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 사랑을 이해하는 철학적 가이드북
로버트 C. 솔로몬 지음, 이명호 옮김 / 오도스(odo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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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먼저 저자를 알게 된 것이 기쁘다.

저자 로버트 C. 솔로몬은 특이한 철학자다.

 

역자의 해설에 의하면그는 감정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한다.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저자 솔로몬은 사랑을 단순히 성적 충동이나 신체적 반응만이 아니라 무엇보다 생각과 관념으로특히 사회 역사적으로 구성된 생각과 관념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견지한다. (520)

 

그래서 이 책 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은 모든 감정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약속기쁨실망위험에 관한 한 철학자의 개인적 탐구라 할 수 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바를 살펴보면 그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1불가해한 감정

2. (사랑에 대해잘못된 생각 바로잡기 사랑은 느낌인가

3사랑에 빠지기 사랑과 그 변형들: “진짜” ·

4사랑에 있어서 자아

5사랑의 동역학(動力學) : 사랑을 지속하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지만많은 부분들이 사랑을 감정에 관련시켜 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정의(定義)

 

저자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사랑을 정의한다. '사랑은 ~~ 이다.', ' 사랑은 ~~ 아니다' 는 식으로 사랑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 애를 쓴다그래서 독자들은 그런 개념 정리를 통하여 한걸음씩 사랑의 본질에 접근해가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논의를 따라가면서 사랑에 접근해가는 것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I love you) 라는 그 작은 세 마디 말을 예로 들어보자. .

이 세 마디 말에서 첫 번째 말은 자아를 가리키고,

세 번째 말은 타인을 가리킨다.

그 사이에 있는 동사는 의도와 의무와 사회적 기대의 놀랍고 새로운 복합체 속으로 두 사람을 끌어들인다사랑에는 분명 욕망과 느낌이 들어있다. (49)

 

사랑이라는 말이 왜 이렇게 중요한가?

그것은 이말이 결정을 의미하고자신의 인생을 바꾸게 될지도 모를 세계로의 초대또는 딜레마를 표현하기 때문이다감정처럼 이 말은 상호작용적이다.

사랑한다는 말이 상호적인 것은 그것이 거절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본질적으로 응답해 달라는 간청이자 요구이기 때문이다. (51)

 

이런 논의를 읽다보면사랑이란 말에 숨어있는 의미에 그간 얼마나 무심하게 여겼는지를 깨닫게 된다저자가 감정이라는 부분에 천착하는 이유도 알 것 같다.

그래서 사랑은사랑은 단순히 성적 욕망이 아니며 흠모의 형태도 아니다사랑은 다시 전체가 되려는 욕망이다우리는 결합하고자 한다. (91)

 

다시 저자는 사랑을 더 한층 깊게 바라보기 위해 2장을 마련한다.

2장은 <(사랑에 대해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기>이다.

 

사랑에 대해 잘못된 생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자가 제기하는 의문형 서술을 통해 그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랑은 느낌인가? (109쪽 이하)

사랑과 관계 (119)

전부 아니면 무() : 사랑의 이상화 (128쪽 이하)

러브 스토리 (140쪽 이하)

사랑의 토대로서의 아름다움 (151)

로미오와 줄리엣을 넘어 노년의 사랑 (171)

 

저자는 이상 개의 항목에서 사랑의 내용에 들지 못하는 것들을 논하고 있다.

여기에서 독자들은 저자가 많은 문학 작품에서 사례를 이끌어오는지그 부분에 또한 빠지게 될 수 있다는 것도 또한 적어둔다.

 

그 다음 장은 <3장 사랑에 빠지기>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에 빠졌어요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5장, 사랑을 지속하기>

사랑은 어디에서 끝이 나는 것일까?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고 하는데, 결혼하면 사랑은 끝이 나는 것일까? 5장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런 것은 기억해두자

 

플라톤이 쓴 향연이란 책이 있다.

대개 그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함께 합체된 책에 들어있는데거기에 보면 이런 기록이 보인다사랑에 관한 유명한 기록이며 따라서 남녀의 문제가 나오는 곳이면 항상 여기저기 거론이 되는 것인데그 내용의 출처와 함께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향연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사랑을 예찬하는 연설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이 요청에 따라 아리스토파네스는 이야기를 하나 지어낸다이 이야기는 앞선 연설들의 허황되고 거만한 주장에서 다소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벗어날 의향으로 창작된 것이다그러나 아리스토파네스가 지어낸 이야기는 낯익은 것이지만 심오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그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 우리 모두는 오동통한 이중적 존재로서 땅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그 시절 우리의 모습은 지금과 달리 거의 완벽했다고 한다그리스 기하학에서 완벽함은 공 모양이라는 뜻이다두 개의 얼굴은 완벽한 시각을 주었고네 개의 손과 네 개의 발은 뛰어나게 몸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우리는 지금보다 더 똑똑했고더 대담했으며더 오만으로 가득차서 신들에게 도전했다우리의 도전을 막기 위해 제우스는 우리를 둘로 쪼개 우리의 오만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었다이로써 우리의 힘은 줄어들었으나 우리의 숫자는 늘어났다아폴로 신은 남은 인간들이 마주한 기이하고 불완전한 형상 안으로 신체의 나머지 반쪽을 재배치했다그리하여 그때 이후로 우리들 각자는 누군가에게 붙잡힌 자로서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찾아 세상을 떠돌게 되었다여기에 사랑의 힘이 존재한다사랑은 단순히 성적 욕망이 아니며 흠모의 형태도 아니다사랑은 다시 전체가 되려는 욕망이다우리는 결합하고자 한다. (90-91)

 

가외의 소득 플라톤의 향연을 읽어보게 된다.

 

저자는 플라톤의 향연을 수시로 인용하면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위에 인용한 (90-91)의 내용을 비롯하여저자는 향연의 주요 부분을 인용하면서그 내용을 사랑과 연관시켜 논하고 있다.

 

그런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면서 향연의 부분부분을 읽어가며 미쳐 챙기지 못한 향연의 내용을 마치 퍼즐 맞춰가는 식으로 읽을 수 있었다뜻밖의 소득이다.

 

다시이 책은?

 

사랑을 해 본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자신의 위치가 다음 중 어디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1불가해한 감정

2. (사랑에 대해잘못된 생각 바로잡기

3사랑에 빠지기 

4사랑에 있어서 자아

5사랑의 동역학(動力學) : 사랑을 지속하기

 

사랑에 빠지고 있는 단계인지아니면 사랑을 지속하는 단계인지?

그리고 하나 더내가 지금 사랑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이 책의 2장을 꼭 읽어보기를그래서 본인이 사랑이라고 진단한 그 감정이 진정한 사랑인지 진단해 보기를.

 

물론 이 책이 의도하는 바가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진단해보라는 차원은 분명 아니다.

다만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것이 안타까워서잠시 이 책을 그렇게 읽어보자는 것이다.

 

사랑이 무어냐고물으신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대답하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사랑이 그리 만만하지 않은만큼이 책 읽기 또한 만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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