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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사냥꾼 -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
네이선 라브.루크 바 지음, 김병화 옮김 / 에포크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보물로 가득한 책 - 『역사 사냥꾼』
이 책 보물이다. 보물로 가득차있는 보물창고다.
“보석이 눈앞에 놓여 있을 때, 당신은 알아볼 수 있는가?” (186쪽)
보물 리스트 : 아인슈타인이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핵무기의 참혹하고 강력한 잠재력을 경고한 편지.(107쪽)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쿠바 아바나 항에서 있었던 USS 메인호에 대한 언급한 편지 (107쪽) 로제타 석을 확보하라는 존 헬리 허친슨의 편지 (113쪽) 헤밍웨이의 청새치 낚시에 관한 편지 (116쪽) 헝가리 출신의 역사가가 여러 사람과 주고 받은 편지; 프랑스의 루이 16세가 영국 국왕에게 보낸 편지 (190쪽) 2차대전 당시 필리핀에 주둔했던 미국 병사 프랭크 K. 풀리거가 아인슈타인과 주고 받은 편지 (226쪽)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에 대하여 논의하는 편지 (319쪽) |
319쪽 이하에 등장하는 아인슈타인의 편지에 관련된 이야기 먼저 한다.
게오르크 브레디히, 저명한 독일 과학자다.
그의 직계 후손이 그간 가지고 있던 자료들을 저자에게 보여줌으로 해서, 세상에 드러난 것들, 아인슈타인의 편지를 비롯하여 그들이 주고 받은 편지들, 그 편지들에 실려 오고 간 생각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었다가 나타나게 된다.
은행 상자 스물 다섯 개 분량의 자료들이다. (337쪽)
그 정도로 대단한 자료들이 숨겨져 있다가, 저자의 손을 거쳐 이 세상에 알려진다. 저자는 그 일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게오르크와 막스 브레디히는 내게 일거리를 떠안겼다.
이 역사를 보존하고 그들과 타인들의 이야기를 해주라는 과제였다.
게오르크는 자신의 기록이 파괴될까 봐, 평생의 연구가 역사 속에 사라질까 봐, 걱정했다.
아인슈타인의 편지와 그밖의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저자는, <과학자 두 명과 번역가 세 명을 고용 했다.> (342쪽)
이 책은?
이 책 『역사 사냥꾼』은 <역사가 돈이 되는 세계를 찾아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는 네이선 라브 (Nathan Raab), <희귀 문서와 역사 유물을 다루는 세계 최고의 거래회사 라브 컬렉션(Raab Collection)의 대표. 역사 문서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진위를 평가하는 그의 특출한 재능 덕분에 숨겨져 있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역사가이자 역사 유물 관련 전문가로 미국의 공공 및 민간 역사 컬렉션 구축의 자문 역할도 맡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내 사냥의 대상은 역사와 관련된 것, 과거가 남긴 흔적(relic), 역사적 문서(document)와 사람이 만든 유물(artifact), 그리고 중요성을 가진 것들이다. 값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것도 사냥의 대상이다. 가격이 아니라 중요도의 측면에서 보는 가치 말이다. 나는 우리 회사인 라브 컬렉션을 위해 최선을 다해 그런 물건을 손에 넣고, 대중에게 소개하고 판매한다. (10쪽)
그는 역사적 문서, 유물들을 찾아다니면서 그것들을 수집 - 물론 대가를 지급하고 - 하여 세상에 드러낸다. 이것 또한 대가를 받고 파는 일이지만.
예를 들어, 1808년에 나폴레옹이 전쟁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5000 파운드( 8000-9000 달러)에 사서, 25000 달러에 되팔았다. (53쪽)
물건 보는 안목을 가지게 되기까지
그런데 그의 물건을 찾아내는 안목이 하루아침에 거저 생긴 것이 아니다.
이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오랜 시간 노력을 한 결과 그런 안목이 생긴 것이다.
또한 저자의 언어능력도 거기에 한 몫을 했다.
나폴레옹의 사망에 관한 보고서를 손에 넣었을 때가 그의 언어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프랑스어로 된 문서의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분명히 유럽의 몇 개 국어를 알고 있었던 것이 이런 문서의 가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199쪽)
존 헬리 허친슨이 로제타 석에 대하여 쓴 편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손에 넣었던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다. 그 편지는 지금 영국 국립 도서관에 있다. 그곳에 판 것이다. (114쪽)
아버지는 역사를 알았기 때문에 그 편지를 쓴 사람이 아프리카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고, ‘돌’이라는 언급을 알아보았다.
시야를 넓혀보면, 아버지에게는 통찰력이 있었고, 편지 내용을 읽어볼 생각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허친슨이란 이름을 보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네. 별로 사고 싶지 않아”라고 넘기지 않았던 것이다. (115쪽)
또하나, 맬컴 글래드웰의 『블링크』 (62쪽)
맬컴 글래드웰의 『블링크』를 읽었는데, 허투루 읽었던 게 분명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그 책을 인용하는 부분을 읽고, 다시 그 책의 진가를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예술 등의 분야에서 어떤 물건의 진위를 한눈에 보고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62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산을 오르는 여행자처럼 견뎌야만 한다. 산이 거기 없다면 길은 훨씬 짧고 편하겠지만 어쨌든 산이 있으니 넘어야 할밖에. (42쪽) - 괴테
반짝이는 금속은 찰나에 그친다. 참된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79쪽) - 괴테
믿기는 하되, 증명해야 한다. (89쪽) - 로널드 레이건
꿈을 꾸듯 그것을 찾아 헤매게 되고, 보고 나면 곧 그것에 사로잡힌다. (91쪽)- 소로
다시, 이 책은?
참고로,
리뷰 첫머리에서 소개한 아인슈타인의 편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그 편지는 100만 달러 가까운 금액에 팔렸다고 한다. (107쪽)
저자는 아버지와 함께 어느 희귀 도서 박람회에 가 둘러보던 때의 장면을 소개하는데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우리는 집중과 산만함이 공존하는 상태로, 주의해서 보기도 하고 대충 보기도 하면서 (63쪽)
그렇게 하다가, 찰스 다윈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심정을 이렇게 밝힌다.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다가 홀연 그것을 발견할 때 놀라움은 더 커진다. (63쪽)
그 장면, 대충 보고 다니다가, 찰스 다윈의 편지를 발견했을 때의 그 놀라움.
그게 바로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의 모습이고, 중간 어느 쯤인가부터 자세를 고치고 정색을 하면서 읽게 되어, 느낀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보석이 눈앞에 놓여있을 때 당신은 알아볼 수 있는가? 보석이 중요한 것이라는 간판을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추적하고 발견하고 마지막으로는 이해하고 알아봐야 한다. (186쪽) 물건의 가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몰라도 지나치지만 어떤 사람은 물건 바로 앞에 멈춰서게 되는 것이다. (70쪽) |
이런 말, 명심하고 명심하자. 내 가슴 속에 깊이 새겨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