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아라 사랑한다면
스얼 지음, 홍지연 옮김 / 다연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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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느낀 감정, 꺼내 보여드릴게요.

 

일단 편하다. 글의 내용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따질 필요가 없으니 글 읽기가 편하다.

또한 글이 당당하다. 글이 당당하다는 말이 어폐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글 속에서 저자의 패기가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것은 저자의 모습 때문인가?

 

거기에 어떤 이유가 있을까?

바로 이 책에 드러난 모든 생각이 그런 결과를 만들지 않았을까?

구구절절이 저자의 당당함이 엿보인다. 어떤 점이 글을 그렇게 이해하도록 하는지, 살펴보자.

 

여자에게 주는 말, 사랑 때문에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라!

 

특히 여자가 가지는 감정에 대해서는 차갑다 생각할 정도로 냉정하게 토로한다.

남자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여자들에게 주는 충고의 한 대목이다.

 

<여자들의 불행은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행복을 건다는데 있다. 그가 자신을 웃게 하면 웃고, 울게 하면 울었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희로애락을 다 남자와 결부시켰다. 그러다가 어느날 남자가 여자를 떠나버리면 그녀들의 세계는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153)

 

<여자들의 보편적인 문제는 상대방에게 인생의 너무 많은 기대를 건다는 점이다. 또한 인생의 많은 문제를 남자에게 넘기려고 한다.> (186)

 

그러므로, 저자는 그런 것 때문에 고민하는 여자()에게 충고한다, 한사람에게 많은 것을 걸지 말라고. 그리고 이런 제안으로 마무리한다.

 

<우선 당신의 마음부터 남자와 동등한 의치에 서야한다.>(188)

<감정이란 결국 화학적 반응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함께할 때, 각기 다른 화학방정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189)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 열정을 요구해야 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열정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바로 당신에게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저자, 당당하지 아니한가!

 

감정의 모습, 제대로 보고 있나요?

 

저자가 묘사한 감정,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의 모습에 무릎을 치게 된다.

먼저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메말라있는지, 저자가 지적한 것을 들어보자.

 

바다를 바라보라.”

위의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움과 선함에 대한 기준은 물질적으로 변했다. ‘바다를 바라보라고 하면 마음속 바다와 꽃피는 봄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비행기 티켓과 휴가, 그리고 바닷가 펜션을 떠올리듯이 말이다.” (60)

 

그렇게 메마른 우리네 감정들, 그러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실상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다양한 감정을 마주할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158)

 

내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감정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른다는데 모든 문제의 근원이 있다.

 

충분히 노력하며 살아왔는데도 감정문제만큼은 마음대로 되지를 않아. 나도 어쩔 수가 없어.”(187)

 

그러니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를 모른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명확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른다.> (186)

 

그렇게 감정을 학실히 알고, 다루었던 저자, 그의 인생을 설명한 글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이 보인다.

<운명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운명이 선사한 모든 것을 거머쥐었다.>

 

감정을 그렇게 다루었으니, 모든 것을 거머쥔 것이 아닐까?

 

감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그런 감정을 그저 뭉뚱그려 설명하지 않는다.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으로 작품을 빚어내듯이, 자기가 느낀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는 비유도 한몫을 한다.

 

저자가 두려움을 설명한 것을 들어보자.

<계단에서 넘어지면 멍이 들고 얼굴이 좀 붓는 것에서 그치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높이 놀라갈 수록 두렵다. 마찬가지로 시대가 변하는 것이 두렵고, 사람의 마음이 두렵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멈추질 않는다.>(198)

 

높은 곳에 올라갔을 경우에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이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맞딱뜨리는 두려움이다. 이처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두려움을 묘사할 수 있을까?

 

<> 그리고 <달자의 봄>

 

저자가 보여주고 있는 대상이 되는 작품 중에 우리나라 작품도 있어서 반가웠다. 영화 <>(61)<달자의 봄>(138) 같은 작품이 외국인인 저자의 생각 속에 들어있다는 사실도 반가웠지만, 그만큼 저자가 펼쳐 놓고 있는 안테나가 광폭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데 새삼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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