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로부터 온 편지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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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로부터 온 편지

 

이 책은?

 

어린왕자에 대해 관심을 다시 가지게 된 건 사하라 사막 때문이다.

얼마 전 사하라 사막을 걷다(주형원 저)를 읽으면서 저자를 따라가며 사하라 사막의 공기를 맛보게 되었는데, 그 후, 그 사막에 여행을 왔던 어린 왕자 생각이 났고, 그 생각은 이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이 책, 어린 왕자로부터 온 편지는 <어린 왕자』 바로 읽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어린 왕자를 새롭게 번역한 저자가 들려주는 어린 왕자』이야기, 기존의 어린 왕자에서 탈피하여 어린 왕자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다.

 

저자 이정서는 소설가, 번역가, 출판인 혹은 편집자이기도 하다.

그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2014년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기존 번역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놓으며 출판계와 학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오더니, 그 반발에 자기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연이어 어린 왕자, 위대한 개츠비, 노인과 바다를 번역 출판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등장인물이 있다.

 

는 출판사의 대표이며, 번역자이기도 하다. 이방인을 새롭게 번역했으니, 바로 이정서 본인이다. 본인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내용은 이방인번역을 새롭게 번역한 후에, 담당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전해 받게 된다. 바로 어린 왕자에 관한 것. 그때부터 어린 왕자번역에 매달리게 된다.

 

이 책에는 먼저 어린 왕자의 번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논의를 잘 갈무리 해놓고 있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내 그림은 모자를 그린 게 아니었다.”

이 단하나의 문장을 듣고, 어떤 대목인지 다들 짐작할 것이다.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을 그린 것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이 문장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그림'과 '그리다'가 같은 말로, 서로 충돌한다, 고 생각한 저자는 이렇게 번역했다.

내 그림은 모자를 표현한 게 아니었다.”(46)

 

이것을 필두로 하여, 어린왕자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고, 분석하여 새로운 번역을 시도한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번역 자체에 대한 문제점에 대하여 여러 책들을 예로 들어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논의되고 있는 번역서들을 열거해 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번역서들 : 이세욱 (72)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82, 122, 124, 163 ,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206- 208, 258-262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96, 246-248

 

그 밖의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평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50-51), 김훈(93- 95),

 

이 책 안에 이정서 번역의 어린 왕자가 들어 있다.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작품에서 어린 왕자를 한 장씩 번역하는 대로 담당직원에게 보낸다. 해서 이정서가 번역한 어린 왕자가 이 책안에 들어 있다, 책 속에 책이 들어 있는 것이다.

(, 13장은 들어 있지 않은데, 그 이유는 155쪽을 참조하시라)

 

는 한 장씩 번역을 한 다음에 직원에게 보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마치 주석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왜 그런 번역을 하게 되었는지를 직원과의 대화(네이트 온)를 통해서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방인을 새롭게 번역하여 출판할 때, 본문 뒤에 <역자 노트>를 첨부하여 어떻게 해서 번역을 새롭게 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문제가 되는 문장들을 축조 해설해 놓아, 새로운 번역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한 바가 있다. 

이 책 역시 해설을 붙여놓고 있는데, 각장 바로 뒤에 배치해 놓은 점이 다른 점이다.

   

그러니 이 책을 <어린 왕자, 이래서 새로운 번역 필요하다> 라는 제목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번역한 이방인과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번역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껏 번역서를 읽다가 중도에 내팽개친 책이 어디 한 두권인가?

문맥도, 문장도 엉망인 번역서들이 등장한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해서 번역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

 

또한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쓰여진 <어린 왕자바로읽기>.

지금까지 잘 못 읽혀온 어린 왕자에 대한 완전 대 해부, 대 수술을 해서 새롭게 탈바꿈한어린 왕자를 읽을 수 있다.

그간 읽으면서, 그냥 얼렁뚱땅 넘어간 부분들을 철저하게 따져가며 읽어가는 동안에 어린 왕자의 마음을 새롭게,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사족 : 귀엽고 재밌는 실수 - 읽다보니, 시기가 맞지 않다.

 

이 책, 소설의 내용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해, 그리고 마광수 교수의 자살 기사가 언급되고 있으니, 2017년 하반기다.

 

그리고 소설속에서는 어린왕자번역 원고를 11.30에 보냈다(294)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시기가 맞지 않는다. 실제 이정서 번역의 어린 왕자가 출판된 것은 20179월이니 말이다.

 

허지만,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이니까, 이건 실수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냥 재미로 알고 넘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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