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인지 말해
신중선 지음 / 문이당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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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인지 말해

 

이 책은?

 

작가 신중선의 소설로서, 작가도 작품도 처음 접한다.

책표지에는 이런 말이 제목에 덧붙여 있었다.

 

<열일곱 해 전,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광장의 쓰레기통에서 갓 낳은 아기가 발견되었다.

도심 광장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기는 백화점 쇼핑백에 들어있었다.

그 백화점은 광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도 채 안 되는 장소에 있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시작이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그 아이의 성장, 그리고 자기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그 여행을 보여준다.

 

주인공에 대하여

 

주인공이 되는 소년, 몽상가 소년은 정이 가는 인물이다.

왜 정이 갈까? 불쌍해서? 그것은 아니다. 단순히 주인공이 불쌍하게 여겨진다고 정이 가지는 않는다. 그럼 그 소년의 어떤 점에 정이 가는 것일까?

 

바로 자기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그 여정에 정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부모를 찾아다닐 때에, 같이 다녔다.

여기에서 물론 작가가 의도한 것이겠지만 페이의 조카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소설의 전개가 그리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책장이 넘겨지면 질수록 상황은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는 방향으로 나갔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 이미 상황은 결판이 났음에도 - 몽상가 소년이 페이를 찾아가 자기가 아들이 아닌가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오직 안타까울뿐이었다, 

 

공자 말씀하시되, 이름을 바르게 할 것이다.

 

제자가 정치를 한다면 무엇을 가장먼저 하겠느냐 묻자,

공자는 "반드시 명을 바로잡겠다(必也正名乎)."고 하였고,

또한 "정치란 바로 잡는 것이다.(政者 正也)."라고도 하여 정치에 있어서 정명의 중요함을 피력하였다.

 

이름을 바르게 하는 것, 그 말과 이 소설은 관련이 있다,

물론 공자 말씀과는 약간 거리가 있겠지만, 몽상가 소년은 그래서 자기가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를 애타게 찾아다닌다.

 

이름에 대한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이 작품에는 유독 이름에 대한 단상이 많이 등장하며, 소년을 제외한 페이와 탐정 B는 진짜 이름을 버리고 자신이 직접 지은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모가 지어 준 이름 대신 스스로 만든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뜻대로 살아 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소년의 상황과 대비되는 설정이다. 스스로를 몽상가물고기라 이름 짓고 살아가는 소년은 간절하게 제 이름을 찾고 싶어 한다. 진짜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소년에게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6)

 

어린왕자의 재림인가?

 

물론 이 소설에서 이해되지 않는 인물도 있다, 바로 탐정 B의 존재이다.

그는 이 소설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그가 누수되는 수도의 물방울 소리를 듣고, 모스 부호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외계에서부터 온 소리를 듣는다. 우주개가 보내는 신호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그의 작업이 몽상가소년의 정체를 밝히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탐정 B와 몽상가 소년의 만남은 살아 있어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 소설은 <어린왕자>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어린왕자>의 결말을 아는지?

안다면 이 소설의 결말도 짐작이 될 것이다.

 

그러니 탐정 B의 존재는 이 소설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저자가 노린 바가 그것이 아니었을까?

세상에 어떻게 물방울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면, 어디 그게 소설 읽는 자세인가?

이 소설은 그것을 뛰어 넘으라고 말하는 것이다.

거기 이 소설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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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사람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박영준.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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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사람

 

이 책은?

 

<고민하는 힘>에서 저자 강상중은 노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는 요즘 시대를 말할 수 없다 (157) 말한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시대를 맞이하여 노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는 것인데 그 중에 하나 노인 간호 문제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논의 중 하나로, 저자인 히라카와 가쓰미가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느낀 것들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87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6개월을 간병하면서 파악한 아버지의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적어 놓았다,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저자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였던가?

일단, 저자에게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은 아니었다. 저자에게 존경의 대상은 학교나 책 속에서만 존재했다. 인물을 평가하는데 학력이라던가. 사회적 지위라던가 하는 지표로 존경여부를 결정하던 저자에게 아버지는 당연히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다. (10)

 

그런 아버지가 병에 걸려, 이제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아버지를 보면서, 저자는 아버지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저자는 아버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지는데, 안타깝게도 이제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어떤 심정으로 늙음과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아버지를 앞에 두고, ‘나를 닮은 사람을 발견해 나가는 기록이다. ‘나를 닮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내가 언젠가는 조우해 (아버지와) 똑같이 좌절하거나 곤혹스러워하면서, 극복하거나 좌절할 미래의 모습”(12)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 사건 아버지가 가스대 위에 플라스틱 용기를 올려놓아, 하마터면 불을 낼 뻔한 일 은 우리 두 사람이 노화라는 것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계기가 되었다.> (52)

 

절절한 사연들, 가슴아픈 일들

 

저자가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느꼈던 마음들, 읽으면서 가슴이 울컥해지는 대목이 많았다.

 

<결국 하룻밤 사경을 헤매고 아버지는 자신의 발로 사바세계로 다시 돌아오셨다. 그러나 돌아온 아버지는 어제까지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80)

 

<앞으로 몇 년을 더 사실지 알 수 없으나 거기엔 희망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했다. 나는 늙고 병든 채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4)

 

<이즈음 아버지는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신체의 모든 에너지는 온전히 생명을 연장하는데만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122)

 

<그러나 나는 아버지의 의식이 분명할 때가 가장 괴로운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189)

 

<섬망 속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어떤 현실을 보고 있고, 어떤 공간을 호흡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214)

 

<아버지도 늘 그렇듯 그곳에 잠들어 계셨다.

평소와 다른 것은 아버지의 얼굴에 천이 덮인 것뿐이었다.> (236)

 

이 책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자기를 발견하게 된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늙어가는 모습은 내가 늙어가는 모습이기도 한 셈이다.”(12)이라는 말이 바로 그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것은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니, 이런 과정이 바로 우리네 인생의 모습이 아닌가?

 

<전후 일본을 온 몸으로 부딪히며 살아 온,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시대에 뒤떨어져 점차 삶의 의욕을 잃고 종국에 ....> (35)

 

그런 모습이 결국은 저자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저자의 미래이기도 하고, 또한 나의 모습이니, 이 책에서 보여주는 저자의 말 한마디, 생각 한 조각이 피부에 와 닿게 되는 것이다.

 

이 책, 밑줄 긋고 싶은 말

 

<체념이란 장래에 관여하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인지 모른다. 될 대로 되라 할 수 밖에 없고, 될 대로 되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체념에는 비애가 잠재되어 있지만 공허한 희망을 품으며 절망하는 것보다 낫다.> (225-226)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많으나 어떻게든 된다. 어떻게든 된다.”(248)

N 스프링의 사모님이 저자의 어머니 불단에 바친 편지.

 

다시, 이 책은?

 

<지금 당장은 이것이 아버지의 일이지만, 누구나 겪었거나 앞으로 겪어야 할 일이며, 나아가서는 ’, ‘우리모두에게 닥칠 일이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으로 인간은 실존적 각성을 촉구받는다.”고 했던가.>

 

그것처럼, 이 책은  바로 우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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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에게서 배우는 권력의 리더십
스테파니 존스.조나단 고슬링 지음, 박수성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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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교사로서의 나폴레옹

 

리더십의 단골 손님은 위인이다. 위인에다가 뭔가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사람을 선호하고, 게다가 말로가 좋은 사람이면 금상첨화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리더십 이론가들은 죽은 자든, 살아있는 자든 불러내어, 리더십 이론에 합류시킨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은 그래서 언제나 환영받는 인물이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좋은 예이다.

 

그러나 한때를 풍미했던 사람 중에 히틀러를 리더십 이론의 대상으로 삼은 것을 보았는지?

히틑러는 기피대상 1호다. 그럼 징기스칸은? 글쎄, 징기스칸은 위인전에는 등장할지 모르나, 리더십 대열에는 등장한 것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모두다 리더십으로 분석하기에는 하자가 있는 인물이기에 그렇다.

 

그렇다면 나폴레옹은?

혹시 나폴레옹 하니까. 프랑스의 한 때 황제였던 인물이고, 위인전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에다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인물이니, 리더십 이론에 등장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그의 행적중 이런 것을 한번 살펴보자.

하나만 보자. 그는 러시아 원정을 감행하여 죄없는 병사 50만 명을 아사, 동사로 몰아넣었다.

그거야 국가의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 하자. 그렇다면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모략과 공포정를 시행하여 언론을 통제하고, 나라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정부(情婦)는 권력이다. 나는 그것을 얻고 떠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데 너무 많은 힘을 들였으며, 내 권력을 탐내는 자는 누구라도 엄하게 응징했다. >

- 저명한 기자 뢰데레(Roederer)에게, 1804114(14)

 

그런데도 그의 리더십을 운위할 수 있을까?

설령 그의 말로가 실제와는 다르게 영화롭게 끝났다 할지라도, 그의 생전 행적으로서는 리더십을 운위할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폴레옹에게서배우는 리더십이다.

그런 잔인하고 폭군이었던, 그래서 인류 역사 아니, 이 것은 인류 역사가 아니라, 프랑스 역사일지도? - 의 한 폭을 검게 물들였던 그에게서 배울만한 것이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제목을 다시 봐야 한다. ‘권력의 리더십이다.

그로부터는 보통 말하는 선한 의미의 영향력을 말하는 리더십을 배울 것이 없고, 다만 권력의 리더십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목이 무척 솔직한 것이다.

 

왜 나폴레옹인가?

 

나폴레옹의 그런 면을 제외하고, 딱 하나 그로부터 배워야 할 이유가 있다.

<나폴레옹의 리더십 방법은 실제 전쟁터는 물론 국내정치, 국제 무대, 그리고 직장에서 권력을 얻고 사용하는 예시들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덜 격동적인 현대에도 나폴레옹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은 오늘 날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들이 나폴레옹의 시대만큼이나 복잡하고 다면적이기 때문이다.>(9)

 

그러니 그의 리더십은 순전히 권력 총칼로 만들어진 권력-에서 나오는 리더십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그 시대와 유사하니까, 그의 리더십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반면 교사로서의 나폴레옹

 

그러나, 그렇게 이 책을 대하는 것은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이 책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론이다. 아니 이론이 아니라, 지침서다. 현실로 살아가는 데는 이론을 따지고 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꿩 잡는 게 매라는 말도 있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으니, 현실에 충실하자!

 

그래서?

이 책에서 <나폴레오에게서 배우는 리더십>을 배워서, 나폴레옹처럼 그렇게 권력을 사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라는 것이 아니라, 나폴레옹처럼 그릇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사람을 알아서, 미리 사전에 막자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애초에 리더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하도록 막아내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그릇된 리더십을 구분하는 지침서로 읽어보면 어떨까?

아마 지하에서 자기의 행적을 후회하고 있을 나폴레옹도, 나의 이런 생각에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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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띠아고에 태양은 떠오르고 - 산띠아고 인문기행
김규만 지음 / 푸른영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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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띠아고에 태양은 떠오르고

 

산띠아고, 그 길은 순례자들이 걷는 길이다.

나도 그 길을 걸어보았다. 실제 길 위를 걸어본 것은 아니고, 책으로 걸어보았다.

걸어다니느라 발에 물집이 생기고, 그 험난한 시간을 보낸 기록들을 읽었다.

애쓴 순례길, 걷고 나니 후련하다, 뿌듯하다, 걷기를 잘 했다, 는 찬사가 쏟아지는 길.

 

그 길을 다른 책으로 다시 걸었다.

<산띠아고에 태양은 떠오르고>를 읽었다.

 

읽고나니,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무작정 걷는다고, 순례길이 아니다.

순례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보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다.

그럼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단순히 이정표만 보아서는 안된다, 단순히 떠오른 해와 지는 해만 보아서도 안된다.

지나가다 만나는 사람들만 봐서도 안된다.....

그럼 무엇을 봐야하나?

 

이 책처럼, 그야말로 길을 봐야하는데, 길 위만 봐서는 안되고. 길에 묻어있는 사람들, 역사들, 시간들을 봐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순례길에서 길 껍질만 본게 아니라, 길을 따라서, 또는 길 속을 뚫고 보이는 것들을 담아놓았다.

저자는 그 산띠아고 길을 색다르게 걸었다.

그는 한의사. 그래서 한방의료봉사를 하면서 그 길을 걸은 것이다.

 

그래서 그 길을 남달랐다.

 

그리고 그 길을 그가 남들과 걷는 방법이 달라서 달랐다.

그는 이렇게 걷는다.

<순례와 고행은 동의어다. 순례를 통해서 고행으로 들어간다. 고통과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순례는 깨달음으로 인도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식 정중동의 상위개념을 이야기해보자. '나는 걷는다. 고로 생각한다'는 치열한 동중정이 여기에 존재한다. 동중정은 동 속에서 일어나는 고요한 정신의 파문을 말한다. 몸은 비록 밖으로 산띠아고를 향해 걸어가지만 마음은 안으로 자기만의 깨달음의 세계로 항해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찾아가는 '내면의 산띠아고'이다.>(26)

 

그래서 저자의 걸음은 앞로 향하여 가지만, 마음은 안으로 안으로 향하는 발걸음인 것이다.

몸은 비록 산띠아고를 향해 걸어가지만 마음은 안으로 자기만의 깨달음의 세계로 향하는 걸음, 그게 진짜 순례길을 걷는 이유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도 이 길을 저자를 따라 걸으면서, 모처럼 안으로의 순례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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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합 - 절대 흔들리지 않는 경영의 본질
오윤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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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합


이 책은?


저자인 오윤희는 조선일보 기자로, 현재는 국제부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정책부(교육, 복지 담당), 산업부(유통, 부동산 담당)에서 근무했으며 동유럽 특파원을 거쳤는데, ‘위클리비즈에서 해외 유명 기업인과 석학들을 만나 취재한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최정상 기업과 CEO, 수많은 대가들의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이 들어있다.


이 책은 세 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 그대로, , , .


,, , 각각의 항목이 추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성공 비결, 기본에 충실하라

() : 기존의 가치를 뛰어넘어 성공한 혁신가들, 남다른 전략을 구사하라

() :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제3의 길을 발견하라


이렇게 세가지 키워드로, 저자는 경영의 요체를 살펴보면서, 성공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정반합 하면 변증법이 떠오르는데


정반합이라는 말은 헤겔의 변증법 이론이 떠오른다.

정에서 반을 거텨 결국에는 합에 이르는 변증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정반합은 헤겔이 말하는 변증법과는 차원이 다른 정반합이다.

헤겔의 변증법에서는 정과 반이 합이라는 종착지로 녹아 들어가는데 반하여 여기서는 정반합이 각각 독립하여 그 의미를 선명하게 지닌 채 작동을 하고 있다.


물론 경영에서는 그렇다고 각각 하나씩만을 고집하면 되지 않는다.

어떤 때는 정으로, 또 다른 때에는 반으로 자유자재로 운영하면 되는 것이니, 일컬어 운영의 묘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배울 점은 바로 그것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사업)에서 이번 경우는 정으로 밀고 나가겠다. 또는 이번 경우는 합으로 나가보자.....


그러니 그 말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기본에 집중하고, 반대로 생각하며, 통합으로 해결하라!”


인상깊은 기업 하나를 꼽는다면?


캐나다 구스를 말하고 싶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는 우리 깊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캐나다 구스의 CEO 리스의 말이다.


<우리에게 메이드 인 캐나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스위스 시계를 스위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든다면 무의미하겠지요. 캐나다 구스도 마찬가지입니다.>(102)


스위스 시계를 스위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든다면 무의미하겠지요.”

이 말이 가슴에 찡하게 울려온다.


그런 그의 생각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모든 제품이 브랜드가 되면 결국은 모든 제품이 똑같아 집니다. 오늘 날 중국의 의류 공장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전 세계 각국의 브랜드 제품을 생산합니다. 이는 같은 작업을 하면서 그냥 제품 로고만 갈아 끼우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브랜드에 영혼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아요.>(103)


그런 생각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이 책의 또 다른 가치, 경영을 넘어 철학으로


경영이야기가 나오니, 딱딱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딱딱하기는커녕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다.

여러 회사의 경영 사례를 통하여 배울 것이 우선 있다.


사례로 들려지는 기업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기업이 경영에 성공했든, 실패했든 그 안에는 배울 것이 있다.

또한 단순히 경영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다. 경영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나,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철학을 담아 보여주고 있으니, 이를 일컬어 꿩먹고 알먹고,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한다!’

느리더라도 나만의 방식을 지킨다.

길은 찾아야 비로소 길이 된다.

변화하되 변화하지 않기.


그런 철학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도록, 이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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