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필요한 순간
이
책은?
이 책은 일본의 야구 감독 노무라
카츠야가 『채근담』에서
108개의
구절을 뽑아내어 그 구절로 인생을 비쳐보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인생의 자세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의외성
운동선수,
야구
감독과 『채근담』이라니,
묘한
연결이다.
실전
야구에서,
또한
인생살이에 어떻게 『채근담』을
그렇게 잘 연결시키는지,
신기하다
싶을 정도다.
그만큼
고전은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할 수 있다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 시대를 분별할 수 있는 구절들
그럼 이 책에서 저자가 『채근담』에서
뽑아 놓은 몇구절을 우리 주변의 삶 속에 적용해보자.
曲意而使人喜 不若直躬而使人忌
(곡의이사인희
불약직궁사인기)
자신의 신념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곧게 지켜 미움을 받는 게 낫다.
(100쪽)
바로 어제
일이다.
모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이 419
묘역에
가서 참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뜻밖의
발언을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국부라는 것.
국부의
의미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이 전 대통령은 419
혁명에
많은 피를 흘리게 한 장본인이 아닌가.
그래서
결국 쫓겨난 인물인데,
그런
사람을 국부라고 불러야 한다니?
『채근담』의
이 말이 바로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그 분이 지금까지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정당인이 되더니 그 말을 하는 것을 보니,
그
당의 지지를 많이 받기 위하여 자기가 가지고 있는 신념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다)을
굽히고,
평소와는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바로
그런 경우를 『채근담』에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무릎을 치며 읽은 부분들
야구 감독이란 사실이 『채근담』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하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채근담』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이런 성찰을 뽑아내지 못하는데,
정말
말 그대로 무릎을 치며 읽었다.
맞다
맞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인기라는
글자를 어떻게 씁니까?
人(사람,
남)
氣(마음,
기)라고
쓰죠?
내
마음이 아니라,
남의
마음이기 때문에 힘든 거예요.>
(104쪽)
그렇다.
사람
人이란
글자 - 한자에서- 는 ‘남’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자의 논어에 이런 말이
등장한다.
위기지학(爲己之學),
위인지학(爲人之學),
즉
위기지학은 자기를 위한 학문이며,
위인지학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문이다.
따라서
여기 위인지학에서 인(人)은
‘남’이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
인(人)의
의미가 남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정작 인기(人氣)라는
말에서는 그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노력’이란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수고’란
타인이 내리는 평가 중 하나다.
남들에게
“수고가
많아”
라는
말을 듣는 경우는 있지만,
자기
입으로 “내가
수고가 많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110쪽)
책을 읽으면서 명심해야 할 말들
讀書不見聖賢 爲鉛槧傭
(독서부견성현
위연참용)
책을 읽어도 성현의 뜻을 보지
못한다면,
글자에
농락당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92쪽)
맞다.
책을
아무리 읽어도 그 속에서 성현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차려야지,
그저
글자만 읽는다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조금은 어렵게 알고 있는
『채근담』을
야구인의 눈으로 아주 쉽게 풀어내었고,
또한
그것을 우리 인생의 곳곳에서 풀어 적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따라서
이 책은 『채근담』의
이해와 적용,
그렇게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아 놓은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