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여, 작가와의 두뇌싸움에서 이기시기를!
먼저,
이것 하나
명심하자.
이것 먼저 알고
읽자.
이
책의 결말,
줄거리
결코 누구든지 말하지 마라.
말하는
순간,
그는
작가를 죽이는 일이 된다.
더하여
작품의 신선도를 훼손하는 일이 되니 결코,
누구든
줄거리를 말하지 말고,
또
누구든지 읽기 전에 호기심으로라도 줄거리를 알려고 하지 말라.
그 말은 이 책은 어쨌든 한번 정도
반전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읽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이며,
내
말인즉슨 그런 것은 꿈에도 꾸지 말아야 된다는 것이다.
반전?
이
책에 반전- 흔히 생각하는 뻔한 반전- 은 없다.
그러나
반전 대신에 그 어떤 것이 있다.
독자들의
심리를 잘 아는 작가는 그 심리를 역이용해 줄거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래도 이런 연결고리 하나
있다.
먼저 이런
힌트,
하나
생각해 봄직 하다.
그리스 신화에서의
테세우스,
아드리아네,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미로(迷路)다.
지금이야
‘미로’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지만,
또
자기 앞에 그런 상황이 있어도 미로라 생각이 들면 아드리아네가 테세우스에게 건네준 실타래가 생각나겠지만,
막상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앞에 놓인 상황이 미로인지,
뭣인지
알 턱이 없지 않은가?
다만
독자들만 -
전지전능한
전지적 입장에 있으니까 -
알고
읽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책
읽으면서,
그
미로를 연상했다.
주인공 남녀는 역할을
바꿔가면서 이 소설을 이끌어간다. 두
주인공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도와가면서 그 미로를 빠져나오는 일을 하고 있으니,
그거
생각하면서 읽으면 이 소설 더 재미있다.
그
말은 이 책의 결말에 관한 힌트가 되겠다.
해피엔딩이다.
차단,
그래도 활로는
남았다.
완벽하게 차단된 것 같은 상황에
주인공은 봉착한다.
범인은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출구를 차단한다.
해서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그래서 시간은 악마의
편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절망에 스스로
빠지게 된 그의 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악랄한 마수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그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어떻게
하겠는가?
더
이상의 고통과 치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 -
그
소녀의 입장에서는 -
이
없으니 이제 죽어야만 한다.
그 시간이
다가온다.
이제
딸은 올가미를 목에 걸고 뛰어내릴 심산이다.
그런데도 시간은 주인공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간다.
그들에게 오직 하나 남은 연결고리는
핸드폰,
그래서
독자들은 제발 그것만은 남겨주기를 바라는데,
그것
역시 작가는 여지없이 빼앗아 가버린다.
그마저
범인의 손에 의해 부셔져 버린 상황.
당신
같으면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완전히
절망뿐이다.
그러나 그 절망에서 다시
시작한다는데 이 소설의 묘미가 있다.
그야말로
다이하드(die
hard)다.
죽어도,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기회.
아마도
미로를 빠져나가는데 쓰라고 건네준 그 실이 튼튼한 모양이다.
소녀들아,
나는 너희들를
응원한다.
첫 번째
소녀에게.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소녀,
피오나다.
그
소녀는 밤길을 가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남자를 만난다.
그가
그 소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럴
때,
소녀가
마땅히 지켜야할 행동지침은?
“속으면
안돼.
진짜
사이코패스는 항상 자기가 희생자인 것처럼 행세해.
그가
네 동정심을 이용할거야”(11쪽)
라는
말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어디가나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자기가 예외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여기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소녀야
제발,
어려운
처지로 네 스스로 들어가지 마라!
집에서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겠니?’
그런
말 해주고 싶다.
두 번째
소녀,
한나.
주인공
헤르츠펠츠의 딸이다.
납치되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
곧
죽으려 한다.
그런
그 소녀에게,
독자인
나는 외친다.
소녀야,
희망을
버리지 말아라...
응원한다.
이
세상에는 너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단다....그러니
절망하지 마라.....아직도
희망은 있다....제발
목숨만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붙들고
있어라...
그러나 여기서 힌트 또
하나,
59장을
읽으면서,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고 읽으면?
그
다음이 재미없으니,
그냥
무심히 읽을 것!
(그러니
이 말 자체를 무심히 흘러 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족
-
친절한 소설 전개와
편집
이 소설 속에는 시체 해부가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설명하는데 여러 가지 의학 용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미리 겁낼 필요 없다.
작가는
그런데 일가견이 있다.
독자들의
수준을 알고 있기에 그런 항목이 나오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어 스토리 이해하는데 지장이 없게 해 놓았다.
친절한
작가가 분명하다.
게다가 역자 역시
친절하다.
한국인
독자들이 어렵다 싶은 사항들이 등장하면 그 밑에 친절하게 각주를 달아 놓았다.
예컨대, 174쪽.
그러니
독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친절하다.
그것만이
아니다.
뒷부분에
가서 앞의 사건을 언급하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이
소설 몰입도가 좋으니 앞에 나왔던 부분이 뭔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독자들은
그래서 무엇이었더라,
하며
의아해 할 것이 분명하다.그런 독자를 위하여 각주로 해설을 덧붙여 놓았다.
280쪽에서
볼 수 있는 역자의 친절함이다.
서평 후기
이 서평은 소설을 읽으시는 다음
독자들을 위하여 줄거리나 소설의 전개에 대해 극도로 절제된 표현을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섣부르게
서평 쓴다고 이것저것 말하다보면,
소설의
재미가 반감될 것 같아서 그런 것이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이 소설 읽을 때에, 부디 속지 마시기를! 작가가 군데 군데 숨겨놓은 트릭을 잘 분별하시기를, 그래서 작가와의
치열한 두뇌싸움에서 부디 승리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