, 마침 결혼식이 거기에서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식이 다 끝나기를 기다려 셰익스피어가 묻혀 있는 곳, 바로 제단 앞에 가서 볼 수 있었다.

 

괴테 -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하우스

 

파리에 체류하면서 주말마다 - 그 때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하던 시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들렀다, 그런데 아뿔싸, 그날 괴테하우스는 문을 열지 않았다. 무슨 이유였던가는 기억에 없지만, 닫힌 문 앞에서 사진만 찍고 왔던 기억이 난다.

해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괴테 하우스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괴테 하우스의 내부를 찍은 사진들은 그래서 더더욱 반갑다.

 

다른 곳들도 역시

 

그렇게 떠올렸던 추억들을, 미처 보지 못한 아쉬움과 미진한 생각들을 이 책으로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들렀던 곳이라서 꼭 그곳들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다른 곳들도, 또한 그 자리에 얽힌 사연들도 모두다 문학(그리고 문화)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귀한 자료들로 그득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 책, 좋아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이책을 들고 그 곳으로 떠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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