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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품격 - 통쾌하거나 찝찝하거나 찌질하거나 위대하거나
박재항 지음 / 위북 / 2021년 6월
평점 :
반전의 모든 것 보여드립니다 - 『반전의 품격』
이 책은?
이 책 『반전의 품격』은 <통쾌하거나 찝찝하거나 찌질하거나 위대하거나>라는 부제로 반전의 매력을 설명해주는, 반전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박재항, <삼성전자 홍보실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후, 제일기획, 이노션,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와 기아차 마케팅전략실을 거치고 2017년부터 글로벌 마케팅 그룹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 MZ세대 마케팅 최첨단 대학내일의 사범(고문), 2019년부터는 문화예술을 통해 청년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오늘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반전의 모든 것’'이라는 말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할 수 있다.
반전, 꼭 필요하다.
비단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인생에서도 반전은 필요하다.
그런데 여태껏 반전을 좁은 의미로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그래서 거기에서나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책을 읽고 돌이켜보니, 살아가는 인생 도처에서 반전이 있었고,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서 반전은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반전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반전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반전의 효과는 무엇일까?
반전이 가져다 주는 효과는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줄거리를 재미있게 해준다는 데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 그중 전이 반전에 해당한다. (11쪽)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방향으로, 그것도 평탄하게 진행이 된다면, 그렇게 해서 이야기가 결말로 가는 부분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면, 그야말로 ‘노잼’이다.
그래서 기, 승, 그 다음에 전이 있어야 한다, 반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다음 생각할 수 있는 반전의 효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깨달음도 그냥 깨달음이 아니라, 뇌를 후려치고 흔들어 놓은 다음에 얻게 되는 충격적인 깨달음이다. 그래서 더욱 뇌리에 남게 된다.
일례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보는 반전이 그렇다.
반전의 방법
저자는 이 책에서 반전을 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을 15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해 놓고 있다.
PART 1 품격 있는 반전을 위하여
- 반전을 만드는 방법과 자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01에서 05 항목까지)
PART 2 반전의 재료와 장치
- 반전을 만들어낼 재료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소개한다.
(06에서 10 항목까지)
PART 3 부조화 속 피어나는 반전
- 사람, 시대 및 환경과의 불화에서 반전을 찾아보고 있다.
- (11에서 15 항목까지)
01 자비(自卑, Lower) _자신을 낮춰라
02 생력(省力, Relax) _힘을 빼라
03 의지(意志, Strengthen) _다지고 지켜라
04 수긍(首肯, Admit) _믿음을 갖고 인정하라
05 유연(柔軟, Suit) _상황에 맞춰 대응하라
06 허구(虛構, Fabricate) _거짓을 꾸미다
07 은폐(隱蔽, Cover) _숨기고 덮어 가리다
08 도치(倒置, Reverse) _거꾸로 바꾸다
09 과장(誇張, Overstate) _터지도록 부풀리다
10 삭제(削除, Remove) _지우고 없애다
11 모순(矛盾, Contradict) _공존하며 충돌하다
12 갈등(葛藤, Conflict) _말과 행동에 날이 서다
13 부적(不適, Misfit) _시공과 맞지 않다
14 상위(相違, Dislocate) _서로 어긋나다
15 긍정(肯定, Convince) _희망으로 나아가는 네거티브(Negative)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반전을 살펴보자.
“내가 두 얼굴을 가졌다면 이런 못생긴 얼굴을 가지고 살 수 있겠소?”
정적인 스티븐 더글러스가 두얼굴을 가지고 있다면서 비난하자, 링컨이 응수한 말이다.
여기에서 반전을 통한 반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링컨은 자기 얼굴이 못생겼다는 것을 인정한다.
둘째, 호기심을 자극하는 화술을 구사한다.
셋째, 상대를 배려하는 발언이다. 상대의 말을 인정해주고,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 (28쪽)
이는 자신을 낮추면서 만들어낸 반전이다. (01 자비(自卑, Lower) _자신을 낮춰라)
“고향이 어디세요?”
세월호 유가족이 광화문 광장에서 진상규명을 위해 천막을 치고 서명을 받고 있을 때, 어떤 노인들이 쳐들어와 서명대 집기를 부수고 유가족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노인들의 소동이 끝나고 난 뒤, 쉬고 있는 노인 한 명에게, 당시 세월호 유가족의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정혜신 박사가 다가가서 건넨 말이다.
정혜신 박사가 건넨 그 말에, 그 노인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향이야기부터 자기 일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줄줄이 말한 다음에 스스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게 된다.
“내가 아까 그 아이 엄마 (세월호 유가족)한테 욕한 건 좀 부끄럽지.” (47쪽)
이런 게 반전이다.( 02 생력(省力, Relax) _힘을 빼라)
접속사 ‘그러나’ 또는 ‘하지만’의 반전
“내가 힘없고 연약한 여자의 몸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왕의 심장을 가졌으며 영국의 왕위도 가졌다.”
“그대들이 지금껏 모셔온, 앞으로 모실 나보다 더 위대하고 현명한 왕자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나보다 더 그대들을 사랑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
위의 두 인용구는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스페인과의 결전을 앞둔 해군 군사들에게, 자신을 불신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의회 의원들 앞에서 했던 연설문의 일부이다. (95쪽)
각각 '그러나', ''하지만'이란 접속사가 반전을 일으키는 방법이 된다.
( 04 수긍(首肯, Admit) _믿음을 갖고 인정하라)
밑줄 그어 새겨놓고, 따라해보고 싶은 반전들
질문을 제대로 해야
어떻게 하면 무중력 상태에서 쓸 수 있는 펜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무중력 상태에서 글씨를 쓸 수 있을까? (119쪽)
위의 두 질문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게 된다면, 각각의 결말이 어떻게 다를지 충분히 깨닫게 될 것이다.
Aim high
골프의 타수를 한 두 개 줄일려고 하는 것보다 아예 7-8 개 줄이기를 목표로 삼을 때 훨씬 더 타수 줄이기가 쉽다고 한다. (188쪽)
반전은 상황을 역전시킨다.
혼다 오토바이의 머플러 소음은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이지만, 할리데이비슨은 시끄러울수록 자유를 상징하는 욕구의 정도를 보여준다며 환영받는다. (212쪽)
혹독한 추위에 겨울이면 관광객이 뚝 끊기자, 시카고은 한 겨울에 ‘러시아 페스티벌’을 열기 시작했다. 그 페스티벌은 추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러시아다운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몰린다. (212쪽)
“고객은 어떤 색상의 차든 가질 수 있다. ”
헨리 포드가 한 말이다. 그다음 말은 어떤 말이 올 것 같은가?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단지 그게 검은 색이기만 한다면.” (219쪽)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을 때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45쪽)
(It’s when nothing happens that anything can happen.)
다시, 이 책은?
반전, 이제 반전은 일상이 되었다.
해서 언제나, 어디서나 반전이 일어나길, 사람들은 고대하고 있다.
광고에서도,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어떤 경우에서 반전 없으면,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요, ‘오아시스 없는 사막’이다.
해서 이제 반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통달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반전, 이제는 품위있게 해보자.
싸구려 반전, 누구가 뻔히 생각할 수 있는 건 이미 반전이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반전의 품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