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뉴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보경 옮김 / 학고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사강은 뉴욕의 무엇을 사랑했을까?

 

이 책은 <슬픔이여 안녕>, <어떤 미소>로만 알던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그를 보통으로 접하던 소설이 아니라, 기행문이다.

기행문? 책 내용중 뉴욕을 비롯하여 나폴리, 카프리, 베네치아 등지를 여행한 기록이 많이 보이니, 어쨌든 여행기는 여행기, 맞다. 물론 다른 성격의 글도 있기는 하다.

 

이 책은 사강의 아들, ‘드니 베스트호프가 어머니인 사강의 글을 그 멈추어 버린 심장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싶어애쓴 결과로 독자 앞에 나오게 된 것이다.

그는 말하길, ‘어머니의 작품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않는다 했으니, 우리로서는 사강이 비록 고인이 되는 등,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이런 글 읽어보면서 다시 사강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라 할 것이다.

 

먼저 뉴욕이다.

아들이 말하길, ‘파리가 아니었으면 뉴욕은 어머니가 살 수도 있었던 유일한 도시라던 뉴욕, 사강은 뉴욕을 사랑했다.

 

사강은 거기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수천 톤의 콘크리트에 어마어마한 양의 철근으로 지어진 건물들을 보았다, 칼로 자른 듯 반듯한 거리, 햇빛으로 반짝이는 허드슨 강과 이스트 강 위로 단숨에 질주하는 교량들을 보았고, 석조 멋쟁이 건물들이 서있는 뉴욕을 보았다,

 

그러나 그런 건물들 가운데 사강이 눈여겨 본, 다른 것이 있다. 바로 사람, ‘ 대단한 조직의 도움을 받아 그저 편히 일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고작 170 센티미터의 안쓰러운 개인들’(12)을 보았다.

 

그들은 어떻게 뉴욕을 살고 있을까?

그들에게 뉴욕은 잠시도 숨 돌릴 틈 조차 주지 않는,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도시이다. 그들에게 뉴욕은 스스럼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뉴욕은 탐욕스럽고 긴장된 도시이길래, 도시 어디에서 한가롭게 사람을 놓아두지 않는다.

 

그래서 이방인조차, 뉴욕에서 살아가려면 미국인이 되어 살아가는 고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 뉴욕에서 사강은 일요일의 모습을 관찰하고, 도시에 어둠이 내리고 불이 켜지면 변하는 뉴욕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한 그런 가운데 거기에서 숨차게살아가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그래도 뉴욕은 사강에게 다시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빛을 내며 꼿꼿하게 서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러니 아무래도 사강은 뉴욕을 아들 말대로 사랑하는가 보다.

 

이 밖에도 나폴리, 카프리, 베네치아,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기록하고 있다. 쿠바에도 발길을 옮겼고, 네팔에도 역시 그의 발자국이 남았다. 이 책에서 사강의 날카롭지만 따뜻한 눈길로 그려낸 발자국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런 여행기 외의 글도 있는데, 사강의 글은 언제 읽어도 마음을 쏙 빼앗는 그 무엇이 있다.

일례로, '자연이란 글을 읽어보자.

저자는 그 글에서 자연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연을 보여준다. 그렇게 자연을 보여주면서, 사강은 기쁨과 함께 마음이 편안해지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솟구친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글은 거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그런 자연, 지구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지구는 우리 것이었고, 아직도 우리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는데..과연 얼마나 더 이렇게 있어줄까....?”(92)라는 경구로 글을 마치고 있다. 새삼 음미해 보아야 할 사강의 생각이다.

 

모처럼, 사강의 글을 읽으니 반갑다.

오랜만이라 더욱 반가운가? 아니면 색다른 모습으로 만나서 반가운가?

 

 

 

사강이 이런 글을 쓰다니? 생각지도 않았던 글이라 더더욱 반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