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화 탐사 - 在英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권석하 지음 / 안나푸르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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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 탐사, 글로 발자취를 새겨본다

 

이 책은 저자인 재영(在英) 저널리스트인 권석하의 여행기이다. 여행기 중에서도 저자가 관심을 기울인 인문학, 그중에서도 여기저기를 순례하면서, 기록한 유럽 문학의 발자취를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유럽의 모든 지역을 망라하다 싶을 정도로 풍부한 기록이 실려 있다. 프랑스 파리로부터, 톨스토이의 고장 러시아까지. 특히 이 책에는 아무래도 저자의 관심이 문학에 있다 보니, 문학관련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몇 군데, 추억의 장소가 나타났다. 그전에 어떤 계기로 유럽에 몇 번 기회를 만들어 잠시 동안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저자가 기록한 장소 중에 내가 들렀던 곳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그 곳들을 더 자세히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그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 - 몽셀미셀

 

프랑스 파리와 낭트에서 3개월을 체류하면서, 그 때 시간을 내어 들렀던 곳 중의 하나, 몽셀 미셀. 낭트에서 렌트카로 몇 시간 - 몇 시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달려 그 곳에 도착했다. 그때 가지고 있던 프랑스 여행 정보 책자에 의거, 그저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알고 갔었다. 지금 이 책의 기록에 의하면 더 의미있는 곳인데, 당시는 그런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그저 여행지의 하나라고만 생각했던 게, 아쉽다.

 

이 책에 보니, 이곳이 한 때 감옥으로 사용되었고, 이 감옥 속에서 수인으로 있던 사람 중에 빅토르 위고가 있었다 한다. (155) 그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위고의 발자취를 더 찾아보려고 노력했을 터인데, 아쉬울 뿐.

 

이 책에는 최신 정보로 알려주기를, “얼마 전부터 자동차를 마을 바깥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고 셔틀 버스로만 들어올 수 있어 상당히 불편해 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어 편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곳 어딘가의 식당에서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느라, 현지 음식을 배불리 먹었던 기억. 그러한 기억만 떠올리다니! 문화탐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셰익스피어 - 스트랫 포드 어폰 에이번

 

영국 런던에서 일 개월을 체류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들렀던 셰익스피어의 고장이다.

런던을 출발하여 옥스퍼드에서 일박 체류했는데, 마침 옥스포드에 지인이 체류하고 있어서였다. 다음 날 아침 지인과 함께 근처에 있는 에이번으로 출발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세익스피어를 보지 않고 가면 후회한다는 말을 들으며, 도착한 에이번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고장다웠다도시 전체가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로 넘쳐나고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셰익스피어의 생가. 비록 방문객이 많아, 늘어선 많은 관광객 틈에 끼어 둘러보는 형편이었지만, 방마다 계단마다 셰익스피어의 숨결을 느끼는 것처럼, 마음은 그랬었다.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생가 사진을 두장 수록해 놓았다. 한 장은 정원에서 본 생가’(178)이고, 다른 한 장은 생가를 앞에서 보고 찍은 것(187)이다.

 

정원에서 바라본 생가 사진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생가를 바라보는 앵글로 찍어놓았는데, 그 당시 미처 보지 못하던 각도라 더욱 새롭다.

 

그 당시에는 그저 생가 안에만 들러 이방 저방을 들러 보았고, 진열대에 진열된 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중에서 우리 말로 된 책도 있어, 신기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니 밖의 정원은 둘러볼 생각조차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사실 셰익스피어의 생가 내부에 있는 것들은 그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를 수집해서 알차게 분위기만 내고 있다”(179)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습기도 하지만, 어떠랴?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들이라니, 혹시 그 중 어딘가에 셰익스피어의 손길이 닿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또 들렀던 곳은 셰익스피어가 묻혀있다는 곳, 홀리 트리니티 성당(190)이다.

그날 갔던 때, 마침 결혼식이 거기에서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식이 다 끝나기를 기다려 셰익스피어가 묻혀 있는 곳, 바로 제단 앞에 가서 볼 수 있었다.

 

괴테 -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하우스

 

파리에 체류하면서 주말마다 - 그 때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하던 시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들렀다, 그런데 아뿔싸, 그날 괴테하우스는 문을 열지 않았다. 무슨 이유였던가는 기억에 없지만, 닫힌 문 앞에서 사진만 찍고 왔던 기억이 난다.

해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괴테 하우스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괴테 하우스의 내부를 찍은 사진들은 그래서 더더욱 반갑다.

 

다른 곳들도 역시

 

그렇게 떠올렸던 추억들을, 미처 보지 못한 아쉬움과 미진한 생각들을 이 책으로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들렀던 곳이라서 꼭 그곳들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다른 곳들도, 또한 그 자리에 얽힌 사연들도 모두다 문학(그리고 문화)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귀한 자료들로 그득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 책, 좋아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이책을 들고 그 곳으로 떠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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