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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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욕망과 탐욕의 인문학은 그림으로 보는 욕망과 탐욕 해설집이다.

욕망과 탐욕은 추상적 개념인데, 저자의 수고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차홍규, -중 미술협회 회장이며, 하이드브리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저서 중에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욕망과 탐욕을 말과 글로 어느 정도 설명하고, 또 사례를 통하여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욕망과 탐욕을 이미지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욕망과 탐욕을 이미지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일단 그 것이 밖으로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욕망과 탐욕을 드러내는 모습은 행위를 통해서 보여줄 수밖에 없다. 그럼 그런 행위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에 그런 행위들이 들어 있는데, 먼저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여인이라는 이름의 원죄, 끌림

치명적 탐욕의 유혹, 광기

팜므 파탈의 치명적 욕망, 유혹

억압된 영혼의 아름다움, 동경

가질 수 없는 사랑, 관음

예술의 마지막 지점, 애증

불같은 사랑의 지배, 탐닉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투, 복수

경계에 선 치명적 유혹, 근친

멈출 수 없는 권력의 화신, 치정

권력자를 향한 치열한 암투, 도발

 

이를 간추린다면, 이런 것들로 정리가 된다.

끌림, 유혹, 광기, 동경, 관음, 애증, 탐닉, 복수, 치정, 도발.

 

해서 이런 행동들에 그 목적어를 첨가하면 욕망과 탐욕의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질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행동의 대상, 목적어를 특히 여인으로 삼는다.

 

저자가 행동의 대상과 목적이 여인이라는 것은 저자의 이런 발언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본질적으로 예술은 관음이다. 예술가는 대상을 엿보는 관음증자이다. 화가가 그리는 대상은 그것을 소비하는 관객의 욕망을 형상한다. 그래서 예술가는 관음과 사랑을 욕망하는 판타지의 창조자이다.> (6)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에 수많은 욕망과 탐욕의 대상이 되는 사례를 관음의 객체인 여인의 이미지로 구현한다.

 

대상이 되는 인물은 누구일까?

 

유대교나 기독교 성경상의 인물,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 그리고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유대교, 기독교 성경상의 인물.

 

이브, 성욕의 화신 릴리트, 보디발 모티브, 삼손을 유혹한 데릴라,

왕을 유혹한 밧세바, 적장의 목을 벤 유디트.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

 

트로이 전쟁의 헬레네, 숨기는 여인 칼립소, 마법의 여신 키르케,

음녀 옴팔레, 비정의 마녀 메데이아, 의붓아들을 사랑한 파이드라.

 

이 밖에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

 

헌신의 여인 루크레티아, 숭고한 헌신의 레이디 고다이버, 비너스의 전신 프리네,

왕국을 바꾼 니시아, 최초의 여류 시인 사포, 남장여인의 조르주 상드,

애증의 연인 카미유 클로텔, 낭만적 순애보의 샤토브리앙 등이 있다.

 

고전 인문학의 형상화

 

제목이 인문학인지라 이 책에서는 고전을 인용한 대목이 많이 나온다. 해서 그러한 고전에 묘사된 구절들이 어떻게 형상화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밀톤의 실낙원, (25-26)

탈무드, (29)

괴테의 파우스트, (33)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42)

호메로스 일리아스, (48)

호메로스 오딧세이아, (56, 112)

셰익스피어 루크레티아의 능욕, (93)

소설 롤리타, (157)

헤로도토스 역사, (209)

 

역사의 속살을 뒤집어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역사의 뒷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

예컨대, 로마의 네로 황제는 어머니와 아내를 죽인 패륜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네로가 죽인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며, 왜 네로는 어머니를 죽였을까?

 

어머니는 아그리파나.

그녀는 치명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권력을 지닌 남자와 침대에서 뒹굴 준비가 되어 있었다.>(383) 라는 말을 필두로 해서 그녀의 적나라한 남성 편력이 등장한다.

 

자기 아들인 네로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갖은 책략을 동원하여 결국 네로를 황제로 만들었으며, 네로가 황제로 된 다음에는 자기 권력을 위하여 또 다른 책략을 계획하는데... 이에 대항하여 네로는 결국 어머니를........이건 모자간의 권력 투쟁이었다는 것, 새롭게 알게 된다.

 

인간의 역사는 그래서 욕망과 탐욕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며 진행이 되는가 보다.

 

개인의 삶을 넘어 역사로

 

역사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의 생애 또한 마찬가지다.

여기 등장하는 그림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다 욕망과 탐욕의 주체 또는 대상이 되어, 그 삶의 모습을 바꿔간다. 더하여 그 개인의 삶의 변화가 결국 사회, 국가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주인공이 된 로마 시대의 여인 루크레티아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현숙한 여인이었지만 섹스투스라는 못된 인간의 욕망에 희생이 되어 결국은 자결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평범한 주부, 그리고 현숙한 아내로 살아가는 여인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89)

 

그녀가 자살하자, 그녀의 남편과 남편의 지인인 루키우스 유니우스 브루투스가 주축이 되어, 복수를 하고, 결국 왕을 축출하고 새로운 제도를 수립하게 된다. 나라의 역사가 바뀐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리스 신화, 역사, 문학에 드러난 욕망과 탐욕의 모습을 그림과 조각품 예술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알아나가는 공부를 할 수 있어, 일거사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하여 욕망과 탐욕의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인생의 교훈도 얻을 수 있다.

욕망과 탐욕의 풍부한 사례와 해설이 들어있는, 그 주제로 꽉 채워진 미술관 하나를 소유한 기분이다. 언제나 새겨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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