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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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 영화 한편을 읽었다.

 

영화 한편 보고 갑니다.

 

<야수의 나라>가 도착했다. 김나영 장편소설, 인터파크도서 K- 오소어워즈 공모전 5회차 당선작이다. 저녁을 먹고 그 책을 손에 잡았는데, 다 읽고 잘 수밖에 없었다.

끝이야 해피엔딩으로 마감하겠지만, 주인공 재휘와 선영의 발걸음이 무척 궁금해지는 장면들의 연속이어서 도저히 중간에서 그 흐름을 끊을 수가 없었다.

해서 다 읽었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었다.

 

흡입력, 몰입도

 

문장이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글은 오로지 스토리의 진행을 존재한다.

글 속에서 주인공인 재휘와 선영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우연으로 엮여진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이 소설 전편을 이끌고 가는 동력이 된다.

이런 기막힌 우연, 인연이라니!

 

무릇 모든 소설은 그런 우연을 얼마나 교묘하게 짜깁기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작가의 문장력은 그런 우연을 우연이라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고 달리는 바람에, 우연으로 점철된 작품의 식상함과 인위성을 잘 이겨냈다고 하겠다.

 

그래서 책을 덮으면서, 주인공들이 야수의 나라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온 것을 축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다.

 

이야기 전개가 기기묘묘하다

 

그래서 이야기의 중간에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넘길 것이다.

선영이 분명 아버지 오사장의 복수를 하긴 할 것인데, 그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

뭐 게임에서 이겨서 복수한다면, 그것은 정말 식상함의 대명사일 것이고, ‘그럼 어떻게?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데?‘하는 궁금증을 지닌 채, 끝까지 따라가게 된다.

 

그래서 결국, 오사장 등의 복수를 속 시원하게 하는데, 그것을 작가는 끝까지 보여주지 않다가, 독자들이 , 이제는 글렀구나...선영이도 결국하며 체념하는 순간에 비장의 묘수를 보여주는데, 그것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이런 소설일수록 해피엔딩이 반갑다.

 

어떤 소설들은 작가에게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심산인지, 이런 종류의 소설조차 비극으로 끝내고 마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을 빌려 이야기를 해 보자면, 끝 장면에서 재휘가 강회장이 휘두른 칼에 찔려 죽게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엔딩 신을 재휘의 유골을 들고 바닷가로 향하는 장면으로 한다거나, 아니면 (이제 다섯 살 난 ) 아이 - 그 것도 머리를 예쁘게 딴 여자아이 - 의 손을 잡고 납골당에서 휘재의 영정사진을 보고, ‘이 아이를 보세요, 잘 컸어요. 이제 컸다고 아빠를 보고 싶어해요,’ 라는 신파조의 대사를 남발하는데...

 

이 소설은 애당초 그럴 생각이 없어 좋았다. 그래서 두 주인공이 닥쳐오는 위기들을 얼마나 슬기롭고 용감하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래서 그런 장면을 만날 때마다 독자들은 십년 체증이 내려가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작가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니 해피엔딩이 반가운 것이다.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장면, 실제 인물은 아니지만 축복을 빌어주고 싶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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