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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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소설이다. 장편소설.

이 소설은 모녀의 이야기다. 어머니 영숙과 딸 제이드, 그 두 모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 인물은 단촐하다.

 

어머니와 딸, 그리고 그 주변의 남자들(?)이 등장한다.

 

영숙 (수지 데이비드) : 제이드의 어머니.

제이드 : 영숙의 딸.

이 소설은 영숙과 제이드, 그러니까 모녀 2대에 걸친 이야기다.

 

남자들은 어디 있을까?

실상은 남자들이 일을 저질러 놓고, 그 흔적을 치우는 것은 여자 몫이다.

그런 내용이 대를 이어 일어난다.

 

영숙은 아내, 남편은 존. 그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이 제이드다.

영숙의 딸 제이드는 이윽고 아내가 된다. 남편은 마크.

그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은 케이트.

 

소설의 구조, 이야기의 진행

 

영숙과 제이드, 두 모녀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맨 처음에는 두 모녀가 같이 등장하지만, 이윽고 엄마가 죽고 딸이 어머니의 참 모습을 찾아가려고 엄마의 세월을 따라간다.

 

엄마의 비밀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딸 눈에 이상하게 여겨졌던 엄마의 인생이 서서히 그 막을 걷고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야기인즉,

 

영숙은 소위 말하는 양공주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국 병사에게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여인을 말하는 용어 양공주다.

물론 영숙은 원해서 양공주가 된 것은 아니다. 집이 가난해서 서울에 식모살이를 하다가 그 집의 아들놈이 추접한 짓을 했는데, 오히려 피해를 본 것은 영숙이었다.

그래서 그 집에서 쫓겨나고, 잘 못 발을 디딘 곳이 양공주촌이었던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마음씨 착한 미군 병사를 만나 미국에 오게 되었다.

여기서 온다는 표현은 이 소설의 무대가 미국이니까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미국에 온 후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가 싶더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 존은 집을 나가고 ......

 

딸 제이드의 인생은?

 

그러면 딸 제이드라도 잘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딸 제이드도 엄마나 나나 남편 복은 꽝인가 봐요”(112)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남편과는 이혼하게 된다.

물론 이혼한다고 해서 남편 복이 꽝이라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삶이 평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새겨볼 말들

 

결혼의 바탕은 사랑이 아니다. 부부 관계란, 둘 간의 요구와 욕망에 기반을 둔 이해관계일뿐이다. (6)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14)

 

아이를 낳아보면 엄마에게 감사하게 된다는 진부한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 (97)

 

다시, 이 책은?

 

우린 버려진 사람들이에요. 가족으로부터, 국가로부터.”

순자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떳떳해요. 그 누구에게도 죄를 짓지 않았으니까. 죄를 지은 사람은 오히려 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지.” (293)

 

제이드가 엄마의 흔적을 따라가다가 만난 순자라는 사람에게 들은 말이다.

순자 역시 양공주였다. 그래서 순자는 영숙의 인생을 이해했다. 동병상련이니까.

그러나, 그들이 버려진 사람들이었다는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화자인 딸은 이런 말로 이 책의 마무리, 그리고 엄마의 인생을 이렇게 정의한다.

 

어떤 이는 엄마를 타락한 여자라 불렀고,

다른 이는 엄마를 가리켜 피해자라고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 엄마는

불친절한 운명과 용감히 싸웠던 생존자였다. (298)

 

읽고 나면 씁쓸해지는 소설. 그러나 읽어야 할 소설이다.

저자는 써야할 이야기를 썼다. 개인의 역사가 곧 나라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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