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산다는 것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남자로 산다는 것』,
그 뒤로 다음과 같은 부제가
붙어있다.
<융 심리학으로 보는 남성의 삶과
그림자>
‘새턴,
즉 목성의 그림자
아래’
그런데 원서 제목은 <Under
Saturn’s Shadow> 이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새턴,
즉 토성의 그림자
아래’
그 궁금증은 14-17쪽을 읽으면 풀 수 있는데,
이 부분 꼭 읽고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이해가 선행이 되어야 다음과 같은 표현이 이해되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새턴의 그림자 아래 살아오면서 고통받았을 뿐
아니라..(11쪽)
구속하기만 하는 새턴의 굴레 아래에서
(154쪽)
새턴의 고문대 (162쪽,
167쪽)
새턴의 수레바퀴 속 운명에 영원히 갇혀있기
십상이다.
(166쪽)
이런 모습을 보며 새턴의 속박을 강렬하게 느끼는 아들이
....(175쪽)
새턴의 그림자 아래 살아온 삶에서
(204쪽)
이 책의 목적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남성의 상처와 치유의 광경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11쪽)
이 말 흘려 듣지 말자.
특히 이 책을 읽는 남성들은
‘상처’와 ‘치유’라는 말에 밑줄 긋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나는 이 책을 읽는 남성 또는 여성이 자기탐구 여행을
떠나봤으면 한다’(13쪽)
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남성 마음 속 여덟 가지 비밀>을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건 같은 항목에 대해 여러
각도로 설명을 시도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촉구하는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여덟 가지 비밀을 무언지 먼저
알아보자.
1.
남성의
삶은 (여성의 삶과 마찬가지로)
'남성'이라는 성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대에 구속되고
지배받는다.
2.
남성의
삶은 근본적으로 공포가 지배한다.
3.
여성성의
힘은 남성의 정신경제psychic
economy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4.
남성은
'침묵의 음모'와 결탁한 상태다.
자신의 정서적 진실을 억압하는
것이 이 음모의 목표다.
5.
남성은
불가피하게 상처를 입는다.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면서부터 어머니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6.
남성의
삶은 폭력적이다.
자신의 영혼부터가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7.
모든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무의식의 원형으로서)
종족선조tribal
fathers를 향한 깊은 갈망이
있다.
8.
남성이
치유되려면 외부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무언가를 내면에서 스스로 깨워야 한다.
특히 남성들은 위의 '여덟 가지 비밀'이라는 것이 납득이
되는지?
몇 가지 항목은 납득은커녕 무슨 의미인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던
것,
사실이다.
예컨대 4번 항목의 ‘침묵의 음모’가 무슨 말인지,
개념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읽고 읽고 또 읽은 결과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의미인지,
또 ‘남자로 산다는 것’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침묵의 음모’란 이런 것이다.
어릴 적,
또는 성인이 되어서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릴 적에는
‘계집애 같다’는 말도 들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이 남자의 마음에는
상처가 되어 남는데,
이런 것을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느라 애를 쓴다는 것이다.
<이들 상처는 남성의 정신 속에 영원히 자리잡고는 성인기
삶 대부분을 부끄러운 과거와 씨름하느라 낭비하게 만든다.
남성은 굴욕스러운 경험에 대해,
자신의 수치에 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이야기하면 수치심만 더해질
뿐이다. (
……)
남성은 ‘침묵의 음모’와 결탁한 상태다.>
(149쪽)
그렇게 침묵의 음모와 결탁을 하여 남자들은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수치심이 드러나지 않도록
틀어막아버리거나 남성 특유의 허세로 이를 가리는 법을 배운다.>
(149쪽)
그런 식으로 한 항목 한 항목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총체적으로 제
5장 <남성이 자기 영혼을 치유하려면>에서 8개의 비밀을 종합 정리해 놓고 있다.
저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남자의 비밀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인간은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집단,
가족,
사회제도가 요구하는 바에 자신을
맞추는 법을 배운다.>
(22쪽)
<통과의례가 제대로 작동하면 소년은 ‘존재의 탈바꿈’을 경험했다.>
(38쪽)
<남성이 살고자 한다면,
자신 안에 있는 과거를 향한
갈망과 싸우고 이를 희생시켜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105쪽)
<이제 조상들이 왜 그렇게 강렬한 통과의례를 치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전하면서도 충만함을 안겨주는
‘어머니’를 갈망하는 퇴행적 정신의 위력을 우리 선조들은 잘
알았던 것이다.>
(105쪽)
<상처받는 경험이 남성에게 때로는 끔찍할 수 있으나 그래도
꼭 필요하다.>
(131쪽)
<‘꼭 겪어야만 하는’
상처가 있다.
이런 상처는 의식을 강화하며 낡은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도록 우라를 이끄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단계의 촉매가
된다.>
(132쪽)
<남성은 반드시 상처를 겪어야 한다.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어머니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133쪽)
<아동기와 성인기의 틈을 메어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들이 받는 상처는 빛이
되어주지도 자신을 변화시켜주지도 못한다.
성인기로 들어서는 유의미한
통과의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은 꿈으로 등장해 이들을 괴롭힌다.>
(157쪽)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남성은 상처를 입어야
한다.
그러나 그 상처는 자신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168쪽)
<아들은 아버지와의 유대를 잃어버렸다.>
(174쪽)
<모든 남성은 자신이 알든 모르든 간에
‘선조’를 갈망하며 그런 존재가 없다는 사실에
슬퍼한다.>
(176쪽)
이런 설명을 통하여 ‘통과의례’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남자는 어머니의 품을 떠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통과의례가 필요하다는 것을,
예전의 전통사회에서는 온 마을이
일정 나이가 된 남자들에게 통과의례를 공개적으로 시행했던 이유가 비로소 이해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발언,
이제 납득이 되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이루어져야 하는 남성의 통과의례에
대해
아들이 성인으로 크려면 심리적으로 자신의 집을 떠나야
한다.>
(189쪽)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사랑에 빠지는 경험은 (그 순간뿐일지라도)
타자가 자기 내면의 연인 이미지와
일치할 때 일어난다.
(99쪽)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131쪽) -
니체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정독을 필요로 한다.
가급적이면,
저자가 예문으로 인용한 작품들도
다 찾아 읽어가면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저자는 여러 문학작품에서 근거를 찾아내 제시하고
있는데,
그게 그 작품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남자로 산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또한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이 리뷰를 쓰면서,
<책으로 책을
읽다>,
<그리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 이름 붙여가며 다음과 같이 정리를
해보았다.
다음은 그 중
일부.
<책으로 책을
읽다.>
『데미안』,
방랑자들의 세계에서는 서로의 길이 교차할 때면 잠시 동안은 집에 온 듯 편안한 느낌이
든다.
(224쪽)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영원회귀 (172쪽)
『판결』
이 소설은 냉혹한 아버지와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인습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자신의
비밀스러운 자아에게 보내는 편지다 (177쪽)
<그리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필록테테스』
소포클레스가 기원전 409년에 발표한 이 희곡은 그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주인공 필록테테스는 영웅
헤라클레스의 장례를 도와준 대가로 백발백중의 독화살을 쏘는 활을 받는다.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기 위래
트로이로 향하던 중 필록테테스는 그만 뱀에 물린다.
상처는 낫지
않았고,
동료들은 곪은 상처에서 나는
지독한 냄새와 고통에 겨운 필록테테스의 신음소리를 견지지 못하고 그를 어느 섬에 버린채 거의 10년이나 찾지 않았다.
(75쪽)
『일리어드』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에게 누군가가 왜 그렇게 용감하게 싸웠느냐고 묻자 헥토르는
동료들에게 놀림받는 일이 그리스 군인들의 창에 온몸이 꿰뚫리는 것보다 더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129쪽)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그랬듯 나는 무언가를 무서워하는 느낌이 다치는 것보다 더
두려웠다.
(144쪽)
『아가멤논』
소포클레스가 2,500년 전에 한 말을 인용하면 이렇다.
“이 세상에는 놀라운 일이 수없이
많지만
인간만큼 경이로운 것은 없다.”
(196쪽)
소포클레스의 희곡 『아가멤논』에 나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