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이 책은?

 

이 책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는 새롭게 쓰여진 역사책이다.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김대갑, <고등학생 시절 저자의 장래 희망은 역사교사였고,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와 수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그러다가 현재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성문고등학교에서 세계사, 동아시아사, 한국사 등 역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몇 년전인가, 매스컴을 주름잡는 스타 역사 강사 설 모씨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그가 인터넷 강의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는 것, 결국 그 후손들이 형사와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3.1 운동 당시 민족 대표들이 룸살롱인 태화관에 모여 낮술판을 벌였다.

손병희가 태화관 기생의 마담이었던 주옥경과 사귀었다.

일본 경찰에게 자수하는 과정에서 일본 경찰이 인력거를 보내자, 택시를 부르라며 행패를 부렸다.

민족 대표 33인 대부분이 변절했다.

 

소송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형사 소송의 경우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민사소송에서는 민족 대표의 후손들에게 1,4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실상 중요한 것은 내용의 진위 여부이다.

위에 언급한 4가지 사항은 과연 사실일까? 궁금한 독자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역사 지식을 바로 잡기 위해 그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옮겨본다.

 

첫째, 태화관에 모여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다. 축배를 들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의 모임장소인 태화관이 기생을 부를 수 있는 음식점이긴 하지만, 요즘의 잣대로 재면 안 되는 것이다. 당시 주요 회의를 요릿집에서 하는 것은 일반적이었다는 사실, 감안해야 한다.

 

둘째, 손병희가 태화관 기생의 마담이었던 주옥경과 사귀었다는 주장사실과 다르다.

1919년 당시에 주옥경은 기생이 아니었고 손병희의 부인이 된 상태였다.

 

셋째, 일본 경찰에게 자수하는 과정에서 일본 경찰이 인력거를 보내자, 택시를 부르라며 행패를 부렸다, 는 대목은 역사관, 해석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일본 경찰에게 택시를 부르라고 했다는 것이 행패일까? 요즘 같으면 행패라 할 수 있겠지만, 당시는 일본에 대항하는 기개있는 행동으로 보는 게 올바른 역사관이요, 더 정확한 해석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민족 대표 33인 대부분이 변절했다는 주장 역시 잘못된 것이다.

33인 '대부분'이라는 말 자체가 틀렸다. 33인 중 대부분이 아니라, 3명만 변절했다. 최린, 박희도, 정춘수 이렇게 3명이다.

 

이처럼 역사를, 역사 기록에 나와 있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가르친다는 것, 안타까운 일이다. (236- 238)

 

손병희의 부인이 된 주옥경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저자가 소개하고 있어, 여기 옮겨본다.

 

주옥경은 기생이었으나 화가로서의 명성도 높았다. 또한 손병희가 3·1 운동으로 수감되었다가 출옥 직후 사망하자 그는 여성 운동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태화관 독립 선언 당시에도 주변을 경계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고, 1924년에는 손병희의 딸 손광화 등과 함께 천도교 여성 단체인 내수단을 만들었다. 주옥경은 (…… ) 야학, 강연, 잡지 및 책자 발간 등을 통해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했고, 미신 타파, 문맹 퇴치, 남녀평등 운동 등을 펼쳤다. 주옥경은 여성 교육 및 여권 운동의 선구자였다. 그랬던 주옥경을 그냥 기생으로만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며, 그 또한 3·1 운동과 그 이후 확대된 각종 사회 민주화 운동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민주화 운동의 공로자라 할 수 있다. (247)

 

우리역사도 이렇게 사실과 다른 가르침이 있는데, 하물며 외국 역사는 어떠할까?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잘 못 배워온 역사를 뒤집어 보면서, 하나 하나 잘 못 된 것을 바로 세워 놓는다.

 

과연 링컨은 진정 흑인을 위해서 남북 전쟁을 일으킨 것일까?

오바마는 취임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는데, 그 경위는?

미안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는 왜 욕을 먹고 있는가?

 

이러한 사례들을 통하여, 저자는 우리가 그간 잘 못 알아온 역사를 하나하나 뒤집어 보여준다.

 

그런 뒤집기를 해 보이면저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을 해보자고 주장한다.

과연 민주주의가 어떤 것이며,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실제는 더 잘못된 결과를 낳은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상처받기 쉬운 제도인지를 그래서 알 수 있다.

 

히틀러가 집권한 과정을 살펴보면, 그 과정이 모두 민주주의 절차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 놀라운 일이다. 민주주의 절차인 선거를 통하여 히틀러는 집권하고, 결국 2차 대전의 살육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 아편을 팔기 위하여 전쟁을 일으킨 영국, 과연 영국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아편전쟁을 일으켰을까? 역시 민주주의 절차를 거쳐 이렇게 부정하고 치욕스러운 일이라 평가받는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영국의 청교도 혁명은 과연 청교도적인가?

혁명을 주도한 올리버 크롬웰이 보인 행태는 전혀 종교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오늘날 청교도 혁명이라는 용어보다는 영국 내전또는 잉글랜드 내전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63)

 

다시, 이 책은?

 

학창 시절에 배운 역사, 나라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대로 가르치는 역사, 교과서에 쓰여진 것을 달달 외워서 시험 대비용으로 배웠던 역사, 그런 역사에서 이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기 위해선, 제대로 역사관을 갖춘 저자가 쓴 역사책이 필요하다.

해서 역사책은 다시 쓰여져야 하고, 그런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쓴 책, 읽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 바로 그렇게 새롭게 쓰여진 책이기에, 새롭게 읽어야 할 책이다.

 

이런 저자의 말 새길 필요가 있다.

링컨에 대한 영웅화는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우리는 링컨을 영웅화함으로써 민주적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이 동원되어도 괜찮다는 논리에 동의하게 되기 때문이다.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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