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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평점 :
리더라는 망치 사용 매뉴얼 『리더의 망치』
이 책은?
이 책 『리더의 망치』는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리더십 관련 책이다.
저자는 김영수, <고대 한중 관계사를 전공한 후 한중수교가 재개된 해인 1992년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중국에 대한 공부로 학문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후 사마천의 『사기』를 붙들고 30년 가까이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집요하게 공부하고 추적해오고 있다. 2010년 『완역 사기』 시리즈의 첫 권을 출간한 이래 10년째 매달리고 있는 『사기』 완역본 작업은 그의 학문 여정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대장정이다. 2007년 EBS를 통해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란 제목으로 사마천과 『사기』를 32회에 걸쳐 대중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
저자의 사기 관련 책을 몇 권 읽어, 저자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이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마천의 리더십 이론
사마천 전문가인 저자는 사마천의 리더십 이론을 이렇게 정리한다.
사마천은 리더의 자질과 리더의 발전 단계를 자현(自賢) - 구현(求賢) - 포현(布賢)으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한 바 있다. 사마천의 삼현론(三賢論)이다.
자현은 스스로 재능을 기르는 단계이며,
구현은 인재를 구하는 단계이며,
포현은 인재들과 함께 자신의 재능을 널리 펼치는 단계를 말한다.
리더의 자질은 자기 노력을 통해 같은 인재를 찾고 함께 자신들의 재능을 펼쳐 세상을 보다 나은 쪽으로 이끄는 것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7쪽)
리더십은 조직론과 연계해야
이런 사마천의 삼현론을 저자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발전, 구현하고 있는데. 저자의 리더십 이론의 근거가 되는 발언을 들어보자.
우리 시대가 갈망하고 있는 이상적 리더십 역시 자질- 관계- 조직의 세 범주가 유기적으로 연계 작동된다면 충분히 실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범주라 하겠다. (9쪽)
저자가 리더십을 조직과 관련시켜 전개하고 있는 것이 일단 마음에 든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맞는다는 말이다. 한참 리더십 이론이 여기저기 무차별적으로 분출할 때, 어찌된 일인지 조직과 분리시켜 ‘영향력’이라는 말로 리더십을 호도하는 이론이 득세했었는데, 본래 리더십은 경영학의 조직론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차원, 인적 자원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조직과 분리하여 자기계발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조직에 있지 않으면서 리더십을 기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조직원이 없이 혼자인 일인천하에서 리더십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리더십은 반드시 조직과 연계하여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리더십을 ‘자질- 관계- 조직’ 하는 식으로 조직과 연결시키는 것, 백번 맞는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저자의 발언에 박수를 보낸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십은 리더 개인의 자질로만 규정될 수 없다. 리더십 발휘 대상인 인재와 동료 및 조직원들과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훌륭한 리더십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8쪽)
리더십을 자질론, 관계론, 조직론애서 찾아보자.
해서 저자는 리더십을 자질론, 관계론, 조직론의 세 개 분야로 나누어 살펴보게 된다.
그렇게 세 개의 분야에서 리더십을 도출하는데, 이론 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사례를 중국의 역사 - 이건 저자의 전공분야다 - 에서 찾아내어 밝히고 있다. 그만큼 이론이 탄탄해지는 것이다.
저자가 중국통인만큼 독자들은 어느정도 한자에 익숙해야 한다.
그래야 이해가 훨씬 빨라진다.
제1장. 자질론을 살펴보자.
명기 등 모두 6개 항목이 들어있다.
명기 明己, 위공 委功, 납간 納諫
석원 釋怨, 남과 攬過, 신범 身範
명기란? 한글로 백번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한자로 읽어야 한다.
明己(명기)
밝을 명(明)에 몸 기(己)를 써서 명기다.
이때 ‘몸 기’는 ‘자기’를 나타내기도 하니, 명기의 의미는 자신을 밝힌다는 말이다.
즉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말이다. 자신을 밝히 드러내지 않고 감추면, 리더로서의 자질이 못 된다는 것, 해서 리더는 어디에서나 자기 자신을 명명백백하게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읽어보자.
리더는 일단 시시비비에 대한 판단이 분명해야 한다.
또한 돌아가는 형세에 대하여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자기 의견이 확실하지 못하고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나가면, 그 조직은 방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또한 리더가 자기 의견을 여간해서 내비치지 않거나 신비주의를 추구한답시고 속내를 감추고 있다면 그것 또한 문제다. 그래서 명기(明己)가 조직론에서도 첫 번째로 꼽히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자질론과 관련하여 저자는 위공 委功 , 납간 納諫, 석원 釋怨, 남과 攬過, 신범 身範을 들고 있는데, 각각의 말에 담긴 뜻을 새기기 위해서 먼저 한자를 숙고한다면 그 의미가 저절로 떠오를 것이다.
신범(身範)을 알아보자.
몸 신(身에 모범 범範)자이니, 그 뜻 또한 분명하게 새길 수 있다.
자신의 모범적 언행으로 인재를 감화시켜 그들의 적극성을 끌어내 인재를 구하고 기용한다는 것이다. (138쪽)
저자는 매 항목마다 풍부한 실제 사례로 이론을 뒷받치고 있는데, 신범의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요순 시대의 우 임금의 사례다.
우 임금은 치수 사업 때문에 무려 13년 동안 외지에서 생활하면서 백성들과 함께 삽을 들고 일했다. 심지어 자기 집앞을 세 번이나 지나갔지만 집에 들르지 않았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삼과불입 三過不入 이다.)
그렇게 우 임금은 몸(身)으로 모범(範)을 보인 것이다. (144쪽)
제2장. 관계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양현 讓賢, 성구 誠求, 천거 薦擧,
적대 赤待, 문병조휼 問病弔恤
예존 禮尊, 수해 樹楷
그중에서 적대 赤待라는 말이 뜻을 새기기 어려울 듯하니 살펴보자.
적대 赤待는 적대(敵對)가 아니다.
赤待 붉을 적(赤)에 기다릴 대(待)인데, 이때 대는 대접하다(待接--), 대우하다(待遇--)의 의미로 새겨야 한다. 따라서 붉은 마음으로 대한다. 즉 진심으로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다.
적대는 자신의 진정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한다는 뜻이다. (221쪽)
사례로는, 춘추시대의 세력가 지백과 문객 예양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지백은 문객인 예양을 국사의 신분으로 우대하였는데, 나중에 조양자를 비롯한 연합세력에 의해 지백이 죽자 예양은 그 원수를 갚기 위해 조양자를 암살하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조양자은 그런 예양을 이해하지 못하여 그 이유를 물으니, 예양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범씨는 나를 그저 평범하게 대했지만, 지백은 지극정성을 다해 나를 국사의 예로 대접했다. 그러니 나도 당연히 그에 걸맞게 죽음으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231쪽)
그렇듯, 적대(赤待)가 적대(赤待)를 낳는다.
제3장. 조직론에는 어떤 게 있을까?
시관 試官, 과거 科擧, 고적 考績,
포양 ?揚, 장상 ?賞, 경벌 輕罰, 엄징 嚴懲
다시, 이 책은?
왜 책 제목에 ‘망치’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을까?
저자는 이런 격언을 말한다.
‘쇠를 때리려면 자신부터 단단해야 한다.’
그런다음 그 격언이 조직에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밝히고 있다.
누군가를 때려 단련시키려면 때리는 도구나 연장, 즉 망치가 단단해야 한다. 단단한만큼 맞는 사람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22쪽)
해서 리더는 망치인 것이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리더가 망치 노릇을 잘해야 조직을 망치지 않는다. |
이 책, 리더로 하여금 망치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