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 김옥균을 깨우치고 대원군에 맞선 사내
김상규 지음 / 목선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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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석

 

외국물을 먹어본 사람에게 조선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답답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답답함을 청나라에 다니면서 매번 느꼈을 선각자 오경석, 그는 과연 그런 답답함을 어떻게 해소하려고 했을까?

 

그런 질문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오경석,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는 역관이다.

역관이기에 자연스럽게 외국, 당시 청나라를 많이 드나들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그는 청나라를 무려 14차례나 다녀왔다.)

 

그래서 조선이란 나라에서 청나라로 가면 신기한 문물들이 많이 보였을 것이고, 또한 만나게 되는 청나라 사람들의 깨인 생각들과도 접촉을 했다.

그렇다면 청나라에서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보게되는 조선의 모습과 조선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느꼈을까?

 

여기 그런 답답함을 잘 그려놓은 게 바로 이 책이다.

 

먼저 주인공 오경석이 청나라에 드나들면서, 그의 인식의 변화가 잘 그려져 있다.

 

하지만 생각하게 되고, 의심하게 되고, 각성하게 되고, 이상과 신념을 갖게 되는 순간, 중인은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가 살던 시대는 그런 시대였다. (35)

 

인력거의 위대함은 그 기술에 있지 않다고 역매는 말했다. 그것은 양반이나 상놈이나 심지어 기생도 돈만 주면 탈 수 있으며, 그 값도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것에 있다는 것이었다. 개화는 서양의 교묘한 물건을 들여오는 일이 아니었다. 누가 먼저 서양과 통교하느냐의 싸움도 아니었다. 개화는 스스로의 손으로 봉건과 구제를 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였다. (412)

 

역매는 오경석의 호다. 경석을 어떤 것 하나를 보더라도 그냥 무심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 물건의 용도부터 그 물건이 쓰이게 되는 상황까지 살피면서, 그것이 가져다줄 영향까지 생각한다. 우리가 그의 태도로부터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이런 글, 새겨둘 필요 있다.

 

서화나 시를 대할 때는 뭇사람들의 관념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느낌과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보는 것도 그렇고 세상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90)

 

이런 기록들 의미있다.

 

조부가 본 산천과 사물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심지어는 곽산에서 조부가 당시 마두 馬頭로 고용했던 장복이란 사람의 손자를 찾아냈고, 그 역시 자신의 마두로서 연행에 합류하게 되는 기막힌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185)

연암의 손자 박규수의 사연이다. <열하일기>에 등장하는 마두 장복, 그의 손자를 연암의 손자가 만났다니! 이 일화가 사실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경석은 아들을 낳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세창, 그분이다.

오경석은 아들에게 새로운 세상에서 뜻을 꽃피우라는 뜻에서 세창 世昌이라고 지어주었다. (227)

 

조선시대에 천하(天下)’, ‘세계(世界)’ 라는 말은 어떻게 쓰였을까?

 

경석은 천하라는 말을 쓰지 않고 세계라는 말을 썼다. 당시만 해도 세계는 불교 어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경석은 점점 천하보다는 세계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서 천하는 답답했다. (232)

 

우리나라 역사에서 천하세계’, 그 두 개념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런 말도 경석은 했는데, 혹시 그게 경석의 세계관과 관련이 있을까?

경석과 일본의 모리야마(외무대승) 간의 대화 내용이다.

 

- 전신은?

- 전신은 기차보다 1년 앞서 나가사키와 상하이 구간의 해저 전신선이 개통되었소. 지금은 전국에 종횡으로 깔려있소.

이때 경석이 씁쓸한 얼굴로 뜻밖의 말을 했다.

- 그 정도는 돼야 인간이 살만한 세계라 할 수 있을 것이오. (25)

 

다시. 이 책은? - 경석과 대치와의 만남, 그리고 박규수.

 

역매, 대치 그리고 박규수,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물론 대원군 이하응도 주요 인물이지만. 이들만은 못하다.


독자들은 조선시대 말기, 서양과 일본의 줄기찬 침략 야욕에 맞서, 조선을 새롭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런 인물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헤쳐 나갔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삶과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세를 비교하면서 읽어보고 생각해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궁궐 깊숙한 어디선가 조선을 이끈다는 사람들이 모여 기로의 순간에도 고리타분한 말들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저들은 오백년 동안 조선을 멈춰 서게 한 자들과 그들의 후손이었다. (15)

 

오경석이 사역원에서 거리를 굽어보면서 궁궐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마음, 옮겨본 것인데. 당시 오경석이 느꼈던 그 안타까움을 다시 우리가 느껴서는 안 될 것이 아닌가?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얼마나 바랐는가그런 오경석의 염원이 허사로 돌아가면 안되는데하는 안타까움으로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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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해한 유인원 - 인류는 어떻게 문화적 동물이 되었을까
스티브 스튜어트 윌리엄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데이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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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해한 유인원

 

서문과 본문은 필자가 다르다.

 

그러니 서문의 내용이 본문과 결이 다른 것을 먼저 알고 읽어야 한다.

서문은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가 썼다.

 

마이클 셔머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아 궁금했는데 저자가 쓴 <감사의 말>에 보니, ‘챕터 또는 전체 원고의 초안을 읽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면서 여러 이름을 거론했는데 그중 한 명이 마이클 셔머다.

 

마이클 셔머가 한 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서문: 인지적 창조설 그리고 인간 본성의 현실적 비전>

 

토마스 소웰 관점의 충돌

: 제약점 관점 (보수주의)과 무제약적 관점(자유주의)으로 구분한다.

 

스티븐 핑거는 빈 서판에서 위의 두 관점을 다음과 같이 새롭게 명명하고 그 의미도 살짝 바꾼다.

: 비극적 관점과 유토피아적 관점

 

거기에 더하여 서문 필자는 인간 본성을 보는 관점을 위에 거론된 관점을 제쳐두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데, 바로 현실적 관점이다. (13)

 

그런 논의 후에 서문 필자는 이 책에 대하여 이런 평가를 내린다.

 

외계 행성에서 온 인류학자의 렌즈를 통해 인간성을 바라본다는 관점바꾸기 사고실험은 독자에게 우리의 정신과 문화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깊은 혜안을 제공한다, (15)

 

책 전체가 과학적 추론의 결정체라 할 정도로 강력한 논증을 보여주면서도 품격있게 쓰여 책의 마지막 장에 도달한 성실한 독자라면 모든 형태의 창조론을 배격하고 인간 본성에 대한 현실적 관점을 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15)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사고실험

 

시작부터 우리의 생각을 유도한다.

 

1장에서는 <외계인의 도전>이란 타이틀 하에, 우리 인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실험의 방법으로 외계에서 온 인류학자의 눈으로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그렇다면 그 외계인의 눈에 우리 인류는 어떻게 보일까?

 

그런 관점을 가지고 인간을 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바로 그 이상한 점들이 우리 인간을 정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SeXX/XY의 동물

4. 데이트하고 짝짓기하고 아기를 만드는 동물

5. 이타적 동물

6. 문화적 동물

 

이 부분에서 우리 인간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논의의 시작을 바로 인간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동물의 경우부터 살펴본다.

예컨대 공작은 왜 수컷이 화려한 꼬리를 가지게 되었을까? 동물의 많은 경우 왜 수컷이 암컷보다 덩치가 클까? 그리고 새끼는 어떻게 기르는가? 등등

 

그렇게 논의를 진행한 다음에 인간을 바라본다.

인간은? 이런 기록도 흥미롭다.

 

남자 단독이 아닌 양성 모두가 이차 성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여자 단독이 아니라 양성 모두가 배우자 선택에 까다롭도록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137)

 

이 책의 요지는?

 

이 책의 요지는 다름 아닌 책날개에 들어있다.

그러니 독자들은 책 본문을 읽기 전에, 책날개에 쓰여진 이 책의 요지를 천천히 정독하기 바란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서문과 본문을 이어서 읽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먼저 이 책의 전체 아웃라인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읽으면, 훨씬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약해 본다면,

인간에 대한 여러 관점이 있다. 그런 관점들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서로 모순되는 것을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해하기 복잡한 인간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한 설명을 하고자 수많은 학자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인간을 이렇게 정의한다.

인간은 자신의 유전자뿐 아니라 문화를 남기는 존재다.

 

이 책의 결론은 이것이다.

인간은 단순히 진화된 유전자의 산물이 아닌, 유전자와 밈이 혼재된 문화적 동물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다시, 이 책은? - 인간만 이타적 동물이 아니다.

 

이타적 행동, 그런 자기 희생은 다른 동물에게서도 발견된다.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의상 행동(擬傷行動), 말이 어렵지만 다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동이다.

broken leg display,

포식자가 달려들면 자기 새끼들을 살리기 위해 어미새는 일부러 날개를 다친 척하면서 날아오른다. 그 포식자는 잡기 쉬운 줄 알고 어미에게 달려들고, 그 결과 새끼는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경우, 이타적 행동을 보이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여기 흥미진진한 논의가 진행이 된다.

그렇게 이타성을 논리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어디 그부분뿐인가. 이 책의 모든 부분에서 내가 속해있는 종인 인간의 모습을, 그 인간의 문화 세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데, 그 방법이 모두 논리적이라는 것, 그게 책을 읽어 깨닫는 기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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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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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를 위한 노르망디X역사

 

여행이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점찍고 사진찍고 오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이 책이 가진 의미는 크다.

저자는 파리 유학 시절에 방문했던 노르망디를 30년이 넘어 다시 찾았는데, 좀더 내밀한 풍경을 보았고 그걸 이 책에 담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관광 책자가 아니고 또한 어느 한 방향의 여행 안내서도 아니다.

 

그것은 노르망디라는 지역의 특수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노르망디에는 역사, 문화, 예술 등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있기에 그렇다.

 

이 책은 편성이 다른 책과는 다르다.

다른 책들은 대개. 한 지역을 가면 그곳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뭉뚱그려 그려 놓는다.

지리, 역사, 문화, 예술, 모든 것을 한 자리에 모아 놓는다.

그런데 이 책은 안 그런다. 따로 따로 보여준다.

그러니까 각개의 항목들이 더 잘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

 

보여주는 항목은 수도원, 역사. 예술, 해안도시. 평화, 미식,

그렇게 6개의 항목을 따로 보고 느끼면서 이 책으로 노르망디를 여행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수도원을 들른다.

 

프랑스 역사에서 수도원은 나름 별도로 살펴볼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니, 별도로 수도원들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몽생미셀 수도원을 비롯하여 5 군데 수도원을 보여준다. 저자가 가본 곳을 마치 옆에서 친구에게 말해주는 것마냥 자상하게 말해준다.

 

역사는 어떨까?

 

노르망디는 단지 프랑스 역사만이 아니라, 영국의 역사까지 바꿔놓은 지역이다.

바이킹이 먼저 노르망디에 상륙하여 정착했고, 그 다음 노르망디 공작 기욤이 잉글랜드로 쳐들어가서 새왕조를 개창한 것이다. 그러니 영국의 역사가 바로 이 곳 노르망디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 이곳 노르망디에서는 실로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나 역사를 바꿔 놓았다. 그런 역사가 있는 곳이 이곳 노르망디다.

 

예술, 특히 이 항목은 기록해 둘 게 많다.

 

모네 : 지베르니 (152쪽 이하), 루앙, 르아브르 (204), 에트르타 (220)

      바랑주빌 (245) 

카미유 피사로 : 에라니 (172)

귀스타브 카유보트 (185)

장 프랑수아 밀레 (193)

 

기록할 게 많으므로, 넘쳐나는 내용을 여기 다 일일이 옮겨놓지 못한다.

책을 직접 읽어가면서 위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해안 도시. 르아브르 외

 

이 항목에서는 해안에 있는 도시들을 거닐며 그 곳 출신 인물들이나 그 사람들의 작품, 그리고 그 도시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르아브르 : 모파상이 르아브르를 무대로 쓴 소설 <쥘 삼촌> (213)

에트르타 : 모리스 르블랑의 출신지. 그의 소설 <기암성>은 이곳이 무대다. (222)

옹플뢰르 : 에릭 사티 (268)

그랑빌 : 크리스티앙 디오르 (291)

이밖에도 페캉, 디에프, 바랑주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평화, 노르망디 평화 기행

 

천국처럼 평화로웠던 노르망디는 제 2차 세계 대전 때 지옥으로 변했다.

나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은 변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연합국이 상륙작전을 시행 겨우 다시 땅을 수복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곳이 바로 그런 역사의 현장인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평화기행>이라는 항목하에 여러 격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노르망디의 미식 여행

 

다시 평화를 되찾은 노르망디, 그곳에서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맛있게 먹고 다니는 것인데, 프랑스의 노르망디는 특히 그렇다.

 

캉은 내장 요리의 본고장이고, 카망베르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시드르 루트도 있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

 

이름 하나, 확인해두자.

불어 이름 기욤(Guillaume)은 영어 이름 윌리엄(William)과 통한다. (82)

그러니 윌리엄 텔은 영어로는 William Tell, 프랑스어로는 Guillaume Tell 이다.

 

모리스 라벨, 루앙과 관련이 있다.

 

라벨이 루앙의 리용스라포레에서 <쿠프랭의 무덤 모음곡>을 작곡했다. (131)

 

라벨이 바로크 시대 작곡가 쿠프랭을 추모하는 의미로 고전적인 양식의 피아노 작품 여섯 곡을 작곡했고, 후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죽은 이들에게 바치는 작품에 통보(tombeau, 무덤)라는 표현을 쓰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자원입대한 라벨은 죽은 동료들에게 이 작품을 헌정했다.

 

에릭 사티 (268쪽 이하)

 

에릭 사티의 고향인 옹플뢰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성장과 음악 공부, 그리고 수잔 발라동과의 관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의 작품으로는 <사라방드>, <짐노페디>, <그노시엔>, <벡사시옹>이 있다.

 

<짐노페디>는 고대 그리스 토기 암포라에 그리스 소년들이 나체로 춤을 추면서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는데, 에릭 사티가 그 그림을 보고 만든 곡이라 한다.

 

다시. 이 책은?

 

노르망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이다.

2차 대전을 종식시킨 그 유명한 작전이 이루어진 곳, 노르망디 상륙 작전.

그게 이루어진 곳이 바로 프랑스의 노르망디다.

 

그런데 그곳이 프랑스의 어느 쪽에 있는지 지도를 펴놓고 짚으려니, 어딘지 모르겠다.

파리의 북, ? 하여튼 동쪽은 아닐테고, 동쪽으로는 상륙할 곳이 아니므로. 남쪽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면 북과 서, 어느 쪽이 노르망디일까?

 

답은? 북쪽이다.

 

그 곳,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이루어진 곳은?

유타, 오마하, 골드, 주노, 소드. 이렇게 다섯 곳에서 상륙작전이 이루어졌다.

작전에 얽힌 자세한 내용은 310쪽 이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르망디 작전이 이렇게 이루어졌구나, 하는 역사적 사실,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역사적 이름으로 시작하는 노르망디, 독자들은 저자가 친절하게 마련해 둔 지도를 보면서, 프랑스 노르망디 곳곳을 여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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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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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라 스트라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낯선 길 위에서 _ 로마

Viva la Vida _ 스페인

신화와 영화가 공존하는 곳 _ 시칠리아

향기와 색깔이 있는 여행 _ 프로방스

한 번쯤 만나고 싶은 풍경 _ 그리스

 

로마와 스페인, 그리고 시칠리아와 프로방스, 또 그리스의 길을 저자는 걸었다.

모두 실제 가보고 싶었던 길이지만. 난 못가봤으니 이 책에서 걷는 길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저자의 길을 따라가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 많다.

기록할 게 많으니 항목을 나눠보는 것도 나중에 참고로 찾아볼 때 편리할 듯해서 별도 구분해보았다.

 

영화

 

<> (5)

이 영화의 제목인 <길>은 인생의 길 같은 형이상학적 길이다.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그렇게 정리해서 말해주는 인생의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영화가 되었다. 안소니 퀸의 얼굴 기억이 난다.

 

<로마의 휴일> (46)

지금도 로마 하면 언제나 먼저 떠오르는 영화, <로마의 휴일>

동화 같은 소재에 아련한 엔딩 장면?

엔딩 장면이 어떻게 아련한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다시 봐야겠다.

 

<두 교황> (48)

이 영화의 촬영지 카스텔 간돌포를 보고 온 저자는 귀국후 <두 교황>을 보며 그 지역을 추억했다고 하는데, 그런 방법도 좋을 듯 하다. 그럼 영화도 기억나고 또 그 장소도 기억날테니 일석이조겠다.

 

<대부> (172쪽) 

영화의 촬영장소는 시칠리아의 사보카.

그곳에는 영화의 무대가 된 곳, 그래서 유명해진 곳이 많다.

 

사보카의 조그만 성당, 성 니콜로 교회.

식당 바 비텔리.

거기에 코폴라 감독의 철제 입상이 있다.

 

화가들

 

엘 그레코 (61)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그린 그림이.....

 

피카소 (106, 226)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는 화가인데 저자는 그와 관련된 곳을 두 군데 걸었다.

스페인 남부 도시 말라가에는 피카소의 생가가 있다. (106)

피카소가 15년간 말년을 보내고 운명을 마감한 곳 무쟁. (226)

 

샤갈 (208)

프랑스 니스에 샤갈 미술관이 있다.

 

고흐 (248)

프랑스 아를에 있는 생 레미 드 프로방스, 고흐가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이 있는 곳이다.

아를의 포룸 광장에는 그 유명한 밤의 카페 테라스가 있는 곳이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그곳을 방문한 날, 그 카페는 한산하고 근처 다른 카페에 사람이

많았다는데, 그 이유는?

그곳 카페에서 대형 TV로 월드컵 예선전을 중계하고 있었다고....그러니 고흐도 축구에겐 못당한다는 것.....

 

음악가들

 

프란시스코 타레가 (109)

스페인 그라나다의 해발 640m 구릉에 지어진 궁전, 알람브라 궁전이다.

이곳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그 노래가 떠오른다

바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작곡, 프란시스코 타레가.

 

야니 <산토리니>(328)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아래에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 있다.

1955년에 복원되어 실제 공연장으로 쓰이고 있는 음악당이다.

그 음악당에서 어떤 공연이 펼쳐졌는데, 처음 듣는 음악가다.

야니, 미국에서 활동하던 그가 아테네로 돌아와 공연한 곳이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이다.

거기에서 공연된 <산토리니>, 들어보았다.

이 곡이 야니의 작품이고, 그 곡이 연주된 곳이 아테네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

그 연결이 재미있다.

 

박물관, 미술관

 

바티칸 박물관 (16)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 (55)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228)

 

작가

 

세르반테스 재평가 ;

세르반테스가 죽고난 후 독일에서 돈키호테를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인물이며, 구원의 메시지를 지닌 인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세르반테스가 전하고 싶어 했던 진정한 메시지가 독일 낭만주의에 의해 실현된 것이다. (127)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 (241)

마르세이유 앞마다에 있는 이프섬에 있는 샤토 디프 교도소, 여기가 그 소설의 배경이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282)

그리스 섬 미코노스에 머물며 <상실의 시대>를 집필했다.

 

그리스 신화

 

헤라클레스 신전 (151)

콘코르디아 신전 (153)

 

다시, 이 책은?

 

길이 있다. 사람들이 그 길을 간다.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가고, 그 길을 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 길따라 간 흔적이 역사가 된다.

 

그럼 이 책에 등장하는 길은 어떤 길인가?

저자가 직접 걸은 길이다. 그 길은 역사를 보는 길이고, 인생을 성찰하는 길이다.

길도 그렇게 사람따라 달라진다.

 

나는 저자의 길을 따라 같이 걸었다.

저자의 길이 보여주는 길을 차분히 따라가며 또다른 길을 보았다.

그 길, 인생의 길을 걸어본 저자가 걸어가며 보여준 길이라, 남다르다.

길마다 사진으로 남겨놓은 길목마다 인간의 흔적이 그리고 저자의 통찰이 함께 느껴진다.

이런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인생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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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롭 리멘 지음, 김현지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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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는 기술

 

저자는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에 부제를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영혼의 고귀함,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경이로움에 관한 고찰>

 

그래서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인간의 모습 + 영혼의 고귀함 = 진정한 인간

 

저자가 말하는 영혼의 고귀함을 덧붙이기 위해 저자가 고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첫 번째 고찰; 전쟁에서 배우는 삶- 니체의 편지

 

글을 읽는 독자들은 니체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인생에 대한 묵직한 성찰이 들어있는 편지다. 물론 그 편지는 니체가 직접 쓴 것은 아니다. 저자가 니체로 빙의해서 쓴 것이다.

 

내가 아니라 니체에게 질문을 보냈다면, 타고났으면서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인 그는 그들의 질문에 나의 답변처럼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답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보냈을 것 같다. (29)

 

그런 니체 명의의 편지와 함께 저자는 편지를 보낸다.

 

그안에 그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낸다. 전쟁, 그러니까 2차 대전중 인도네시아 자바에 있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할머니, 이모들과 갇혀있었던 어머니 이야기다.

 

그 어머니로부터 저자는 인간이 되는 기술을 전해듣는다. 어머니가 경험한 인간이 되는 기술, 글로 책으로 배운 기술이 아니라, 실제 체험으로 배운 기술이다.

 

즉 첫 번째 고찰은 어머니를 통해 듣는, 전쟁을 삶의 배움터로 보는 고찰이다.

 

자유는 물론 음식, 건강, 정의, 삶조차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안 돼

이 모든 게 얼마나 가치 있고, 또한 잃기 쉬운지를 자각하는 게 인간이 되는 기술인 것이다.  


저자의 이모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68)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69쪽)

 

너희는 자신의 타고남을 숙고해야 한다.

짐승처럼 살고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과 양심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두 번째 고찰; 어리석음과 거짓에 대하여

 

두 번째 고찰은 어리석음과 거짓을 극복하려는 고찰이다.

 

이 부분은 특히 읽어볼만하다.

저자는 수많은 지식인들, 그들이 1차대전과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어떤 생각을, 어떤 일을 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지식인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와 갈등하거나 친밀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리석었던 사람들과 그 반면에 그 어리석음을 자아냈던 거짓을 극복하려했던 지식인들을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고찰; 용기와 연민에 대하여

 

세 번째 고찰의 대상은 에밀 졸라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하여 에밀 졸라가 쓴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나는 고발한다>를 집중 고찰하고 있다.

 

에밀 졸라는 지식인이다. 그는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했다.

저자는 여기서 지식인이라는 개념을 먼저 살펴보고 있는데, 거기에는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가 개입되어 있다.

 

당시 지식인이라는 말은 이미 존재했다. 당시 파리에서 활동하던 투르게네프는 19세기 후반에 이미 지식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215)

 

이런 기록,

지식인들은 진리와 정의라는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의 보호자이자 수호자로서, 인류와 세계의 운명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216)

 

네 번째 고찰; 불안과 몽상

 

네 번째 고찰은 인간의 창조력과 진정한 사랑을 통한 불안으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고찰이다.

 

사실 이 네 번째 고찰은 조금 의아하다.

글을 누가 썼는지 그 주체가 조금 아리송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출처>를 보니, Olga Freienberg Boris pasternak가 출처로 표시되어 있는데, 본문에는 정확하게 누가 누구인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의문이다.

내가 그 부분을 제대로 읽었는지조차도 의문이다.

 

<4번째 고찰>에는 모두 3개의 장이 있는데, 각 장마다 쓴 주체가 다른 것 같다.

같다고 표현한 것은 읽어도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4 1

옐레나, 친구인 안나 아흐마토마, 친구인 시인 오시프 만델스탐이 거론된다.

 

4 2

1장과 비슷한 내용이 등장한다. 아마도 1장을 쓴 사람이 이어서 쓴 듯하다.

그러니 4-1장과 4-2장은 저자의 글이라 할 수 있다. 

 

4 3

4번째 고찰의 3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친애하는 독자에게

제 사랑하는 남편인 미샤이자 작가인 미하일 불가코프의 뛰어난 작품 <거장과 마르가리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44) (244- 272)

- > 이 글은 누가 쓴 글인가?

****

그녀는 꿈에서 깼다. 엘레나가 깨어났다. 죽어가는 작가는,,,,,, (273) - > 이글은 누가 ?

 

모든 것은 사라진다. 괴로움도......

2000년의 부활절 (273)  -> 이 글은 누가?

 

아마, 244쪽에서 272쪽까지는 저자가 옐라나 세르게예프나 불가코프의 이름을 빌려 쓴 것 같고

273쪽의 글은 저자가 편지글로 쓴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덧붙인 글로 보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 글에 조금이라도 설명을 붙여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자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편집자라도 그 글에 대한 해설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든 책은 병 속의 메시지와 같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그것을 보게 될지, 무엇을 초래할지 모른다. (27)

 

악의 세력은 실제로는 (.........) 검은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흰 옷으로 감싸는 것을 좋아한다. (39)

 

특히 대학에서의 교육을 통해 무지한 것과 하나만 아는 것이 번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85)

 

역사는 우리가 최소한 한 가지의 교훈을 얻을 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절대 잊지 말라는 것이다. (240)

 

다시, 이 책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다. 사람의 형체를 갖고 태어나니까, 그래서 동물과 다르게 태어나니까 당연히 인간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인간이 되는 기술은 형용모순이다.....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있다.

 

인간의 탈을 썼다고, 그래서 그저 동물과 다르게 생겼다고 인간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모습은 분명한데, 하는 짓이 짐승과 같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해서 이 책은 벌써 제목부터 우리로 하여금 뭔가 생각하게 만든다.


이어지는 성찰 4개,

그글로부터 독자들은 인간임을 자각하게 되고, 인간이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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