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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 사진과 인물로 보는
장위안칭 지음, 박지민 옮김 / 공명 / 2024년 8월
평점 :
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우리나라의 헌법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모든 법의 근간이 되는 법은 헌법이다. 그런 헌법, 모든 법의 으뜸인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따라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 헌법을 부정하는 자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상하이 (1919~1932)
항저우 (1932~1935)
자싱 (1935)
전장 (1935)
난징 (1935~1937)
창사 (1937~1938)
광저우 (1938)
류저우 (1938~1939)
구이양 (1939)
치장 (1939~1940)
충칭 (1940~1945)
서울 (1945~1948)
이게 <나무위키>에서 찾아낸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연도별 위치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국의 상해(상하이)에서 시작하여 서울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면서, 우리나라의 법통을 이어온 것이다.
난징에서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김구
그런데 그 중 난징에서의 행적은 어떠한지, 그 자세한 기록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의 행적을 난징에서 살펴본 책이다.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개하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
홍커우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가 일본의 천장절 기념식에 모였던 일본인들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일본인 다수가 사망하고 크게 다쳐 당시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 중에 부상당한 한 명이 그후 일본이 항복하면서 1945년 9월 2일, 미국의 미주리 호에서 항복식을 거행했는데, 항복 문서에 서명한 사람이다. 바로 당시 일본 외무대신 시게미츠 마모루다. 그에 관해서 흥미로운 기록이 있어 여기 옮겨본다.
그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나타났는데 훙커우 공원 의거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항복을 보도하는 1945년 당시의 미국 뉴스에서도 시게미츠의 등장 장면에서 "몇 년 전 상하이에서 한국인 애국자에 의해 부상을 입고 의족을 달았다"고 직접 언급된다. (나무위키)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을 지휘한 사람이 바로 김구다.
그런 사건이 있은 후 일본은 김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이를 피해 김구는 몸을 숨기고, 잠행에 들어간다. 상하이에서 더 이상 있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후 김구는 자싱으로 몸을 옮겼고 대한민국임시정부도 항저우, 자싱과 전장을 거쳐 1935년 11월 난징으로 옮겼다. 김구 역시 1937년 난징에서 철수할 때까지 2년간 난징에서 머물렀다.
이 책은 그런 김구의 행적을 살펴보면서, 그를 도와준 사람들, 그리고 당시 중국의 지도자였던 장개석(장제스)을 만난 일들, 그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김구의 행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장제스와 김구의 만남은 국민정부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협력해서 항일투쟁을 전개한 중요한 상징이다. (132쪽)
김구, 난징을 떠나다.
김구가 난징을 떠나게 된 것은 일본이 난징을 폭격하는 사건이 생긴 후이다.
일본은 중국 침략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어 난징을 폭격하기 시작했는데, 평화롭게 살아가던 중국의 도시에 비행기로 폭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이 그런 나라다.
난징에 일본군이 폭격을 한 날, 김구가 살던 집이 폭격을 당했다.
김구는 <백범일지>에 폭격으로 집의 천장이 무너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212쪽)
이제 김구는 난징을 떠난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역시 난징을 떠나 창사로 이전한다.
그후 난징에 벌어진 일본의 무차별 살육사건을 난징 대학살이라 부른다.
이 사건은 일본의 잔악상을 여실히 보여준, 인류의 큰 비극이다. 중국은 난징에 기념관을 세우고 이를 잊지 않고 있다.
일본이 패망한 후에
1945년 11월 4일 장제스는 충칭의 국민당 강당에서 다과회를 열어 귀국하는 김구 일행을 환송했다. (165쪽)
장제스 주석과 쑹메이렁 여사가 먼저 일어나 중국과 한국의 국운이 번창하기를 축원하는 치사를 했다. (166쪽)
이런 일도 있었다..
<택시 운전사>의 주인공에 필적하는 인물이 있다.
조지 애시모어 피치(1883-1989)
1938년 2월 21일, 선교사 존 마지가 찍은 난징대학살을 기록한 필름 네 통을 옷소매에 숨겨 상하이로 가서 인화한다. (61쪽)
김구 부상을 당하다.
1938년의 일이다. 일본 밀정인 이운환이 김구 등을 향해 권총을 난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김구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의사들은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치료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게 4시간 동안이나 방치되었으나, 그때에도 아직 살아있는 것을 본 의사들이 치료를 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했다. (115쪽)
다시. 이 책은?
일본의 강점기에 고국을 떠나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지사들, 어떤 분들은 다만 행적 기록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대접도 못받고 구천을 떠도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김구 주석은 그나마 여러 기록들이 있어 대우를 받는가 했는데, 요즘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 자칫 그 이름에 억지 먹칠을 가할까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는 크다.
저자는 난징에서의 김구 행적을 여러 자료를 비교하면서 살펴서, 날짜 하나 장소 하나 놓치지 않고 바로 잡아가면서, 또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김구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중국인이다. 중국인인 저자가 김구에 대한 존경심으로 고된 작업을 거쳐 이런 책을 발간하는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