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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동품 상점 (무선)
찰스 디킨스 지음, 김미란 옮김 / B612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된 골동품
상점
이
책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다.
찰스
디킨스는 영국의 소설가로서,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
등으로
친숙한 작가다.
하지만
이 작품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책의 제목만 보고서 누구 작품인지,
또한
이 소설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지 못했다.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이 소설은
디킨스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읽기 힘들었다.
뭐랄까,
흥미로운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
고
할까?
주인공인 넬이 고생하는 것의
반복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전개가
단조롭다.
여기에서
‘나’는
누구인가?
더하여 서술자의 시점이
애매모호하다.
책의
서두부분은(3장까지)는
‘나’라는
사람이 –
그러니까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줄로 알게 된다 –
서술을
하다가,
3장
마지막에 이런 말로 서술자를 바꾼다고 공포한다,
<여기까지는
내가 작가가 되어 직접 등장인물들을 소개했지만,
이제부터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주요 등장인물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리라.>(46쪽)
그렇다면 작가는 어디로 간
것일까?
그러니까
3장까지는
직접 작가가 ‘나’가
되어 서술하고,
그
다음부터는 ‘나’는
사라져 버린다.
그러니
실상 1장에서
3장까지
등장하는 ‘나’는
이야기 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마무리는 다시
‘나’가
등장해 이런 식으로 끝을 낸다.
<기록자를
이렇게 멀리까지 안내해 준 마법의 실타래가 이재 속도를 늦추며 멈췄다.
목적지가
눈 앞에 보이고 이로써 우리의 추적도 끝이다.
우리를
벗 삼아 길을 이끌어 온 등장인물들을 해산시키는 것으로 나는 이제 이 긴 여정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736쪽)
이 책의
내용은?
주인공은 넬이라는
소녀.
그녀를
둘러싸고 할아버지(노인으로
불려진다.)와
악인 퀼프가 등장하여 넬을 사지로 내몬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넬은 집을 떠나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넬은 친구나 친척도 없이 노인과
함께 집을 떠나왔고,
노인이
두려워하는 정신병원과 온갖 불행을 피해 도망다니는 중이다,
(465쪽)
다시 만난 교장에게 넬이 자신의
형편을 말해주는 말이다.
또한 그래서 다시는 예전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슬픔과 고통도 자리 잡지 못할 약간 외지고 조용한 도피처를 찾고 있다고 교장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는다.
그들을 사지로 몰아 넣은 악인인
쿨프는?
퀼프는
결국 물에 빠져 죽는다.
(686쪽)
그런데,
넬은?
넬도
죽는다.
작가는 이렇게 넬의 죽음을
묘사한다,
<넬은
죽었다.
사랑스럽고
온화하고,
인내심
많던 고귀한 넬이 죽었다.
넬의
작은 새가 새장 안에서 날개를 퍼덕였지만 어린 주인의 굳센 심장은 영원히 침묵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도
이른 시기에 겪었던 넬의 근심,
고통,
노고의
흔적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그
안의 슬픔이 사라지는 대신 평화와 완전한 행복이 새롭게 테어났다.
고요한
아름다움과 깊은 휴식 그 자체였다.>
(724쪽)
또한 할아버지 역시 넬의 무덤에
쓰러져 영원히 잠이 든다.
(735쪽)
그러니 저자인
‘나’가
말한 것처럼 ‘우리를
벗 삼아 길을 이끌어 온 등장인물들을 해산시키는 것으로 나는 이제 이 긴 여정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736쪽)
고전의 힘
대중소설은 좋음과
나쁨,
옳음과
그름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그래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렇지
않다.
세상에
그렇게 명확히 구분되는 일이 있던가?
그 반면 고전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자꾸 생각해 보라고
한다.
우선
진짜 세상을 만나게 해주고,
다음으로는
정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답을 찾고자 하는 자세가 소중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런
것처럼,
이
책은 넬의 여정 내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왜
이렇게 주인공 넬-
천사같이
마음 착한 –을
고생하게 만드는지,
그게
인생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 책은 그런 불편한 마음을 남기게 하는 것을 보아, 세상이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전’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