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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이해 - 세계는 어떻게 다르고, 왜 비슷한가?, 해외지역연구 입문
이윤.도경수 지음 / 창해 / 2022년 7월
평점 :
지리의 이해
‘지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의 풍(風)과 속(俗)을 아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백리부동풍, 천리부동속
(百里不同風, 千里不同俗)
100리마다 유행이 다르고, 1000리마다 습관이 다르다는 것이다.(83쪽)
그 다른 유행과 습관, 즉 풍속(風俗)이 다른 것을 지리를 알면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이 책은 지리가 달라짐에 따라 풍속이 달라지는 것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세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1장 해외지역연구 방법론
2장 특수성의 기저요인
제2부, 세계는 어떻게 다른가?
3장 자연지리 요인에서 비롯되는 특수성
4장 역사와 제도에서 비롯된 특수성
5장. 문화특성에서 비롯된 특수성
제3부. 세계는 정말 다를까?
6장 상식 깨기 : 일반성으로 해석해 보기
제4부. 문화와 비즈니스, 그리고 한국은?
7장. 문화와 비즈니스의 조합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저절로 그렇게 된 줄로 알았다. 그래서 외국에 나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와 다른 것을 보면서도, 다르다는 사실만 보고 말았지, 그 내막을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거기에는 다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손으로 밥을 집어 먹다니!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인이 런던에 연수를 가서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람들과 같이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고 한다. 다름이 아니라, 세련된 옷차림에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태국의 연수생과 같이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 여자분이 밥을 먹을 때, 손을 사용해서 먹더라는 것, 그에게는 그게 충격이었다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음식을 먹는 방법은 나라나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지리적 위치와 기후 등에 따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먹거리가 다르니까 음식을 먹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식문화는 크게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 수식(手食)문화,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이용하는 젓가락(箸食)문화,
그리고 나이프, 포크 및 스푼을 쓰는 문화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리에겐 깨끗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수식문화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포크문화와 젓가락 문화는 각각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젓가락은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및 몽골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및 중국 세 나라가 젓가락문화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89쪽)
여기서 편견 하나 바로 잡아야겠다.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는 수식(手食)문화가 이상하다는 편견 말이다.
그러니 태국 여성이 밥을 손으로 먹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데, 우리나라 사람은 그걸 이상하다 여기는 것, 분명 편견이다.
운동화 신고 출근한다면?
집을 나선다. 출근길이다.
현관에서 신을 고른다, 오늘은 무얼 신고가지?
만약 그가 운동화를 고르면?
그가 신사용 구두를 고르면?
여기가 지리가 달라지면, 출근길 신고가는 신이 달라진다.
우리는 출근길에 대개 구두를 신고가서 사무실에서 편한 신으로 갈아신고 일과를 시작한다.
그런데 유럽인은 그 반대다. 운동화를 신고 사무실에 가서 구두로 갈아신는다.
대체 왜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거기에는 이런 지리적 차이에서 우러나온 문화적 인식의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직장 밖은 '남들의 공간'이니까 거리에서는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구두를 신고 집을 나선다. 직장에 도착하면 거기는 '우리의 공간'이니까 편하게 지내도 된다. 따라서 편한 슬리퍼로 갈아신는다.
번면 유럽인들에게 직장 밖은 편한 공간이니까 맘대로 해도 되지만, 직장 안은 공식적인 공간이니까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다.
미국의 화장실 문, 아래가 터져있다.
미국의 화장실, 칸칸이 대변기가 있는 화장실, 거기 문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우리나라는 아래까지 꽉찬 문이 달려있는데 비하여 미국에서 화장실 문은 아래쪽이 짧고 간혹 윗부분도 일어서면 밖이 다 보일 정도로 문이 짧다.
왜 그런 것일까?
여기에는 슬픈 그들만의 역사적 사연이 있다.
화장실은 대개 건물의 폐쇄적인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게 그런 공간에 총잡이들이 들이닥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안에 볼일 보고 있던 우리의 보안관, 볼일을 보면서도 신경을 밖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문이 위아래 꽉 막힌 문이라면?
그래서 한국의 경우는 “내가 하는 일을 남들이 모르게 하라”인 반면에 미국의 경우에는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알게 하라”인 것이다. (201쪽)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우리는 내륙의 물줄기를 모두 강(江)이라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물줄기의 길이에 상관없이, 물길이 구불구불하게 흐르면 하(河)라 부르고, 곧게 흐르면 강(江)이라 부른다. (83쪽)
정말 중국의 지도를 살펴보니, 장강과 황하가 다른 것을 알게 된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s/e/seyoh/IMG_chinariver.png)
곧게 흐르는 것이 강이라고 했다고, 설마 자를 대고 그어놓은 듯한 직선을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귤이 회하 남쪽에서 자라면 굴이 되지만, 회하 북쪽에서 자라면 탱자가 된다. (83쪽)
이 말에서 회하는 어떤 기준으로 잡은 것인가?
중국은 남방과 북방, 두 개의 문화권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경계가 되는 지점이 진령산맥과 회화이다, 해서 진령회하일선(秦嶺淮河一線)을 기준으로 그 북쪽은 북방, 남쪽은 남방으로 부른다.
귤이 회화 남쪽에서 자라면 귤이라는 말은 곧 남방에서 자란다는 말이고, 회하 북쪽에서 자란다는 말은 중국의 북방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목적은, 외국이나 외국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는 틀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4쪽)
그래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우리와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이유들을 찾아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지리를 알면 세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와 다르니, 그저 이상하다라고 여기는 대신에, 저렇게 살아가는 것들이 다 이유가 있다는을 깨닫게 된다.
그게 바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의 방법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지리를 이해하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용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