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서경 ㅣ 옛글의 향기 10
최상용 엮음 / 일상이상 / 2023년 11월
평점 :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서경
이 책은?
이 책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서경』은 고전 중의 하나인 서경(書經)을 번역해 놓은 책이다.
역자는 최상용,
<동양학의 논제인 기학(氣學)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연구하고 있다. 언론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동양학의 깊이에 매력을 느껴 동양학의 핵심주제인 기(氣)에 대해 고전을 바탕으로 학문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수련적인 측면에서 인체적용에 관한 체험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에서 특이한 점이 보인다.
동양학의 핵심주제인 기에 대해 고전을 바탕으로 학문적이며 또한 체험적인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는 것, 귀추가 주목된다. 추후 관련 책을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의 제목은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서경』, 그러니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서경』만큼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이다.
평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 과연 그럴까?
과연 『서경』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그런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서경』이 어떤 책인가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그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서경 즉 상서는 상고시대의 책이기 때문에 높이고 숭상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 책은 고대의 역사적 사실이나 사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8쪽)
또한 상서는 다음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우서(虞書), 하서(夏書), 상서(商書), 주서(周書)
이 책의 특색을 살펴보자.
첫째, 각주나 해설등이 전혀 없다.
둘째, 본문에 대한 해설 역시 보이지 않는다.
셋째, 다른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본문의 한자에 대한 해설 역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원전을 그대로 읽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한자 원문을 같이 써놓았다.
그러니, 이 책에는 오로지 원문과 번역문만 보인다.
그런 점이 특색이다.
다른 번역본을 살펴보니, 거기에서는 이런 식으로 분문 해석 이외에 다른 것들을 덧붙여 놓았다.
『서경』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
각 편에 대한 해설
본문에 대하여는, 배경 해설, 번역문, 원문, 원문의 한글 표기, 주해(註解).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부수적인 해설이 전혀 없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를 본문을 읽다가 깨닫게 되었다.
먼저 다른 번역본을 살펴보자. 본문에 대한 번역문이다.
다시 화숙에게 명하시어 북쪽 땅에 살게 하니 곧 유도라는 곳이며, 겨울 밭일을 고루 살피도록 하셨다. 해가 짧은 것과 묘성의 위치로 겨울철을 바로 잡으면, 백성들은 방안으로 들어가고 새와 짐승들은 솜털이 많이 나게 되었다. (A 출판사, 44쪽)
같은 본문을 이 책으로 읽어보자.
거듭하여 화숙에게 명하여 북쪽에서 살게하니 해가 짧아 빨리 어두워지는 유도였답니다. 겨울철에 밭과 들을 가꾸는 백성들을 지도하고 고루 살피게 하였습니다. 해의 길이가 짧아지고 이십팔수중 북방칠수의 하나인 묘성이 제 자리에 나타나자 겨울철이 한창임을 백성들에게 알려 추운 겨울철에 대비하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집 안으로 들어가 추위를 피했고, 새와 짐승들은 부드러운 솜털로써 자기 몸을 보호했습니다. (15쪽)
같은 본문을 번역한 내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이 본문을 이해하는 데 훨씬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운 고전 특히 한자로 된 책을 읽을 때에는 한자의 뜻을 새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문을 공부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한자를 한 글자 한 글자 새기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번역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게 분명하다. 그러니 이 책으로 서경을 읽을 때 그 내용을 굳이 다른 해설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본문 번역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따라서 이 책은 다른 책과 비교해 볼 때 번역문만으로도 그 뜻을 오히려 잘 이해할 수 있으니, 저자가 굳이 한문에 대한 주해(註解)를 하지 않은 것도 충분이 납득이 되는 일이다.
또한 한문에 대한 배경 해설이 없으니, 글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 해설에 의지하지 않고,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이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