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일주 인문기행 - 이제는 시칠리아다! 역사, 문화, 예술, 신화를 아우르는 멀티플 여행
한상원 지음 / 슬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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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일주 인문기행

 

시칠리아는 내게 오디세이아』 와 에우리피데스로그리고 영화 <말레나>로 기억되는 곳이다.

그리스 신화를 공부하면서 만난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표류되어 도착한 몇 군데가 시칠리아 땅이다또한 그리스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가 특별히 시칠리아와 인연이 있다그의 작품이 이곳 시칠리아에서도 인기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 시칠리아.

전에 강인순의 책 루첼라이 정원의 산책자들에서 시칠리아에 관한 기록을 읽었기에 이 책은 더 반가웠고또한 그 책에서 듣지 못한 여러 이야기들을 더 들을 수 있어좋았다.

 

저자는 시칠리아 여행을 강추하는 이유를 다음 다섯가지를 들고 있다

 

1. 원시시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에 걸친 인류 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다.

2. 곳곳에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깃들어 있고 역사와 연관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넘친다.

3.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다.

4.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수준 높은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다.

5. 최고의 와인과 다양하고 환상적인 요리의 본거지이다. (28~33)

 

그런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기록으로 남긴 이 책에서 그간 읽어왔던 그리스 신화에 관련된 많은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그리스 신화

시칠리아는 신화의 땅이라 불린다.

 

제우스 에트나 화산 (30, 208)

제우스는 이 책에서는 에트나 화산에 티폰을 가둬둔 사건으로 등장한다.

제우스에게 대들었다가 에트나 화산에 갇힌 티폰이 지금도 가끔 용을 쓰기 때문에 화산분출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오디세이아 : (30)

오디세우스가 귀향길에 만난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가 화가 나서 던진 돌이 섬이 되었다는데 그곳이 카타니아 부근인 어처 트레차 해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 섬이 몇 개 있는대 그 섬들이라는 것이다. (267)

 

아이네이아스 : (98)

시칠리아의 에리체가 아이네이아스와 인연이 있다.

카르타고에서 디도 여왕을 두고 떠나왔는데이탈리아 지역에 도착한 곳이 에리체다.

그는 에리체에서 다시 여정을 시작해 이탈리아 본토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유적들

 

콩코르디아 신전 :

파르테논 신전만 알던 나에게 이런 기록은 무엇보다도 반가웠다.

 

많은 사람이 유네스코의 엠블렘이 파르테논 신전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콩코르디아 신전이 주인공이다그만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균형과 비율이 완벽에 가깝다. (140)

 

더구나 이 신전은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고대 건축물 중 하나다.‘

그 이유는 4세기 경부터 신전 내부에 교회(바실리카)가 있었기 때문인데 거의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그리스 극장 :

시칠리아에 남아있는 그리스 극장은 규모가 다른 곳에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시라쿠사와 타오르미나에 있는 것들이다.

책에 보여주고 있는 타오르미나에 있는 그리스 극장은 지금껏 보아오던 다른 곳의 극장보다 훨씬 크고 보조상태도 좋은 것 같다. (200)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영화

 

<말레나>

<말레나>는 모니카 벨루치가 주연한 영화로 시칠리아에서 촬영했다는 것그래서 이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곳은 다음과 같은 곳이다두오모 광장스칼라 데이 쿠르키

 

<대부>는 사보카에서 주로 찍었다. (219)

 

<시네마 천국> (232쪽 이하)는 체팔루에서

 

<그랑 블루> (196역시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학자들문인들예술가들

 

아르키메데스 :

이런 정보도 의미있다.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 가면 지렛대를 이용해 지구를 들어올리고 있는 아르키메데스를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다. (180)

 

베르디 :

저자는 베르디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운명의 힘> (13쪽)

<라트라비아타> (226)

 

괴테 :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기에 시칠리아를 다녀간 기록을 남겼는데그 부분을 자주 소개하고 있다.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시칠리아는 모든 것들의 핵심이다. (192)

 

모파상 : 170

모파상 역시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기록을 남겼다.

 

프리드리히 2세 (258쪽 이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시칠리아의 왕이던 프리드리히 2세에 관련된 기록을 만난다.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 프리드리히 2를 통하여 그에 대한 기록을 읽은 바가 있는데이렇게 현지(?)에서 만나게 되니 반갑다.

 

역사가들의 평가는 그를 중세 최초의 계몽 군주르네상스의 선도자라도 일컫는다. (260)

 

프리드리히 2세와 관련하여 기록해두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그가 지은 성이 카스텔 델 몬테 성인데그 성이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을 영화화한 <장미의 이름>에서 도서관으로 등장한다는 것. (260)

 

타 기억에 남기고 싶은 것들

 

바로크의 의미 (161)

일그러진 진주라는 어원처럼 바로크는 파격과 과장비정형과 불규칙 그리고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그런 점에서 규칙적이고 정형화된 형식을 대표하는 르네상스와 대비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때눈이 무엇인가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 아름다움이야말로 그게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던 미국의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가 떠올랐다잠시 어지러워서 대성당 외벽 계단에 앉아 눈을 감자 지나온 삶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사라진다. (176)

 

우리는 살면서 형언할 수 없는 풍광이나 최고의 경지에 이른 예술품을 보게 될 때잠시 정신을 잃거나 황홀한 몰입의 경지에 빠지게 된다. ‘눈크 스탄스(Nunc stans) ,‘정지된 지금이야말로 어찌 보면 영원한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장장 2,500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 자리에 서서 묵묵히 역사의 부침과 인간들의 부질없는 미몽과 욕심을 지켜봐 왔을 웅장한 돌기둥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시칠리아에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183) 

 

다시이 책은?

 

이 책으로 시칠리아의 대부분을 알 수 있게 된다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그리스 신화를 공부하면서 마음으로 가본 곳이어서 저자의 행로를 따라가면서 잠시 시칠리아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게 있다면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에 운명을 건 한판의 승부가 펼쳐진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그곳에서 벌어졌는데그에 대한 기록이 현재는 없는지 저자가 언급하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러나 이 책에서 콩코르디아 신전의 진가를 알게 된 것만으로 그 안타까움은 말끔히 해소되었다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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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2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eyoh 2024-01-30 20:03   좋아요 0 | URL
좋은 책 써주셔서,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