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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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이 책은?

 

이 책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김영미,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딸의 엄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를 모토로 하루하루 뭐 하고 놀지?’를 외치는, .. 잘 노는 마흔 넘은 여자.>

 

저자 소개를 읽자마자 감이 온다. 마흔이 넘은 여자의 살아가는 이야기, 뭔가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책장을 여는 순간 짠! 하고 튀어나올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아니나 다를까. 얘기 수준이 보통이 아니다.

이야기 내용도 이거, 장난이 아니다.

 

살아오면서 겪은 일, 느낀 것들이 가감 없이 막 튀어나온다.

결혼 전 있었던 일, 결혼 후 있었던 일 - 가만 있어보지, 그렇지! 남녀를 불문하고 결혼한 사람은 인생 구분이 그런 걸. 결혼 전과 결혼 후로 - 을 조곤조곤, 때로는 격정을 담아 독자들에게 풀어놓고 있다.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이 책이 저자의 두 번째 책이라 한다.

첫 번째 책은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인데, 그 책에서 저자는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좋은 사람,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글을 쓴다고 말했다.

 

그럼 이 책에서? 저자는 그 후 행복으로 가득 채워진 삶을 살았을까?

이 책은 그런 이야기로 가득한 걸까?

 

저자는 “20대 끝자락에 결혼해서 평범한 주부로 살게 되었다. 남편 사업은 잘되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주었다.”(205)고 말한다.

 

이런 말이 계속 이어져, ‘나는 행복해,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말로 인생이 채워진다면?

아마 그런 인생은 없겠지만, 우선 이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첫 번째 책에서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글을 쓴다고 말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단 읽어보자. 이런 대목, 글 소제목부터 읽어보자.

 

- 얼마 전, 나는 결혼생활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 사랑을 드라마로만 배웠어

- 이혼을 결심했다

- 입간판 사랑합니다

- 나의 감추고 싶은 치부를 이곳에 밝히는 이유

- 그냥 이혼하지 않기로 했다

 

소제목만 읽어도 어떤 일이 저자에게 벌어졌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결혼 생활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말 그대로 맞은 것이다.

멀쩡한 사람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이 인생에게 한 대 두들겨 맞은 것이다.

 

우리말 맞는다의 오묘한 중의(重意), 그 말보다 사실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저자는 그렇게 위기에 두들겨 맞고한참을 헤맨다.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면서 매일 매일 전쟁을 치른다. 자기 자신과도 전쟁이요, 남편과도 전쟁이다.

 

인생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저자의 두 번째 책, 첫 번째 책에서 다짐한 대로, 행복한 이야기만으로 채워졌다면, 그런 이야기를 누가 듣고 읽으려 할 것인가?

 

“20대 끝자락에 결혼해서 평범한 주부로 살게 되었다. 남편 사업은 잘되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주었다.”(205)고 말한 다음 저자의 말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을까?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더 들어보자.

이대로라면 내 삶은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곧 위기가 찾아왔다. 위기는 언제나 이때 되었다고 안심할 때쯤, 달콤한 행복에 방심하고 있을 때쯤 찾아왔다.”    

 

해서 저자의 투쟁이 시작된다그런 저자의 투쟁이 있기에, 독자는 귀 기울인다.

이혼 작심 전말기가 펼쳐지고, 이혼 결심을 철회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한참이나 진행된다.

그런 다음에는?

그런 이야기 공연히 꺼낸 것 같아, 저자는 후회한다.

그런 후회에 대해, 동료작가의 발언 들어보자. 아주 명쾌하다.

 

작가님 글 읽고 그분들은 아마, ‘겉보기엔 걱정 하나 없을 것 같더니, 이런 힘든 일이 있었네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더러는 나한테만 이런 일이 있는 건 아닌가 봐하고 위로받은 아줌마들도 많을 테고요. 그런 일들은 다 말 못하고 가슴에만 묻고 사니까요!“

 

동료작가가 했다는 말, 맞다. 그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글은 그렇게 다가가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해준다. 상처받은 사람만이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 위로의 책이다. 40대 여자가 40대 상처받은 여자에게, 그리고 남자에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늘 우리는 벼랑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순간을 맞는다. 무조건 뛰어라. 떨어지는 동안에 날개를 만들면 된다.” (72)

- 화성 연대기화씨 451로 유명한 레이 브래드버리가 한 말이다.

 

진짜 멋진 책은, 작가가 엄청 친한 친구처럼 느껴진다.” (146)

-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J.D. 샐린저가 한 말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아이는 뱀의 혀보다 더 잔인하지 않은가?”(255)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말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마음먹으면, 다 해낸다.

 

요가(160)도 마라톤(170)도 공인중개사 시험도 합격(134)한다.

또 마음먹고 노력해서 작가가 된다. 이번이 두 번째 책이니, 요행으로 책을 낸 게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는 이번 책을 쓰면서, 얻은 것을 이렇게 정리한다.

<그러나 글을 써가면서 나는 배웠다. (……) 작가의 모든 내적 변화와 올바른 행동, 그리고 그로 인해 바뀌는 삶의 모양은 고스란히 책 속에 담긴다. 인생을 정리해 한 권의 책에 담으니 삶이 정돈되고 안정되기 시작했다.> (257-258)

 

정말로 이 두 번째 책 이후에도, 첫 번째 책에서 다짐했던 그 말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좋은 사람,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글을 쓴다는 말이 꼭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

 

그렇게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그런 마흔 살을 살아가기를 응원해본다.

마흔, 참으로 좋은 때 아닌가? 특히 여자 나이 마흔이면!

이 책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마흔 넘은들이 위로를 받고 힘을 얻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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