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 반동의 시대 -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2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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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근대사 100장면 반동의 시대

 

우리 역사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우리 역사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나의 경우는, 학창시절에 읽은 교과서에서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밖에 대중을 위한 역사 책 정도 읽었으니 나의 역사 지식은 얼마나 얄팍한지? 나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와 의미는 크다, 나에게 역사지식을 조금이나마 채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더하여 우리 역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책, 일단 이런 말로 나의 욕구를 자극한다.

<진실을 밝혀내는 박종인의 역사 전쟁>

 

요즘 뉴 라이트니 레프트니 하면서 우리 역사에 난데없이 진실이 무엇인지 논쟁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광복에 관한 사실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논쟁거리가 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분더러 안타까운 일이기에 이 책의 가치는 더하다 할 것이다.

 

저자의 이런 말, 일침을 넘어서, 뼈아픈 말이다.

 

역사는 정의롭지 않다. 정의가 항상 이긴다면 역사를 배울 필요가 없다. (7)

 

이 책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모두 교과서에 나오지 않고, 그래서 필자 자신을 포함해 우리 대부분이 모르고 있던 장면들이다. (13)

 

저자는 역사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분인데 저자마저 모르고 있었다니, 얼마나 그 정도가 심했는지 알 수 있다. 거대한 힘이 그런 것들을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

 

근대라는 시대를 두고 세계와 조선이 걸어간 방향이 많이 달랐다. 지성과 교류를 통해 근대를 맞이한 공동체들이 있었고, 지성과 교류를 거부하고 근대를 거부한 공동체가 있었다. 조선은 대개 근대를 거부한 쪽이다. (72)

 

이 책에는 모두 50개 사건이 실려있는데.

그 사건들을 이렇게 분류해 놓았다.

 

4장 개혁 시대(동학과 갑오개혁) 1889~1894

5장 반동의 시대 1894~1897

6장 제국 시대 1897~1910

7장 식민과 해방 1910~1945

 

그러니 조선이 개혁을 시도했던 사람들에 의해 근대화가 되는가 싶더니, 반동의 시대가 오고 결국은 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교과서에서) 사라진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이제야 알게 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이런 사실, 처음 듣는다.

 

먼저 저자가 <서문>에 밝혀놓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것들이다. 그냥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은폐된 것들이다.

저자는 말하지 않았지만, 혹시 그렇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단순 실수가 아니고, 고의가 아닐까 싶다.

 

명성황후를 간악한 일본인이 잔혹하게 죽였다는 있고, ‘동시대 많은 조선인들이 민비 암살을 시도했다는 없다. (11)

 

을사조약을 고종이 결사 반대했다고 적혀 있는데 을사조약 직전 고종이 일본 공사 하야시로부터 뇌물 수수라는 사실은 없다. (11)

 

대체 임금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조선이란 나라를 망친 주범은 누구일까?

 

일단 이런 존재들이 거론된다.

 

뜬구름 잡는 대신들

효종 때 북벌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효종에게 송시열은 이렇게 말했다.

공부에 힘쓴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67)

 

이런 소리를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게 바로 조선의 고관대작들이다. 그런 식으로 총론은 거창하되 각론은 흐지부지한 관념적인 대안이 대부분이었다니, 조선시대 대신 노릇하기, ! 쉽다.

 

그런 허무맹랑한 뜬 구름 잡으면서 가렴주구를 일삼은 대신들, 양반들보다도 나라를 망친 주범은 고종이 단연 0 순위가 아닐까?

 

 

매천 황현에 따르면, 고종과 민비 부부는 밤에 등불을 대낮처럼 환히 밝히고 새벽이 되도록 놀다가 어좌에 누워 잠을 자고 오후 3시나 4시에 일어나던 지도자였다. (68)

 

나라의 위정자가 밤새 놀다니? 정말 황당한 임금이다.

 

중국의 경우는 어땠을까?

당시 권력의 정점인 서태후는 여름 궁전 이화원을 짓기 위해 해군아문 예산을 넘봤다. 해군 건설에 투입해야 할 예산 가운데 2,000만냥이 이화원 건설에 들어갔다. (58)

 

본받을 게 따로 있지, 중국의 그런 모습, 결국은 서양의 침략에 땅을 요리조리 빼앗긴 중국이 그리 보기 좋았나? 그런 것을 따라하다니!

 

이런 것, 알게 된다.

 

경장(更張)

늘어진 거문고 줄은 당기고 팽팽한 줄은 풀어서 소리를 똑바로 만드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을 뜻한다. 똑바로 음을 낼 수 있도록 악기를 뜯어고친다는 뜻이다. (61)

 

다시,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들을 구체적으로 각론에 들어서서 보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 지식인들이 <백과사전>을 출간했을 때, 조선의 국왕 영조는 신하들이 청나라에서 어렵게 구해온 망원경을 부숴버렸다. 감히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는 아름답지 못한도구라는 것이다.

 

이럴 수가?

또 있다, 영조의 손자 정조 또한 우리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문예부흥을 일으킨 위대한 군주라고 알고 있는데, 그 정조라는 인물이 성리학 이외 학문은 철저하게 탄압하고 사상 검열을 한 지식 독재자라는 것, 그런 것도 처음 듣는다. (11)

 

해서 이 책은 기존의 역사 지식이 어떤 모래성 위에 쌓여있는가를 알려준, 그래서 읽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으로 채워졌던 책이다. 저자가 책 속에 써둔 말대로, 직시(直視), 똑바로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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