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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문학 -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강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평점 :
동물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동물 인문학』은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라는 부제가 말해주는 것처럼, 동물이 인간에게 끼친 영향을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강원, <건국대학교 축산경영학과에 입학해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농촌진흥청 농업경영연구사로 공직에 첫발을 디딘 이후 국회와 청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 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가치확산본부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신동아』에 동물 칼럼인 ‘동물만사’를 2년 넘게 연재했으며, 지금은 반려동물 매거진 <노트펫(notepet.co.kr)>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Dog: 사람과 개가 함께 나눈 시간들』(공저), 『개들이 있는 세계사 풍경』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살펴보고 있다.
재미나는 이야기가 넘친다.
동물들이 인간들과 만나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람끼리 만나서 벌어지는 일보다 훨씬 재미난다.
사자의 무리를 부르는 명칭이 따로 있다.
프라이드(Pride) (30쪽)
사자 무리의 명칭은 자존심이라는 뜻을 가진 ‘프라이드’로 멋이 뚝뚝 떨어지는 이름이다.
반면 하이에나는 멋보다 사실적인 면이 강조되는 이름인 ‘클랜(clan)’이다. 같은 조상에서 출발한 ‘씨족 공동체’라는 뜻이다. (149쪽)
미트콘드리아는 모계로만 전해진다. (39쪽)
사자를 포함한 동물의 신체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에너지 공장이 있다.
미트콘드리아는 부계 유전이 아닌 모계 유전으로만 후대에 전해진다. 따라서 프라이드의 암사자들은 세포 내 작은 에너지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공유한다.
이게 신기해서 다른 자료를 찾아보았다.
얼마 전에 읽은 책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 (조지프 르두)에서다.
진핵 생물의 DNA는 대부분 핵 속에 들어가 있지만 일부는 미토콘드리아가 가지고 있다. 부모가 가진 핵 DNA는 유성생식 과정 중에 서로 혼합되지만, 미토콘드리아 DNA는 주로 한쪽의 부모의 것 (보통 어미의 것)만 자손에게 전달된다. 자손은 수컷과 암컷 모두 모체의 난자가 가진 미토콘드리아 DNA를 얻게 되지만, 오직 암컷만이 이 유전자를 자신의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 (위의 책, 128쪽) |
베르그만의 법칙 (45, 132쪽)
추운 지역의 항온동물은 그렇지 않은 곳의 동종보다 체구가 크다.
북극곰을 비롯한 추운곳에 사는 온혈동물들은 다른 지역의 동종보다 덩치가 크다.
이런 것을 알고나니, 궁금해진다.
위 법칙이 동물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는데, 그러면 사람은 어떨까?
개와 고양이의 개량 방향은 달랐다. (79쪽)
개는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개량한 반면, 고양이는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하여 개량되었다.
쥐 한쌍이 1년에 몇 마리로?
쥐 한 쌍이 1년에 얻을 수 있는 자식과 손자가 2,000 마리가 넘는다.
해서 쥐는 십이지에서 쥐를 뜻하는 서(鼠)가 아닌 아들을 의미하는 자(子)로 표시된다. (98쪽)
대형 포식자의 필요성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 없는 곳의 왕은 갯과 동물이다. 미국 엘로스톤 국립공원의 균형자는 늑대다. 늑대는 엘크 같은 대형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해 숲의 건강을 지킨다.
대형 포식자는 숲에 사는 다른 생물에게 꼭 필요하다. 초식동물의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면 숲의 생태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147쪽)
중국역사를 동물과 관련하여 살펴보니......
중국에서 비롯한 고사성어, 사자성어에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토사구행 (兎死狗烹), 지록위마 (指鹿爲馬), 삼인성호 (三人成虎) 등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또한 현대로 들어오면, 덩샤오핑이 주창한 흑묘백묘(黑猫白猫)론도 이제는 사자성어가 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사자성어로 살펴본 것들도 동물이 넘쳐나는데, 중국의 역사와 동물을 연결시켜보니, 뜻밖에 흥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펼쳐진다. 해서 저자는 중국의 역사에서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사자성어 축록중원(逐鹿中原)의 뜻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을 말하는데, 직역하면 ‘중원에서 사슴을 사냥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록은 덩치 큰 동물 사슴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그 답이 있다. 왕의 자리, 즉 왕좌가 사슴이다. (182쪽)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
중국사람들은 돼지고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게 분명하다.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216쪽)
즉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안정시킨다는 뜻이다.
식량과 함께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또하나의 식량이다.
중국인이 돼지고기를 얼마나 소비하는지는 다음과 같은 자료에서 알아볼 수 있다.
미국 농무부에서 배포한 자료에서,
2017년 기준 세계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1억 1,059만톤인데
중국인이 절반 가량인 5,494만 톤을 소비한다.
중국 인구가 14억인데 세계 인구 70억 인류의 반절이 먹을 분량을 먹어버리는 것이니, 그 양이 어머어마한 것이다. (217쪽)
또한 세계 역사에 남는 동물도 있다.
진짜 ‘역사’에 남게 된 동물이 있다. 사자다.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라는 책에 남게 된 것이다.
페르시아군은 그리스에서 예상치 못한 의외의 복병을 만난다. 헤로도토스는 사자가 페르시아군의 낙타를 공격했다고 기록한다. (262쪽)
페르시아군은 낙타에 군장비와 식량을 싣고 출병했는데, 그리스 지역에 이르러 그 지역의 사자들이 낙타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헤로도토스의 책 『역사』에는 사자와 낙타가 역사적인 동물로 남아있는 것이다.
또한 낙타는 로마군과 파르티아군의 승패를 가르기도 했다.
로마 시대, 삼두정치의 한 명인 크라수스가 파르티아를 정벌하러 갔을 때, 파르티아군은 낙타를 이용해 군장비를 싣고와 로마군에게 엄청난 화살비를 내렸고, 결국 로마군은 패배하고, 크라수스는 전사하고 말았다. (249쪽)
다시, 이 책은?
동물들은 여러모로 우리 인간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
그중에는 우리 인간에게 가축이 되어, 우리와 함께 생활하며 도움이 되고 있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도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책 『총 균 쇠』에서 ‘가축화의 조건’으로 다음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식성, 성장 속도, 감금, 성격.
그런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가축이 되지 못한 동물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 인간들과 지구라는 땅을 나누며 살아갈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 책안에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