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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이웃
박애진 지음 / 들녘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가 모르는 이웃
이 책은?
이 책 『우리가 모르는 이웃』은 소설집이다.
저자는 박애진, <과학소설, 판타지, 스릴러,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쓴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 소녀, 파괴와 죽음을 많이 다룬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우리가 모르는 이웃』에는 다음과 같이 세 편의 소설이 실려있다.
1화. 나, 너와 함께
2화.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진 않는다
3화. 붉은 오렌지 주스
그런데 책 제목 『우리가 모르는 이웃』에서 ‘우리가 모르는 이웃’이란 무슨 의미일까?
예전과 달라진 주거 형태 때문에 우리가 사람들과 이웃하여 지내면서도 그 이웃을 ‘잘 모르는’ 그런 세태를 그리는 작품일까, 아니면?
그게 아니라, 세상에는 남들과 다르게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사람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이웃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속사정을 각 편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털어놓는다.
그들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1화 「나, 너와 함께」
주인공 유혜인, 그녀는 백 년 동안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같이 세월을 지내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자기 혼자 늙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출 수 없기에, 무언가 조치를 해야 한다.
그녀는 그래서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면서, 신분을 바꾸면서 살아야 했다.
그런 주인공을 보면서, 오래 젊음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같이 늙어가야지 혼자 젊음을 유지한다는 게, 결코 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 문제가 그녀에게 있다.
그렇게 백 년을 젊게 살려면, 여자인 그녀는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
아이를 갖는 순간, 시간은 평범한 사람처럼 적용이 된다.
또 하나, 백 년이 되기 전에 남자의 간을 먹으면 같은 모습으로 천 년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주인공 유지혜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놓여있는 것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든지. 아니면 아이를 낳지 않고 젊게 백 년을 살든지. 또는 남자 간을 먹고 이제는 천년을 살든가.......
2화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지는 않는다」,
이번 주인공은 남자다.
대학생 차상은, 멋진 청년이다. 188 cm 키에 어깨까 넓었고, 배에 식스팩도 있다.
그런 그는 무슨 사연이 있기에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남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키 작은 학생이어서 다른 친구들에게 폭력으로 괴롭힘을 당하기까지 하던 학생이었다.
그러던 그가 3학년 2학기가 시작되자 갑자기 한 달 동안에 10 cm가 커졌고, 근육도 발달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110쪽)
그는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이다. 그의 아버지도 키가 190cm 에 거구이다.
그런 핏줄을 타고나, 상처를 입어도 빨리 회복되는 또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번 힘을 쓰면 몇 명 정도는 너끈하게 처리할 수도 있다. .
그런 주인공, 드디어 여자 친구가 생기고, 사귀게 되는데.......
3화 「붉은 오렌지 주스」
너무 예쁘게 웃지 말 것,이라는 당부를 항상 듣고 사는 여학생이 주인공이다.
유인아.
그녀의 어머니는 특별히 남자에게는 예쁘게 웃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는 내가 말귀를 알아들을 만큼 자란 이후 내내 고의로 예쁘게 웃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왔다. (227쪽)
그녀가 웃으면 어떤 일이 생기기에 웃지 말라는 것일까?
그렇게 지내던 유인아,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다.
고등학생인 그녀, 그녀가 웃었다, 남학생을 향해서.
친한 친구 여학생과 같은 반 남학생, 그리고 유인아는 하교할 때 항상 같이 하는 사이였는데, 어느날 그녀가 그를 향해 웃었다.
나는 해진을 보며 예쁘게 웃었다. (235쪽)
그다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며칠이 지났다. 해진은 아침마다 내 책상에 따뜻한 캔커피를 사다 놓았다. (235쪽)
이건 그냥 시작일뿐인데....
다시 이 책은?
이건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결코 우리 주변에, 우리 이웃에는 그런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자는 왜 그런 사람들을 등장시켰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언제나 다수에 속하기만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누구나 살면서 한두 번은 내 쪽이 소수라서 혹은 내게 남다른 면이 있어서, 작게는 조금 당황스럽고 크게는 힘겨웠던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311쪽)
그리고 이어서 이런 당부를 한다.
그래서 저는 저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기를 바랍니다,라고,
그런데, 그런 당부글을 읽고나니, 첫 번째 작품의 내용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백 년을 젊게 살려면, 여자인 그녀는 아이를 낳으면 안 된다,는 설정 말이다.
아이를 갖는 순간, 시간은 평범한 사람처럼 적용이 된다.
또 하나, 백 년이 되기 전에 남자의 간을 먹으면 같은 모습으로 천년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런 게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 아닐까?
해서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면 그냥 백 년을 살 수 있는데, 아이를 낳다 보니 그만 백년도 살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닌지. 또 남자 간을 먹으면 천 년을 살 수 있는데, 남자가 불쌍해서 간을 빼먹지 못하는 바람에 천년은 살지 못하는 게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