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인사이트 - 세계의 판도가 바뀐다
이세형 지음 / 들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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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인사이트


책 앞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에 이런 내용이 있다.


다양한 국제 이슈의 중심지인 중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글로벌한 마인드’를 키우고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맞다, 백번 맞는 말이다.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항목이 바로 중동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의 시야에는 항상 다른 각도에서 심겨진 것들만 잔뜩 들어있었다.


그러니 그런 부분을 삭제하고 이 책으로 진짜 중동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이 책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목차를 요약해본다.

1장 중동과 어색함 풀기

1. ‘중동’과 ‘아랍’이 다르다고?

2. 알고 보면 재미있는 중동 지리와 명칭

3. 수니파와 시아파는 어떻게 다를까

4. 오늘의 중동을 만든 중요한 약속들

5. 알고 보면 재미있는 중동 상식

2장 변화하는 중동

3장 아직은 세계의 ‘화약고’

4장 더 가까이 중동

5장 중동의 ‘스트롱 이슈 메이커’들

6장 중동에서 본 한국


다른 장과는 달리 1장의 세부 내용을 밝힌 것은, 혹시 리뷰만 보고 책을 읽지 않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적어도 중동에 대해서 이런 정도는 알고 있어야한다는 의미다. 또 중동에 관한 그릇된 인식을 그렇게라도 풀어보기 시작하자는 취지다.


중동과 아랍이 다르다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차이가 있다,

중동은 지역적 개념, 아랍은 민족적 개념, 그러니까 바라보는 각도가 다른 것이다.

아랍은 아랍어를 쓰는 문화권의 나라들, 아랍연맹 22개국가를 아랍국가, 또는 아랍권이라 부른다.


그런데 아랍연맹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다. 어떤 나라들이 아랍 연맹에 속할까?

기억을 하자는 의미로 여기에 옮겨본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아리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리비아, 수단, 모로코

튀니지, 쿠웨이트, 알제리,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모리타니, 소말리아, 팔레스타인,

지부티, 코모로.


22개 나라 이름을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중동’에 있지 않은 나라들이 보인다.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이다. 예컨대 수단, 모로코, 알제리...

그렇게 따져보니 중동이란 개념과 아랍이라는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흥미로운 게 있는데,

중동 관련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나라인 이란튀르키예이스라엘은 아랍 국가가 아니라는 것. (34쪽)


물론 이스라엘이야 아랍 국가가 아닌 것은 분명한데, 뜻밖에 이란이 아랍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위 34쪽의 문장을 읽고, 위의 아랍 국가 22개국을 다시 살펴보니, 거기에 이란이 쏙 빠진 것을 알게 된다. 어라, 이게 웬일?


이란과 튀르키예는 국민 다수가 이슬람을 믿지만 아랍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란은 이란어, 튀르키예는 튀르키예어를 쓴다. 어라, 그러면 이란어 따로 있고, 아랍어 따로 있다는 말인가? 그런 정도로 한심한 나의 중동 관련 지식, 첫장에서부터 본색이 드러난다.


바로 이 책의 효용가치가 여기에 있다.

내가 얼마나 중동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무지몽매한지 그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중동 여행

중동의 역사와 지리, 그리고 요즘의 정세까지. 저자는 그동안 취재 활동을 하면서 갈무리해 놓은 ‘중동’을 이 책에 모두 담아 놓았다.


현재 진행형인 중동 정세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과 정보망을 갖춘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다음에 그리고?


연이어서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은 화약고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그 전쟁은 지금도 현재형이다.

일개 소시민인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정세가 지금 펼쳐지고, 진행중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이, 또 팔레스타인이.......


일본 기자들이 중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 리뷰를 읽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꼭지가 있다.

저자는 중동에서 취재기자로 일하면서 일본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왜?

일본 기자들의 모습을 보고 그랬다는 것인데, 일본 기자들이 어땠길래?


중동 이슈가 있을 때에 우리 나라 신문 기자는 적은데. 일본 기자들은 많이 와서 취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본 저자, 일본 기자와의 문답 중 이런 것을 전하고 있다. 읽어보자.


문) 일본 사람들은 중동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봐요?

답) 우리 신문을 보는 독자라면 중동 이슈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회가 될 때마다 국제 이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 이슈를 적극적으로 알려야죠.

우리도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영미권 매체를 참고하고 인용하지만, 그런데 현장에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가는 게 원칙입니다. 현장에 자주 가야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생생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큰 이슈가 있을 때 분석도 깊이 있게 할 수 있으니까요. (438쪽)


그 중에 하나, 실제 사례.


2019년 9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관광 개방을 기념하는 이벤트 행사장.

일본 기자들은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살피고 기록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접촉해서 대화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저자의 눈에 보였다는 것. 그런데 우리 나라측은?


우리나라 대사관 관계자들은 본 행사가 임박해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440쪽)

과연 그 행사장에서 우리나라 기자들과 대사관 관계자는 무엇을 하고 갔을까?

사진 몇 방.......?

기껏해야?


다시이 책은


우물안 개구리, 바로 그짝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내 모습이 바로 그 개구리, 정저지와(井底之蛙)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어떻다느니, 한미일 동맹이 어쩌구 하는 얄팍한 지식놀음만 하고 있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요즘의 세계정세, 중동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중동에 관한 지식이 그 모양이었으니 한심한 노릇인데. 이제라도 그걸 깨닫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 책은 그래서 훌륭한 각성제요, 눈 하나만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에게 두 눈을 바로 뜨고 보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이 책에게, 이 책의 저자에게 감사한 마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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