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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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시칠리아에 관한 책을 지금 세권째 읽고 있다.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보니, 몇 가지 특이하기에두 가지만 기록하고자 한다.

 

먼저그간 그리스 신화또는 다른 저작물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이 책에서 풀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리스 신화 중 뜻밖에도 시칠리아와 관련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 가장 특기할만한 일이다.

 

신화의 땅 시칠리아에서 펼쳐진 그리스 신화 10편 (30- 49)

 

그리스인들은 시칠리아를 '신화의 섬'으로 만들었다.

그리스 본토의 신화가 만들어진 것은 기원전 16세기에서 8세기까지의 일이었지만 시칠리아에서는 기원전 8세기부터 신화가 탄생했다그래서인지 시칠리아의 신화는 그리스 본토 신화와 중첩되는 내용도 많고두 문화권을 연결하는 내용도 많다.(31)

 

첫째에트나 화산과 헤파이스토스

둘째나프티아 호수 이야기

셋째세 님프 이야기

넷째그리스와 시칠리아의 연결

다섯째헤라클레스와 에릭스

여섯째오디세이아의 외눈박이 거인

일곱째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여덟째시칠리아에 추락한 아키로스

아홉째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

열째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의 전쟁과 시칠리아.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시칠리아 활동 (69- 70)

플라톤의 시칠리아 방문 (91-94)

에트나 화산에 몸을 던진 철학자엠페도클레스 (94-97)

마키아벨리에게 극찬을 받은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 (102-105)

 

앞부분 소개와 각주를 제외한 본문만 모두 350쪽인데나의 눈길을 연이어 붙잡은 쪽수가 무려 100여쪽이니이 책의 1/3에 해당하는 내용이다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시칠리아 활동 (69- 70)

 

그 첫번째페르시아인을 쓰다

 

그리스의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히에론 1세의 초청으로 시라쿠사를 방문했다.

거기에서 그는 현존하는 유일한 역사극 페르시아인을 썼다살라미스 해전에 직접 참여했던 그는 페르시아인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면서카르타고와 맞서던 시라쿠사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선물했다. (69)

 

그 두 번째시칠리아에서 죽다.

 

아이스킬로스는 아테네로 귀환했다가 다시 시칠리아로 돌아와 젤라에 머물렀다.

그런데 그의 죽음이 비극적이다.

 

전설에 의하면 아이스킬로스는지붕이 무너져 죽게 될 운명이라는 신탁을 받고 절대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그러나 거북이를 잡아 하늘을 향해 높이 올라가던 독수리가 실수로 거북이를 떨어뜨렸고하필 그것이 지나가던 아이스킬로스 머리 위로 떨어져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70)

 

그 사연은 약간 다르지만아이스킬로스는 거북이 때문에 죽은 것은 확실하다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아이스킬로스는 기원전 456년에 황당한 사고로 사망했다맹금류 한 마리가 그의 머리를 매끈하고 둥근 돌이라 착각하는 바람에 등딱지를 깨서 먹으려고 살아있는 거북이를 머리에 내리친 것이다. (죽음(1), 베르나르베르베르, 46)

 

플라톤의 시칠리아 방문 (91-94)

 

플라톤은 시칠리아를 세 번 방문했는데당시 역사에 대해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40세에 시칠리아를 처음 방문했는데기원전 387년의 일이다.

당시 시라쿠사의 참주는 디오니시우스 1세였다. (91)

그는 참주의 분노를 사게 되어쫓겨나듯 아테네로 돌아오게 된다.

 

두 번째 방문은 디오니시우스 1세의 아들 디오니시우스 2세 때의 일이다.

역시 이번에도 좋지 않게 끝이 났다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벌어졌다.

체포당한 뒤 시라쿠사의 아크로폴리스에 갇혀 있다가 겨우 풀려나 아테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세 번째 역시 디오니시우스 2세 때의 일인데이때도 플라톤은 체포되었고 억류되었다가 겨우 아테네로 돌아오게 되었다.(94)

 

마키아벨리에게 극찬을 받은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 (102-105)

 

여기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발견한다.

 

그 책에서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가 등장하는데언뜻 보면 그의 사례가 등장하니 그를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나실은 악행을 통해 군주가 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103)

 

마키아벨리는 아가토클레스의 냉혹했던 집권방식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단숨에 거사를 단행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을 유의하여 읽어야 하는 것이다. (104)

 

그 다음으로 특기할 것은 이 책에서 각주 기록 방법을 칭찬하고 싶다.

 

많은 책들이 주석들 달아놓으면서 저자가 편리한 대로 적어 놓는 경우가 많은데이 책은 독자들이 참고하기 쉽게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주석을 작성해 놓았다.

 

괴테, <이탈리아 여행> 1787년 4월 7일 일기

 

현재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은 몇 개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그래서 그 번역본 중 어느 한 책을 사용하고그 책의 쪽수를 기록해 놓는다면다른 번역본을 가진 독자들은 그 부분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인용되는 책의 쪽수를 기록하지 않고 내용 중 찾아보기 쉬운 사항을 찾아내 위와 같이 기록해 놓고 있다해서 위의 <이탈리아 여행어떤 번역본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찾아보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다른 주석도 마찬가지다.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1권 50 - 156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20권 382

마키아벨리, <군주론> 6

 

다시이 책은?

 

위에 적은 것처럼본문에서 읽어 알게 되는 부분도 상당하지만각주를 찾아읽으면서는 지식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점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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