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 작가를 따라 작품 현장을 걷다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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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하기 직전까지 작가와 작품 주인공의 여로를 따라 현장에서 답사하고 쓴 스물 네 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337)

 

이 책의 에필로그에 있는 저자의 말이다.

작가와 작품 주인공의 여로를 따라가며 적은 글들이니독자로서는 해당 작품을 한 걸음 더 깊숙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정말글을 읽으면서 저자가  작가를 추적하는 모습이 실로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런 소개 안 할 수가 없다.

 

파리에서 뉴욕으로 건너가 두여달을 체류하던 중열흘 동안 오대호 연안의 디트로이트와 앤아버그리고 시카고를 돌아보는 여정에 올랐다. (27)

 

그동안 나는 파리 여행안내서보다 작가나 화가의 족적을 쫓는 방법을 더 선호해왔다. (73) 

나는 삼십여 년 가까이 유럽과 아메리카아프리카로 따나고 돌아오는 삶을 반복해왔다.

그러다보니우연이든 필연이든 이들이 태어나고자라고떠돌고머문 공간들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았다그렇게 작품들의 공간으로 직접 들어가 작가와 인물들이 처한 환경과 내면을 짐작해 보는 여정을 기록해왔는데 (.........) (168)

 

저자가 얼마나 추적그 행위에 정성을 쏟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렇게 저자가 노력한 결과 독자들은 이런 정보를 얻어 듣게 된다.

 

헤밍웨이의 망원경

 

쿠바에서헤밍웨이는 타워형 저장창고를 개조해 집필실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 책상이 놓여있고그 옆에 망원경이 있었다.

그는 서서 글을 썼고글을 쓰다가 망원경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

망원경은 아바나 시내 쪽을 향하고 있었다. (30)

 

일리에콩브레가 생겼다.

 

콩브레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공간을 이야기할 때면 제일 먼저 거론되는 장소다. (.......) 콩브레는 소설의 화자가 어린 시절 부활절 방학 때만 부모를 따라갔던 아버지의 태생지로실제로는 일리에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콩브레와 일리에는 다른 이름의 같은 곳인데마르셀 프루스트가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 뒤허구와 실제의 이름이 합쳐져 공식 행정명칭으로 일리에콩브레가 되었다현실이 수많은 소설을 낳지만때로는 소설이 현실을 보완하여 풍요롭게 이끌어가기도 한다바로 일리에콩브레의 경우가 독보적이다. (70)

 

해서 지도를 찾아보았다과연 그러한 지명이 있는지?

있다.


 

루앙에서 플로베르와 모네가 만나다.

 

얼마나 읽었을까, 129쪽에 이르렀을 때이런 글을 만난다.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주도 루앙에 간 것은 근 십년 만이었다라는 말을 서두로 하여 저자가 루앙 이야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난 모네를 생각하지 못했다모네의 <루앙 성당 연작>은 더더구나,,,,

그래서 무심하게 더 읽었다.

..............................

 http://blog.yes24.com/document/16081436

 

프루스트 읽는 방법은?

 

저자의 프루스트 사랑은 지극하다도처에서 프루스트를 언급한다.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틈만 나면 프루스트 이야기를 한다.

이런 식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궁극적으로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가는 회상의 순례다현재의 시간에서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대상들을 모두 과거의 크고 작은 공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이러한 순간(시간)과 공간은 하나의 장면으로나아가 하나의 이야기로 창조된다. (69)

 

프루스트 읽기에 대하여저자가 취한 독법은,

저자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독서 편력과 관심 영역에 따라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228)

 

더 자세한 내용이 이어지는데관심 있는 독자는 참고하시라.

 

한병채의 책읽어야지

 

프루스트 이야기를 하다가한병철의 책 시간의 향기를 소개한다.

 

시간이 지속되는 한프루스트 읽기는 계속된다독자만 바뀔 뿐이다당대의 정서와 감각에 따른 독법(담론)이 생성되고 통용된다프루스트 읽기의 최근 작업은 한병철의 시간의 향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 책을 포함 전작 피로사회심리 정치그리고 최근작 에로스의 종말 등 한병철 저작의 한국어 번역본은 한결같이 시집처럼 초경량화된 형태지만서구의 철학문학미학의 축적된 지식을 전제로 하기에 일반 독자가 단숨에 읽어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228)

 

그래서 나는 다행이다내가 힘들게 읽었으므로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니다행이라는 것이다.

 

한병철은 고유한 문체를 가진 문장가다심오한 내용이지만그의 문장은한 번 접하면 읽고 싶고계속 읽어가게 만드는 비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231)

 

이런 사실도 있다놀랍다.

 

엑스에서는 대학의 동아시아학부 한국어문학과에는 현재 오백명이 넘는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192)

 

저자가 권하는 방법 하나여행 갈 때에

 

나는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에게런던이나 뉴욕더블린이나 파리에 갈 때그곳을 무대로 쓴 소설 한 권씩을 품고 가라고 권유하고는 한다. (209)

 

저자가 권하는 책이 어떤 것인지적어둔다.

 

더블린 조이스의 율리시즈

뉴욕 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

런던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이나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또는 두 도시 이야기

파리 조르주 페렉의 인생 사용법이나 플로베르의 감정교육또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

 

더 자세한 내용은 210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다시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대체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모르겠다.

저자 뒤를 부지런히 따라가다 보니나도 모르게 이 책 한 권이 아닌 수십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이게 모두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준 덕분이다.

 

저자가 30여년을 부지런히 작가와 작품들을 쫓아다녀서 그 결과를 여기 남겨두었는데다 소화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한데그래도 그저 맛만 본 것만도 한두 권이 아니니그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이 책책을작가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큐피드의 화살이라고 할까그 화살 된통으로 맞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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