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수기
이
책은?
투르게네프의 소설이다.
소설 중에서도 연작 소설이다.
그러니 스토리가 각 편마다 별개로
진행이 된다.
이 책에는 모두 1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의 작가로,
<유럽에서 큰 명성을 얻은
첫 번째 러시아 작가>라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파리의 문학 서클에서 그는
유명인사였고,
플로베르와 공쿠르 형제는 그의
친구였으며,
옥스퍼드 대학은 그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했다.
먼저,
이 작품의
의미
이 책은 러시아의 농노 해방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토우 부인의 『엉클 톰스 캐빈』이 미국의 노예해방에 일익을 담당한
것처럼
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수기』도 러시아 농노 예방에 큰 몫을
했다.
러시아에서 농노 해방은 1861년 2월 19일에 이루어졌는데,
투르게네프의
『사냥꾼의 수기』는 1852년에 출판되었다.
당시
황제인 알렉산드로 2세가 『사냥꾼의 수기』를
즐겨 읽었으며, 또한 그는 ‘『사냥꾼의 수기』를 읽은 후 농노를 해방해야겠다는 일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고 말했다고
한다.
(208쪽)
또한 투르게네프 역시 그의 집에 있는 농노들을
해방시켰으니,
언행이 일치한 작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다면 투르게네프의 소설 『사냥꾼의 수기』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
이 책에는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모두 10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화자인 사냥꾼이 사냥하기 위하여 지즈드린스키 지역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작품들에서 사냥꾼인 화자가 만나는 사람들이 대개는 농노들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의 귀족 세계와는 완전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농노들의 세계를
사냥꾼의 눈으로 보게하여,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묘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사시나무로 만든 통나무집에 살면서 오로지 농노로서의 일만 할 뿐 장사 같은
일에는 눈길도 돌리지 않는다.
(8쪽)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다기보다는 그 무엇이나 할 생각조차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다.
(48쪽)
결혼이라니요!
돌아가신 바실리예브나 마님께서
아무에게도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요.
마님은 자주
‘절대 그럴 수 없어!
나도 이렇게 홀몸으로
지내는데,
무슨 방자한
짓을!
도대체 결혼해서 어쩌겠다는
거야?’라고 말씀하시곤 했지요.
(56쪽)
“어린애 다루듯 그들을 다루어야
합니다.
그들은
무식하며,
바로 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83쪽)
그렇게 취급당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농노들이다.
자료에 의하면,
19세기 중엽에 러시아 인구는 약
6,700만 명이었는데,
그중 4,000만명이 농노였다니,
국가 전체가 농노들을 기반으로
해서 운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4쪽)
그렇게 많은 수의 사람이 다만 농노라는 신분 때문에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투르게네프는 그런 상황을 어떻게 작품 속에
묘사했는가?
위에 인용한 것처럼,
사람 취급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렇게 사람 같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 취급 받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그들 역시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그때였다.
문밖에서 “호리 영감,
집에 있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바로
칼리니치였다.
그는 자기의 친구 호리를 위해 따
온 산딸기 다발을 들고 있었다.
노인은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나는 놀란 눈으로 칼리니치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한다면 농부에게 그런
섬세한 마음씨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한 때문이었다.>
(20쪽)
<솔직히 말한다면 농부에게 그런 섬세한 마음씨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한 때문이었다.>
투르게네프는 화자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감각을,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게 하고 있다.
농노도 ‘농노 아닌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로 『사냥꾼의 수기』는 가득하다.
사냥꾼이니까 사냥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다닐 수
있으니,
그런 주인공을 내세워 농노들의
실상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묘사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축약본으로 원래 『사냥꾼의 수기』에 들어있는 내용 중 빠진 게 있다.
원본은 모두 25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이 책에는 에필로그까지 포함하여
10개의 에피소드만 실려 있다.
해서 이 책으로 우선 투르게네프를
알고 난 다음 본격적으로 그의 작품들을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책 『사냥꾼의 수기』는 원작 그대로가 아닌,
편집자인 진형준 교수가 축약
번역한 것이다.
해서 원작의 맛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투르게네프가 말하고자 한 그
핵심은 그대로 담겨 있으니,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기초 단계로
활용하기에는 오히려 더 적당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투르게네프의 세계로
인도하는 안내서로 자리 매김해도 좋을 것이다.