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영어 고급 지문
내가 이 책에 반한
이유,
다음과 같은 글을 읽고
반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길지만 요령껏
요약해본다.
주제는 ‘존재하는 영문의 한국판 번역서들이 가진
맹점이 여러분을 오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
저자는 먼저
영어,
즉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 불가피하게 생기는 문제점 하나를 지적한다.
영어 문장을 우리말에 익숙한
말로,
우리 정서에 맞게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번역자의
임무는 끝나는 것일까?
그러 의문에 대하여
저자는 “Even
Homer sometimes nods.” 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저자의 말을 듣기 전에,
일단
naver
사전을
살펴보자.
Even Homer
sometimes nods.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이 번역을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읽었다면,
이런 생각 할
것이다.
아,
Homer는
‘원숭이’고,
nods 는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구나.
물론 그럴 리가 없다.
영어 문장을 의역한
결과 그렇게 번역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번역문도
등장한다.
[속담]
Even Homer sometimes nods.
(위대한 시인)
호머도
(자기 실수에)
고개를 끄덕일 때가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서양속담,
실패속담)
저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번역은 만인이 보아도 동일하게 이해되도록
의미를 객관화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의역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Even Homer sometimes nods.” 라는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누군가는
“때때로 호머도 조느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한국어 사용자 만인이
동일한 이해의 정도와 속도를 갖게 되는 번역이 아닐 것입니다.
또 다른 번역자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
라고 의역을 한다면
아마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런 말끝에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다면 후자가 이상적인
번역일까요?>
더 읽어보자.
그렇지 않습니다.
문화권에 따른
배경지식을 깡그리 무시하고 최종적인 의도만을 전달하려 한다면 후자의 번역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의역으로만
글을 읽은 사람은 영어에서 Homer
와 관련된 정보를
하나도 얻지 못한 채 그저 남들이 떠먹여 주는 밥을 먹었을 뿐입니다.
호머(Homer)가 누구인가?
원숭이?
물론
아니다.
굳이 여기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두
문학작품,
일리아스(Ilias)와 오딧세이아(Odysseia)의 저자로 추정되는 그리스
인물’이다.
따라서 “Even
Homer sometimes nods.”라는 문장을 다짜고짜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로 의역해서 번역해
버리면,
Homer라는 인물이
주는 후광효과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이런 안을
내놓는다.
‘심지어 호머같은 위대한 학자시인도 때로
고개를 끄덕이며 존다’
라고 번역하고 그
아래 호머에 대한 역주를 달았으면,
그것이 이상적인
번역문들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저자의 말을 차분하게
읽고,
읽어본
결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호머는 졸려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린 채로,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말 그대로 설득된
것이다.
그럼 이 책엔 어떤
내용이?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단순한 번역서를 읽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서,
영어의 각 문장들이
한국어의 어떤 내용과 구조로 이해되는 것이 가장 합당한가에 대한 비교분석을 하고 그 결과로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이상의 소득을 얻기 바랍니다.
번역은 객관화의
과정이지만 해석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 경험입니다.
그 경계선인 의역과
직역의 접합점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늘 절묘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어휘와,
지식,
그리고 표현 능력을
모두 고도로 요구하는 과업입니다.
무조건 번역에 의존해 버리면,
자칫하면 우리
머리속에 호머 대신에 원숭이가 뛰어다닐지도 모른다.
그러니 번역문대신
우리가 직접 영어 문장을 보면서,
번역하는 훈련을
해보자는 취지다.
해서 이 책은 독자들이 직접 해석해 보도록
100개의 지문을 제시해놓고
있다.
내용 분석을
해보자.
100개의 영어지문,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살펴보자.
014.
비밀번호를 따로 관리하세요
| I
forgot my password
각 지문마다 타이틀과 그 지문의 출처를 저자와 함께 밝혀놓고
있다.
14번 지문은 그 출처가 <Thirty
days to a more powerful memory.>라는 글이고,
필자는
Gini
G. Scott다.
이 지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패턴과 어휘>,
<번역문>,
<구조
해설>이라는 항목을 덧붙여
놓았다.
내용은 우리가 은행계좌 비밀번호부터 여러 가지 필요한 계정에 비밀번호가
요구되는데,
각 계정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그걸 한가지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럴 때 어떻게
비밀번호를 기억할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지문을 살펴보니,
그리 어려운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평이한
문장이지만,
영어로 된 문장을
모처럼 보는지라,
해석을 시작하면서
약간 주저하게 된다.
089.
생각이냐,
느낌이냐
|
When it feels good or when I think it is good
이 지문에 대하여도 역시 <패턴과 어휘>,
<번역문>,
<구조
해설>이라는 항목을 덧붙여 놓아 번역을 직접
해보고,
저자가 해 놓은
번역과 대조해 보도록 되어 있다.
우리 모두는 현실을 이해하기 위하여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 둘 다에
의존한다.
그러나 각각의 두
기능에 의존하는 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난다.......는 의미!
다시,
이
책은?
모처럼 읽게 되는 영어
지문이다.
그러기에 내 스스로 번역하려고 하는데도 자꾸만 옆에 있는 번역문으로 눈이
먼저 간다.
해서 번역문을 다른 페이지로
옮겨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저자가 말한
호머와 원숭이가 자꾸 떠올라,
번역하는 과정에서
영어 문장과 다르게 튀어 나온 것은 없는지,
그래서 본래의 의미를
저버리고 원숭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애써보는,
그렇게 노력하게
만드는 고급 영어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