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난민이 되다 탐 철학 소설 43
황은덕 지음 / 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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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난민이 되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경험했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제주 공항에 예멘인 500명이 입국한 이후 난민 수용을 둘러싸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같은 해인 2018년에 아주 중학교 학생들이 그 학교 학생인 이란 출신 학생이 난민 불인정 결정’ 판정을 받자그 학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학생들은 교실에서 법원 판결문을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토론하고거리로 나서 손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사건에 기초를 두고미래중학교라는 가상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위와 똑같은 상황을 부여해서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소설로 꾸며 기록한 것이다.

그런 토론 등 활동에 저자는 철학자 한나 아렌트를 소환하여한나의 사상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학생들이 벌이는 활동 중 연극으로 그 상황을 재연하는 내용이 나오는데그 중 하나 한나 아렌트의 탈출 사건이 거론된다.

 

그래서 저자가 제시한 책이 있는데한나 아렌트세 번의 탈출이다.

 

그 책은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다시 읽게 된다제대로 읽게 된다.

그 책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이 더 임팩트 있는 부분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이 책에서 주인공인 아이들이 그 것에 대하여 토론을 벌인다.

 

한나 아렌트는 두 번의 탈출을 경험한다.

첫 번째는 독일에서 나치 돌격대에 체포되어 있다가 8일 만에 풀려나온 일이 있었고

두 번째는 프랑스로 탈출했는데프랑스에서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귀르 수용소에 갇혔다가 탈출한 일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 108위의 책 81쪽과 120)

 

학생들은 위의 두 가지 탈출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극적인지그래서 그들이 연극으로 만들려는 주제에 더 적합한 것은 어떤 것인지 토론하고결국 첫 번째 사건을 그들의 연극 내용에 포함시키게 된다.

 

이런 토론을 하는 가운데한나 아렌트가 자연스럽게 주제가 되는 인물로 등장하고그녀의 사상을 하나 하나 살펴보는 식으로 이 책은 진행이 된다.

 

한나 아렌트의 생각들 :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저서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있다.

 

나치 수용소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을 수용살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아이히만이라는 독일군 장교가 있다그는 독일이 항복한 후에 아르헨티나에 도망가서 숨어 살고 있었는데 결국 잡혀 재판을 받게 된다,

그런 재판 과정을 직접 참관하면서 살펴본 한나 아렌트는아이히만이 갖지 못했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능력을 강조한다. (7, 100)

 

말하는 능력 언어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 능력.

사유하는 능력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

 

결국 사유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면 평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이란?

 

다른 상황에 놓여 있고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우정이라 한다. (63) 

인간과 인간이 주고받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우정이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면서 의논하고돕고대화하면서 가깝게 지내야 한다. (63)

 

전체주의의 기원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녀가 유대인으로서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체주의 하에서 왜 유대인들이 핍박을 받았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핍박의 역사적 기원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것과 사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9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길 원해그래야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어. (115, 185)

 

한나 아렌트의 일기(113쪽 이하실제로는 한나 아렌트의 전기)에 기록된 한나의 인생관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의 미래는 밝다. (101)

 

이 소설에 등장하는 미래중학교 2학년 3반 급훈이다.

포기는 김장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이다’ 라는 급훈 이래 최고로 멋진 급훈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고 읽어야 할 책들

 

전체주의의 기원』 6, 7, 9

인간의 조건』 8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7, 159, 160

한나 아렌트세 번의 탈출』 109, 122

 

이 책을 읽고 봐야 할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 99

<아이히만 쇼>, 99

<쉰들러 리스트> 159

 

다시이 책은? - 한나 아렌트 사상의 구체화

 

실상 철학자들의 사상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더 중요한 것은 그런 사상들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하는가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작업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첫 번째는 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알아내는 것인데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교사또는 엄마의 지도하에 그것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도 또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난 다음에 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는,

마침 학교로 전학을 온 예멘 출신 라일라라는 학생 가족의 난민 인정에 관한 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난민 인정 심사에서 탈락한 라일라의 가족.

그런데 그런 난민과 한나 아렌트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나 아렌트 역시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서 탈출한 후에 18년간이나 난민의 신분을 지니고 있었다. (105)

 

이렇게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그리고 그런 사상들을 어떻게 하면 적용할 수 있는지를 우리 주변의 실제 사례에서 찾아내 구체화 시켜 보여주고 있다.

알기만 해서 뭐하나하나라도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해야지.

해서 저자는 철학이 허공을 치는 목소리가 아니라현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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