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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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이 책은?

 

이 책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는 서평집이다.

 

저자는 손문숙, < 인천광역시교육청에서 28년째 근무하고 있는 교육행정공무원이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글쓰기 강사의 조언을 듣고 독서 학습 공동체 숭례문학당에서 독서 토론을 공부했다. 직장 내 독서 토론 모임을 만들어 여자 동료들과 4년째 독서 토론을 하고 있다. 동료들과 독서 토론한 내용을 주로 블로그에 남긴다. 퇴직 후에도 책을 쓰면서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지인들과 같이 운영하는 꿈을 꾸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다행이다. 저자가 읽고 소개하는 책을 훑어보니, 그래도 반절은 읽었다.

반절을 읽었으니, 반절은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반절은 나는 이렇게 읽었는데 저자는?’ 하는 마음으로, 나머지 반절은 저자가 읽고 소개해주는 것이니, 나도 읽어야 할 것인지 잘 들어보자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특별히 후자의 생각을 더 얹어 읽었다.

 

저자가 책을 소개하는 스타일을 살펴보자.

우선 저자는 책에 대해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저자 소개라든가개요는 아예 거론도 하지 않는다. 대신 저자의 주변 일상에서 이야기거리를 찾아내, 아주 편안하게 접근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며느리 사표라는 재미있는 책이 있다. 9남매 장남인 시아버지와 3남매 장남인 남편이 일군 시월드에서 23년간 살다가 시부모님에게 며느리 사표를 내고 남편에게는 이혼을 선언한 50대 여성 이야기다. ( …… ) 자신만의 꿈을 찾기 위해 며느리 사표를 내고 자기만의 공간을 얻어 책을 썼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109-110)

 

여기까지만 읽고, 다음에 올 말이, 어떤 작품이 떠오르는지?

 

주요 단서가 되는 말은 자기만의 공간이다.

그러면, 자기만의 공간........이 나오고,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나타나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글 한 꼭지를 시작하는 것이다.

 

글을 마저 읽어보자.

자신만의 꿈을 찾기 위해 며느리 사표를 내고 자기만의 공간을 얻어 책을 썼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연상되었다. (109-110)

 

어때, 자연스럽게 며느리 사표라는 책에서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방으로 들어서지 않는가?

그렇게 서두를 시작한 저자, 또 버지니아 울프의 역사적 위치니 여성사적 의의 같은 것은 또한 말도 꺼내지 않는다. 바로 그 책에서 한 구절을 꺼내든다.

 

버지니아 울프의 주장을 간단하게 짚어보고, 그 말에 저자의 경우를 대입, 성찰의 시간을 가진다.

 

울프는, 여성들이 지적 자유를 갖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이 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실재(reality)를 파악하라는 것이다. (110)

 

이런 글쓰기, 이렇게 책을 소개하는 것은, 독자를 하시하지 않는 태도다.

독자들에게 젠 체, 난 체 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나는 이 책 읽고, 이 부분이 맘에 드는데, 이 부분에 빨간 줄 그었어요라고 그냥 모임에서 하듯이 수더분하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 결론에 이르게 된다.

버지니아 울프가 당부했던 것처럼 여성들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115)

 

이런 식으로 저자가 독서모임을 통하여, 모여서 읽고, 토론하고,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간 시간이 여기 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다. 모두 27편이다.

 

독서 스펙트럼이 넓다.

 

저자가 읽고 소개해 준 책들을 살펴보니,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하다.

이 책의 분류가 그걸 말해준다.

인간, 죽음, 여성, 그리고 사회 이렇게 4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특별히 사회 편에서 소개해주는 책은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들이라, 여기 그 제목을 소개해둔다.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밤 산책찰스 디킨스

소년이 온다한강

거짓말이다김탁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모멸감김찬호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수 클리볼드

이것이 인간인가프리모 레비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81)

 

상황이 인간을 만든다라는 나약한 명제에 나의 선택과 행동을 합리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181)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 (195)

 

다시, 이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저자가 소개한 책의 절반은 읽었기에 나머지 반절은 저자가 읽고 소개해주는 것이니, 나도 읽어야 할 것인지 잘 들어보자하는 마음으로, 특별히 후자의 생각을 더 얹어 읽었는데,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읽었다고 생각했던 책들이 내가 읽었던 게 아니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시 살펴보게 했다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 여기서 다시 만난다 할 정도로, 저자의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고, 결국 몇 권의 책은 꺼내 다시 읽고, 또 읽을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게 이 책을 읽고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다.

 

나의 책읽기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해서 이 말, 나에게 꼭 맞는 말이라, 꼭꼭 눌러 가슴에 새겨놓는다.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성찰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내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지적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시야가 미치지 못한 사각지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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